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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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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2014.09.1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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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71

작성
14.07.06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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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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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노후던전 - 21

DUMMY

성녀 일행은 길게 일자로 늘어선 채로 몬스터 영역에 진입했다.


고오오오오오오~

성녀의 오라가 넓게 퍼지는 소리와 함께 성기사단이 한 발씩 내딛으며 놀을 상대해 나갔다.


“하압!”

성녀는 오라가 전부 발동되자 바스타드 소드를 치켜들고 앞으로 달려 나가 놀을 학살하기 시작했다.


놀이라는 몬스터는 하이에나와 같지만 인간과 같이 2족 보행을 했으며, 무기로는 도리깨를 들고 다니며 방패를 항시 가지고 다녔다. 놀은 하이에나의 기동성이라는 측면을 버리고 공격력과 방어력을 동시에 올린 형태였으며, 특히 방패를 듦으로써 좀더 생존을 끌어올린 몬스터였다.


성녀가 가장 앞장 서서 한 마리씩 잡고 천천히 전진했으며 성기사들도 2인 1조가 되어 한 발씩 전진했다.


비공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전장은 높은 지대에 위치했지만 분지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분지에 있는 놀은 약 100여마리. 하지만 분지 밖 언덕배기에서 물 만난 고기마냥 놀이 계속 몰려 들고 있었다.


완전히 몬스터 영역으로 들어간 성녀 일행은 둥근 방패 형태의 진형을 갖추고는 몰려오는 놀을 상대해 나갔다.



나는 옆에서 경악하며 성녀 일행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알바를 보며, 예전 자신도 던전에 처음 입장 했을 때 저런 표정을 지었을까 싶었다. 그때는 안전지대에서 구경만 했는데 지금도 비슷한 면이 있었다. 물론 그때는 상대편이 5마리 뿐이었지만 말이다.


“알바야.”

“..”

알바는 여전히 넋이 나가 내 말이 안 들리는 듯 했다.


짝~

냅다 귀싸대기를 후려 갈겼다.


“정신 차려!”

“네.. 넵!”

급시에 맞은 귀싸대기 때문에 정신이 들어왔는지 바로 항의가 들어왔다.


“왜 때린 겁니까? 사장님. 이건 엄연히 폭력입니다!”

“넌 맞아도 싸 임마.”

“제 좋은 머리가 혹시라도 상하면 책임질 겁니까? 네? 책임질거냐구요.”

“니 머리가 좋은지 안 좋은지 나는 모르겠는데 말이야. 책임지지 뭐. 얼마면 돼?”

얼마면 되는지 물어보자 맞은 것도 잊고 알바의 안색이 급 환해졌다.


“연봉으로 몇 억만 땡겨주십쇼 사장님~~”

“그래 죽으면 땡겨 줄게. 팍팍! 게다가 알바에서 정직원으로도 승격 시켜 줄 거야. 물론 죽으면 말이야.”

알바는 억지로 분노를 참는 듯 했지만 나의 얼굴에선 미소가 머금어졌다.


“싫으면 지금 나가도 돼. 붙잡지도 않을 거야.”

“..”

나는 알바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전방을 바라봤다.



“몇 마리 잡았냐?”

“네?”

“몇 마리 잡았냐고. 구경하면서 그것도 생각 안하고 대충 본거야?”

“글쎄요. 잠시만요. 92마리입니다.”

“그걸 다 기억하는 거야? 기억력은 좋네. 그래 300마리 되면 알려줘.”

“네..”


점차 시간이 지나자 기사단의 모습이 점점 힘에 부쳐 하는 기색이 눈에 띌 정도로 싸움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그 동안은 포탈을 둥그렇게 에워싼 채 몬스터들이 포탈에서 나오자마자 죽이면 되는 공격 일변도의 싸움을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상황이었다. 사방에서 나오는 몬스터들을 좁은 공간을 유지하며 방어 위주로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무리 힘과 회복력을 올려주는 오라의 힘이 있을지라도 인간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퇴각!”

나는 입에 손을 모으고 큰소리로 외쳐 성녀에게 말을 전했다.


그러자 성녀는 나를 무서운 눈으로 훽 돌아보더니 잠시 노려 보고는 퇴각 신호를 내렸다. 성녀의 신호와 함께 둥근 진형을 유지하며 서서히 몬스터 영역 밖으로 후퇴를 하기 시작했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와 알바는 성녀와 기사단의 모습에 치를 떨었다. 몬스터의 피로 샤워 한 듯하고 군데군데 몬스터 살점이 묻어 있었다.


“왜 벌써 나오라고 한 거에요?”

