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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지 님의 서재입니다.

하 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석박지
작품등록일 :
2018.10.25 19:21
최근연재일 :
2019.02.01 16:11
연재수 :
241 회
조회수 :
155,820
추천수 :
2,991
글자수 :
1,106,262

작성
18.11.15 23:30
조회
669
추천
16
글자
11쪽

75.

DUMMY

"즈레브가 고블린의 마을이였다니."

"설마 모르고 계셨던 거에요?"

"아니 그렇잖아. 나는 당연히 인간의 마을인줄 알았다고."


어쩐지 계속 수상하다고는 했다. 마을에 60살 이상의 노인들은 없고 한번 혼인을 하면 무조건 세 쌍둥이 이상으로 낳았으니. 거기에 그곳에 대한 자료도 대충 만들었는지 엉성했다.


"그런데 즈레브가 고블린의 주식이 폭광초야?"

"네? 그게 뭔가요?"

"연금술의 제료인데 폭발하는 성질이 있어. 설마 고블린들 마정석이랑 폭광초를 먹나?"

"어...똑같이 빵이랑 고기 먹을걸요?"

"흐음. 이럴때 베르안 황자님이 있으면 물어봤을 텐데."


지금 베르안은 전국을 암행중이다. 뭐. 물어볼 사람은 있으니깐. 나는 발걸음을 죽이고 문으로 다가가서 문을 벌컥 열었다.


"에?"

"안녕하세요 황녀님."

"뭐야. 린. 어떻게 안거야? 베르늄 때문에 감지도 불가능 할텐데?"


물론 물리법칙은 무시하는 유령 하나가 알려주었다. 아마도 엘리에게 준 책이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숨어서 엿듣고 있었던 거겠지.


"아. 이 책은 돌려드릴게요. 엘리에게는 너무 이른 책이라."

"우웅. 도대체 어떻게 알아차린거야."


프렐리아는 양 빰을 부풀리고 인상을 찌푸린체 나를 바라보았다.


"혹시 고블린에 대해 아시는게 있나요?"

"칫. 물론 잘 알고 있지. 즈레브에 가본적도 있어. 하지만 폭광초라는 식물은 안먹을걸."

"그렇군요."


그러면 왜 폭광초를 밀보다 더 많이 수요하는 걸까? 애초에 여기서 파는 물건들도 정체를 알 수가 없다. 역시 한번 가보고 싶기는 한데. 마탑주는 얼마에 보내주려나.


"원한다면 대려다 줄 수도 있는데."

"네? 거기 한달 거리인데요?"


제국의 동쪽 끝이다. 내가 달려서 한달거리지. 말이나 마차를 타면 몇 달이 걸린다.


"미르 있잖아. 개 타고 날아가면 3시간이면 갈 수 있어."

"....설마 황녀님도 같이 가시는 건가요?"

"응. 미르는 내말 아니면 듣질 않거든."

"사양하겠습니다."

"뭐어? 어째서!!"


3시간이나 하늘에서 황녀와 같이 있어야 한다고? 차라리 뛰어서 가는게 더 낫지. 아니면 마탑주에게 부탁을 하거나. 미쳤다고 내가 프렐리아랑 같이 가냐.


-린. 그냥 황녀랑 같이 가는게 좋지 않나? 너가 아무리 뛰어서 갔다온다 하더라도 2달은 걸린다. 이자만 해도 4천만 골드다.

'..........마탑주에게 부탁하면.'

-왕복으로 3천만 골드를 달라고 하겠지.

'.....하아. 미친.'


역시 신경쓰이기는 하는데. 지금 내게 여유가 있는건 아니다. 당장 빚을 값고 고블린 마을을 방문해도 상관 없다는 거다. 하지만 폭광초는 말 그대로 폭탄을 만드는 재료다.

제국 위의 폭광초는 전부 제레브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역시 조사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황녀님은 거기 가서 뭐하시게요?"

"즈레브는 꽤 재미있는 곳이거든. 그리고 너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도 봐두고 싶고."

"애초에 와이번에 두명이 탈 수 있습니까?"

