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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죽고 나니 마왕이 되어 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Testable
그림/삽화
Zig
작품등록일 :
2019.02.24 00:11
최근연재일 :
2024.05.04 21:38
연재수 :
304 회
조회수 :
136,345
추천수 :
3,288
글자수 :
1,688,290

작성
23.07.30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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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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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6쪽

드워프와 인간

DUMMY

가름이 레오네와의 전투를 이어갈때쯤, 같은 전장의 반대편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고 있었다.


펑ㅡ!


굉음과 함께 지면이 터지고, 폭발로 인해 사방으로 튀는 파편.


그걸 미처 피하지 못한 지천사가 벌집이 되어 털썩 쓰러졌다. 음속의 20배가 넘는 속도로 날아드는 날카로운 파편들에 사지를 잃고 꿈틀대던 몸은 곧 움직임을 멈췄다.


“으헤헤, 유탄발사기의 맛이 어떻슴까! 인도어파라고 얕보면 안됨다! 저도 이럴땐 엄연한 전투원인 검다!”


기술연이라면 누구나 얻고 싶어 하는 실전 데이터의 수집에 직접 나선 덕에 얼굴이 잔뜩 상기된 키루아가 신이 나서 외친다.


그 손에 들린 건 유탄발사기.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중앙의 실린더가 회전하여 최대 여섯 발까지 유탄을 연사할 수 있는, 마도연방군 기본 무장인 리볼버와 비슷하지만 크기는 물론이고 위력 또한 훨씬 높은 무기다.


앙증맞은 토끼귀와 꼬리가 인상적인 이 드워프 소녀는 동료가 맞은 끔찍한 결말을 보고 잠시 주춤하는 지천사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연달아 당겨댔다.


퐁, 포옹.


유탄발사기는 앙증맞은 소리를 냈지만, 그 위력은 가히 위협적이었다.


포물선을 만들며 날아가는 큼지막한 유탄이 목표에 닿을 때쯤이면, 여지없이 지천사 여럿을 날려버리는 폭발이 일었다.


하위 천사라고는 하나, 엄연히 평균적인 인간이나 마족 병사를 웃돌며 총기에 대한 내성도 어느 정도 지닌 지천사를 이리 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건, 이 유탄발사기가 키루아의 개인 무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유탄이 내는 폭발 자체의 위력도 있지만, 아직 실험단계에 있기에 허가받지 못한 기술이 잔뜩 들어갔다. 예를 들면 각인탄의 개량버전이라든지. 고대마법을 응용한 마나응축이라든지.


겉보기에는 모양만 다를 뿐 통상 병력이 사용하는 화기ㅡ하급 방어 마법을 부술 수 있는 물건과 별 차이 없어 보이지만, 이건 그보다 한 단계 위인 중급 방어마법 따위는 가볍게 부숴버리는 물건인 것이다.


“절 만만하게 본 걸 후회하는 검다ㅡ앗.”


키루아가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기지만, 빈 실린더가 돌아가며 딸깍 소리가 날 뿐이었다.


장전된 여섯 발의 유탄이 벌써 소진된 걸 알아차린 키루아가 허리에 찬 패니 팩에 손을 뻗어 유탄을 집으며, 다른 손으로는 실린더를 열었다.


실린더에 남은 탄피를 빼고 장전하려는 그 모습을 절호의 기회로 보았는지, 슬금슬금 거리를 좁히던 지천사 하나가 맹렬한 기세로 키루아의 뒤를 덮쳤다.


이형의 천사가 머리 높이 들어 올린 검에는 새하얀 불꽃이 깃들어 있었다. 전투와는 영 연이 없는 가녀린 드워프 소녀의 몸 따위 양단해버릴 일격이다.


검이 무서운 기세로 내리쳐지려는 순간, 그의 왼편에서 뭔가 번쩍이더니 지천사가 목을 잃었다.


그건 키루아를 구해준 아군의 마법. 보이지 않는 공기의 칼날이다.


“오, 안대 언니! 나이스 샷인검다!”


“... 부탁이니까 좀 더 뒤에 있어줘. 내 임무는 널 지키는 거니까.”


“헤헤, 좀 신이 나서 그랬슴다!”


유탄발사기의 장전을 마무리하며 멋쩍게 웃는 키루아였지만, 하겐은 쿵쾅대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고 있었다.


방금 지천사의 일격을 막지 못했으면 분명 이 드워프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고, 모종의 상급 간부로 여겨지는 그녀의 죽음이 자신에게 불러올 후폭풍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라도 마도연방군이라는 이름의 괴물집단의 분노를 사는 건 사절이다.


