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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성운 님의 서재입니다.

1990년대 대마법사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미르성운
작품등록일 :
2020.01.09 13:17
최근연재일 :
2021.05.04 01:48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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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3,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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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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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4)

DUMMY

“1차전, 즐거웠어요. 정말 잘 싸우시던데요? 이 참에 마투사로 전향하시면 세계 랭킹 2위는 금방 도달하겠는걸요. ”


미스트가 전백호를 칭찬하는 척 하며 은근히 그녀를 드높였다. 하지만 전백호는 더이상 저런 말들에 휘말리지 않았다.


“제안은 고맙지만 저는 수호자가 천직이라서.”


그는 가볍게 너스레를 떨어주었고, 미소에 미소로 받아쳐주며 원위치로 돌아갔다.


탐색전은 끝났다. 이제 그의 머릿속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차하면, 그가 준비한 비장의 카드, 가속 마법을 쓸 생각이었다.


삐이이이익!!!


펑! 펑!


경기 시작과 동시에 전백호는 바로 건틀릿을 소환한 다음, 먼저 대포알을 날려보았다.


미스트는 거기까지는 예상했다는 듯 바로 미스틱 쉴드를 만든 다음에 여유롭게 체셔 래빗을 소환했다.


쾅!


하지만 체셔 래빗이 돌격을 준비하기도 전에 미스틱 쉴드는 후속타를 맞고 깨져버렸다. 대포알의 폭발력으로 인한 효과 탓이 컸다.


[장갑 파괴: 구현체에 명중시 2초간 구현체의 방어력을 20% 하락시킨다.]


전백호의 속공에 당황한걸까. 미스트는 뒤로 물러나며 체셔 래빗 하나는 자신의 핵을 보호하게 만들었다. 다른 하나는 예상대로 전백호를 향해 돌진했고.


탕. 탕.


하지만 전백호의 귀신같은 솜씨에 체셔 래빗 두마리는 그한테 접근하기도 전에 화염탄에 맞아 소멸되었다.


처음으로 미스트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녀는 침착하게 미스틱 쉴드를 소환함과 동시에 체셔 래빗을 5기나 소환했다.


이번에는 폭탄 소환수는 없었다. 아마도 체셔 래빗이 되려 폭발에 휘말릴 것을 우려한 조치였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의 결정은 재앙을 초래할거다.


‘시간은 상대적이니, 분명 나만을 위해 가속할 수도 있을거다.’


우선 그는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워 가속 마법을 활성화했다.


철컥.


이어서 건틀릿의 손등 부분에 새로운 구멍이 생기더니,


파아아아아······.


용이 브레스를 뿜듯 화염이 뿜어져나왔다.


위력 181에 달하는 대재앙급 화염 마법. 분명 미스트의 체셔 래빗들은 아라미드 털가죽을 채용함으로써 열에 대한 내성을 가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HP가 조금 깎이는 건 어쩔 수 없었고


탕!


그렇게 깎인 HP 때문에 아까는 간신히 버틸 수 있었던 전백호의 탄환을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


‘생각보다 화염의 효과가 덜하네.’


하지만 그마저도 전백호의 기대 이하였다. 그는 체셔 래빗이 화염 속에서 잘해야 5초를 버틸거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그가 마주한 체셔 래빗은 불이 붙어서 급격이 HP가 깎이지 않는 이상 3분은 무난히 버틸 것처럼 보였다.


덕분에 일단 체셔 래빗 하나를 처리했지만, 거의 쌩쌩한 4기가 남은 상황.

이제 서로 다른 네 방향에서 저 괴물들이 돌격해왔다.


하지만 위기감은 느끼지 못했다.

가속 마법의 영향으로 저들의 체감 속도는 반토막났다. 이미 시속 180km로 날아올 때에도 충분히 명중했는데 그 절반으로 느껴질 때에는 어쩌겠는가.


탕! 탕!


일단 전백호는 뒤로 후퇴하며 탄환 2개를 발사했다. 분명 움직이는 도중이었지만, 그의 탄환은 체셔 래빗 2마리한테 정확히 맞았다.


쾅!


이어서 그의 코 앞까지 다가온 체셔 래빗한테는 주먹을 휘둘렀다. 이래뵈도 마법 금속으로 만든 건틀릿이다. 한방에 죽이진 못했지만, 영거리에서 발사된 탄환 공격을 맞자 뼈도 못 추렸다.


마지막으로 그의 등 뒤에서 기습하려고 했던 체셔 래빗. 이미 왼쪽 건틀릿은 재장전을 마친 상황이었고,


탕!


그의 운명도 앞선 넷과 똑같았다.


