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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센트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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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작품등록일 :
2015.03.30 14:51
최근연재일 :
2016.02.02 20:41
연재수 :
12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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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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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
글자수 :
766,658

작성
15.10.0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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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08화. 마지막을 피할 수 없는가 -1

DUMMY

혹시 모를 적의 접근에 경계를 하는 것도 아카드에게는 훈련의 기회로 보였다. 그녀는 철저한 경계 교육을 시킨 다음 요새를 확장하고 적의 공격에 대비하게 하였다.


"우리는 더욱 강해져야해.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테니까..."


아카드는 이 요새에서 누구보다도 시간을 소중히 사용하였다. 그녀의 친구들 역시 훈련의 대상이었다. 유지니오에게는 매일 마력의 운용을 30분씩 하는 숙제-그녀의 친구들은 아카드의 훈련을 숙제라고 불렀다-가 나갔고, 젠데온과 휴베르토에게는 전술 연구서를 읽어오는 숙제가 나왔다.


"젠데온 선배. 숙제를 안해가니까 아카드 선배가 뭘 시켰는지 아세요?"


"공용 샤워실 청소 시키더라."


"선배한테는 상냥하네요."


"너한테는 뭐 시켰는데?"


"화장실 청소 시키더라구요."


두 사람은 그렇게 불만 아닌 불만을 나란히 내뱉었다.


호운타 기사단은 아카드의 의지에 따라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아카드는 스스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다만 그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카드의 뺨은 더욱 야위어갔다. 그는 원래부터 성량이 작았는데 최근 들어서는 그 소리조차도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매일 의자에 기대앉아서 새어나오는 것같은 목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있으니 다른 맴버들의 걱정은 당연한 것이었다.


"난 말야, 아카드가 어째서 몸살이 나서 기절하지 않았는지 알 수가 없어."


젠데온은 걱정가득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식사는 제대로 하고 있는거야?"


아체나가 아나스타시아에게 묻자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젓고, "사과 한개 정도를 먹고 있어."라고 대답했다.


"그래도 그 정도 먹으니 다행이네. 하루 사과 세 알이면..."


유지니오가 긍정적으로 대답하자 아나스타시아는 자신의 오빠를 쏘아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야. 하루에 한개야."


"하루에 한 개라구?"


젠데온이 어처구니 없다는 드시 고개를 휘저었다.


"말도 안 돼. 나라면 하루만에 죽어버릴거야."


"젠데온 선배야 보통 사람의 다섯 배는 먹잖아요. 선배처럼 먹으면 배가 터져서 죽을 걸요."


휴베르토가 평소처럼 농담을 던졌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아카는 소화가 안된다고 그랬어. 먹어도 다 토해낸다고..."


아나스타시아는 볼맨 소리를 냈다.


"게다가 뭐라는 줄 알아? 식량이 귀하니까 자기가 먹어서 토하면 낭비라는 소리도 했어."




집없는 개 몇 마리가 나무그늘 아래에서 혀를 내밀고 엎드려 있었다. 점점 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퀼레팔라 요새에 쏟아지는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말라가는 우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병사들은 구보를 하고 있었다. 애초부터 학생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군대였다. 목표를 정하고 수행하는 것은 그들의 본분이었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전투가 가능할거야."


유지니오는 만족스럽게 훈련받는 병사들을 바라보았다. 각급 지휘관들의 독려 아래에서 병사들은 강해지고 있었다.


"호운타 기사단은 점차 강해지고 있어."


아카드도 드물게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카의 건강은 거기에 반비례하고 있고."


아나스타시아는 대단히 불만족스런 얼굴로 두 사람을 째려보았다.


"아니, 난 괜찮아."


"하나도 안 괜찮아, 지쳐보이는 걸 넘어서 엄청 아파보인다구."


아나스타시아의 뒤를 이어 아체나도 "요즘 아카드는 너무 무리했어."라고 거들었다.


"맞아, 아카는 휴가가 필요해. 주7일 근무는 근로법 위반이라는 거 알고 있어?"


아카드는 갈라진 입술을 밀어 올려 웃음을 지어보였다.


"지금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야."


아카드는 호운타 기사단의 누구보다도 바쁘게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그의 계획대로 였다. 그녀에게 있어서 이 시간은 너무도 충실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원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아카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다. 그녀를 돌보아준 루크 백작님은 결국 마지막에 그녀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라며 혼자 떠났다.


그런 그녀에게 드디어 모두가 바라는 것이 생겼다. 학생들은 승리를 원했다. 죽지 않기 위해 아카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나스타시아는 진정 그녀를 걱정해 주었다. 유지니오는 이제 세상을 구한다는 큰 목표를 정하고 아카드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것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쁜 일이었다.


"유지니오, 2주 안에 두 번의 큰 전투가 벌어질 거야. 두 번을 모두 이기면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어."


그녀가 유지니오에게 그렇게 말했을 때 유지니오는 긴장하여 들고 있던 서류를 자기도 모르게 구겨버렸다.


"괜찮아, 지금의 우리라면 이겨낼 수 있어. 전과 다르니까."


"아카드, 정말 널 믿을 수 밖에 없구나.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이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유지니오는 구겨진 서류를 펴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알리시아 영지가 출격하고, 부스라스 일족마저 움직이자 다리오 왕은 기뻐 어쩔 줄 몰랐다.


