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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97,552
추천수 :
2,221
글자수 :
146,771

작성
14.08.22 23:53
조회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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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8쪽

노후던전 - 34

DUMMY

[야수 부르기 스킬을 배우셨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시야에 ‘야수 부르기’ 아이콘이 생겼다.

아이콘을 멍하니 보고 있자니, 무언가 이루었다는 성취감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 올랐다.


야수 부르기 아이콘을 사라지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자 아이콘이 사라졌다.

다시 아이콘을 보이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자 다시 아이콘이 생겼다.


“흐흐흐.”

드디어 스킬을 배웠다.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크하하하하하하!!!”

나의 웃음소리가 던전을 가득 채웠다.


“자.. 그럼 스킬을 써볼까?”

양손을 비비며 입가엔 자신감이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아니지.

옆에서 좌절을 하고 있는 박알바에게 자랑을 안하고 그냥 지나갈 순 없었다.

던전을 이제야 처음 맛본 박알바에겐 나의 스킬이 부러울 수밖에 없을 터였다.

‘크크. 나의 위대함을 보여주지!’


“박알바야. 내가 너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마. 흐흐흐’

나는 박알바를 돌아보며 말했다.

“@.@?”

박알바는 눈만 뎅그랗게 뜬 채 꿈뻑꿈뻑하고 있었다.


“먼데요?”

박알바는 나의 의도를 모르겠는지 나에게 물어봤다.

나는 마치 전진하는 모습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곤, 오른손 검지를 하늘로 뻗고 외쳤다.

“이게 바로! 너와 나의 차이다!!!!”

나는 던전이 울릴 정도로 외쳤다.


“야수 부르기~~~~~~~~~~~~~~!”

나의 스킬 부르는 음성이 던전을 가득 채웠다. 내 옆 탁자 위에 누어있던 박알바도 나의 우렁찬 목소리에 깜짝 놀랐는지 몸을 움찔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우우우웅~

나의 몸에서 환한 빛이 나오며 스킬이 발동되었다.

시간이 0.5초 1초 지날수록 빛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

하지만 계속 기다려도 아무 변화가 없었다. 그때 한 줄의 문구가 시야에 잡혔다.


[길들인 야수가 없습니다.]

“엌!”

나는 민망한 포즈채로 온몸이 굳어졌다.

“풉”

박알바의 바람빠지는 소리가 들렸으나 애써 무시했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뭐.. 뭐야.. 설마!’

나는 급하게 스킬목록을 호출했다.

‘야수 관련 스킬목록!’

야수와 관련된 스킬들이 쭈욱 시야에 잡혔다.


“시팔!!!”


[스킬 : 야수 길들이기]

[내용 : 야수를 길들여 동료로 만듭니다. 만약 이 동안 어떤 이유로든 야수의 주의가 딴 데로 돌아가게 된다면 길들이기는 실패합니다.]

[조건 : 유효거리 30미터]

[조건 : 정신집중]


야수를 길들이는 스킬이 떡 하니 있었다. 아니! 야수를 쓸려면 두 가지 기술을 배워야 한다니!

“스킬 조까라 그래~~~~~~~~~~~~~!”

“시팔!!!!!!!!!!!!!!!!!!!!!!”

나의 우렁찬 욕이 연속적으로 던전을 가득 채우자, 쳐 웃으며 탁자 위에 누어있던 박알바가 급히 일어나더니 부리나케 던전 밖으로 내뺐다.


* * *


정신이 들었다. 나는 바닥에 OTL 자세로 엎드린 채로 있었다.

얼마나 이 자세로 있었는지 몰랐다.

그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 동안 입벤 사이트를 매일 들락날락 하면서 사람들의 아이템, 스킬들을 살펴보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건만, 방금 배운 소환 쪽은 애초에 쳐다보지도 않았었다. 어차피 근접과 소환은 아예 생각도 안 한 터라 이런 사태가 일어나버렸다.

마법과 원거리만 살펴본 게 너무나 뼈아프게 다가왔다.


‘하지만 2가지 스킬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면 다른 스킬을 배웠을까?’

2개의 스킬을 배울 정도의 골드는, 여태까지 모은 골드로도 애초에 모자랐다.

