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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7,550
추천수 :
2,221
글자수 :
146,771

작성
14.08.02 00:58
조회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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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9쪽

노후던전 - 30

DUMMY

저녁시간이라 1층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성기사단원들은 갑자기 들리는 비명소리에 2층으로 향했다.


2층엔 바닥뿐만 아니라 사방의 벽에 잡채와 비빔밥이 도배가 되다시피 점령하고 있었으며, 바닥에선 사장이 허리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박알바가 양 손에 들린 밀폐용기를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성녀님을 불러주세요! 성녀를 불러달라고요!!”

사장은 성녀를 불러달라고 계속 소리쳤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어를 몰랐다. 하지만 ‘성녀님’이라는 단어는 그 동안 배웠기에 얼른 성기사단원 중에 한 명이 성녀님에게 알리러 4층으로 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녀가 내려왔다.

성녀가 얼른 나의 허리를 고쳐줬으면 했지만 성녀의 걸음걸이는 하염없이 느렸다.


“허리를 다쳤어요! 빨리 와서 치유 좀 부탁해요.”

너무나도 느긋한 성녀의 걸음에 나는 마음이 다급했다.


“한번 볼게요.”

나의 다급한 요청에도 여유있게 다가와서, 성녀는 몸을 굽히곤 나의 허리를 살폈다.


“아악!!!!!!!!!! 누르지 마!!”

성녀는 내가 손으로 붙잡고 있는 허리 부분을 강하게 눌렀다.


“여긴 어때요?”

“아아아아악!!”

“여긴요?”

“아악! 누르지 말라고!!! 이 씨팔!! 아파! 아프다고!!”

성녀가 내 허리를 마구 눌러댈 때마다 내 몸은 물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물고기마냥 퍼덕퍼덕거렸다.


“병원가면 몇 달 누워 있어야겠는데요? 잘못하면 수술도 받아야 될 거 같구요. 그러게 왜 그렇게 무리 하셨어요?”

“뭐? 뭐라고요? 수.. 수술?”

“제가 간단하게 고칠 방법이 있는데..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면 돼요.”

“뭐.. 뭔데요?”

“던전 가셔야죠. 계속요.”

“시팔!!! 내가 왜 가!! 안가도 먹고 사는데!”

성녀의 말에 허리 치료가 간절하다는 나의 표정은 금새 사라지고, 짜증만이 얼굴에 나타났다.


“그럼 말죠. 제가 왜 고쳐요? 저도 안 고쳐도 먹고 사는데.”

나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성녀는 팔짱을 끼곤 벽에 붙은 잡채만 바라봤다.


“신탁 안 들을 거야? 신탁이 좃 같아 보여?”

신탁 이야기가 나온다면 성녀는 꼼짝할 수 없을 터였다. 너는 내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어!


“신탁요? 몇 달 기다리죠 뭐. 몇 달 기다린다고 뭐 바뀌겠어요? 언론에는 사장님이 쾌유하면 그때 활동한다고 할게요. 그렇게 사람들이 몇 달을 기다렸는데도 사장님이 안 가겠다고 하시면 사람들이 실망을 참 많이 하실 거에요. 그렇죠?”

“시팔!!!!”

이 방법이 안 통하다니! 다른 방법이 없나? 머리가 급속히 돌아갔다.


‘방법이 없단 말인가..’

고민은 길지 않았다. 듣고 보니 시간은 성녀의 편이 확실했다. 많은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허리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다. 모든걸 제쳐두고 우선은 현 상황을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그래! 간다고!! 갈 거니까 빨리 고쳐줘!”

“말이 험하시네요. 전 배운 여자라 못들은 걸로 할게요.”

“뭐?”

시팔! 가지가지하네. 아. 이제는 허리의 고통보다는 빡 쳐서 먼저 뒤질 거 같았다.

“천천히. 정중하게. 그리고 상대방이 들어서 마음으로 행할 수 있게 말해줘 봐요.”

“…….”

시팔. 좃같다. 나는 아파 죽겠는데!! 저 시발 저런 게 성녀라니. 10년에 한번씩 성녀가 나온다고 하니, 지금은 이전 대의 성녀가 대여섯 명 있을 터인데. 하필 저런 성녀가 지금 현역 성녀라니..


“고결하시고도 아름다우신 성녀님, 불쌍한 저를 어여삐 여겨, 제발 제 허리 치료를 부탁 드립니다.”

“흠.. 그럴까요?”

성녀는 나의 아픔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도 뜸을 들였다. 이래도 부족해? 이래도 부족하냐고!!! 나 아프다고!! 이 쌍년아!


“네. 그래주십시요. 제발요. 성녀님!!”

“뭐 그러도록 하죠. 힐!”

성녀의 몸에서 환한 빛이 나오더니 허리의 아픔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오…… 이게 성녀의 힘인가!


아픔이 서서히 가시는 기쁨을 만끽하며 눈을 감았다. 힐 졸라 좋네! 하지만 그렇다고 고맙다곤 말할 수 없었다.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평범한 사람이니까 말이다.