“실드.”


하겐이 순간적으로 친 실드에 백색 마법이 튕겨 나갔다.


하겐에게 중급 공격 마법을 쏜 지천사는 재차 성마법을 날리려는 모양이었지만, 그 다음 순간 그의 안면을 강타한 무영창 4급 마법ㅡ라이트닝 세레나데에 숯덩이가 되어 자빠졌다.


당장의 위협을 제거한 하겐은 잠시 숨을 돌렸다.


딱히 전투능력이 높다고는 할 수 없는 드워프가 직접 노려진 건 키루아가 저 무기로 잔뜩 적을 터뜨린 적에 이목을 한눈에 받은 탓이겠지. 하겐은 마법사 치고는 매우 드물게도 마법을 무영창으로 발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방심하지마. 열댓마리 더 오고 있으니까.”


하겐은 그리 말하며, 지면에 누워 꿈틀대고 있는 지천사에게 시선을 향했다.


“인비지블 블레이드.”


키루아를 구해준 것과 동일한 마법ㅡ보이지 않는 칼날이 전보다 한층 강렬한 기세로 춤추며 적의 목을 갈랐다.


“어라, 방금은 무영창으로 주문 날리지 않았슴까?”


“무영창이라고 해도 만능은 아니야. 나는 인간이라 체내 마나가 없으니까 연비를 생각해야지.”


이쪽으로 오는 지천사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겨서 반절을 터뜨린 키루아가 묻고, 중급 공격마법 윈드 메나스로 나머지를 쓸어버린 하겐이 어깨를 으쓱했다.


무영창ㅡ마법의 주문 영창을 전부 생략하는 기술은 한순간의 빈틈이 죽음을 불러오는 전장에서는 유용한 능력이지만, 위력이 눈에 띄게 반감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마법의 이름을 부르는 것 그 자체가 그것을 실체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니까.


예를 들어 방금 성마법을 날리는 지천사를 쓰러뜨리는데 쓴 라이트닝 세레나데는 중급 중에서도 제일 상위에 속하는 4급 마법으로, 영창할 시간이 있었다면 그보다 훨씬 약한 6급 공격 마법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간단하게 봤을 때 무영창 4급은 영창 6급과 동일한 위력을 낸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무영창 마법을 맞고 완전히 죽지 않은 것을 보아 이 지천사들이 쓸 수 있는 마법은 그녀의 역량보다 낮은 중급ㅡ6급 정도로 한정된다고 봐도 좋겠지.


보통 마법을 정상적으로 쓰려면 지팡이라는 매개가 필요하고, 주문의 영창이 필요하다.


마법사의 숙련도에 따라 영창의 길이(마법의 난이도가 높을 경우 마법명 뿐만 아니라 한 문단을 길게 읊을 필요가 있다)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이게 정석으로 여겨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소리다.


매개는 있으나 무영창으로 발동하는 마법ㅡ방금 하겐이 키루아를 구하려 쓴 마법의 위력은 주문의 생략으로 인해 반감되고, 정밀도도 떨어졌다. 근거리인데다 지천사의 갑옷이 덮지 못하는 목덜미를 노렸으니 목을 떨굴 수 있었던 것이다.


거기에 한술 더 떠 매개 없이ㅡ맨손으로 마법을 쓰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지. 하겐도 지팡이는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해서 들고 다니지 않지만, 왼눈에 찬 안대와 그에 달린 보랏빛 보석이 그 매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론 전장에서 이런 주제를 길게 설명할 생각이 없는 하겐은 머리를 굴려, 간단하게 비유할 대상을 찾았다.


“영창없이 그냥 마법을 쓰는 건 양동이에 물을 담아 그대로 끼얹는 것과 같아. 호스를 사용했을때보단 정확도, 위력 모두 형편없어지는 거지. 근거리라면 감으로 얼추 적을 맞출 수는 있지만, 이런 놈들을 일격에 쓰러뜨릴 위력은 내지 못해. 아, 수준 낮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상대할 수 있겠지만.”


에든 왕성에서 있었던 피의 향연을 떠올린 하겐이 덧붙이고, 잠시 그 말을 곱씹던 키루아는 잘 모르겠다는 얼굴을 했다.


“그 위력 감소라는 거 확실한 검까? 우리 보스는 그냥 맨손으로 써도 괜찮던데, 사람마다 다른 검까? 아니면 인간만 그런 제약이 있다든지?”


“맨손으로 쓴다니, 마법을? 지팡이도, 영창도 없이?”


