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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현대] 던전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6.01.24 19:19
최근연재일 :
2016.11.30 00:02
연재수 :
90 회
조회수 :
182,824
추천수 :
3,691
글자수 :
547,322

작성
16.10.0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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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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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던전스 캠페인 4파트>

DUMMY

상대를 확실하게 죽였다고 생각했는지 언데드 리치는 다른 이에게 손을 뻗었다. 그때, 뼈로 된 손들이 모두 터져버린다. 또한, 섬광이 언데드 리치의 바로 옆으로 스쳐 지나갔다.

숲이 좌우로 갈리는 듯한 착각을 만드는 일격.

언데드 리치는 공간마저 가를 거 같은 일격에 경악한 듯 안광을 크게 뜨며 유현을 쳐다봤다.

“...아...프네.”

그의 이마에서 피가 흐르며 턱으로 뚝뚝 떨어졌다.

그의 팔과 다리, 몸과 얼굴, 모두 뼈로 된 손이 닿은 부위들은 검게 물들어갔다.

마치 저주라도 받은 듯 몸이 썩어들어간다.

언데드 리치는 그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손을 뻗었다.

유현은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망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아!’

분명 뼈로 된 손들은 모두 소멸되었다. 그런데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마치 무형의 손이 아직도 온몸을 붙잡는 거 같다.

‘아까 공격에 뭔가 다른 기능이 있었던 건가?!’

“현!”

“합세하겠습니다!”

“미친, 저건 또 뭐야?!”

“...”

미쉴은 급히 유현에게 달려들어 부축했고, 노아는 창을 들고 유현의 압에 섰다, 르칸은 로켓 런쳐에 미사일을 장착해 싸울 준비를 했으며 마샤는 대구경 라이플을 겨누었다.

그런 이들을 보면서도 언데드 리치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그의 손이 올라가며 눈앞의 모든 생명을 움켜잡으려고 했다.

그의 손이 펼쳐지자 땅바닥에서 뼈로 된 손들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언데드 리치가 손을 움켜쥐려고 하자 뼈로 된 저주받은 손들은 그런 유현 일행을 덮치려고 할 때였다.

“잠깐! 멈춰주세요!”

유현의 외침에 언데드 리치는 멈칫하더니 움켜잡으려던 손을 멈췄다.

언데드 리치의 안광이 가늘어졌고, 반대로 미쉴을 비롯한 일행들은 놀란 눈으로 유현을 쳐다봤다.

그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처음 듣는 언어였기 때문이다.

다만, 유현에게 있어서는 그 언어는 ‘자우스’에게 배운 언어였다.

유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응을 보였어.’

그 말은 대화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상대도 자우스와 같은 언데드 리치라면 지성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우스는 던전 학살, 공략을 위해 파견된 군인들을 모두 학살했던 주범이었지만, 유현을 살려주었을뿐더러 버려진 아이마저 주워 길렀었다.

그와 함께 지내온 유현으로서는 언데드 리치에게 ‘지성’과 ‘감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대륙의 언어를 할 줄 아는 인간이로군. 그런 인간이 이곳에 있다?

언데드 리치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유현의 눈을 쳐다봤다.

푸른색으로 발광하고 있는 눈동자.

그것을 본 언데드 리치는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위험한 눈을 가지고 있군. 모든 영혼의 구속을 풀어내는 눈이야. 살아있는 자든, 죽은 자든 이 세계에서 소멸시키는 강력한 힘이야.

놀란 듯한 언데드의 음성에 유현은 숨을 들이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 대화를...”

순간 땅을 뚫고 뼈로 된 손이 유현의 목을 움켜잡았다.

-대화? 먼저 나를 보고 적의를 표출한 이에게 대화 따위가 허용될 리 없지. 무례한 녀석 같으니.

유현은 뼈로 된 손을 움켜잡았다.

‘뭐야. 이거...! 단단해! 게다가 압력이 장난이 아니야!’

점점 쪼여오는 힘에 목이 부러질 거 같다.

유현은 급히 그람으로 뼈를 베어버리곤 언데드 리치에게 겨누었다.