"린 정도면 충분히 가능할 껄? 설마 높은 곳을 무서워 하는거야?"

"그건 아닙니다만...."


높은 곳보다는 프렐리아가 더 무서웠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역시 가기 싫은데....


"그럼 언제 가실건데요?"

"지금."

"네?"

"나 다음 달에 레이프 영지 암행가야 하거든. 준비할거라도 있어?."


최소한 자료는 더 모으고 가고 싶었는데. 암행을 가면 보통 한달은 걸리니 이자일 없는 2달이 그냥 날라가는 거다. 운이 좋으면 바로 제레브에서 빚을 전부 값을 수 있겠지.


"하아......바로 준비할께요."

"좋아. 대신 갔다와서 대련 한번 하는거다?"

"네?"

"공짜로 태워주는데 대련 한번은 해 줘야지."


프렐리아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조건을 걸었다. 뭐 그래도 대련 한번정도면 양호한 편이다. 저번처럼 누나라고 부르라고 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나는 바로 짐을 챙겨서 3연무장으로 향했다. 그러자 잠시 뒤 비둘기 소리와 함께 프렐리아가 와이번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구륵!

"어서 타. 린."

"......앉을대가 없는데요?"


비둘기 소리를 내는 미르에 타고 있는 프렐리아만 해도 앉을곳이 없었다. 애초에 와이번에게는 안장이 없다. 등이 의외로 넓어서 앉는데 큰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렐리아의 뒤에 앉으면 무조건 떨어질거 같은데.


"앞에 앉아."

"....저 그냥 안 가면 안되나요?"

"어허. 빨리."


나는 어쩔 수 없이 프렐리아의 품에 안기듯 앉게 되었다. 프렐리아가 미르의 고삐를 잡고 있어서 프렐리아가 뒤에서 끌어 안는 형태가 되었다.

내 긴 머리는 프렐리아가 뒤로 묶어 주었다. 이거 지구에서 내가 7살때 엄마랑 같이 회전목마 탈때 생각나네. 물론 와이번은 회전목마보다 몇 만배는 더 빠르지만.


"좋아. 가자 미르!"

구르륵!


미르는 땅을 박차고 힘차게 날아 올랐다. 나는 최대한 몸을 앞으로 하려고 했지만 순간 느껴지는 가속도에 어쩔 수 없이 몸이 뒤로 쳐졌다. 그리고 내 머리 위에서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무게감을 더 느끼기 전에 미르는 지상 5km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나는 죽음을 경험했다.


"커헉"

"응? 린! 린! 미르! 내려가자."

구륵!

"린! 괜찮아?"

"허억. 허억. 이런 미친."


지상 5km까지 올라가자 기압이 낮아지면서 숨을 쉬지 못하게 되었다. 몸은 어떻게든 멀쩡한것 같았지만 시속 300km이상으로 움직이는 와이번 위에서 숨을 쉬기는 불가능 했다.


"린. 설마 숨이 안쉬어 지는거야?"

"후우우. 황녀님은. 도대체 어떻게 그 속도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겁니까."

"아. 린은 오러를 익히지 않았지. 어쩌지. 돌아갈까?"


아니 오러는 무슨 만능이냐. 저런 저기압에서 숨을 쉴 수 있다고? 나는 몸이 멀쩡한 것만으로 감사한데.


"잠시만요. 이걸 쓰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응? 그 반지 물 나오는 마도구 아니였어?"

"내장된 마법중에 에어 마법이 있었던거 같은데."


이 반지에 내장된 마법만 거의 스무개다. 저번에 확인할때 분명 공기가 나오는 마법도 있었다. 나는 반지를 입에 물고 에어 마법을 발동시켜 보았다. 그러자 신선한 공기가 입속으로 가득 들어왔다.


"가능할거 같아요. 이 반지에 에어마법도 내장되어 있네요."

"응? 가는데 3시간이 걸리는데 그동안 유지 될까?"

"아마 하루종일 써도 문제 없을거에요."

"그래? 그러면 바로 출발한다! 가자. 미르!"

구르륵!


