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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지 님의 서재입니다.

하 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석박지
작품등록일 :
2018.10.25 19:21
최근연재일 :
2019.02.01 16:11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55,772
추천수 :
2,991
글자수 :
1,106,262

작성
18.11.19 23:30
조회
630
추천
11
글자
11쪽

83.

DUMMY

"상권을 독점하고 있는건 솔직히 답이 없거든."

"네? 그냥 전부 잡아버리면 안되나요?"

"그랬다가는 이곳에서 생활하는 모험가들이 생존할 수 없을거야."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까지 전부 압류하면 되기는 하겠지만 그랬다가는 폭동이 일어나겠지. 모험가들의 눈에는 그저 귀족이 상인의 물건을 빼앗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을테니. 그리고 상권을 장악하고 물가를 올린다는 이유만으로 잡아 넣을수는 없다.


"뭐. 어차피 나랑은 상관 없지."

"네? 어째서요?"

"나는 이곳에서 모험가들이 많이 죽는 이유를 찾으러 온것 뿐이야. 상인들과 관련이 없으면 딱히 해결하진 않을거야. 무엇보다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없어. 물론 보고는 하겠지만 이걸 해결하는건 황제와 이곳의 영주가 해야하는 일이니까."


무엇보다 돈이 안된다. 기껏해야 백 만골드쯤? 그에비해 모험가들이 죽으면서 생기는 장비와 소모품들의 값은 천만골드가 넘는다. 최소 50년 이상 이짓을 해왔으니 잘하면 1억골드쯤 받을 수 있을거다.

시간이 늦어질 수록 모험가 길드는 더욱 시끄러워지고 사람으로 붐비기 시작했다. 의뢰목록도 한번 살펴보기는 하였지만 별로 특별한건 없었다.


"역시 여기에도 특별한건 없네."

"모험가들을 직접 죽이는 집단이 있는걸까요?"

"아마 그게 가장 유력하긴 하지. 보통 모험가 한명의 장비는 10골드 정도 하니까. 이곳에서는 더욱 비싸겠지."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니. 끔직하네요."

"제일 끔찍한건 돈인데 말이지....."


결국 오늘은 단서를 찾지 못하였다. 매년 이곳에서 수만명의 모험가가 죽어나간다. 보통 죽은 모험가의 신분증을 가져다 주면 거짓말을 간파하는 마도구로 확인 후 바로 10실버를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모험가들은 신분증을 가져다 준다. 아마 모험가를 노리는 살인 조직은 10 실버를 받을 수 없겠지.


"응? 이건...."


여관으로 돌아가던 내 눈에 뭔가 익숙한, 정확히는 그리운 냄새가 내 코끝을 간지렵혔다.


"린님? 왜그러세요?"

"잠시만 기다려봐."


나는 엘리를 데리고 그리운 냄새가 퍼저나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냄새의 진원지는 작은 스프가게였다. 하지만 그곳에서 파는 스프를 본 순간 나는 온 몸이 굳어졌다.


"어....카..레?"

"응? 카레가게네요."

"엘리. 너는 카레가 뭔지 알아?"

"네. 아마 성국 전통요리일거에요. 매콤한 스프라고 들었어요. 보관하기 편해서 모험가들도 자주 먹는데요."


설마 또 용사인 건가. 어떻게 카레를 만들 생각을 다하지? 차라리 화약같은걸 만드는게 더 쉽지 않나? 카레에 들어가는 향신료만 수십가지 일텐데. 그걸 이 세계에서 찾았다고? 도대체 뭐하는 애들인거지...

나는 카레가게에서 카레가루를 조금 산 뒤에 엘리와 여관으로 돌아왔다.


"그럼 엘리. 지금 자고 내일 해가 뜨기 직전에 공동묘지로 가보자."

"네. 그러면 안녕히주무세요."


아직 해가 지지않고 하늘에는 노을이 져 있다. 내일 새벽에는 엘리에게 흑마법을 가르쳐줘야지. 참고로 엘리는 내가 빌려준 반지덕에 깨끗한 상태다. 라벤더 향까지 나는건 덤이고.


