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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1990년대 대마법사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20.01.09 13:17
최근연재일 :
2021.05.04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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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5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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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2. 두 전설의 격돌 (2)

DUMMY

“네가 부탁한 대로 미스트의 안개 마법 사용 영상들을 구해왔어.”


며칠 뒤, 강철수가 전백호의 사무실 책상 위에 비디오테이프들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외에도 당시 경기의 내용을 담은 신문 기사도 같이 가져왔다.


“고마워, 역시 철수네.”


전백호가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바로 강철수가 가져온 영상들을 확인해보았다.


첫번째 영상에서는 앳된 모습을 한 미스트가 왼손에는 출렁거리는 검은 액체 방울을, 오른손에는 루비로 만든 것 같은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상대가 다가오자 미스트는 바로 방울을 던졌다.


펑.


그러자 검은 안개가 스멀스멀 나오더니 상대의 얼굴을 완전히 감쌌다.


“윽! 뭐야, 이게?”


상대가 당황해하는 사이에 그녀의 지팡이는 상대의 핵을 향했고,


지이잉!!


붉은 광선이 번쩍이며 핵을 강타했다.


“당시 분석가들이 평하길 미스트의 당시 미스틱 레이저의 위력은 162. 옵스큐어라고 불리는 저 검은 안개 마법은 위력이 150이었어. 단, 검은 안개는 어차피 시야 차단용이라 위력이 크게 중요하진 않지만.”


여기에 강철수가 부연 설명을 했다. 그리고 각 영상마다 강철수는 그에 맞는 해설을 했지만, 사실 전백호는 그런 설명은 필요없었다.


아마추어때의 미스트는 옵스큐어를 비롯한 안개 마법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전법을 주로 구사했다. 이 시절 그녀의 마무리 스킬은 루비 지팡이에서 뿜어져나오는 미스틱 레이저였고.


여기에서 옵스큐어가 사기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한번 터지면 안개가 계속 목표물을 따라다니는데, 안개가 워낙 짙어서 한 치 앞도 안보이게 하는 모양이다.


문제는, 옵스큐어의 시야 차단은 투시 마법으로도 해결하기 힘들다는 거다.

일반적인 투시 마법은 마나를 감지해서 마법사, 월물, 그리고 구현체를 식별하는데, 안개 역시 결국에는 마나로 만들어진 거라서 꿰뚫기 힘들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파 마법이 있지만, 수호자들 중에서도 간파 마법을 쓰는 자가 드문데 하물며 투시 마법의 중요도가 낮은 마투사들은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영상 속 미스트의 상대 중 한 명은 바람 마법을 써서 안개를 걷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일시적이었을 뿐, 바람 마법이 사라지는 순간 안개는 다시 그의 시야를 가려버렸다.


그 외에 그나마 효과가 있던 방법은 광선같은 열 마법을 써서 안개를 증발시키는 거였다. 하지만 안개를 완전히 없애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미스트가 그걸 기다려 주고 있을 리가 없다.

여기에 옵스큐어는 연사할 수 있는 스킬이라서 안개를 생성하는 속도가 안개를 없애는 속도보다 빨랐다.


“그런데 이해가 안가는 게 있어. 저렇게 작은 입자들을 한군데에 계속 모으려면, 마나 소모가 엄청나지 않아?”


옵스큐어에 대해서 분석하던 도중, 전백호는 강철수한테 질문을 던졌다.


“정확히 짚었네. 맞아. 안개를 소환하는 것 자체는 마나를 많이 소비하지 않지만, 저렇게 계속 농도가 짙은 안개를 상대의 시야를 가리도록 유지시키는 건 엄청난 집중력과 마나가 필요하지. 아마 초당 200은 쫙쫙 깎여나갈걸?”


그럼 그렇지. 전백호는 그제야 왜 미스트가 이런 좋은 스킬을 프로 리그는 물론이고 토벌전에서도 안 썼는지 알았다.


옵스큐어와 체셔 래빗을 동시에 쓰는 건 무리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동시에 쓸 순 있다. 다만 체셔 래빗에 더 신경을 써야 하니 옵스큐어의 시야 차단 시간이 1~2초로 확 줄어들 뿐이지.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순 없다. 토벌전때 더블스톤 드래곤한테 썼던 또다른 시야 차단 마법을 떠올리면 그녀가 물밑에서는 꾸준히 시야 차단 마법을 개발하고 있는 것 같다.



***



‘이대로 가다간 패배한다.’


몇 번의 모의 전투 이후, 미스트가 내린 결론이었다.

