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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님의 서재입니다.

복수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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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anLee
작품등록일 :
2018.11.10 15:58
최근연재일 :
2019.01.07 16:47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5,011
추천수 :
79
글자수 :
100,098

작성
18.11.14 12:41
조회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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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복수해 드립니다 5

DUMMY

4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뭔가 강력한 자석에 끌려 무장해제

당했다고나 할까?


물론 자신이 괴로워하고 극도로 분노하고 있는

실마리를 쥐고 있는 김실장이기에 마지못해 햇볕이

쏟아지는 양지로 끌려 나온 현중이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김실장은 엄청난 흡인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쉽게 타인의 뜻에 따라 움직여지지 않는

사람이 현중이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현중은 이 사람이 불어주는 바람대로 몸을

잠시 맡겨 볼 심산이었다.


현중이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않는 것이 바로

김실장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김실장도 따로

더 이상 대답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냥 다짜고짜 그를 이끌고 데려간 곳이

백화점 양복 코너였다.


“유니폼이라 칩시다.

세 네 벌은 있어야겠지요?”


놀란 현중이 뭐라 말하려 하자 김실장이

현중의 입을 막아 서듯 말했다.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니까···

여기서 갈아 입는 걸로 합시다”


하는 수 없이 현중이 김실장이 골라주는

양복과 넥타이, 와이셔츠를 들고 탈의실로

들어 갔다.


탈의실에서 옷을 양복으로 갈아 입고 나온

현중은 딴 사람이 되어 있었다.

원래 잘생긴 얼굴이었지만 후질그래한 야상

쪼가리에 가려 있던 현중의 미모가 고급스런

양복빨로 치장되자 현중은 모델 뺨치게

잘 생긴 친구로 변해 있었다.


김실장은 만족한 듯 미소 지으며 다시 현중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이것 저것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였다.




양복과 구두, 그리고 운동복 등 하나 가득

김실장의 트렁크에 쑤셔 박고는 김실장의

차는 경기도 구리, 망우리 고개를 넘어

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역시 말이 없다. 현중도 어디를

가며 누구를 만나러 가는 지 물어 보지 않았고

김실장도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김실장의 차가 구리역 택시 승강장 앞에

잠시 멈춰 섰다. 이윽고 검은 투피스의 정장을 한

삼 십대 초반 정도의 여자가 앞자리에 올라 탔다.


얼추 키도 커 보이고 운동을 한 몸매가 정장 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차에 탄 그녀가 잠시 현중을

쳐다보곤 이내 김실장에게 인사를 했다.


“지시하신 대로 모두 처리 했습니다”


“수고 했네 정비서···. 출발하지..”


그러자 정비서라 불리운 여인이 운전 기사에게

말했다.


“경기도 진접입니다. 네비 찍어드리겠습니다”


정비서가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는 동안

김실장의 차가 다시 출발했다. 입력을 마친 정비서가

대쉬보드를 열어 작은 쇼핑백을 꺼내 몸을 돌려

현중에게 주며 짧게 말했다.


“명함입니다”


현중이 쇼핑백을 받아 들어 포장된 명함 팩을

뜯곤 명함 한 장을 들어 확인했다.


명함에는 재단법인 청사[靑史] 기획조정팀장

강현중이라 적혀 있었다.


“가끔 명함이 필요할 때가 있어서 말이지···”


김실장이 의례적인 설명이 귀찮다는 듯 성의 없게

말했다. 현중은 재단법인의 이름이 청사, 즉 파란뱀이라

생각했다가 한문을 보곤 푸를 청에 역사를 가리키는

사를 써서 조금 의아한 생각으로 이름을 읊조렸다.


“청사···”


김실장이 다시 귀찮은 말투로 말했다.


“진지하게 생각하지 맙시다.

작든 크든 조직은 필요한 거니까···”


명함을 쳐다보던 현중이 고개를 들어 눈을

감고 있는 김실장을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눈을 감고 있던 김실장은 어찌 알았는지

김실장을 쳐다보고 있던 현중에게 짧게 한마디 했다.


“김실장!”


“네?”


“날 불러야 할 때도 있을 거 아닙니까?

김실장이라 부르면 됩니다.

가끔은 세속적인 게 더 편할 때가 있습디다”


그리곤 살짝 눈을 떠 정비서를 비스듬히

응시하며 말했다.