속도는 적응이 되도 저 울음소리는 적응이 안된다. 와이번이 비둘기 울음소리라니. 반지의 마법을 발동하기 위해서는 손에 끼고 있어야 한다. 한손으로는 균형을 잘 잡을 수 없어서 프렐리아가 균형을 잡아 주었다.나는 당장 눈꺼플이 바람 때문에 아프긴 하였지만 익숙해지니 그럭저럭 여유가 생겼다.


"린. 어때? 버틸만 해?"

"쓰으읍. 내 익숙해 지니. 쓰으읍. 이것도 할만. 쓰으읍. 하네요."


실은 바람소리때문에 뭐라는지 잘 들리지는 않지만 대충 알아듣고 대답하고 있다. 이건 서울에서 제주도 가는 비행기를 맨몸으로 날아가는거랑 똑같은 상황이다.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할 따름이다.


"미르에 나 말고 다른 사람을 태운건 처음이거든."

구르 구륵

"쓰으읍. 그런데 황녀님. 쓰으읍. 오러를 배우면. 쓰으읍. 몸무게가........아닙니다."


이런 미친. 갑자기 뒤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다시 말하지만 여기는 지상 5km 위다. 나는 절대로 낙하산도 없이 스카이다이빙하기는 싫다.


"참고로 나는 언제나 40kg이야."

".........."

-저기 왼쪽 손목에 걸려있는 팔찌는 경량화마법이 인첸트된 마도구다.

'껐다 켰다 할 수 있고 40kg으로 맞춰주는거?'

-그렇다. 마탑주가 만든건 아니고 던전에서 발견한 모양이군.


프렐리아와 대화를 하다보니 이제 어느정도는 호흡을 고르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린. 전부터 궁금했는데 린은 왜 그렇게 수련을 한거야?"

"수련이요?"

"응. 저번에 카이더스랑 대련 때 너가 원해서 수련을 한건 아닌거 같은데."

"어...그게. 원해서 했던건 아니에요. 살아남기 위한 발악중 일부였어요."

"응? 살아남기 위한 발악이라니. 설마 칼포스 백작이 그렇게 시킨거야?"


갑자기 주제가 무거워 지자 프렐리아의 목소리의 톤이 바뀌었다. 나도 이걸 말하는게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한 대답이다. 어차피 언젠가는 들킬 일이였고.


"아니요. 실은 양아버지세요. 어쩌다가 연이 닿게 되어서 양아들로 받아 주셨어요."

"왜 살아남기 위해서 발악을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 대답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아니에요. 칼포스를 만나기 전에는 매일매일 죽을 위기를 겪으면서 살아왔어요.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악을 했던거고요."


나는 최대한 감옥의 이야기를 빼고 설명을 해 주었다. 아무래도 감옥의 말이 나오면 니엘과 신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야 한다. 아직은 그걸 말해 줄 때가 아니다. 그저 힘든 생활을 보내왔다는 정도가 적당하다.


"그래서 린 너가 카이더스와 대련때 이성을 잃었던 거구나. 그럼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괴롭니?"

"아니요. 이제는 괜찮아 졌어요."


프렐리아는 아무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괜찮은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성은 분명 이제 다 지난 일이라고 괜찮다고 하지만 감정은 아직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트라우마같지만 아직까지는 힘들다.

프렐리아와는 상공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호흡법에도 완전히 적응하여 이제는 편하게 대화할 수 있게 되었다.


"린. 그러면 이상형은 뭐야?"


물론 이런 질문에는 편하게 대화할 수가 없지만 말이다.


"이상형은 잘 모르겠고 취향은 연하요."

"괜찮아. 취향은 상관 없거든."


네? 뭐라고요? 내가 지금 잘못들은거 같은데. 순간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뛰어내릴까? 지상 5km면 어떻게든...


"린. 혹시 춥니? 몸이 떨리고 있는데."


분명 저 질문을 하면서 뒤에서 짖궂게 미소짖고 있을거다. 역시 여기서 뛰어 내려야 겠어.


"아. 저기 즈레브가 보인다."


뛰어내리려고 결심을 한 순간 내 눈에 보이는건 수평선 넓게 펼쳐진 바다와 해안가 절벽 위에 지어진 마을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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