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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생 님의 서재입니다.

노후던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전학생
작품등록일 :
2014.06.13 23:49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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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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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18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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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노후던전 - 26

DUMMY

아침에 좀비들에게 뜯긴 이후로 던전이고 성녀고 다 싫어졌다. 평소대로라면 포탈 순회공연을 다녔을 터인데, 두문불출하고선 티비만 계속 봤다. 채널을 돌려봤지만 무한~도전밖에는 볼만한 게 없었다. 하지만 몇 분이나 봤을까? 무한~도전이고 뭐고 다 재미없었다. 아 컴퓨터나 할까..


거실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다. 컴퓨터를 키곤 입벤이라는 사이트에 들어갔다. 포탈 관련 새 소식 및 공략이 올라오는 사이트들 중에서 이 곳이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사이트였다.


입벤은 포탈이 있기 전부터 각종 게임 및 정보가 올라오던 사이트였으나 포탈 및 몬스터들이 생기면서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까지 들리는 어마무시한 사이트였다.


외국인들은 한글을 몰랐지만 구글이라는 사이트에서 번역을 하면 어느 정도 내용이 유추가 되었다. 그리고 외국사이트에서도 입벤이라는 사이트의 기사를 번역해서 제공을 해주기 때문에, 우선 입벤 사이트를 구글로 돌려보고 좋은 기사거리나 정보가 있으면 현지사이트를 찾아보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애용했다.


물론 공략 대부분이 입벤이라는 사이트 특성상, 말도 안 되는 공략들이 즐비했다. 일명 입으로 하는 움직임으로 몬스터들을 제압한다는 내용이었다. 포탈 특성상 안에서 있었던 전투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할 수는 없었기에 글로써만 표현을 할 수가 있었다.


여러 상황들을 글로 쓰다 보면 다소 허세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가령 5vs5전투라면 혼자 5마리를 죽였다느니, 몬스터들이 싸우지도 않고 잠만 처자서 꽁승했다느니 하는 말이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허세 가득한 공략 중에서도 제대로 된 공략은 있었고, 허세라고 생각한 공략들 중에서도 간혹 실제로 적용해보고 괜찮다는 평이 올라오기도 했다.


유저들의 따끈따끈한 정보들이 아주 빨리 올라오는 유저정보 코너를 보는데 ‘성녀와 사장님.avi’ 라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물론 포탈내부에서는 동영상이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avi는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남자의 시선을 끄는 avi 라는 단어는 마치 DNA에 심어진 기억처럼, 글을 클릭하게끔 하는 마력이 있었다.


‘성녀와 사장님.avi’ 글을 클릭하고나니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


[성녀와 사장님 두문불출. 둘이 썸 타는 듯!]


리플이 엄청 달렸다.

[이미 쌀이 되고 밥이 익은 거 아님?]

[난 애도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그 사장 애가 군대 곧 제대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윗님 어떻게 성녀랑 그 군바리랑 나이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바로 윗님. 성녀 애 말고요. 10대때 사고 쳤으면 지금쯤 저만한 군바리 됐을걸요?]

[오. 그러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요.]

[그나저나 왜 밖으로 안 나오는 거임?]

[궁금하면 가서 직접 물어보든가.]


내가 평소대로 성녀와 포탈 순회를 안 한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입벤에서는 글이 올라오는 등 점차 화제가 되고 있었다. 곧 방송도 타고 외국에서도 무언가 반응이 있을려나?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다 싫었다. 입벤도 재미없네. 흥미로운 기사거리도 내가 당사자가 되어보니 재미가 없었다.


컴퓨터를 발로 끄고 침대에 누었다. 그리곤 낮잠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래. 잠만큼 좋은 것도 없지. 암 그렇고 말고………..




박시정은 사장님이 티비를 끄고 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자 자기 방에서 거실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곤 사장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집밖으로 나왔다.


저기압인 사장님과 마주치면 괜히 불똥이 튈 우려가 있었다. 집안에서는 밥, 청소 말고는 딱히 할 것도 없으니 아침에 이야기가 나왔던 요리학원에 가볼 생각이었다. 지금과 같이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집안에 있을게 아니라, 이 상황을 피하는 게 상책이었다.


핸드폰 지도를 켜고 근처 요리학원을 알아보니 한솥요리학원이라는 곳이 있었다. 이름이 한솥? 최근까지 싸고 기름진 맛에 친구들에게 들러붙어 가끔씩 먹었던 맛있는 브랜드 밥집이었다. 그런 곳에서 요리학원도 냈나?


어쨌든 제일 가까운 곳이라 발걸음을 했다. 시설이나 강의 내용등은 가서 알아볼 참이었다. 전화로도 미리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근처에 요리학원이 하나뿐이라 비교할 건덕지도 없었다. 가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멀리라도 가야 했다. 그리고 딱히 할 일도 없어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4층 건물에 2층 전체가 요리학원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집과 같은 건물 층수에 사는 층수도 같았다. 이런 게 인연인가? 피식 웃으며 2층으로 올라갔다.