하지만, 아무리 지금 생각을 다시 해 보아도 야수를 선택한 것은 후회가 없었다.


그 동안 몬스터에게 한 대도 맞지 않고 곱게 커왔기 때문에 애초에 맞을 일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자료조사를 한 터였다.

오늘 비로소 몬스터에게 한 대라도 때리려면 나도 맞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조차 맞지 않고자 한다면 몸빵을 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소환 밖에는 답이 없었다.



‘그래 정신을 차리자. 스킬 1개로 모든 것을 충족 시켜줄 순 없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바란 거 같았다. 이제야 시작일 뿐이었다.

골드마켓에서 파는 스킬들은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수백 개나 되어 보였었다.

아직 나는 스킬 1개를 배운 햇병아리에 불과했다.


찰싹~

양손으로 내 뺨을 쳤다.

“그래 조급해지지 말자.”


스킬에 대한 아쉬움을 덮어두고는 장비 목록을 봤다.

장비는 별거 없었다.


부위 상관없이 제일 저렴한 가격 100골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은 760골드.

최저 장비로 맞추면 7부위를 살수 있는 돈이었다.

시야에 내 몸이 보이며 옆에 빈칸이 보였는데, 세어보니 총 18군데였다.


“으음..”

잠시 고민했다.


7군데 전부 사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부분만 사고 돈을 모으기로 했다.

물론 남을 돈이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


무기 1개와 방어구 6개.

방어구 3개와 6개의 방어력 차이는 2배 정도 나긴 한다.

실제 몬스터들의 데미지를 어느 정도까지 막아줄지는 아직 성능 테스트를 해본 것은 아니어서 정확히는 몰랐다.

그렇지만 나의 유일한 장점인, 사기적인 팀빨을 믿기로 했다.

나에게 가장 시급한 일은 ‘야수 길들이기’ 스킬이 제일 시급했다.


앞으로 골드를 계속 모을 텐데 계속 장비구입으로만 골드가 나가게 할 순 없었다.

최상급 장비도 아니고, 최저 장비였으니 말이다.

‘그래. 까짓 거, 좀 맞고 말지 뭐.’

물론 골드를 모으는 동안 수 많은 아픔이 있겠지만,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위안을 했다.



활을 구입했다.



[낡은 단궁]

[활 : 원거리 장비]

[공력력 4-8]

[속도 2.30]


방어구도 고심 끝에 부위를 정하고는 바로 구입했다.



[덫사냥꾼용 조끼]

[가슴 : 천]

[방어도 : 13]



[청부업자 바지]

[다리 : 천]

[방어도 : 11]



[덫사냥꾼용 장화]

[가슴 : 천]

[방어도 : 9]



구입한 아이템들이 가방으로 전부 들어왔다.

아이템들을 장비하겠다고 생각하자 가슴과 바지, 신발이 자동으로 입혀지고, 오른손에 활이 들려졌다.


“오오오오오…”

나는 탄성을 내질렀다.

이 느낌!

집에서 입는 후즐근한 면티가 아니라, 비록 너무 저렴해 보이긴 하지만, 일상생활복이 아닌 전투용으로 보이는 옷들이었다.

게다가 비록 초라하긴 하지만 활이 손에 들리니 무언가 기분이 남달랐다.

이제는 나도, 바로 전투에 참여해도 1인분의 몫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크크크..”

드디어 모든 준비가 끝났다.

입에서 자연스레 음침한 웃음소리가 나왔다.


모든 방어구를 입고 나자 방어도가 33이 되었고 몬스터에게 맞을 시 좀 덜 아프게 되었다.

그리고 몬스터에게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무기인 활도 손에 들렸다.


던전에서 모든 볼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원형 탁자가 눈에 들어왔다.

좀 전까지 박알바가 고개만 돌리고 바라보던 곳이었다.

박알바는 첫 던전이었던 터라 아직 100골드도 채 모으지 못했다.

물론 그런 박알바가 불쌍하긴 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2층으로 향했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보람찬 내일을 위해서 잠을 자둬야 했다.


“하하하하하하.”

계단을 올라가는 내내 내일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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