다른 스킬들을 쓰는 방안도 생각해보았지만, 결국 그녀는 체셔 래빗으로 끝내야 한다. 그 외 다른 스킬로는 전백호의 방어 마법을 뚫을 수 없다.


문제는, 더블스톤 드래곤의 헬파이어에 녹아내렸던 광경을 전백호가 놓칠 리가 없다는 거다.

전백호라면 분명 헬파이어만큼 강력한 화염 마법을 들고 나올 것이다.


결국 체셔 래빗이 그의 화염 마법을 견디지 못하면 다 소용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우선 미스트는 자신의 앞에 체셔 래빗을 소환해보았다. 입이 유난히 큰 흰 토끼는 소환되자마자 미스트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만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서 등장하는 체셔 고양이가 웃는다면, 아마 저런 표정일 것이리라.


‘분석 개시.’


그녀가 속으로 중얼거리자 체셔 래빗에 대한 정보가 떴다.


[체셔 래빗]


마나 소모량: 개체당 1000마나 + 100마나/분

지속 시간: 3분

이동속도: 185km/h

HP: 2,000/2,000

최대 위력: 197

방어력: 174

재질: 다이아몬드 플러스 (이빨), 소울메탈(골격), 소울파이버(근육), 코튼(외피)

특징: (운동 에너지 피해 경감 20%), (이빨로 공격시 피해량 25% 증가)

숙련도: 95.4%


숙련도를 올릴 수 있을때까지 올린 스킬이기 때문에 숙련도 증가로 인한 성능 증가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면 해결책은 둘 중 하나다.

체셔 래빗을 더 크게 만들어 그만큼 내구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재질로 무장시켜 열에 내성을 갖게 하거나.


모의 전투에서 번번히 불탔던 체셔 래빗을 보면, 불바다 안에 있을 때 자체는 내구도가 크게 깎이지 않았다. 불의 위력이 170이었을 때 기준으로 초당 50 정도.

하지만 불이 붙기 시작한 순간, 내구도는 초당 500으로 급격히 깎인다.


결국 단순히 내구도를 올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불에 타지 않을 방법이 필요하다.


‘흠······.’


미스트는 체셔 래빗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고민했다. 결국 불이 잘 붙는 코튼이 문제였다. 하지만 과연 열에 내성이 있는 재질 중에서 코튼만큼 가벼운 재질이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던 순간, 미스트의 머릿속에 소방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이 입는 방화복. 그것도 결국에는 섬유로 만든 거 아닌가?


물론 현실 물질과 마법 물질은 작동 원리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참고용으로 충분히 볼 수는 있는 법. 미스트는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다음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현우를 불렀다.


“현우 오빠, 차 준비해줘. 잠시 밖에 나가자.”

“어디 갈건데?”

“음···. 어디서 방화복을 살 수 있을까?”

“어?”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에 서현우는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미스트는 그런 서현우한테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


“체셔 래빗을 강화시키는 데에 필요해.”

“체셔 래빗한테 방화복이라도 입히게?”


여전히 서현우는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미스트는 그저 웃어넘겼다. 나중에 체셔 래빗을 업그레이드 시키면 아마 이해가 갈거다.


“글쎄? 아무튼 빨리 준비해줘.”



***



“더 빨리 날려봐! 체셔 래빗만큼 빠르게!!”


전백호가 외치자 강철수는 악을 쓰며 마법으로 만든 공을 던졌다.


펑!!


또다시 공은 얼마 가지 못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탄환에 맞고 산산조각이 났다.


이번에는 시속 160km로 날아왔지만, 전백호가 그걸 맞춰 파괴한 거다.


‘이걸로는 안돼. 다른게 필요한데···.’


하지만 그럼에도 전백호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의 훈련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화염 마법은 체셔 래빗을 쓰러뜨릴 수 있는 좋은 무기이지만, 그것만 믿을 순 없다.

미스트도 지난 토벌때 체셔 래빗의 약점을 알았을테니 그걸 보강하려고 노력할테니.


만약 화염 마법이 통하지 않으면, 거기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바로 그가 이미 가진 스킬로 체셔 래빗을 파괴하는 거다.


체셔 래빗은 내구도를 희생하여 빠른 속도를 내는 소환수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이 제대로 맞기만 하면 금방 소멸될거다.


문제는, 그게 너무 빨라서 잡기 힘들 뿐.


“미스트의 체셔 래빗은 공식 최고 속도가 시속 185km야. 여기에 방향도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이동하고. 내구도나 위력까지는 바라지 않으니까, 속도만큼은 비슷하게 구현체를 날릴 수 없어?”

