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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콘크리트를 비출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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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텐
작품등록일 :
2019.05.02 18:23
최근연재일 :
2019.07.08 23:02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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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글자수 :
172,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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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2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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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42화. 옥탑방 (4월 15일)

DUMMY

-- Date 04.15 --


우워, 이게 뭐래. 이게 그 티비에서나 보던 옥탑방이라는건가? 직접 보는 건 처음이네... 랄까, 애초에 상가용 건물에 왠 옥탑방이람...? 원래 보통 주택가의 한 주택의 옥상에 이렇게 지어져있는게 보통 옥탑방아냐...?

아니, 그 전에 만약에 상가 건물의 문이 잠기면 여기 옥탑방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밖이랑 집이랑 왔다갔다 하는거래...

근데 뭐, 만약에 돈 많은 백수가 이 옥탑방에서 살았다면 딱이었겠네. 1층에는 편의점있지, 지하에는 피시방, 2층에는 당구장있고 3층에는 카페와 오락실... 진짜 주상 복합 아파트, 아니. 주상 복합 옥탑방이라고 하는게 더 나으려나.

근데 정말로, 만약에 여기서 살게 된다면 여기 한 건물에 뭐 식료품이라던가 생존용품 그런거가 다 구비되어있고 하니까, 음... 뭐라하더라. 주변 환경? 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그런게 정말 쾌적하겠네.

굳이 밖의 망령들에게 고생 안 시달려도 되고, 굳이 뭐 먹으러 막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한 맨홀 구멍으로 쑥 빠져버릴 일도 없으니까 말이야.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내부, 내부를 확인해야겠지. 아무리 주변 환경이 쾌적하고 뭐해도... 아무래도 집 안이 더러우면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리겠지.

근데 뭐... 솔직하게 말하자면은 이 옥탑방의 집 안이 더러워도 그냥 깨끗하게 치우고 정리하고 닦아서 이 곳에 머물 생각이지만...

거기에다가 어차피 지금 시간도 점점 저녁을 향해서 달려가고 있고, 무엇보다 아까 다친 발과 팔 잘린 부분이 너무나 아파서 더 이상 무리를 하다가는 정말 더 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 만약에 조금 힘을 내서 이리저리 돌아다닐 수 있다고 해도 만약에 정말로 그랬다가는 가다가 갑자기 픽하고 쓰러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여기서 사는게 아무래도 낫겠지. 응.


그렇게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옥탑방 문고리를 잡았다.


하으... 발 상처나서 아파 죽겠는 상태로 몇시간을 이리갔다 저리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그것도 캐리어를 가지고 왔다갔다 했더니 정말정말 힘들어 죽겠는데, 제발 신이시여. 제발 안에 적당히 깨끗한 상태라서 제가 편안하게 이 건물에 머물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게 나는 믿지도 않는 신에게 기도하며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솔직히 왜 이 때 이렇게 까지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자-, 그럼 이제 엽니다? 3, 2, 1...!!

끼이이익-


...오? 안은 생각보다 깨끗한데?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깨끗한 현관이었다.

정말 누군가가 내가 올 것을 예상하고 미리와서 정리하고 청소 해 놓은 것처럼 정말 깔끔하고 깨끗했고. 현관 옆에 고스란히 놓여져있던 신발장을 열어보니 남성용 구두가 아주 각지게 진열되어 있었다. 전에 이 곳에 살던 사람이 남자 회사원이었던가? 굉장히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었나 싶었다.

그렇게 현관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니, 와... 정말 내가 상상했던, 내가 언제나 꿈꾸던 그런 인테리어와 집의 구조... 무엇보다 어디선가 나는 듯한 향기로운 향수 냄새... 정말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만약에 자취를 하게된다면 이런 집에서 꼭 살아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소원이 이루어질줄은 상상도 못 했다.

나는 그렇게 입이 떡 벌어진 채로 집안 곳곳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30분은 집 안 곳곳을 돌아다녀봤더니, 아 이게 입꼬리가 내려가지않았다. 이게, 입꼬리를 내리려고 손가락의 힘으로 빡 프레스를 가해도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에, 왜냐고? 그야 당연히 이 집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집이라고 생각하니까 왠지 모르게 이게 입가에 미소가...

앗, 그, 그야 물론 전에 살던 그 분께는 죄송하긴하지만... 당연히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 정도 쯤이야... 가 아니라, 그래도 팔도 잘렸고 발도 다쳤는데, 이 정도쯤은 이해해주실거라 믿는다. 응, 믿는다.


어쨌든 그렇게 행복했던 옥탑방 집의 내부 탐사를 마치고 나서 나는 옥탑방 밖을 한 번 살펴보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 밖에는 뭐... 별거 다른 거라고는 없었다. 그래봤자 조그만한 물탱크, 에어컨 실외기, 빨래거치대 정도...??

