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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름 님의 서재입니다.

숙원 홍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서여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19
최근연재일 :
2021.04.12 11:00
연재수 :
95 회
조회수 :
215,176
추천수 :
1,167
글자수 :
809,561

작성
21.03.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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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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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숙원 홍씨 91. 이향, 양주로 향하다-2

DUMMY

숙원 홍씨 91. 이향, 양주로 향하다-2


향이 숲길을 벗어났다.

너른 들판에 억새가 지천이었다. 바람에 억새들이 한들한들 쉴 새 없이 속삭이고 있었다.

향이 가장 앞서 달리고 그 뒤로 진양과 안평, 창이와 백겸, 최 무사는 향의 오른편에서 달렸다. 최 무사는 향의 곁을 창이에게 내어주지 않았다.

숲길에선 한 줄로 늘어서 달리던 말들이 너른 들판으로 나오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향을 중심으로 새가 날갯짓하듯 펼쳐졌다.

구름은 바람에 떠밀리듯 이리저리 옮겨 다니고 있었고. 억새들은 여전히 수다를 떠는 듯 한들한들 움직이고 있었다. 바람에 억새가 흔들리는 것인지 누군가 흔드는 것인지.

이건...

숲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살기가 느껴졌다.

백겸과 창이가 놀라 서로를 보았다.

갑자기 억새밭 곳곳에서 움직임이 느껴졌다. 바람은 그대로인데 억새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진양과 안평이 백겸과 창이를 보았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챈 건가 싶어 주위를 보았다. 진양의 눈에도 억새의 흔들림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창이가 최 무사에게 손짓했다. 최 무사가 별감들에게 신호를 보내자 별감들이 향을 에워쌌다.

창이는 일순 멈춰서 숨어있는 그들을 찾아야 하나 망설였으나 백겸이 도리질했다.

둘은 더욱 속도를 높였다.

백겸과 창이가 앞서가 향을 호위하고 싶었으나 향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백겸은 문득 향을 지키고자 하는 자신의 마음보다 백성에게 가고자 하는 향의 마음이 더 간절한 것인가 싶었다.

핫 핫 핫

백겸과 창이가 말을 거칠게 몰아붙이며 향에게 바짝 다가섰다.

향이 맨 갓의 구슬이 이리저리 움직였고 거친 숨소리가 느껴졌다.

앞만 보고 달리던 향이 처음으로 눈길을 돌렸다.


.......

.......

.......

.......

.......

향이 말에서 내렸다.

향에게 가장 먼저 전해져온 건 백성들의 억울함이었다.

산 중턱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십여 채의 초가집이 동그랗게 모여 있고 집집마다 담장도 없는, 마을이 한 집안처럼 그리 사는 산골의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의 입구를 표시한 듯 낮은 기둥 두 개가 세워져 있었다. 기둥이라고 하기엔 그저 나무토막 같았으나 그 위로 솜씨 좋은 누군가가 토끼를 조각해 올려두었다.

마을 입구에 역병 지역이란 띠가 둘러져 있었다.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려 관아에서 쳐놓은 게 분명했으나, 향은 노여웠다. 그 옆에 술에 곤죽이 돼 자고 있는 관원들이 노여웠다.

마을 입구에 채마 밭이 있었다. 농사도 함께 짓고 있었다. 밭 곳곳에 여러 개의 낫과 소쿠리들이 있었고 뽑은 무를 똑같이 나눠 둔 게 보였다.

그리고 그 위에 뿌려진 검붉은, 말라붙어 있는 핏자국을 보았다. 누군가 이곳에 있다가 살해당한 게 분명했다.

향은 잠시 있었다. 진양과 안평이 향을 보았다.

바람에 피비린내가 불어왔다.

백겸과 창이는 마른 침을 삼켰다.

향이 마을로 들어가자 진양과 안평, 백겸과 창이 최 무사와 별감들이 뒤를 따랐다.

몇 걸음 걷지 않고 향이 멈춰섰다.

진양과 안평은 놀라 향을 보았고. 백겸과 창이는 심장이 파르르 떨렸다.

마을의 길목에 짚단이 주욱 깔려 있었다. 짚단 끝으로 질서 없이 사람들의 발이 나와 있었다.

누군가는 한쪽 짚신을 신고 있고 누군가는 맨발이고 누군가는 발이 크고. 누군가는 발이 작고 누군가는 발도 보이지 않는...

진양과 안평은 너무도 참담해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차마 향의 앞으로 나설 수도 없었다.

백겸과 창이는 코끝으로 들어오는 냄새가 아니었다면 이는 현실이 아니라 여겼을 것이다.

