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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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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622,870
추천수 :
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6.03.10 22:29
조회
338
추천
7
글자
8쪽

50화

DUMMY

" 조금 과한 것 아닌가? "


펠릭스는 U3-S의 손에 들린 인질이 탄 마차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인질 6명이 탄 마차가 총 34개로, 중앙의 요직에 앉아있던 관료와 귀족들부터 국왕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펜드리아 중앙 정계의 주요 인물들을 통째로 잡아가는 수준이었다.


" 할 수 없습니다. 전쟁에 패했다곤 하지만 펜드리아의 국력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으니까요. 이렇게 혼란과 내부 분열이라도 조장하지 않으면 금새 안정을 되찾고 복수의 칼을 갈겁니다. "


" 글쌔... 자네와 흑기사가 보셰트에 버티고 있는데 그들이 칼을 갈아봤자 별 수 있을까 싶네만. "


펠릭스는 이번 전쟁을 통해 『기사』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실감했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흑기사 혼자서도 능히 일국을 멸할 수 있으리라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 『기사』가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버티고 있는데 펜드리아 따위를 왜 두려워한단 말인가?


" 두 『기사』가 백기사와 싸우고 나서도 건재하다면 그렇겠죠. "


" 으음... "


노인은 허를 찔린 표정으로 침음을 내뱉었다. 사실 그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흑기사를 양도하고 백작령에서 여생을 보낼 생각밖에 없었으므로 백기사와의 싸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 그래도 3:1인데 하나는 몰라도 둘 다 파괴당하기야 하겠는가? "


흑기사를 혼자서 파괴할만큼 강한 적이라니 손실을 우려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솔직히 펠릭스가 생각하기에는 걱정이 너무 지나친 것 같았다.

제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백기사 또한 결국은 『기사』. 총합 능력치는 다른 『기사』와 동일할 터였다. 능력치 배분이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 또 얼마나 유용한 능력을 가졌는지는 몰라도 3:1의 전력차를 뒤집을 정도라곤 생각하기 어려웠다.


"물론, 기우로 끝날지도 모릅니다. 아니, 십중팔구 쓸데없는 걱정으로 끝나겠죠. 그래도 저로서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에 하나 정말로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나라가 멸망할 수도 있으니까요. "


' 입장의 차이인가. '


하기사 정말 위험할 것 같으면 재산을 챙겨서 다른 나라로 가면 그뿐인 펠릭스와 보셰트와 흥망성쇠를 함께하는 테오도르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입장이 다르면 고려해야 할 점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나름대로 납득한 펠릭스는 더 이상 뭐라하지 않았다.


***


서둘러 보셰트로 돌아온 테오도르는 인질의 인계를 중앙 기사단장에게 맡기고 공중도시로 돌아왔다. 너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니냐는 펠릭스의 비난에 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 제가 나서서 전후 뒷처리를 하면 이리저리 골치 아픈일이 많이 생길겁니다. 그 뒷수습을 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허비되겠죠. 그래서야 전쟁을 무리해서 일찍 끝낸 보람이 없잖습니까? "


" 그래도 저렇게 큰 일을 벌려놓고... "


" 못 이겨서 문제지 이긴 뒤에 뭘 해야 하는지는 저 사람들이 더 잘 압니다. 이만큼 판을 깔아줬으면 제가 하는 것보다 더 꼼꼼히 잘 처리해줄테니 걱정할 필요없어요. "


" 크흠... 그래도 이렇게 도중에 사라져버리면 논공행상에서 빠져버리지 않겠나. "


마침내 펠릭스의 입에서 본심이 흘러나오자 테오도르는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


" 경이 논공행상에 참여한다면 그깟 촌구석 백작위가 문제겠습니까? 원하기만 한다면 왕실의 일원이 되어 광활한 영지와 함께 공작위까지도 받을 수 있을겁니다. 어쩌면 펜드리아 국경 일대를 뚝 떼어내서 공국을 하나 만들어 주실지도 모를 일이죠. 하지만 경이 바라시는건 그게 아니잖습니까? "


" 그건 그렇네만... "


분명, 테오도르의 말처럼 보셰트 정부는 흑기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온갖 회유책을 쏟아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되면 필연적으로 정계의 핵이 되어 골치 아픈 정치판에 휩쓸리고 만다. 그것은 그가 바라는 안락한 말년과 거리가 먼 전개였다.