“그, 그건 일단 사과할게요...라고 해도 너무 뻔뻔하려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요! 당신 같은 언데드 리치를 눈앞에서 걸어오는데 그냥 도망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난 공격하지 않는 자는 공격하지도, 도망치는 자를 붙잡지 않는다.

“...그렇게 적의를 드러내며 등장하는데 어떻게 알아요? 마치 주변의 모든 걸 죽일 듯한 기새였는데! 살아있는 녀석들이라면 본능적으로 공격하고 도망치고 말 거예요!”

언데드 리치는 그런 유현의 말에 고개를 틀었다.

목줄을 잡혀 있는 왜소한 마물이 흠칫 놀라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 말이 사실입니다! 주, 주인님은 너무 무섭습니다!”

-...그렇군. 나 또한 책임이 있다는 건가?

언데드 리치는 들고 있던 투박한 지팡이를 들어 올리더니 종자를 후려쳤다.

얼굴이 뭉개지며 옆으로 몇 바퀴를 구른 종자는 목줄이 끊기며 바닥을 기었다.

괴로워했지만, 주인 곁을 떠나지 않고 다시 기어서 다가왔다. 두개골이 함몰되고도 움직이는 것이 그 또한 살아있는 자라고 보기 힘들었다.

언데드 리치는 그런 종자를 보다 유현에게 시선을 돌렸다.

-실수한 것에 대한 사과다. 되었나?

“...”

무슨 사과가 그래? 자신의 종자를 후려치는 게 사과라고?

하지만 이 상황에서 뭐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괜히 그에게 반감을 주다간 위험해질 것이다.

‘어떻게 할까? 그냥 도망쳐?’

상대는 이미 저런 식으로 나왔다. 괜히 그랬다간 예의가 없다고 죽이려 들면?

‘그럼 싸워?’

그건 100% 사망 루트다. 눈앞의 언데드 리치는 오크 대장, 베놈과는 격이 다를 정도로 강력하다.

‘그럼...’

대화밖에 답이 없다.

유현은 그람을 집어넣고 언데드 리치를 보며 가슴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숙였다.

정중한 예법이 갖춰진 인사법이었다.

“제 이름은 이유현이라고 합니다. 언데드 리치께 인사 올립니다.”

자우스에게 배운 간단한 인사법. 그러면서도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유현을 보며 언데드 리치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입을 열었다.

“어느 정도 예의는 갖춰져 있군. 그냥 도망치려 했다면 사지를 찢어버렸을 텐데...”

‘역시 사망루트였냐?’

-...엉성하기는 해도 정성이 보이는군. 그쪽도 자기소개했는데 더는 적의를 보이는 것도 실례겠군.

언데드 리치는 손을 거두었다.

그러자 일행을 감싸고 있던 하얀 손들이 모두 땅으로 파고들어 가며 사라졌다.

언데드 리치는 지팡이를 가슴에 되고는 말했다.

-나의 이름은 폴. 보는 바와 같이 방랑하는 언데드 리치다.


* * * *


미쉴과 노아, 르칸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양손을 뻗어 모닥불에 손을 가까이 가져갔다. 그들은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눈을 힐끔힐끔 굴리며 언데드 리치를 쳐다봤다.

바로 텐트 옆에 앉아 있는 언데드 리치와 유현, 그리고 마샤가 보인다.

그들을 보며 미쉴과 노아, 르칸은 속닥거렸다.

“도대체 뭐야?! 상황이 왜 이렇게 되는 건데? 왜 언데드 리치? 그 뭐시기가 왜 우리 텐트에 있냐고!”

“그건 저도 모릅니다! 그전에 어떻게 유현과 마샤는 태연하게 저 마물과 대화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 그전에 저 녀석들 대화하는 거 맞지? 전혀 모르는 언어로 대화하고 있다고! 얼라? 그런데 나는 왜 저 언어들이 낯이 익지?”

언데드 리치, 폴은 유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검게 변했던 유현의 몸이 재색을 되찾아갔다.

-저주는 풀었다. 이제 몸이 가벼울 게다.

유현은 폴을 보며 놀란 얼굴을 했다.

