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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름 님의 서재입니다.

숙원 홍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로맨스

서여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19
최근연재일 :
2021.04.12 11:00
연재수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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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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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3.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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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숙원 홍씨 88. 단진을 향한 이향의 마음

DUMMY

숙원 홍씨 88. 단진을 향한 이향의 마음


“아...좋다...”

창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마루방에는 이부자리가 개어져 있고 그 옆으로 작은 문갑 위에 서책과 잘 개어놓은 옷이 올려져 있고. 방안 곳곳에 등불과 키가 다른 초가 있었다. 마루방에 걸려 있는 천은 노란 끈으로 잘 묶어두었다.

단진은 콧노래를 부르며 새앙머리로 틀어 올린 머리에 다홍 댕기를 둘렀다. 댕기를 묶은 후에 서책을 꺼내 그 사이마다 있는 낙엽을 보았다.

LOVE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서책을 제자리에 두고 매무새를 한 번 살피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셨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쾌청하고 바람에서 가을 냄새가 물씬 풍겼다. 잠시 눈을 감고 맑은 공기를 들이마셨다.

아...좋다...

단진은 활짝 웃으며 양손으로 치마를 잡고 향에게 달려갔다. 울긋불긋 나무들 사이로 다홍 댕기를 나풀거리며 내달렸다.

동궁전 앞에 멈춰선 단진은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골랐다.

동궁전을 보는 것만으로도 단진은 행복했다. 몇 걸음만 더 가면 향을 볼 수 있다 여기자 햇살보다 더 밝은 웃음이 번졌다.

어젯밤 향에게 꼭 해야 할 말을 하지 못했음을 떠올렸다. 그 말을 할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단진이 서둘러 가려는데 어디선가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그곳을 보니 작은 박 내관과 키가 큰 공두가 쏘아보고 있었다.

단진이 쪼르륵 박 내관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박 내관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박 내관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해맑게 웃고 있는 단진을 보자 가마솥이 부글부글 끓었다.

박 내관은 잠 한숨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새웠건만. 안녕히? 감히 전하 앞에서 문자를 쓰고도 안녕히가 나와? 아무리 서양문자여도 그렇지, 그것도 연모를 써?

전하께서 홍단진이 조선의 문자를 쓰는 걸 알고 계셨다. 그 사실만으로 박 내관은 다리가 후들거렸으나 향에게 내색하지 않았다. 때론 알고도 모른 척 넘어갈 때가 있어야 했다.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 법이었다. 허나 전하께서 ‘신하로서의 연모구나.’ 하고 못을 박으셨다.

저하께선 그 모든 말을 듣고도 단진에게 향했다. 단진을 위로하고 단진과 함께...

박 내관은 뒷목을 탁 잡았다.

단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뒷목이 아프세요? 잠을 잘 못 주무셨어요? 눈도 벌겋게 충혈되셨어요!”

박 내관의 가마솥 뚜껑이 날아갔다. 박 내관은 뒷목에서 손을 떼자마자 옆에 있던 공두를 후려쳤으나 헛손질이었다. 이미 공두는 날아올 걸 예상하고 몸을 숙이고 있었다.

박 내관은 공두를 때리려다 그럴 기력도 없어 단진을 보았다. 그 사고를 쳐놓고 잠을 푹 잤는지 피부는 뽀얗고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 사고뭉치를 어찌한단 말인가. 치워야 하는 게 맞지만 저하껜 귀한 서책이니. 또한 저하께서 이 이상한 서책을 보고 웃으시니 어찌한단 말인가.

아무 말 없이 빤히 보고 있는 박 내관에게 단진이 물었다.

“진짜 어디 아프십니까?”

공두가 나서서 단진을 야단쳤다.

“그걸 몰라 묻는 것이냐? 너로 인해 얼마나 더 큰 고초를 겪게 해야 네가 정신을 차릴 것이냐! 이 정신 나간 것 같으니. 네가 감히 전하 앞에서 문자를 쓰고도 살아남길 바라지는 않았을 터. 물고를 낼 것이다! 감히 연모를 입에 담다니!”

박 내관은 속이 풀리는 것 같아 떠들게 그냥 두었다.

공두는 삿대질까지 하며 더 질렀다.

“어찌해서 너같이 하찮은 닭 따위가 우리 하늘 같으신 저하 앞에서 연모를 입에 담는단 말이냐! 한번만 더 그리하면 네년의 입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순간 놀라 박 내관이 공두를 걷어차고 두들겨 팼다. 공두는 왜 자신이 맞는지 모르겠다는 황당한 표정으로 보았다.

박 내관이 사납게 말했다.

“입조심하거라. 한번만 홍단진에게 이년 저년 그리 말한다면 네놈의 입 먼저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이다.”

박 내관이 숨을 내쉬고 단진을 보았다.

“나는 네 덕분에 잘 잤다.”

단진이 해맑게 웃고 동궁전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박 내관이 막아섰다.

“네 덕분에 잘 잤으니 보답을 해야지. 오늘은 하루 종일 네가 좋아하는 걸 하게 해줄 것이다.”

단진이 가장 좋아하는 건 향을 바라보는 일이었다. 단진이 활짝 웃었다.


바스락...바스락...

후원 뒷마당은 나무들이 많아 낙엽이 지천이었다. 흙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낙엽이 쌓여 있었다.

단진이 싸리비로 낙엽을 쓸고 있었다. 박 내관이 오늘 안으로 이 낙엽을 다 치우라고 했다. 해가 질 때까지 후원에 콕 박혀 낙엽을 쓸고 또 쓸라고 했다. 또한 박 내관은 단진을 조용히 겁박했다. 다시 한번 서양의 문자고 뭐고 간에 글을 썼다간 공두를 찢어 죽일 것이라 했다.