" 애시당초 논공행상을 통해 작위를 얻는다면 그것은 경이 스스로 얻어낸 것이지 제가 제공하는 것이 아니죠. 걱정하지 않으셔도 약속했던 백작위는 반드시 경에게 돌아갈겁니다. 조만간 사전 작업을 끝내고 양도해드릴테니 며칠만 기다리십시오. "


" 그렇게 확실히 말해주니 이 노구도 마음이 놓이는군. "


" 준비가 끝나면 사람을 보낼테니 그때까지 편안히 쉬십시오. 혹시 불편한 점이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수행하는 하녀에게 말하시면 됩니다. "


" 음, 배려해줘서 고맙네. "


"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


인사를 마친 테오도르는 쌍둥이들의 보좌를 받으며 서둘러 떠났다.


***


" 백기사의 행방은? "


" 미안해요. 아직 전혀... "


" 그런가. "


질문을 받은 델핀은 송구스럽다는 듯, 고개를 떨구며 사과했다. 그러나 테오도르는 애시당초 별로 기대도 하지 않은 듯, 딱히 실망하는 기색도 없이 다음 질문을 던졌다.


" 은기사의 위치는 찾았어? "


뜻밖의 질문이었는지 델핀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고 차분히 답했다.


" 아직 정확한 위치까진 파악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목격담을 토대로 추측컨데 현재 알마크 남부의 공업지대를 전전하고 있는건 거의 확실한 것 같아요. "


" 흐음, 그렇다는건 본래 역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건가... "


" 잠깐, 너 은기사까지 끌어들일 생각이야? "


곁에서 말없이 수행하고 있던 이네스가 은기사란 말에 깜짝 놀라며 물었다. 테오도르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


" 하지만 그걸 끌어들이면 이겨도 죽는다고 했잖아! "


" 내가 언제 죽는다고 그랬어? 적기사가 파괴당할거라 했지. "


테오도르가 정정해주자 그녀는 민망한 듯, 얼굴을 붉히며 " 어, 어라? 그랬었나? " 하고 볼을 긁적였다. 그러나 곧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는걸 깨닫고 매섭게 반박했다.


" 하여튼! 엄청 위험하다는건 똑같잖아! 기껏 청기사와 흑기사를 다 모았는데 왜 또 위험한 것까지 끌어들이려고 하는건데? "


이 점에 대해서만큼은 델핀도 이네스와 동감이었다. 쌍둥이들의 강렬한 눈빛이 테오도르에게 대답을 강요했다.


" 이대로는 절대 못 이기니까. "


" 왜? "


" 계산을 잘못했어. 흑기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세더라고. "


사실 본래의 역사에서 테오도르는 단 한번도 백기사와 싸워본 적이 없었다. 이 점은 흑기사도 마찬가지로, 그가 만나보기도 전에 백기사에게 파괴당했기 때문이다.

그가 실제로 겪어본 것은 동맹을 맺었던 은기사와 청기사 뿐이었다. 그래서 테오도르는 그들과 전적을 기준으로 백기사와 흑기사의 실력을 추측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만나본 흑기사는 예상보다 훨씬 강했고, 그것은 곧 백기사의 실력도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소리였다. 그렇다면 흑기사는 버텨도 청기사가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둘 중 하나가 무너지면 그들에겐 승산이 없었다.


" 구멍을 막으려면 은기사의 힘이 반드시 필요해. 설령, 백기사를 잡자마자 뒷통수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못 잡아서 인류가 멸망하는 것보단 나아. "


쌍둥이들은 납득했다. 그리고 침묵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들의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것들은 대체로 희망적이기보다는 비관적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그녀들이 해야 할 일은 변함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알겠어요. 최대한 빨리 은기사와 접촉할 수 있도록 조치할게요. "


" 나도 도울게. "


테오도르는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그녀들을 가볍게 한번 안아주면서 " 잘 부탁할게. " 하고 말하고는 그녀들과 헤어져 청기사와 두 사람이 기다리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작가의말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알파고한테 대신 써달라고 하고 싶은 요즘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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