“너처럼 물체를 발사하는 마법을 가지면 모를까, 그게 아니면 못해. 적어도 나는.”


전백호의 질문에 강철수가 정색하며 말했다. 여기에서 전백호는 또다시 체셔 래빗의 우수함을 깨닫게 되었다.


마법으로 만들어진 물체, 즉 구현체는 일반적으로 마나를 소모해 자체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구현체를 움직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기본적으로 구현체는 현실 물질과 호환이 되지 않아 아예 현실 물질을 뚫고 지나가버린다.


다시 말해, 손으로 쥘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속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법사들은 더 빠르게 물체를 움직이는 방법들을 찾았다.


첫번째 방법은 실체화 마법을 이용해 구현체가 현실 물질을 마법 물질로 인식을 하게 만든 다음에 실제 물건처럼 손으로 잡아 던지고 휘두르는 거다.

그 덕분에 전백호는 건틀릿을 양손에 찰 수 있는 거다.


두번째 방법은 마법 물질로 도구를 만들어 구현체를 발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서 총을 구현해 마탄을 발사하는 거다.

전백호의 건틀릿도 내부를 보면 결국 총의 구조를 하고 있어서, 총이 탄환을 발사하듯, 건틀릿에서 탄환이나 대포알을 발사하는 거다.


하지만 체셔 래빗은 특이하다. 땅 속으로 꺼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실체화 마법을 쓰고 있긴 하지만, 그게 끝이다.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데도 시속 185km까지 나오는 거다.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지난 토벌전에, 전백호는 체셔 래빗의 압도적인 속도가 궁금해서 간파 마법으로 그것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구조를 가졌는지 확인해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체셔 래빗은 진짜 생명체처럼 골격과 근육이 있었다.


기존의 소환수들은 외형을 만드는데 급급해서 내부는 대충 만들어놨다. 그렇게 해도 소환수를 만들때 꼭 필요한 소울 계열 물질의 특성상 어떻게든 움직이긴 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조잡한 내부 구조로는 소환수가 빨리 움직이는 것도, 높은 위력의 공격을 가하는 것도 힘들었다.


여기에 확실하진 않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설계한 것 같다. 적어도 그만큼 신경을 써서 설계를 한게 확실히 눈에 보였다.


그러니까, 정교한 기술력과 과학의 지식을 점목시킨, 그야말로 예술이라는 칭호가 아깝지 않은 소환수라는 거다.


“야, 듣고 있어?”


한창 멍때리던 전백호는 강철수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전백호는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의 건틀릿 하나를 강철수한테 줬다.


“속도가 안나온다고 했지? 그러면 이걸 껴봐. 어떻게 착용하는지 알지?”

“야, 내가 만든 마법 무기도 아닌데, 내가 쓰면 위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야?”

“마나는 계속 내쪽에서 공급해주고 있어. 그러니까 성능은 똑같다고. 너는 그저 방아쇠만 당기면 돼.”


강철수는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건틀릿을 자신의 오른손에 꼈다. 그리고 한번 탄환을 날려보았다.


타앙!


역시. 전백호는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에 발사된 탄환은 시속 190km였다.

이제야 비로소 대 체셔 래빗 특훈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전백호는 자신의 건틀릿을 재장전하며 말했다.


“계속 발사해줘. 내가 그 탄환을 맞춰서 떨어트릴테니까.”



***



“성공했다.”


마침내 미스트가 주먹을 꽉 쥐며 환호했다.


직접 방화복을 사보고 방화복의 재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찾아본 결과, 미스트는 열에 내성이 있는 마법 섬유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해당 물질의 이름을 ‘아라미드’라고 붙였다. 방화복의 재질 중 하나인 아라미드 섬유에서 따온 거다.


이어서 그녀는 아라미드로 무장한 체셔 래빗을 소환해보았다.


[체셔 래빗]


마나 소모량: 개체당 1500 마나 + 120마나/분

지속 시간: 3분

이동속도: 180km/h

HP: 2,250/2,250

최대 위력: 197

방어력: 179

재질: 다이아몬드 플러스(이빨), 소울메탈(골격), 아라미드(외피)

특징: (운동 에너지 피해 경감 20%), (이빨로 공격시 피해량 25% 증가), (열 에너지 피해 경감 20%)

숙련도: 92.1%


자잘한 상향은 HP와 방어력이 소폭 증가했다는 거다. 이것만으로도 체셔 래빗의 내구도는 어느정도 증가했다.

하지만 가장 큰 상향은 바로 열 에너지에 20% 피해 경감이 있다는 거다.