마지막 체셔 래빗까지 파괴되자 미스트는 적잖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폭탄 소환수를 소환하며 침착하게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마침 마나 소모가 극심한 탓에 전백호는 가속 마법을 해제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여파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이 일시적으로 찾아왔다.


“으으으···.”


아무리 전백호라 해도 이러한 상황에서는 무력한 법. 그는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건틀릿의 HP 회복과 탄환의 재장전을 잊지 않았다. 그가 어지럼증을 이겨내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에는 폭탄 소환수와 그의 거리는 10미터까지 좁혀졌다.


전백호는 최대한 뒤로 물러나며 탄환을 발사했다. 그 덕에 그는 가까스로 폭발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체셔 래빗 3마리의 습격이었다. 아직도 바닥이 파도처럼 요동치고 호흡이 가쁜 상황이었지만, 전백호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이번에 반드시 끝낸다.’


그는 이런 마음가짐으로 또다시 가속 마법을 발동하며 탄환을 화염탄으로 바꾸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체셔 래빗들을 정면에서 맞딱뜨렸다.


가속한지 1초도 안되었을 때, 좌측에서 돌격해오던 체셔 래빗이 터져나갔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우측에서 그의 핵을 노리던 체셔 래빗도 파괴되었다.


이어서 가속한지 2초 경과.


땅속에서 튀어올라온 체셔 래빗이 이미 그를 기다린 화염탄에 맞고 산산조각났다.


이렇게 마지막 장애물까지 전부 파괴되자 전백호는 양팔을 미스트한테 겨냥하며 작정하고 폭격을 개시했다.


가속했다고 해서 탄환의 속도까지 빨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재장전 속도는 더 빨라졌다.


그 차이 덕분에 미스틱 쉴드가 파괴되는 속도는 단축되었고, 미스트가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없게 만들었다.


“거짓말···.”


미스틱 쉴드가 파괴된 순간, 미스트가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그와 거의 동시에 날아온 마지막 탄환은 그대로 핵을 감싸던 마지막 방어막까지 관통하고 핵을 깨트렸다.


“미···. 아니 전백호 승!”


너무나도 순식간에 벌어진 걸까. 이 결과를 전혀 예상치 못했던 걸까. 심판은 버벅거리며 경기 결과를 알렸다.


경기장도 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조금 전에 벌어진 일은 관중들의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미스트가 패배했다. 그것도 그냥 패배한게 아니라, 압도적으로 패배했다.


“전백호! 전백호!!!”


뒤늦게 관중들이 크게 환호하기 시작했다.


“이겼다···.”


가속 마법을 푼 전백호는 힘없이 주저앉으며 생각했다. 지금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지만, 고통을 느낄 틈도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조금 전에 승리했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와 함께 안도감도 들었다. 1승을 거둠으로써 일단 그의 자존심은 지키게 되었다. 마침내 어지럼증이 가시자 그는 몸을 일으켰다.


“어떻게 체셔 래빗을 표적 훈련하듯 쉽게 맞출 수 있죠?”


그렇게 대기실로 돌아가려는 그때, 미스트가 조용히 전백호한테 물었다. 전백호는 뭐라고 대답할지 순간 고민했다.


“제 재능입니다.”


그는 이렇게 대충 둘러댔다. 딱히 틀린 말이 아니기도 했고. 그리고 그는 여전히 영혼이 나가있는 미스트를 뒤로 두고 링 밖으로 향했다.


“얌마.”


강철수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전백호를 마주했다. 전백호는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다.


“그 어려운걸 내가 해냈어.”


“아니이···. 왜 이제야 가속 마법을 쓴거야? 그걸 처음부터 썼으면 미스트가 아무것도 못하고 깨졌을 수도 있었잖아!”


전백호의 예상과 다르게 강철수는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그를 나무랐다.


“아직 제대로 쓰기 힘드니까 그랬지. 그리고 너무 위험하잖아. 체셔 래빗을 상대하는 도중에 풀려버리면 그대로 게임이 끝나잖아.”

“뭐, 덕분에 흥미진진해졌지. 그것보다······.”


강철수는 잠시 호흡을 가다듬더니, 예상했던 반응을 내보였다.


“진짜 대단하구나!!! 그 미스트를 개박살내다니! 역시 백호다!!!”


낯뜨거운 강철수의 칭찬을 들으며 전백호는 뒤를 돌아 미스트를 찾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



2차전이 끝난 후, 마나 및 체력 보충을 위해 20분간 두 마법사한테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그 사이에 링에서는 다른 아마추어 마법사들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20분 내내 강철수는 전백호한테 부담스러운 칭찬과 함께 그한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다.