“그냥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뭔가 대단한 어둠 마법... 버스트 같은 상급 마법이 터져나오는 검다! 음, 가끔 주문명을 말하기는 하지만 위력이 크게 차이나는 것 같지는 않슴다.”


하겐은 마법을 준비하다 그 동작을 멈추고, 굳은 얼굴로 키루아를 보았다.


“마왕님, 그 무영창 마법을 사용할때 지팡이 같은 매개를 안 쓰는 건 확실해? 지팡이가 아니더라도 마법의 매개가 따로 있는 거 아니야?”


“아님다. 딱히 마법 때문에 뭘 들고 다니는걸 본적이 없슴다! 아니, 그보다 간부급들은 보통 그런 거 없어도 풀위력을 내는 것 같슴다. 생각해보니 엘프들은 평범하게 활이라든지 지팡이라든지 쓰는 것 같슴다.”


“키루아 씨... 그건 엄청 대단한 거야. 매개가 필요한 엘프들의 경우가 보통인거고...”


잠시 말을 잃은 하겐은 키루아의 유탄이 지천사 무리를 한방에 폭발시키는 걸 보고, 입을 열었다.


“지팡이와 같은 매개는 마법 시전 자체에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그 힘을 다듬어주는 역할이이야. 그런거 없이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무영창으로 쓸 수 있다니...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인 내 시점으로 볼 때는 엄청난 괴물이야.”


“뭐, 마왕님이 괴물인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 아니겠슴까!”


키루아가 싱긋 웃었다.


“전 기존 마법엔 큰 흥미가 없으니까 말임다. 뭐, 무영창 쓸 수 있는 마법사부터 찾기 힘드니 상관 없는 거 아니겠슴까? 제가 만든 각인탄으로는 무영창으로도 풀위력을 낼 수 있으니 말임다!”


이 드워프는 크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지만, 하겐은 그 정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만일 그녀가 생각하는 게 맞는다면, 마왕은 무영창으로 쓴 마법의 위력이 감소하는 게 드러나지 않을 정도의 방대한 마나를 갖고 있다는 소리다.


버스트는 확실히 상급 어둠 마법 중에서도 난이도와 공격력이 높은 마법. 하겐이 들은 바에 따르면 무려 1급일 것이다.


그런 1급 마법을 무영창으로, 그것도 본연의 위력 그대로 쓸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마나를 갖고 있어야 하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마왕군엔 괴물밖에 없는 건가...”


작게 중얼거린 하겐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일하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갔다. 전투는 아직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다.


아까부터 이쪽을 집요하게 노리는 지천사들. 처음엔 어림잡아 500정도라고 생각했지만, 계속해서 쓰러뜨리고 있음에도 그 수가 줄어드는 기미가 안 보였다.


어느 정도 쓰러뜨리면, 어디선가 더 큰 무리가 날아든다. 죽이면 죽이는 만큼 늘어나기라도 하는 것이란 말인가.


“11시 방향. 적 50 접근 중이야.”


키루아에게 그 위험을 알린 하겐이 다수의 상대로 효과가 있는 4급 마법ㅡ인비지블 블레이드의 다른 버전인 윈드밀 블레이드를 준비하기도 전에, 바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터졌다.


화아아ㅡ


푸른 화염이 한순간 작렬해서, 이쪽을 향해 빠르게 강하하는 수십의 지천사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태워버린 것이다.


그건 마치 작은 태양처럼 하늘을 불태우며, 한동안 그 위용을 과시했다. 너무나도 밝은 그 불꽃 탓에 지면에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 주변이 오히려 어두워진 것 같았다.


그 짧은 시간 사이 재도 남기지 않고 적을 집어삼킨 푸른 화염은 곧 사그라지고, 뒤에서 방울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숫자는 많지만, 그래봤자 하급천사네요. 힘을 더 쓸 필요조차 없어.”


한번 손을 휘두르는 것으로 수십의 지천사를 없애버린 늑대 소녀가 중얼거렸다.


길게 늘어뜨린 푸른 머리칼, 차가운 얼음을 연상케 하는 눈동자, 그리고 그 가녀린 손끝에 남은 푸른 불꽃의 흔적.


그 소녀의 모습에 하겐은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이 존재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촐싹대는 드워프와 마찬가지로 전투와는 연이 없어 보이는 아리따운 늑대 소녀. 하지만 그 외모에 속으면 안 된다.


그녀의 정체는 마왕을 직접 보좌하는 마도연방군의 2인자ㅡ저승의 번견 가름과 마찬가지로, 아니 그보다도 위상이 높은 라그나로크의 마수 펜리르다.