해가 산으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구름 사이마다 어찌나 아름답게 제각각 빛을 뽐내며 지고 있는지. 담장 하나 없는 동그랗게 모여 있는 초가집들을 어찌나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는지.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역한 냄새가 아니었다면 참담한 광경은 현실이 아니라 여겼을 것이다.

백겸과 창이가 향을 보았다.

가장 아름다운 빛 아래에서 가장 참담한 모습을 보며 향이 서 있었다.

향의 손이 떨리는 듯싶었다.

......

......

향이 앉아 발이 보이지 않는, 그 짚단을 젖혔다.

그곳에 서너 살 먹은 사내아이가 죽어 있었다.

......

사내아이는 주먹을 쥐고 있었다. 그 주먹이 어찌나 작은지. 향은 아이의 주먹 쥔 손을 잠시 잡았다. 그리고는 흐트러진 머리를 쓰다듬었다.

진양은 분노에 얼굴이 벌게졌고 안평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평은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인 것 같아 결국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다.

“저하...모든 게 소신의 탓이옵니다. 저하...소신을 벌하여 주시옵소서...저하...”

향은 말없이 그들을 보고 있었다.

살아있을 때 지켜주지 못하고. 죽어서는 버려지게 만든.

이 억울한 백성들 앞에

죄인으로 그렇게 서 있었다.

향이 울 수조차 없음을 알기에 붉은 노을이 향의 눈에 들어찼다.

향은 그렇게 해가 질 때까지 있었다.


하늘이 바다 빛이 되었을 때 향이 돌아보았다.

별감들이 횃불을 밝혔다.

백겸과 창이는 향의 곁에 서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너무도 참담했으나 지금은 지켜야 했다. 너무도 고요했으나 그 안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리 잔인한 놈들이었고 억새밭에서 숨어있다는 걸 일부러 드러낸 교활한 놈들이었다.

.....

백겸은 속이 울렁거려 토할 것 같았으나 참고 있었다.

향은 시신을 만지면서도 찌푸리지조차 않고 있었다.

시신의 썩는 냄새를 한번 맡은 자는 죽을 때까지 그 냄새를 잊지 못하는 법이었다.

백겸은 문득 시신에게 지독한 냄새가 나는 건. 잊지 말라는. 자신의 죽음을 잊지 말아달라는 인간의 마지막 절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이는 어린 아이의 시신이 눈에 각인됐다. 자신은 아니라고는 하나 이런 잔인한 자들과 함께였었다. 창이의 어깨에 나비문신 흉터가 욱신욱신 쑤시는 듯했다.

어찌해서 이토록 참혹하게 죽였단 말인가.

향이 일어섰다.

“짚단을 다 젖혀라.”

별감들이 짚단을 젖히자 모두 스물 세 구의 시신이 드러났다. 노인 여섯, 사내가 다섯, 여자가 일곱, 아이가 넷에 젖먹이가 하나 있었다. 아기는 어미의 품에서 죽어 있었다.

창이는 숨이 턱 멎는 듯했다. 목구멍에 무언가가 걸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마치 자신이 죽인 것 같아 바로 볼 수조차 없었다.

백겸은 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와 입술이 바들바들 떨렸다.

어찌해서 이런 아이까지...

진양은 부들부들 떨며 주먹을 불끈 쥐었고 안평은 눈을 질끈 감았다.

향의 눈에는 노여움이 가득했다.

향은 그들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가슴에 새겼다.

......

죽은 자들은 모두 단칼에 베어졌다.

안평이 초로에 접어든 궁녀의 시신 앞에 섰다. 궁녀는 눈을 감을 틈도 없이 삶을 떠났다. 안평은 그 궁녀 앞에 앉아 눈을 감겼다.

안평은 애써 마음을 누르며 향에게 말했다.

“공양왕 후손에 대해 알려준 궁녀이옵니다 저하.”

향이 궁녀의 시신을 보았다.

때마침 별감 둘이 술에 취해 자고 있던 관원들을 끌고 왔다. 관원들은 저하란 말을 듣고는 벌벌 떨며 납작 엎드렸다.

향이 물었다.

“어찌해서 이들이 이곳에 이대로 방치된 것이냐?”

........

진양이 노여워했다.

“네놈들이 정녕 죽고 싶은 것이냐? 저하께서 하문하지 않으시냐!”

관원들은 엎드린 채 벌벌 떨었다. 한 관원이 입을 열었다.

“소...송구하오나...현감께서 오...오늘은 바쁘니...내...내일 처리하라 하셨습니다...해서...”

향이 되물었다.

“바쁘다?”

“주...죽여주시옵소서...소인들은 여기 있는 게 무...무서워서....수....술을 마신 것이옵니다...”