하지만 전백호는 강철수의 듣기만 좋은 칭찬을 귓등으로 흘려보내며 잠시 생각을 했다.


일단 미스트를 이겨서 기분은 좋지만, 아직 3차전이 남아있었다. 분명 미스트라면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반전를 만들어내려고 무슨 수를 쓸 것이다.


그의 예상이 맞다면 아마 미스트는 3차전에서 체셔 래빗의 사용을 최소화할거다.

이미 체셔 래빗의 습격은 통하지 않는다는 게 증명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체셔 래빗이 빠지면 미스트가 쓸만한 공격 스킬이 마땅치 않다. 폭탄 소환수의 폭발력은 대단하긴 했지만, 폭발 범위가 비교적 좁아서 조금만 조심하면 될 일이고, 아마추어 시절에 썼던 광선 마법은 지금 시점에서도 결정력이 부족할거다.


아니면, 1,2차전때 숨겨두었던 비장의 무기를 꺼낼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그 사이에 신 스킬을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을까?

사실 1달도 안되는 시간동안 체셔 래빗를 강화시킨 것과 폭탄 소환수라는 신 스킬을 만든 것만으로 이미 대단한거다. 그만큼 단기간동안 매우 강해졌으니까.


그러니 설령 그녀가 다른 카드를 숨기고 있다고 해도, 그건 강화된 체셔 래빗이나 폭탄 소환수만큼 인상깊진 않을거다. 즉, 승부를 가를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이러한 자신감을 가지고 전백호는 다시 링 위로 올라섰다.


이제는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제법 커졌다. 그만큼 1차전에서의 선전, 그리고 2차전에서의 승리가 관중들의 마음을 움직인거다.

그리고 아마 미스트가 패하는 것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적잖게 있었을 거다.


이어서 미스트가 링 위로 올라갔다. 여전히 하늘색 드레스가 매력적인 미스트는 아까의 여유넘치는 표정과 달리 조금 굳어있었다.

어쩌면 결의에 가득 찬 표정일 수도 있겠다.


“공평하게 1승씩 가져갔네요. 이번 마지막 전투도 서로 최선을 다해서 싸워보죠.”


미스트가 반응하지 않자 전백호가 먼저 웃으며 말했다. 미스트는 여전히 충격에 벗어나오지 못한 듯, 가만히 전백호를 바라보았다.


“그 반응을 보아하니 자신이 있으신 것 같네요.”


그녀가 낮게 깐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자신은 있죠. 미스트 양의 체셔 래빗을 제가 봉쇄했으니까요.”


전백호는 능청스럽게 고개를 으쓱이며 답했다. 그러자 미스트는 전백호와 닿기 직전까지 다가와 그를 가만히 올려다보았다.


미스트의 돌발 행동에 전백호는 당황했다. 이제 그녀의 도발에 익숙해졌을 법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버리면 그도 부담스러웠다.


서로의 호흡 소리와 심장 박동 소리까지 전부 들리는 상황. 전백호는 침을 삼키며 미스트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백호 씨.”


마침내 그녀가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그의 귓가에 말했다.


“네?”

“뭔가 까먹으신게 있나본데, 저는 체셔 래빗만 있는게 아니에요.”


저 말의 의미는 뭐지? 전백호가 고개를 갸웃하고 있을 때, 미스트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 그러더니 알 수 없는 미소와 함께 이 말을 덧붙였다.


“보여드리죠. 제가 왜 미스트인지.”


작가의말

어쩌다보니 경기 하나를 묘사하는데 회차 전부를 할애했네요. 원래는 1,2차전을 합칠까 생각도 해봤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2개의 회차로 나누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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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Story 4. 토끼와 독수리 (2) 20.06.29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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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Story 3: 출생의 비밀 (3) 20.06.02 37 1 16쪽
12 Story 3. 출생의 비밀 (2) 20.05.28 47 1 14쪽
11 Story 3. 출생의 비밀 (1) 20.05.19 59 2 15쪽
10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에필로그) +1 20.03.25 75 2 7쪽
9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5) 20.03.22 73 2 15쪽
»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4) +1 20.03.20 7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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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2) +1 20.03.15 82 2 17쪽
5 Story 2. 두 전설의 격돌 (1) +2 20.03.14 113 2 14쪽
4 Story 1. 드래곤 슬레이어 (3) 20.01.11 119 2 15쪽
3 Story 1. 드래곤 슬레이어 (2) 20.01.10 151 2 17쪽
2 Story 1. 드래곤 슬레이어 (1) 20.01.09 571 4 16쪽
1 프롤로그: 서로 다른 마법사들 (수정) +2 20.01.09 892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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