-린. 그런데 이건 위험하지 않나?

'솔직히 말하면 위험하기는 하지. 잘못하면 대인전을 해야할 수도 있겠어.'

-여기있는 모험가들의 실력도 꽤나 되는것 같던데.

'모험가를 사냥하는 집단은 최소 오러비기너 이상의 실력자들이 모여있다는 거겠지.'


최소 5인으로 이루어진 파티를 확실하게 전멸시키기 위해서는 20명이 한 팀으로 구성될 필요가 있다. 모험가파티 하나를 잡는다고 했을때 50골드가 생긴다. 20명에서 나누면 한명당 2골드 50실버. 굉장히 큰 돈이다. 하루에 한 파티만 잡아도 돈은 넘처난다. 또한 사망자의 수를 보았을때 모험가를 사냥하는자들은 최소 500명이 넘는다.

그렇다면 돈을 펑펑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찾으면 되기는 하겟지만 이곳은 모험가의 마을이다. 근처에 공략이 되지 않은 던전들도 많고 워낙 한 탕을 노리는 파티가 많아서 그것도 힘들다.


'니엘. 그런데 흑마법으로 죽은 모험가와 대화할 수 있나?'

-글쎄. 아무래도 무리일듯 싶군. 그건 최소 5서클은 되야한다.

'역시 그렇겠지. 기간은 한달인데 찾을 방법이 없네.'


아마 그들은 모험가들이 막 전투를 끝냈을 때를 노릴것이다. 안전하기도 하고 모험가의 장비만 얻는것 보다는 마물의 전리품을 같이 얻는게 훨 이득이니까. 문제는 이 마을 주변으로 마물들이 있는 지역이 너무 넓다는것. 혼자서 둘러보려면 최소 몇 년은 걸릴 작업이다.


'제일 좋은건 아지트를 찾는 거긴 한데.'

-어째서 그들이 아지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거지?

'그들도 피가 묻은 장비나 골드를 보관할 장소는 필요할 테니까.

-최소 오러 비기너로 이루어진 500명 이상의 사람들을 이길 수 있나?

'프렐리아라면 몰라도 나는 무리야.'


어쩌면 빈라스도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오러 유저라면 빨간 튤립 1개는 터져야 대미지를 입을까 말까다. 즈레브 마을에서 더 위력이 강한 폭탄을 구매해서 온다면 모를까. 폭탄은 힘들다.

뭐, 그것 때문에 하얀 튤립을 구매했긴 하지만 말이다. 조금이라도 생존가능성이 높아지겠지.


-그러면 그들의 아지트에 골드가 있을거라 생각하는건가?

'아니. 골드도 있기야 하겠지만 골드보다 마정석이나 장비들이 더 많을거야. 그것들은 세탁하기 힘든 물건이니까.'

-확실히 마정석이 비싸기는 하지.

'그리고 그들은 50년동안 이짓을 해왔어. 상당히 조직적일거야.'

-응? 하지만 어떻게 50년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거지?

'보통 재능이 없는 모험가들은 30대에서 40대 사이에 은퇴를 하지. 그리고 30년 전과 10년 전쯤에 잠시 모험가들이 죽지 않던 공백기가 있었어. 아마 그때 새대교체가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그들의 나이는 20대에서 30대 겠군.


이렇게 보면 답이 안보인다. 새대교체가 이루어질 타이밍에 왔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저들은 한창 전성기이다. 물론 아지트 위치만 파악한다면 기사단을 보내서 소탕할 수 있을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아지트의 정확한 위치와 그들의 재산을 확인해야 하지만 말이다.





"린님. 일어나세요."

"으음. 엘리?"


아무래도 조금만 잔다는게 깊은 잠에 빠졌던거 같다. 다행히 아직 해가 뜨지는 않았는지 주변이 깜깜했다. 우리는 조용히 여관을 빠져나와 공동묘지로 향했다. 달이 상당히 밝아서 다행히 앞을 보지 못할정도는 아니였다.


"으으. 엄청 으스스하네요."

"유령 잡으면 마정석 나오려나."

"언데드는 마물이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아참. 그랬지."