향이 조용히 말했다.

“저들을 관아로 데려가 옥에 가두거라.”

향은 마음을 추스르고 백겸과 창이를 보았다.

“지금부터 이들을 살펴보거라.”

“예 저하!”

향이 최 무사를 보며 말했다.

“주변을 살피거라. 혹시라도 살아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허니 한곳도 놓치지 말고 살피거라.”

“예 저하!”

향이 진양과 안평을 보았다.

“너희들은 나를 따르거라.”

“예 저하.”

권 무사와 정 무사가 횃불을 들고 향의 곁을 따랐다.

향은 진양과 안평과 함께 집집마다 살펴보았다. 한 집에는 방안에 혈흔이 가득했고. 다른 집은 부엌 아궁이에. 다른 집은 미처 먹지 못한 밥상에. 다른 집은 방문에.

진양은 가슴이 바들바들 떨렸다.

“저하...대범한 자이옵니다. 해가 지기도 전에 와서 모두를 죽인 듯싶사옵니다.”

향이 마당에 떨어진 작은 짚신 한 짝을 들고 보았다.

이곳은 마을이 아닌 한 집이었다. 백겸과 창이가 횃불을 들고 시신을 살피는 모습도 향이 진양과 안평과 함께 집을 살피는 모습도 모두 보였다.

살아 있었다면 누군가는 밥을 먹고 누군가는 방문을 열고 앞집 사람을 부르고. 아이들은 마당인지 길목인지에서 뛰어 놀았을,

그리 평화로운 곳이었다.

백겸과 창이가 향에게 다가왔다.

백겸이 말했다.

“저하...모두 한 사람의 소행이옵니다.”

최 무사가 말했다.

“저하...살아있는 사람은 없사옵니다.”

향이 백겸과 창이를 보고, 진양과 안평을 보고, 죽은 백성들을 보았다.

“저들은 두 번 죽었다. 살아서 한 번. 죽어서 한 번.”

향의 눈에 노여움이 가득 찼다.

“저들을 죽인 자를 반드시 찾거라. 나는 죽은 저들을 다시 죽인 자들을 찾아야겠다.”


향이 관아로 들어섰을 땐 이미 어둑해져 있었다.

양주 관아는 입구에서부터 나태함이 느껴졌다. 화톳불도 활활 타오르지 않고 맥없이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고 관원도 몇 보이지 않았다.

관아 구석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관원들이 노닥거리고 있었다.

향은 이곳이 관아인지 저들이 나라의 녹을 먹는 자들이 맞긴 한 건지, 노여웠다.

이들 역시 그 무고한 백성들을 죽인 자들이었다.

진양은 가슴에 천불이 일어 당장이라도 저놈들을 끌어다 요절을 내고 싶었으나 저하의 마음은 더하다는 걸 알기에 참고 있었다. 안평 역시 분노가 치솟았으나 애써 누르고 있었다.

백겸과 창이는 관아 지붕 쪽을 살피고 있었다.

입구를 지키던 관원이 달려가 몰려있는 관원들에게 세자저하가 오셨다고 소리쳤다. 관원들은 허허실실 웃었다.

“어지간히 심심한가 보네. 낮술 처먹은 게 안 깼냐! 하늘같으신 세자저하께서 이런 곳에 왜 오시겠어.”

관원이 기겁해 말했다.

“입 다물어 이놈아. 진짜라니까. 저기...”

관원들은 그제야 향을 보았다. 입성이 다른 걸 보니 도성에서 온 분들은 맞는 것 같긴 한데 세자저하가 이런 곳에 오실 리 없다 여겨 멍하니 보고만 있었다.

진양이 얼굴이 벌게져 소리쳤다.

“네놈들이 죽고 싶은 것이냐? 세자저하께 예를 갖추지 않고 무얼 하는 것이냐?”

그제야 관원들은 눈먼 장님이 번쩍 눈이라도 뜬 듯 행동했다.

모두가 달려와 향의 앞에 납작 엎드렸다. 그들은 엎드려서도 하늘같으신 세자저하가 왜 이곳에 납시었는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얼굴이었다. 관원들은 향의 발끝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죄를 짓는 것 같아 더욱 고개를 숙였다.

향이 물었다.

“현감은 어디 있느냐?”

가장 나이가 많은 관원이 대답했다.

“혀...현감께선...부사 영감 생신 진연에 가셨사옵니다.”

“사옹골 사람들이 살해당한 걸 알고 있느냐?”

모두가 놀라 얼굴을 치켜들었다 다시 고개를 숙였다.

진양이 노여워했다.

“저하께서 하문하시는데 어찌해서 대답이 없는 것이냐?”

또다시 나이 많은 관원이 입을 열었다.