“얼마나 남았지?”


“30분 정도 남았습니다”


“그럼 30분 동안 입 다물고 좀 쉽시다”


김실장은 그렇게 입을 다물어 버렸고 차 안은

그 어색한 적막감이 다시 가득해졌다.


김실장의 승용차가 도착한 곳은 이제 막

개발중인 자그마한 서울의 위성도시였다.

그래서 그런지 말 그대로 뒤죽박죽이었다.


아직 개발 되지 못 한, 그 전에 지었던 낡은

다세대와 아파트도 보이고 새로 신축한 그럴듯한

아파트, 그리고 대기업 마트까지 한대 어울려

무질서한 난장판이 펼쳐 보였다.


김실장의 승용차는 외곽 도로를 빠져 나와 좁은

왕복 이차선 도로 마을 진입로에 들어 섰다.

그곳은 마치 7,80년대 동네 재래 시장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좁은 이차선 도로 좌 우로 빽빽하게 들어 선

재래시장 길거리 좌판과 형형색색 LED 광고판으로

무장한 핸드폰 매장이 묘하게 어울리고 있었다.


김실장의 차는 다시 그 재래 시장을 비집고

우회전하여 낡고 금방이라도 쓰러져 버릴 것

같은 4층짜리 다세대 주택 앞에 멈춰 섰다.


그제서야 김실장은 눈을 떠 주위를 한번

쳐다보곤 바로 차에서 내렸다. 현중도 김실장을

따라 차에서 내렸다.


“내가 이야기 했던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자살한 아이의 가족들 말입니다”


“예?”


“아이는 죽고···

아버지는 출소 후 정신 병원에 갇혀 있고···

어머니와 언니는 풍비박산 난 이 곳에···

방치되어 있지요”


언제나 그렇듯 김실장은 현중의 대답 따위는

들을 필요 없다는 듯 낡고 더러운 빌라 현관으로

들어가버렸다.


김실장 일행이 삼층을 오르기도 전에 날카로운

중년 여인의 목소리가 째지듯 일행의

귀청을 파고 들었다.


“안돼요. 더 이상은 정말 안돼요.”


“제발요.. 다음 달이면 거처를 마련 할 수 있어요.

한 달만.. 제발요.. 한 달만···”


“그 소리만 벌써 몇 번째에요?

벌써 이년 반이 넘었어요, 월세 안 준 게···

보증금 다 까먹고··· 월세가 일년이나

밀렸는데··· 안돼요···

나도 먹고 살아야지요···”


일행이 4층에 다다르자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50대 중반 아줌마가 소리를 지르고 있고

그 앞에서 보기에도 병색이 완연한 40대 중반

여인이 고개를 수그리며 애원을 하고 있었다.


“이번엔 진짜 안돼요. 이미 퇴거 명령 소송

끝나서 법원 명령 나왔으니까···

강제 집행 할 거에요. 그런 줄 알아요.”


“사모님··· 저희는 그럼 어디로 가란 말입니까?”


“나도 죽겠다고요··· 나부터 살아야지···

아무튼 물건 들어 낼 테니 그리 알아요.

시간 줄 때 물건 빼라고요 그러니까~~”


여자 목소리가 커지자 김실장이 맞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예, 물건 당장 뺄 겁니다.”


여자가 깜짝 놀라 김실장을 쳐다 보았다.


“뭐야 이 사람들은?”


일행이 4층 복도에 모두 도착하자 정비서가

거의 쓰러 질 듯한 피해 어머니를 우선 부축한다.


“살림 살이 빼고 요구 조건 들어 들일 테니

언성을 낮추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피해 어머니는 이 낯선 사람들이 누구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게 쳐다 만 보고 있다.

그러자 김실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머니께 말했다.


“이제부터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집주인 여자는 설혹 이 사람들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게 아닌가 싶어 다시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뭐야 귀찮게 시리..

사정 모르는 사람들은 일단 빠지세요 네?”


“짐은 지금 당장 빼 드리겠습니다.

다음 요구 사항이 뭐지요?”


“아니.. 이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뭐라는 겨?”


“서로 시간 낭비 하지 않길 바랍니다.”


주인집 여자가 김실장을 아래 위로 훑어

보더니 긴가민가한 표정으로 이야기 했다.