“어서오세요.”

“저 여기 교육과정이 어떻게 돼나요?”

물어보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인테리어도 잘돼있고, 체인점인 듯 여러 지역에 학원들이 액자에 걸려있었다. 딴 데 갈 필요 없이 여기 다니면 될 듯 했다.


“조리사 자격증반이 있구요, 기초요리반, 요리대회반, 제과제빵반등이 있어요.”

“음… 애매하네요.”

“손님. 어떤 점이요?”

“제가 요리를 아예 못하는 건 아니라서요.”

고르기가 애매했다. 기초요리반은 아무래도 너무 기초일거 같았고, 자격증반과 요리대회반은 너무 전문적인 영역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난이도 상중하로 나누자면 기초요리반이 하, 자격증반이 중, 요리대회반이 상이에요. 기초반을 안 하시고 자격증반으로하셔도 괜찮으실 거에요. 요리하면서 물어보는 게 가능하기도 하고, 옆에서 선생님이 보시면서 아니다 싶으면 가르쳐드리거든요.”

“그럼 자격증반으로 할게요.”

“그러시면 이 시간표 중에 맞는 시간을 고르시면 됩니다.”

상담을 해주던 아주머니는 자격증반에 해당하는 판넬을 가리키고는 미소를 지었다. 영업용 미소인지 젊은 남자를 바라보는 미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좋았다. 다소 무거웠던 기분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되었다.


교육과정은 일주일에 1회, 2회, 5회, 그리고 저녁 타임용 주말용등 다양했다.


“평일 5회 2주 할게요.”

“네, 2주에 30만원입니다. 총 10회 교육입니다.”

어차피 돈이야 사장이 챙겨주겠지? 금액은 신경 안 쓰기로 했다.


“결제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헉. 그러고 보니 회사 카드가 없네? 설마 이거 내 돈으로 결제하고 떼이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말도 못하게 뇌를 가득 채웠다. 설마 아니겠지? 빨리 회사카드를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


“여기요. 카드”

“일시불로 해드릴까요 아니면 할부?”

“일시불로 해주세요. 근데 오늘부터 바로 돼요?”

“네 됩니다. 어차피 기초는 아신다고 하셨으니까. 요리는 어차피 개별이에요. 앞에 요리를 몰라도 요리를 하는 데 문제는 없으실 거에요. 그리고 첫날은 선생님께서 옆에서 계속 봐주시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세요.”

“네 그럼 이따 저녁 5시에 올게요.”

“네 준비물은 따로 필요 없으시니까 몸만 오시면 되세요.”


인사를 하곤 밖으로 나왔다. 지금이 2시니까 3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간만에 PC방이나 가볼까? 집에 들어가기엔 숨막힐 듯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늦게 들어갈 참이었다.


“요새 뭐 재밌는 게임 없나..”

근처 아무 PC방이나 들어갔다. 컴퓨터를 키자마자 몬스터 헌터 게임 광고가 나왔다. 회원 로그인 하기도 전에 광고라니. 씹어먹을 놈들. 머리 좋네.


요즘은 몬스터가 대세라 게임도 몬스터 관련 게임들이 대세였다. 대충 비회원으로 로그인 한 다음 광고에 혹해서 몬스터 헌터 게임에 접속했다. 이래서 광고를 하는 거구나 하고 느끼면서 호갱 1명이 스스로 되었다.


게임이 시작되며 동영상이 흘러 나왔다.


성녀님이시네? 실제 성녀님과 얼굴이 비슷하지만, 청순하면서도 가냘프면서도 장비가 헐벗은 게 차이라면 차이였다.


“시발 현실감이 없네.”

성녀님은 청순하지는 않았다. 몬스터와 훈련으로 다져진 몸이기 때문에 가냘프지도 않았다. 게다가 장비는 살이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지금은 보고 싶지도 않았다. 아마 예전이라면 보고 싶었겠지.


알바 박시정이 아는 성녀는 남에겐 따뜻하지만 자기 사람에게는 가차없는 무서운 여자일 뿐이었다. 한마디로 외유내강이라 할 수 있었다. 자신은 결코 ‘내’에 속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다.


특히나 아까 오전에 성기사 둘이서 들고 올라가던 성기사단장의 모습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했다. 죽지 않을 만큼만 팼던 탓인지 성기사단장은 온몸이 너덜너덜해져 있었고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물론 왜 맞았는지는 몰랐다. 예상되는 게 있었지만 알아도 모르는 것이 나았다.


“사장놈이랑 엮기면 참 좋을 텐데..”

이런 성녀는 누가 데려가면 기쁠 것이다. 특히나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이라면? 입가에서 잔인한 미소가 떠올랐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웠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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