“아...알고는 있사오나...현감께서 함구하라 명을 내리셨사옵니다...”

서로 눈치를 보던 관원들이 이때다 싶어 너도나도 입을 열었다.

다른 관원들은 부사 집에 진연을 돕기 위해 동원됐다고 했다. 살인사건이 알려지면 흥을 깰 수 있으니 오늘까지 비밀로 하라고 현감이 시켰다고 했다.

......

한 관원이 그래도 죽은 망자를 그대로 두는 건 안 된다고 시신을 옮기자고 고집을 부렸다고 했다. 평소 그 관원은 사옹골 사람들과 각별했고 혼자서라도 옮기겠다고 하다가 옥에 갇혔다고 했다. 또한 그 관원을 돕던 다른 관원과, 사옹골 사람들의 주검을 옮기려 했던 마을 사람들도 옥에 갇혔다고 했다.

그 관원은 지필묵을 빌려 몰래 상소를 쓰다 걸려 매까지 맞았다고 했다.

현감이 태워버리라고 했으나 나이 많은 관원이 가지고 있었고 그걸 향에게 보여주었다.

“그 녀석이 우리 양주에서 가장 글을 잘 써서, 우리 애들 갖다주려고 갖고 있었사옵니다...”

향은 관원이 쓴 상소를 펼쳐보았다. 문장이 좋고 필체 역시 뛰어났다.

.....

향이 관아의 끄트머리에 자리한 옥사 앞으로 걸어갔다.

옥사에 걸린 횃불이 타올랐다.

ㄷ 자 형태의 옥사에 관원 둘과 함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십수 명이 갇혀 있었다. 한 옥사에 초로에 접어든 노인 둘이 벽에 기대 있고 체격이 작은 관원은 가만히 앉아 있고 몸집이 큰 관원은 씩씩거리고 있었다. 매를 많이 맞은 터라 관원들은 성한 곳이 없었다.

다른 옥사에는 사내들이, 다른 옥사에는 아낙이 두 아이와 함께 있었다. 어미의 다리를 베고 누워있는 일곱 살 정도 된 사내아이와. 어미의 품에 잠들어 있는 네 댓 살 정도 된 사내아이였다.

향의 눈길이 아이를 향했다.

“아이까지 가두었느냐?”

향에게 안내한 나이 많은 관원이 말했다.

“현감께서 애들 입만큼 가벼운 건 없다면서, 아이들도 가두라 했사옵니다.”

옥사 안의 산전수전 다 겪은 듯 보이는 노인이 분노했다.

“저놈은 짐승이여. 아니 짐승도 제 무리가 죽으면 슬퍼한다던데. 쳐 죽일 놈. 나는 살만큼 살았고, 내가 저승 갈 때 저놈은 꼭 데꼬 갈꺼고먼...”

사옹골에 친척을 둔 사람 좋아 보이는 노인이 한탄했다.

“이자 곱절로 내라 했을 때 떠났어야 했는데. 그럼 이 꼴도 안 보고...저러다 짐승이라도 와서 물어뜯으면 어쩌란 말인가...누가 죽였는지도 모르는데 저승길은 편히 가게 해줘야하는데...”

“말돌이가 죽였다잖여!”

혼자 따로 갇혀있던, 두들겨 맞아 피범벅인 사내가 노인들을 보며 울먹였다.

“아재도 어찌 그런다요! 내가 안 죽인 건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디!”

“그럼 뭐하냐! 현감이 너를 살인자로 만들었는디...옘병할 놈아. 그러게 그 과부는 왜 쫓아다녀가지고서... 네놈이 다 죽인 걸로 뒤집어씌운다잖여!”

“아재...시신 처음 발견한 것도 죄요?...”

이제껏 어미 무릎을 베고 누워있던, 똘망똘망해 보이는 사내아이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엄니 우리 죽었어?”

아낙이 뭔 소린가 싶어 보았다.

사내아이가 일어나 옥사 가까이 가서 향을 살폈다.

“옥황상제가 비단옷 입고 오셨는데. 옥황상제라 그런가 참 잘났네...윤기가 좔좔 흐르고 빛이 나. 엄니 내 생전 살다 살다 이렇게 키가 큰 옥황상제는 또 첨이네...”

사내아이의 시선이 백겸과 창이를 향했다.

“옥황상제 똘마니도 길쭉하네...”

백겸과 창이는 오늘 처음으로 풋하고 웃었다.

옥에 갇힌 사람들이 향을 보고는 뭔가에 홀린 듯이 일어섰다.

향은 그래도 메마른 땅에 싹이 피어있는 것 같아, 스스로 싹을 피우는 그들을 보자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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