“...언데드 리치가 자우스 외에도 있었군요.”

-누구를 말하는지 모르겠군.

“자우스를 모르나요?”

-예전의 어떤 이의 이름과 비슷한 거 같지만, 언데드 리치 중에 아는 이는 없다. 아니, 언데드 리치는 지금껏 나밖에 없다고 알고 있었지.

마샤는 그런 폴의 뒤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녀석, 그때 그 해골 아저씨와는 다른 냄새야. 다른 녀석?’

마샤는 유현을 쳐다봤다.

유현이 말한 자우스라는 인물이 아니라고 했으니, 마샤를 어렸을 때 거두워 길러준 이가 아니라는 말과도 같았다.

"마샤, 다른 이에게 냄새를 맡는 건 실례에요."

폴은 그런 마샤를 보며 말했다.

-겁을 먹지 않는군.

“그러게요.”

-너도 마찬가지다.

유현은 어색하게 웃었다.

“저야 언데드 리치에게 거두어져 같이 여행을 한 적이 있으니까요.”

-참으로 형편 좋은 언데드로군. 산자를 곁에 두고 다니다니.

“산자라고 한다면...”

유현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장작을 줍고 있는 폴의 종자를 쳐다봤다.

“저분은 살아있는 게...?”

-저자는 살아있지도, 죽지도 않은 어중간한 녀석이지.

“어중간한?”

-소원이라고 하더군. 오랫동안 살고 싶다고 말이야. 그래서 저렇게 만들어줬지.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건 심하잖아?

얼굴은 비틀려 있고, 등의 척추는 굽어 있어 뼈가 튀어나와 있다. 한쪽 팔은 아예 쓰지 못할 정도로 검게 타들어 가 있었다. 몸이 뒤뚱거리면서도 휘청거리는 것이 많이 불편해 보인다.

“그... 좀 심하지는 않으신지?”

유현의 말에 폴은 안광을 움직여 종자를 쳐다봤다.

-심하다? 아니, 그는 지금 심판을 받고 있다. 이 정도는 심하지 않지.

“네?”

-애쉬 킹 로니아, 그는 한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었다. 백성을 배신하고, 신하들을 배신하고, 가족마저 배신한 쓰레기지. 그는 오직 살고자 그 모든 이들을 배신하고 버렸다. 그렇게까지 해서 살고 싶어 했기에 그에게 영원한 불멸을 선서해주었지.

폴의 안광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눈웃음을 지었다.

-그래, 영원한 저주로 고통받을 수 있게 말이다.

“...”

-나에게도 네 녀석과 같은 동료가 있었다. 라필타, 알베르라는 녀석들이었지. 그들은 바로 저 녀석에 의해 죽었다. 나 또한 저 녀석에게 죽임을 당했지. 충직한 신하로서 그를 따랐지만, 그는 오히려 우리를 버렸다. 너무나도 억울해서인지 이렇게 부활하여 복수하고 있지만 말이야.

유현은 어색하게 웃었다.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는 건가?

폴은 저 애쉬라는 종자에게 말할 때마다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표출하고 있었다.

-저자는 내가 소멸하지 않는 한 계속 살아날 것이다. 육체가 망가져도 다시 복원될 것이며, 계속해서 고통받을 것이야.

“...”

-그나저나 이렇게 평범한 대화 상대가 생기니 좋군. 저 녀석과 대화하는 것만 해도 화가 나서 몇 번을 죽이고 말아서 말이다.

유현은 애쉬라고 불리는 종자를 보며 동정 어린 시선을 보냈다.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미움받는 걸까?

그로서는 참견할 이유는 되지 못했다. 오히려 더 파고들다 언데드 리치에게 노여움을 사게 되면 살아남기 힘들다.

“그럼 자우스라는 언데드에 대해서는 모르는 거네요?”

-미안하게됬군. 다른 지성체는 거의 만나지 못했다.




이 글은 [죄악의 군주]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작품이자 홍보용 작품이며, 죄악의 군주 외전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작가의말

타락과 저주와 황혼의 이야기 많은 관심부탁드려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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