솔직히 내가 뭔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난다. 그런데 전생에 나 유령 엄청 무서워 했었는데. 막상 정말로 존재하니까 별로 무섭지 않다.

실존하면 무섭지 않다는 건가...뭐, 물론 케빈의 단검이 천사가 들어가서 그런지 이걸로 찌르면 금방 죽을거 같기는 하다.


"그럼 시작할께요."


엘리는 눈을 감고 공동묘지 한가운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말이 공동묘지이지 실제로 이세계는 보통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한다. 그냥 땅에 묻으면 언데드가 되어서 사람을 습격하는일이 자주 일어나서 마물이든 인간이든 죽으면 일단 태운다고 한다. 그래서 이 공동묘지에도 시체가 있는게 아니라 유골만 묻혀있다고 한다.


-확실히 엘리는 흑마법에 재능이 있군. 벌써 서클을 만들어 가고 있다.

'마나대신 마기로 서클을 만드는거라고 했나? 그런데 나는 전혀 마기가 느껴지지 않는데.'

-그게 재능의 차이다. 저정도 속도라면 이곳에서 2서클까지 가능하겠어.


그렇게 한시간쯤 지났을까? 지평선이 벌겋게 밝아올때쯤 엘리는 눈을 떴다.


"성공했구나."

"네. 서클이라는게 확실히 생긴거 같아요."


엘리의 심장에서 마나와는 다른 이질적인 무언가로 이루어진 고리가 느껴진다. 저게 마기인가. 확실히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거부되지는 않는다.


"마법은 쓸 수 있겠어?"

"해볼께요......다크..에로우."


영창을 한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검정색의 마법진이 생기더니 마법진에서 검정색 화살이 날아갔다. 저거 공식만 매직미사일보다 더 어려웠던거 같은데. 30초만에 영창을 해버리다니.


"성공했어요!"

"그래. 수고했어. 일단 마기부터 진정시켜. 그상태로는 금방 리타이어될거야."


나는 니엘이 말해주는대로 뒷정리를 시키고 엘리와 함께 다시 여관으로 돌아왔다. 여관에 돌아올 때쯤에는 벌써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엘리. 너는 어떻게 할래?"

"네? 어떻게라니요?"

"여관에서 흑마법을 수련해도 되고 나를 따라다닐 수도 있지. 어떻게 하고싶어?"

"어...저는 조금더 흑마법을 수련하고 싶어요."

"그래. 여기 1골드 있으니까 식사는 꼭 나가서 사먹고. 여기 여관음식 형편없더라."


나는 엘리를 여관에 두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거리에 사람들은 많았지만 모험가가 아니라 식당주인이나 상인들인것 같다. 아침부터 열심히네.


-린. 이제 어떻게 할거지? 그냥 무작정 찾으러 갈건가?

'아니. 일단 모험가 길드에 가려고. 거기에 이 주변 지도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더라고.'

-모험가인척 마물이라도 잡을건가?

'아니. 그런 귀찮은 짓은 안할거야. 어차피 500명이 넘는 조직이야. 그 정도 수라면 아지트도 당연히 클 수밖에 없잖아. 그것만 해도 수가 확 줄을거야.'

-과연. 확실히 500명이나 되는 수가 숨어있을 만한 장소는 적지.


나는 모험가 길드에 가서 추천매뉴인 '파이어 웜 스튜'와 '드레이크 뒷다리살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이렇게 두가지 매뉴를 같이 주문을 하면 음료는 공짜였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모험가들이 떠들었지만 쓸만한 정보는 없었다.


"그러니까 북쪽 절벽에 와이번이 때거지로 산다니까."

"바보냐. 그거 어제 전부 토벌되었어. 대규모 파티모집이 있었는데 그것도 몰랐냐?"

"으에? 진짜? 이번에 와이번 알좀 얻나 했었는데."

"크으. 나도 와이번 알 하나만 얻으면 바로 은퇴하는건데 말이지."


어제 저녁 추천매뉴가 '와이번 날개구이'였던 이유가 있었구만. 쓸만한 정보는 없지만 재미있는 내용들이 상당히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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