“미··· 밀린 월세··· 그거 어떡할 꺼에요?”


“저희가 처리하겠습니다”


“아니··· 이 사람들이..

밀린 게 얼마인 줄이나 아세요?

천 만원이에요 천 만원~”


“정비서!”


정비서가 잠시 어머니의 손을 놓고 주인

여자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


“계좌번호 적어 주시죠.

지금 바로 이체해 드리겠습니다”


순간 주인 여자와 어머니, 그리고 소동

때문에 집 안에 있다가 밖으로 나온 딸까지

놀라 입이 벌어졌다.

여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정말로···”


그러자 정비서가 대답대신 볼펜과 수첩을

여인에게 내밀었다. 여인이 황급히 계좌번호를

적고 있는 사이 김실장이 어머니에게 다가가 말했다.


“날씨가 쌀쌀합니다.

안에 들어 가셔서 이야기 하시지요···”


그리고는 손수 어머니를 부축해서 집 안으로

들어 갔다. 딸과 어머니도 영문을 모른 채로 김실장의

손에 이끌려 안으로 들어 가고 현중도 따라 들어 갔다.


방 두 개 짜리, 지은 지 30년이 넘는 빌라 안은

그야말로 너덜너덜했다. 벽지는 누렇게 변할 대로

변해 원래 색깔을 알 수 없었고 벽의 꼭지점마다

새카맣게 곰팡이가 번지며 아래로 내려 앉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드릴 게 아무 것도 없어요”


죽은 학생의 언니로 보이는 이십 대 후반의

처자가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살피는

김실장이다.

어머니는 한눈에 봐서도 상태가 몹시 안 좋아 보였다.


“많이 아파 보이십니다.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어머니가 힘겹게 입술을 떼어 말을 했다.


“저··· 누구신데··· 저희를···”


김실장이 안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어머니께

건네 줬다. 명함에는 재단법인 청사 재단

이사장 김하성이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어찌 명함 한 장으로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겠는가?


“이게.. 뭔지···”


그러자 김실장이 전에는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온화한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재단법인 청사라고요···

그냥 알기 쉽게··· 나라에서 어머님처럼

피해를 당하신 분들을 도와드리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저희 같은 기관을 몰라서 나라의 도움을 못 받는

분들이 꽤 계시더라고요..”


정부 기관이라는 소리에 어머니 표정이 안도의

표정로 바뀌었다. 물론 이것은 김실장의 거짓말이었다.

어머니와 언니를 안심시키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


“이제 저희가··· 모든 것을 돌봐 드릴 겁니다.

거처도 새로 옮기실 거구요,

어머님 건강 검진도 받으셔야 하고···

따님 취직 자리도 저희가 알선해 드릴 겁니다”


“집을 옮긴다고요? 그건 안 됩니다. 그나마..

저희 바깥양반 병원이랑 가까워서..

여기서 지금까지 버틴 건데.. 그건 안 돼요..”


“걱정하지 마십시오.

남편 분도 지금 계시는 허름한 정신병원에서

좀 더 나은 환경의 병원으로 옮길 겁니다.

어머님 아무 걱정 마세요”


어머니와 딸은 믿기지 않는 현실에 놀라

그저 숨만 몰아 쉴 뿐이었다.


이후 진행되는 사항은 현중을 더욱더 놀라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그 즉시 신촌의 내노라 하는

대학 병원 특실에 입원을 해서 각종 건강 검진을

받았다.


주인집 아주머니는 바로 이체 된 밀린 월세를

받고 입이 귀에 걸렸고 이 두 모녀의 거처는

교외에 마련된 30평 대 아파트로 옮겨졌다.


물론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있던 아버지도

모녀의 새 아파트 근처의 캐톨릭 계열 정신

요양 병원으로 옮겨 좀 더 세심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누구인가?

현중은 점점 이 사람들의 정체가 궁금해졌지만

그의 성정으로 뭔가를 물어 본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어찌 되었든 적어도 그들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고 자신도 그 과정 속의

하나의 톱니바퀴가 되어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작가의말

오랜 시간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품을 쓰지 했습니다.

작품을 쓰지 하니까... 살아가야 이유가 없어  

처럼 느껴졌습니다.

 

다시... 비록 무딘 글솜씨지만...

소설를 보려 합니다.

많이 응원해 주셨음 감사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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