“그럼 죽으려고 한 거요?”

성녀의 까칠한 모습에 나는 욱해서 반격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말이다.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좀 더 싸울 수 있었어요.”

“이번엔 그렇게 무리 안 해도 돼요. 어차피 이번에 다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런데 왜 그때 퇴각 시킨 거에요?”

“300마리를 딱 잡았거든요.”

나의 의외의 모습을 봤나. 성녀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그렇군요. 돌아가죠.”

성녀는 쿨하게 받아들이곤 피칠갑을 한 채로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 뒤로 성기사들이 따랐다.


그나저나 어디서 씻어야 하나 라는 고민을 안고 언덕을 올라갔다.


옆으로 힐끔 알바를 보니 얼굴표정이 수시로 바뀌고 있었다. 아직도 결정을 못 내린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더 이상 어떻게 해줄 도리도 나에겐 없었다.


같이 하면 같이 하는 거고, 안 하겠다 그러면 안 하면 되었다.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었던 것도 아니고, 내 상황에서 급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알바의 결정을 존중해 줄 참이었다.


언덕 고지를 밟고 언덕을 내려가며 보니 앞에는 24인용 천막이 여러 개 쳐져 있었고 팻말로 샤워장과 탈의실이 적혀 있었다.


‘꼼꼼하네’

어차피 싸우는 모습만 비공개였지 나머지는 공개해도 되었다. 어느 정도의 인원이 참여를 해서 모두 살아 돌아왔다라는 것은 공개해도 상관이 없었다. 능력이 있으면 멀리서 이 정도는 봐도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어차피 군대 내에서도 완벽한 비밀보장이라는 것도 없을 터였다. 주한미군의 힘에 많이 의존하는 만큼 정보도 그만큼 공유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전세계의 눈이 성녀에게 쏠려 있기 때문에 성녀일행과 몬스터와의 첫 싸움이 벌어진다 라는 정보는 이미 여기 도착하기 전에 전세계에 알려졌을 것이다.


비공개로 한 점은 몬스터를 얼마나 잡고 어느 정도 까지 잡을 수 있는지는 비공개로 했으면 해서 비공개로 한 거였다. 아직 성녀와 성기사단은 발전의 여지를 아주 많이 남겨 두고 있었다. 괜히 미리 공개해서 사람들에게 불안을 심어주기엔 차라리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되었다.





“위성 사진은?”

“준비되었습니다.”

“보고해 보게.”

“저희 최신형 위성인 키홀 12호에서 전송한 사진을 가지고 분석하였습니다. 성녀와 성기사단 그리고 일반인 2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일반인 2명은 몬스터 영역에 진입하지 않고 밖에 있었으며, 실제 전투는 성녀와 성기사단만으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쩝. 그렇구만.”

일반인 2명도 몬스터와의 전투에 참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CIA 국장은 아쉽다는 표정이었다.


“구글의 위성은 1미터의 크기를 점으로 표시할 수 있지만, 저희 키홀 12호의 기능은 약 12cm 까지 점으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촬영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놀이라 불리는 몬스터를 약 300마리 가까이 학살한 것으로 나옵니다.”

“시간은?”

“54분이 소요되었습니다. 게다가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기사들은 공격과 방어를 나눈 2인 1조 전투형태입니다.”

“강하군. 놀이 약체라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몬스터 기준이지. 사람에 비하면 역시 강해. 게다가 쪽수도 무시할 수 없구만. 게임이 아닌 현실이기 때문에 공격만 할 수도 없고 말이야. 성녀라고해도 어쩔 수 없나 보군. “


보고하던 작전분석 수집 사무실 직원은 여러 사진들을 한꺼번에 띄어 놓았다.


“성녀와 성기사들이 쓰는 무기 및 방어구입니다. 포탈의 골드마켓 제품과는 달리 가톨릭 문양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물이나 성물일것으로 판단됩니다.”

“아까 전투하는 사진에서도 봤지만 별 기능은 없어 보이는구만.”

“일반적인 군대 무기들은 타격이 불가능하지만, 지금 무기들은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마켓이 없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말이야, 지금은 쓰잘데기 없어 뵈는군. 이제 성녀에게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거 같아. 키홀 12호는 러시아로 돌리게. 수고했네.”


‘아무래도 성녀는 인류의 종말을 알리는 메시아요,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메시아인가? 단지 이거뿐 인가?‘


그렇다면 성녀만이 아닌 그 누구도 인류의 종말을 막을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도 할 수 있었다.


CIA국장은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위해 자료를 좀 더 꼼꼼하게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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