단지 이렇게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아득한 힘의 격차로 인해 몸이 떨리는 강자지만, 같은 아군으로 전장에서니 이보다 더 든든할 수가 없었다.


“린 님!”


하겐은 감히 입도 열지 못하고 있었지만, 아는 인물의 등장에 키루아가 반갑게 외쳤다.


“어쩐 일임까? 여긴 가름 님이 와있는 거 아니었슴까?”


키루아가 존칭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허물없는 태도로 묻자, 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덴트 당신이야말로, 왜 후방으로 빠지지 않고 직접 전투에 임하고 있는 겁니까. 눈먼 총알에 맞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 여기에 온 건 각인탄 관련 기술적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 겁니까?”


린의 힐난하는 시선에 몸을 움츠린 키루아는, 참으로 불행스럽게도 하겐의 뒤에 숨었다.


“보디가드가 있으니까 괜찮슴다! 안 그렇슴까, 안대 언니?”


“보디가드?”


“아, 그게... 가름 님에게 부탁 받았습니다.”


잔뜩 굳은 얼굴로 하겐이 입을 열었다.


“그, 하겐입니다. 4급 마법까진 쓸 수 있어서... 미력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흐응. 그런가요.”


“이미 저를 한번 구해준 검다! 이 독수리 천사들 상대로는 쓸모있슴다!”


4급 마법까지 쓸 수 있다는 발언을 별로 탐탁지 않아 하는 것 같아 상급 마법인 3급도 일회성이라면(무리하면) 쓸 수 있다고 덧붙여야 하나 망설인 하겐이었지만, 키루아의 백업 덕분에 린의 눈이 살짝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본래라면 후방으로 강제 전이시킬 마당이지만, 이번은 넘어가도록 하죠. 그보다 이쪽이 집중적으로 노려지는 것 같은데, 도움이 필요한 곳은 없나요?”


린의 질문에 키루아가 펄쩍 뛰었다.


“아, 그렇슴다! 린 님, 온 김에 부탁함다! 저 놈들, 제 귀염둥이를 노리고 아까부터 떼로 오는 검다. 대공포는 이런 곳에서 함부로 잃기엔 아까운 물건인 검다! 크흠,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대량으로 부서지면 다시 보급할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검다...”


“그럼 제게 맡겨주세요. 적은 아무래도 금속을 다루는 모양이니, 적당히 적들을 쳐내면서 적의 능력 사정거리 밖의 다른 장소로 장비를 옮겨놓겠습니다.”


“금속?”


하겐이 자신도 모르고 되묻자, 린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지천사들을 데리고 이곳을 습격한 건 천경 제2석차. 금속을 조종하는 고유스킬을 가진 모양입니다. 제 동생이 응전하고 있으니 이곳은 그걸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만일을 대비해 대공포를 비롯한 귀중 물자는 적의 손에 들어가기 전에 옮겨두는 편이 낫겠죠.”


그리 말한 린은 다시 키루아를 보았다.


“덴트, 적의 이동 경로를 보았을 때, 지천사들을 계속 소환하는 건 아마 제3석차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치고는 스케일이 크지만, 마나 없이 현실개변을 일으킬 수 있는 성유물이라도 쓰고 있겠죠. 이쪽도 그 성유물의 효과를 정확히 모르는 이상, 일단 지천사의 공급은 무한하다고 상정하고 있습니다.”


“무한...”


적병이 무한하다는 소리에 하겐이 어두운 얼굴을 했지만 린은 문제없다는 표정이었다.


“이 숫자는 조금 부담이 가지만, 다행히 쿠라마사의 지원병력이 곧 이곳으로 도착할 예정입니다. 대치상황에선 딱히 필요가 없었지만, 난전이 된 이상 개개인의 무력이 출중한 그들은 좋은 힘이 되어주겠지요.”


“오, 쿠도씨랑 비슷한 정도의 무사가 떼로 오는 검까.”


“글쎄요... 쿠도 소령은 논외입니다. 아무리 쿠라마사의 정예병이라고 해도 그녀의 기량과 비교하는 건 좀 무리가 있을 것 같습니다만...”


린은 말을 흐렸다.


“최종 목표는 이 전선을 유지하며, 아마 공중요새에 있을 3석을 치는 것입니다. 별동대라도 보내면 해결되겠지요. 그 편성은 참모창교들이 모색 중에 있습니다.”


할 말은 마쳤다는 듯, 늑대는 등을 보였다.