근데 뭔가 조금 다른 점을 지적하라고 한다면 인조잔디? 지압판? 뭐라해야하나 이거. 아무튼 뭔가 초록색 플라스틱의 무언가가 옥상 전체에 깔려있어서 뭔가 잔디밭처럼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굳이 예를들면 고기라던가 그런 것들을 바베큐해먹거나 텐트쳐서 캠핑놀이라던가... 근데 애초에 여기에 상하지 않은 고기가 과연 있으려나...? 잘 모르겠다.

그래도 확실한건 옥상이 넓으니까 뭔가 할만한 건 많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이런 곳에 토트놈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쩝, 여러모로 아쉽다.


흠흠, 자~ 이제 이 옥탑방에 대해서 총점을 매겨보자면 나의 생각은 이러하다.

일단 한 건물 안에 왠만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그 점은 플러스.

옥상이 꽤나 넓직한데다가 초록색의 플라스틱 뭐시깽이가 깔려 있으므로 이 점은 개인적으로 플러스.

아까 일기장에 다 쓰지는 못했지만 집이 정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점은 플러스. 뭐, 예를 들어 부엌기구라던가 찻장 그런 것들이 있겠다.

하지만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5층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는 점만큼은 마이너스이다. 뭐... 물론 건물 밖으로 나가서 먹을 거 찾으려고 이리저리 해매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만 말이다.

근데 솔직히 이것도 이 건물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거리도 시간도 전의 집에서 대형마트를 갔었을 때의 시간보다 엄청 절약이 되는데에도 불구하고 안 간다? 귀찮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내게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흠, 아까 처음 옥탑방의 겉부분을 봤었을 때는 오우, 꽤나 흥미로운걸? 딱 이 정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안을 보고나서 밖을 봐서 그런지 딱 봐도 나 옥탑방이요~ 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만약에 팔이라던가 발이 낫게되면 페인트 안 굳은거로 이렇게이렇게해서 좀 꾸며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근데 애초에 이 주변에 페인트 가게가 있던가...? 보통 그런건 시내 쪽에 있을텐데... 근데 시내는 이미 저 나락 속으로 가라앉아버렸고...

아으, 모르겠다. 자자자. 잡생각 그만 하시고, 이제 오늘 하루도 지쳤으니까 이제 집 안으로 들어가서 푹신푹신한 소파에 다이빙이나 해보자구.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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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독일 쾰른 왔습니다 (~7/16까지 휴재) 19.07.12 33 0 -
55 외전 5. 누군가의 기억 IV 19.07.08 35 0 7쪽
54 49화. (4월 20일) 19.07.06 32 0 7쪽
53 48화. 쳇바퀴 (4월 18일) 19.07.05 35 0 7쪽
52 47화. 19.07.03 34 0 7쪽
51 46화. 의미 (4월 17일) 19.07.02 38 0 7쪽
50 45화. 개비 (4월 17일) 19.06.30 70 0 7쪽
49 44화. 천둥 (4월 16일) 19.06.28 67 0 7쪽
48 43화. 19.06.27 114 0 7쪽
» 42화. 옥탑방 (4월 15일) 19.06.26 43 0 7쪽
46 41화. 상가 (4월 15일) 19.06.24 48 0 8쪽
45 40화. 어제 (4월 15일) 19.06.22 56 0 7쪽
44 외전 4. 누군가의 기억 III 19.06.21 56 0 7쪽
43 39화. 유리파편 (4월 15일) 19.06.20 60 0 7쪽
42 38화. 어제라는 이름의 마약 (4월 14일) 19.06.19 58 0 7쪽
41 37화. 허공 (4월 14일) 19.06.18 73 0 7쪽
40 36화. 생명선 (4월 14일) 19.06.15 59 0 7쪽
39 35화. 누군가의 기억 II 19.06.15 56 0 7쪽
38 34화. 꿀 (4월 14일) 19.06.14 126 0 7쪽
37 33화. 라면 (4월 14일) 19.06.13 59 0 7쪽
36 32화. 신체절단 (4월 13일) 19.06.11 59 0 7쪽
35 31화. 날붙이 (4월 13일) 19.06.10 28 0 7쪽
34 30화. 청개구리 (4월 12일) 19.06.08 97 0 7쪽
33 외전 3. 누군가의 기억 I 19.06.07 72 0 7쪽
32 29화. 동거 (4월 11일) 19.06.06 88 0 7쪽
31 28화. 토트 (4월 11일) 19.06.05 75 0 7쪽
30 27화. 첫 경험 (4월 11일) 19.06.04 104 0 7쪽
29 26화. 빛먼지 (4월 10일) 19.06.04 71 0 7쪽
28 25화. 진동 (4월 10일) 19.05.30 56 0 7쪽
27 24화. 꽃구경 (4월 9일) 19.05.29 53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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