문제는 마나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건데, 이건 숙련도를 올리고 아라미드를 계속 만들다보면 차차 절약될 거다.


자, 그러면 체셔 래빗은 이제 강화되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체셔 래빗이 반드시 끝내야 하지만, 체셔 래빗만으로는 전백호를 이길 수 없다.


이게 미스트가 내린 두번째 결론이었다.


토벌전에서 전백호는 뛰어난 순발력과 명중률을 보여줬다. 화염 마법에 내성이 생겼어도, 그의 주무기인 건틀릿으로 얼마든지 체셔 래빗을 파괴할 수 있다.

물론 전백호와 비슷한 유형의 마투사는 많이 만나보았다. 하지만 전백호는 그들보다 명중률이 훨씬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옵스큐어를 다시 쓸 생각이다. 옵스큐어 뿐만 아니라 더블스톤 드래곤한테 썼던 또다른 시야 차단 마법인 다크 글래스도 쓰려고 한다.


문제는, 전백호가 간파 마법이 있다는 거다. 지난번에 동굴 안에 있던 월물의 숫자를 파악했으니 말이다. 그 말인 즉슨, 옵스큐어와 다크 글래스의 시야 차단 효과에 내성이 있다는 거다.


‘아아아아아아······.’


미스트는 소리없는 비명을 질러댔다. 결국 답은 새로운 스킬을 만드는 거였다.


체셔 래빗같은 파괴력을 가질 필요는 없다. 다만, 전백호를 당황시켜 빈틈을 보이게 만들면 된다.


그렇게 그녀는 1주일 내내 마인드 디멘션 안에 틀어박혀 깜짝 스킬을 연마했다.



***



경기 하루 전날 밤. 전백호는 자신의 집에서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내일 전투에서 쓸 스킬들을 하나씩 써보았다.


다행히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명중률, 위력, 마나 소모량 모두 정상이었다.


‘하아, 왜 이렇게 긴장되냐······.’


전백호는 마법을 다 쓴 다음에 창가에 기대며 생각했다.


막상 경기가 다가오자 기분이 이상해졌다. 그냥 오락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영상을 보면 볼수록 그는 더 몰입하게 되었다.


관중들의 응원 소리.

지름 25미터의 원형 링 안에서 각자의 ‘핵'을 지키기 위해 벌이는 혈투.

한끝 차이로 갈리는 승패.

승자의 환호와 패자의 침묵.


이 모든걸 그는 내일 겪게 될 거다.


그리고 미스트 역시 내일 다시 보게 되겠지.


그동안 미스트의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체셔 래빗의 대단함을 곱씹으면서 그녀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그녀를 이기고 싶어졌다. 그런 대단한 마법사를 그녀의 주 무대인 마전투에서 이기면 전백호 본인은 얼마나 더 대단해지겠는가?


‘반드시 이기자.’


전백호가 밤하늘을 바라보며 다짐했다. 마법이라는 그도 절대 밀리지 않다.


무엇보다도, 그는 체셔 래빗을 잡을 수 있다.



***



같은 시각, 미스트는 조용히 명상을 하며 자신의 들뜬 마음을 다스리고 있었다.


새로운 스킬을 만들기 위해 1주일 동안 거의 먹지도, 자지도 않았더니 초췌해졌지만, 다행히 경기 전에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제는 멘탈 싸움이었다. 지난 시즌 무패의 챔피언인 그녀의 승리 비결은 체셔 래빗도 있지만, 그만큼 상대한테 휘말리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했던 것도 컸다.


‘경기가 끝나면 뭘 할까?’

‘백호 씨랑 식사도 같이 해야되지 않나?’


하지만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러면서 그녀의 볼은 붉어졌다.


그녀가 전백호한테 연락처를 줬던 건 단순히 대결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와 사적으로 더 친해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멍청이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는지, 아니면 용기가 없는 건지 그 기회를 계속 날리고 있다. 심지어 대결 신청을 받아들인 다음부터는 전화 한 통 없었다.


그런데 왜일까. 그렇게 그가 그녀한테 관심을 주지 않으면 않을수록 그녀는 괜히 궁금해졌다.

전백호가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아니, 일단은 경기에 집중해야지.’


하지만 그녀는 바로 이 잡생각을 떨쳐내려고 노력했다.

비록 그게 마음대로 되진 않았지만.


작가의말

단편이긴 하지만, 해당 세계관의 설정도 어느정도 넣을 필요가 있다 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다음 화부터 본격적으로 대결을 펼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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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롤로그: 서로 다른 마법사들 (수정) +2 20.01.09 892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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