“그럼 저는 이만. 대공포를 옮기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적당히 적을 죽이러 가겠습니다. 덴트 당신도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린은 지천사들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하더니, 곧 그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상급에 속하는 3급 마법ㅡ전이를 쓴 것이겠지.


적당히 하라는 펜리르의 조언도 있었고, 이제 슬슬 이 위험한 전선에서도 물러나도 되나 싶은 하겐은 안도의 한숨을 쉬려고 했지만, 아직 한참 일렀다.


“자, 그러면 놀고만 있을 순 없으니 저건 린 님한테 맡겨두고, 우린 3석을 노리는 검다!”


린의 모습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무리하지 말라는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는 듯 키루아는 검지로 요새를 가리킨 것이었다.


작가의말

마도연방군이 사용하는 총기가 적의 방어 마법과 만났을 때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1)일반 총기(보급 라이플, 권총 등) - 하급 방어 마법(7~10급)은 뚫으나, 중급(4~6급)에 막힘

2)각인탄을 비롯한 강화형 총기 - 중급은 확실하게 뚫으나, 상급 방어 마법(1~3급)을 깨뜨리려면 잔뜩 퍼부을 필요가 있음

3)간부가 사용하는 개인 화기 (카니앗의 저격총, 키루아의 유탄발사기 등) - 무기의 역량보다 개인의 역량에 좌우되는 성능. 같은 기술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애초에 상급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카니앗의 무기가 훨씬 강력합니다


그 이외에도 별다른 설명 없이 당연하게 넣어온 설정은 풀캐스트가 주문명 앞에 붙으면 그 위력을 증강시키는 효과가 있고 더 상위 마법으로 취급된다 정도가 있겠네요. 


키루아는 류셀의 무영창이 전혀 위력 감소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워낙 마법 자체의 위력이 엄청나서 그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너무 설정 놀음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전체적인 설정은 직관적이고 간단하게 짜두었는데 헷갈리는 부분이 있으면 추후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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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비대칭 전력 +1 24.04.13 15 2 14쪽
300 여우의 편지 +1 24.04.06 15 3 13쪽
299 모든 건 그의 뜻대로 +1 24.03.30 21 2 13쪽
298 묘안 +1 24.03.23 16 2 12쪽
297 각자의 싸움 +1 24.03.16 20 3 13쪽
296 손다르 입성 +1 24.03.09 17 2 13쪽
295 마음의 온기 +1 24.02.24 20 2 14쪽
294 최후의 편지 +1 24.02.17 21 2 15쪽
293 소녀는 어둠을 빛으로 착각한다 +1 24.02.10 20 2 12쪽
292 엄습하는 어둠 +1 24.02.03 22 2 16쪽
291 어둠과 함부로 마주한 그들의 말로 +1 24.01.27 22 3 13쪽
290 밀정 +1 24.01.20 29 3 15쪽
289 두 늑대가 바라보는 곳은 +1 24.01.14 26 3 12쪽
288 태초의 유물 +2 24.01.13 25 3 12쪽
287 어둠 속의 살육 +3 24.01.07 33 4 14쪽
286 새롭게 펼쳐지는 무대 +3 24.01.06 29 3 13쪽
285 족쇄를 찬 소년 +1 23.12.30 32 3 12쪽
284 운명을 속삭여라 +1 23.12.25 29 3 13쪽
283 아멜리아 비 리히트 +2 23.12.23 30 3 13쪽
282 왕녀의 비밀 +1 23.12.16 30 3 13쪽
281 그녀만이 뭔가 다르다 +3 23.12.09 31 3 14쪽
280 잿빛 위화감 +3 23.12.02 35 3 12쪽
279 암살 시도 +1 23.11.25 29 2 14쪽
278 세계에게 사랑받다 +1 23.11.18 42 3 13쪽
277 막으려는 자, 부수려는 자 +2 23.11.11 37 2 13쪽
276 사이코메트리 +4 23.11.04 42 3 15쪽
275 레벤 연합의 탈락, 계속되는 전쟁 +1 23.10.28 38 3 12쪽
274 목숨만을 건지다 +1 23.10.21 35 3 13쪽
273 정령술사 프엘리냐 +1 23.10.19 3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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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최강종 +2 23.08.08 63 3 15쪽
» 드워프와 인간 +3 23.07.30 56 3 16쪽
262 어둠을 처단하는 창 +3 23.07.15 56 3 15쪽
261 금속은 생각보다 무르다 +3 23.07.05 63 3 13쪽
260 천사와 대척점에 선 것은 +2 23.06.18 72 3 15쪽
259 기술의 진보는 곧 살육의 진보 +3 23.06.10 68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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