"이제 발라 모다스와 피아조 상단을 염려할 필요가 없어졌다! 우리의 주 전력으로 학생군을 쳐서 그들이 다시는 왕명을 거스르지 못하게 만들어주겠다!"


그는 드롤 모다스에게 병력을 맡겨 북랑시에의 동쪽을 막게하여 만약을 대비하고, 린드블름에게는 퀼레팔라 요새를 되찾게 했다.


출격을 명받은 린드블름은 군대를 셋으로 나누었다.


"놈들은 요새를 끼고 있다. 퀼레팔라 요새는 북쪽은 자연절벽으로 막혀있는데다가 언덕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농성하기 적절하지. 그 꼬맹이라면 그런 잇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세방향에서 적을 포위하고 농성전을 시작한다! 놈들에게 이번에야 말로 힘의 차이를 보여주겠다!"


린드블름이 이끌고 오는 북랑시에의 정예병은 기병, 보병의 주축군으로 전투병 1만 8천에 지원병 4천이었다. 이에 맞서는 호운타 기사단은 총 수가 8천이었으니 적에 비해 거의 3배의 차이가 났지만, 호운타 기사단은 긴장을 할 지언정 두려워하지는 않았다. 이미 그들은 열세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었다.


"어이, 아카드. 린드블름의 군대가 출격했어. 게다가 이미 3일 거리에 도달했어. 이렇게까지 다가올 때까지 모르다니..."


젠데온이 손을 비비며 투덜거리자 아카드는 "워낙 가까운데 주둔하고 있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적의 수가 2만이 넘어요. 무려 3개 군단을 끌고 왔다니깐요. 발라 쪽을 견제하던 병력을 모두 이쪽으로 돌린 것 같아요."


정찰을 담당했던 휴베르토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지만 아카드는 당황하지 않았다. 작전 회의에 참가한 모든 사람들은 숨소리까지 참고 아카드를 주목했다. 아카드는 눈을 잠시 감고 있다가 천천히 눈을 뜨며 "우리가 이길 수 있어."라고 작전의 설명을 시작했다.


그녀의 군대는 그녀가 지시를 하는 것을 아무런 이유없이 수행하는 것이 친숙했다. 회의의 마지막에 그녀는 지형에 대해 언급하며 열 명단위의 움직임까지도 설명해주었다. 회의가 끝나고 유지니오는 모두를 대표하여 승리에 대한 연설을 했다. 이 형식적인 몇마디에 호운타 기사단은 이제는 킬킬거리며 웃어가며 각자 군대를 이끌고 출격했다.


아카드는 떠나는 사람들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아나스타시아는 지친 아카드가 잠드는 것을 확인하고 모포를 덮어준 다음, 자신이 맡은 일을 다하기 위해 회의실을 나갔다.


작가의말

너무 바쁜데 다음 주 금요일이 쉬는 날이라서 너무 기쁩니다.

세종 대왕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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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116화. 승리, 그리고 승리 -3 16.02.02 166 2 13쪽
127 115화. 승리, 그리고 승리 -2 16.02.02 156 2 27쪽
126 114화. 승리, 그리고 승리 -1 16.01.30 153 1 8쪽
125 113화. 그와 그녀의 잔혹했던 이야기 -4 16.01.24 122 2 13쪽
124 122화. 그와 그녀의 잔혹했던 이야기 -3 16.01.18 147 2 12쪽
123 121화. 그와 그녀의 잔혹했던 이야기 -2 16.01.14 170 2 19쪽
122 120화. 그와 그녀의 잔혹했던 이야기 -1 16.01.14 130 2 8쪽
121 119화. 전야 16.01.14 156 3 10쪽
120 118화. 험멜의 뒤를 쫓아 -3 15.11.17 238 2 26쪽
119 117화. 험멜의 뒤를 쫓아 -2 15.11.09 251 2 13쪽
118 116화. 험멜의 뒤를 쫓아 -1 15.10.30 195 2 15쪽
117 115화. 휴식의 날 15.10.23 153 2 20쪽
116 114화. 하이데바라드를 점령하는 가장 쉬운 방법 -3 15.10.21 256 2 17쪽
115 113화. 하이데바라드를 점령하는 가장 쉬운 방법 -2 15.10.19 216 2 16쪽
114 112화. 선지자 15.10.16 95 3 12쪽
113 111화. 마지막을 피할 수 없는가 -4 15.10.15 179 4 15쪽
112 110화. 마지막을 피할 수 없는가 -3 15.10.13 138 2 16쪽
111 109화. 마지막을 피할 수 없는가 -2 15.10.08 101 2 7쪽
» 108화. 마지막을 피할 수 없는가 -1 15.10.04 193 2 8쪽
109 107화. 옛 연인 -3 15.09.30 140 3 15쪽
108 106화. 옛 연인 -2 15.09.21 239 2 12쪽
107 105화. 옛 연인 -1 15.09.18 188 2 8쪽
106 104화. 세만 요새 공성전 -3 15.09.16 110 2 8쪽
105 103화. 세만 요새 공성전 -2 15.09.14 206 3 9쪽
104 102화. 하이데바라드를 점령하는 가장 쉬운 방법 -1 15.09.11 305 3 8쪽
103 101화. 스스로 만들어낸 승리 -3 15.09.09 179 3 13쪽
102 100화. 스스로 만들어낸 승리 -2 15.09.07 172 4 9쪽
101 99화. 스스로 만들어낸 승리 -1 15.09.02 183 3 10쪽
100 98화. 의도된 급변 15.08.31 187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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