힐이 고마운 거지 성녀가 고마운 건 아니라는 합리화를 하며 나의 존심을 지켰다. 게다가 거래로 오고 간 힐이라 더욱더 성녀가 고맙게 느껴지지가 않았다.


성녀도 딱히 나의 고마움을 바란 건 아닌지 얼마간 침묵이 2층을 지배했다.


“잡채네요?”

성녀는 무료했는지 박알바가 들고 있는 밀폐용기에 약간 남아있는 잡채를 손으로 집었다. 잠시 손에 들린 잡채를 바라보다가 입으로 가져갔다.


오물오물~

“맛있는데요? 누가 한 거에요?”

!!

박알바의 눈에 초점이 돌아왔다. 맛있다는 소리에 번쩍 정신이 깨었다.


“제.. 제가 만든 겁니다…”

“아 요즘 요리학원에 다닌다고 하셨죠?”

“네? 네..”

“여유 되시면 저한테도 좀 보내주세요. 괜찮을까요?”

“네 보통 요리 기준이 4인분이라 문제없습니다.”

“그럼 부탁드릴께요.”

“네..”




박알바와 성녀의 대화를 듣는 동안 허리가 다 나았다.


“너 이새끼 따라와!”

나는 허리가 다 낫자 얼른 일어나 박알바를 끌고 갔다. 현관 쪽으로 박알바를 끌고 가던 도중 좋은 생각이 났다.


“성녀님 간만에 던전에나 가볼까요? 성기사단원 2분도 함께요.”

“무슨 바람인지는 모르지만 가보죠.”

성녀도 흔쾌히 응했다.


나는 박알바의 귓속에 조그맣게 속삭였다.

“박알바야 넌 뒤졌어. 내가 당한 만큼 당하게 해줄게. 흐흐흐.”

“오해! 오해세요. 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오해? 시발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해? 헤론이 다 불었다니까 그러네. 기억나는 거 없어?”

헤론이? 박알바는 눈앞이 깜깜해졌다. 성기사단장이 고자질을 하다니? 씨발 세상에 믿을 새끼 하나 없네. 성기사단장은 전형적인 강직한 성품인 거처럼 보였는데 하루 만에 사장에게 고자질을 했다? 본인의 의지대로 하지는 않았을 테고.. 박알바는 사장에게 끌려가면서 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고자질을 강제로 하게한 즉, 그 강직한 성품을 뭉게 없앨만한 그럴 위치의 사람이 있어야 했다. 지금 여기에 그럴 만한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다. 성기사단장 위에 군림하면서 모든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 바로 성녀였다.


박알바의 의심의 눈초리는 성녀를 향했다.


성녀도 박알바의 시선을 느꼈는지 성녀의 눈도 박알바를 향하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호호호.”

간단한 작은 미소였지만 그 미소에 박알바는 소름이 돋았다. 그러고 보니, 시작은 사장을 골려 주려고 박알바 자신이 시작했지만 모두가 피해를 보았다.


아니 단 한 사람! 성녀만이 피해를 보지 않았다. 성기사단장, 사장, 박알바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었다. 오로지 저 미소를 짓고 있는 한 사람! 성녀만이 피해를 보지 않고, 이득이라면 이득을 챙긴 사람이었다.


저 무서운 성녀는 앞으론 조심에 조심을 하고, 되도록이면 멀리하자고 박알바는 결심을 했다.



‘그나저나 사장님은 어떻게 당했길래 당한 만큼 돌려준다는 거지?’

그러고 보니 사장님이 성녀에게 어떻게 당했는지는 박알바도 알지 못했다. 차마 물어볼 수도 없었다. 박알바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순순히 끌려갔다. 그리고 던전에 입장을 하게 되었다.





[차원의 전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번 인스턴스 전장은 ‘데스매치’ 입니다.]


[상대할 팀이 정해졌습니다. 곧 소환됩니다.]


[임프 행성에서 ‘모두 태워주마’ 팀이 입장했습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저 멀리서 상대편이 소환되는 모습은 가관이였다. 빛의 입자가 모이면서 모습을 형성하고 있었다. 임프처럼 보이는 몬스터가 소환 되어졌다. 키는 1미터나 겨우 될까? 하지만 몸 주위로 불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빛의 입자가 몸을 완전히 형성하기도 전에 놈들은 달려들었다.


그리고 나의 발길질에 박알바는 안전구역에서 벗어나 혼자 전투구역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

박알바는 나의 발길질이 분명한 것을 느끼곤 나를 돌아보았다.


씨익~

나는 그에 맞춰 비열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박알바는 인스턴스 전장이 처음이라 당황했다. 거기다가 나의 발길질까지 더해졌으니 그 당황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터 였다. 게다가 박알바가 바라보는 나의 얼굴엔 비열한 미소가 가득했다.


“넌 뒈졌어. 쉽새야. 엌!”

말을 하던 그 순간! 나는 나의 엉덩이에 가녀린 발이 닿음을 느꼈다.


‘?’

의문을 떠올릴 틈도 없이, 나도 발에 밀려 안전지대 밖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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