단진이 낙엽을 쓰는데 하늘에서 낙엽이 비처럼 쏟아졌다. 공두가 약밥을 먹으며 나무에 기대서 쿵쿵 몸을 부딪쳤다. 그때마다 낙엽이 수북이 쌓여갔다.

“하지 마 좀!!!”

“하지 마 좀?”

공두가 눈을 부라리고 단진에게 와서 고개를 치켜들었다. 공두의 목에 밧줄이 묶인 자국이 선명했다.

“목걸이 같아!”

공두가 양손을 번쩍 치켜들고 발발 떨었다.

“목걸이? 야! 내가 너 때문에, 어제도 끌려가 밧줄에 대롱대롱...”

공두가 윗옷을 확 올리자 채찍에 맞은 자국이 선명했다.

단진이 놀라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는 손을 내리고 미안해하며 말했다.

“원빈아. 내 녹봉 한 달 치 줄게!”

공두가 콧구멍까지 벌렁이며 눈을 부라렸다.

“야!!! 이 빚쟁이 닭아! 네가 이미, 백년 치 녹봉을 다 나한테 준다고 했어! 넌 나한테 빚을 갚으려면 천년을 살아야 돼! 서여름 이건 이천 냥 빚이 있고. 이것들이 진짜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빚 무서운 줄 모르고...”

슥슥슥

단진이 서둘러 빗질을 해댔다.

“다음에 나갈 때 태희한테 부탁할게. 너 뱃놀이 가고 싶어 하니까 친구들 데리고 나오라고.”

공두가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이 나무 저 나무 마구 흔들어댔다.

“왕태희 친구가 서여름 하고 독고준 밖에 더 있어? 내가 그 덜 떨어진 놈들이랑 뱃놀이를 왜 가?”

“기방 친구들 많잖아!”

“뭐?”

“기방 친구들.”

공두가 솔깃했다. 속이 비치는 저고리를 입고 까르르 웃으며 부채질을 하던, 그 곱디고운 기녀들이 떠오르자 공두의 마음이 삽시간에 누그러졌다.

“기녀들?”

“태희 친구들이잖아. 예쁘던데. 소이가 지어준 최고급 비단 옷 입고 뱃놀이 가면 되잖아. 너 진짜 멋있을 거야.”

공두는 ‘흠’ 소리를 내고는 나무에서 떨어졌다.

“멋하면 나지! 가을엔 뭐니 뭐니 해도 트렌치코튼데...”

내관 공두는 뒷짐을 지고 멋진 척하며 낙엽 위를 걸어 다녔다.

“자리 한번 마련해 보던가. 내가 시간이 날까 모르겠지만...”

단진은 그런 공두를 보자 우습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공두의 멍든 눈은 더 퍼래졌고 온몸에 매 자국이 선명한데 다 잊은 듯 신이 나 있었다. 공두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금세 잊어버리는 거였다.

단진이 다시 싸리비를 들다 발에 밟히는 낙엽을 보았다.

저하께서 이 길을 걸으시면 좋으실 텐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맑은 가을 하늘에 단풍들이 산들산들 춤을 추고 있었다.

저하께서 이 하늘을 보시면 좋으실 텐데...


“내금위 별감들 소식은 없느냐?”

“저하...아뢰옵기 송구하오나 아직 찾지 못하였다 하옵니다.”

......

동궁전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왔다.

향의 책상 한쪽에는 장계가 쌓여 있고 앞에는 여러 권의 서책이 펼쳐 있었다.

향이 서책 한 권을 들고 보고 있고 박 내관은 걱정스런 얼굴로 향을 보고 있었다.

향이 서책을 내려놓았다.

“이는 호조에서 작성한 문건이고.”

다른 한 권의 서책을 넘겼다.

“이는 이번에 사헌부에서 감찰을 나갔을 때 올린 문건인데. 마치 보고 베낀 것 같구나.”

,,,,,,

향이 박 내관을 보았다.

“그래, 어제 그자는 알아보았느냐?”

향은 어제 국밥집에서 과도한 세금으로 고향을 떠났는데, 새로 안착한 곳에서는 세금을 더 걷고, 작년 흉년 때 빌려간 이자를, 올해는 농사가 잘됐으니 곱절로 갚으라고 했던 그 사내의 고향과 사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보라고 했었다.

“예 저하...그 사내의 고향은 충청도 충주이고 지금 사는 곳은 경기도 양주라 했다하옵니다.”

향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저하...”

향은 서책을 보았다.

“충청도 충주와 경기도 양주, 이곳에서 백성에서 과하게 세금을 물려 중간에서 착취한다는 상소가 올라온 적이 있다. 해서 사헌부에서 감찰을 나갔었는데 그때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

“헌데 불시에 들이닥쳤다면 분명 무언가가 걸렸어야 했다. 단 하나의 실책이라도 걸렸어야 했어. 헌데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이는 사헌부에서 감찰을 나간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

“또한 호조에서 올린 문건을 보았다는 것인데.”

향이 박 내관을 보았다.

“사헌부 집의는 들라 했느냐?”

“예 저하. 입궐하자마자 바로 들라 연통했사옵니다.”

향이 다시 서책을 넘겨보다 덮었다. 사헌부와 호조, 지방 수령이 모두 내통하며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었다. 대체 이 썩은 뿌리는 어디까지 번져있는 것인가.

향이 일어섰다.

“사헌부에 일러 지난 일 년간, 감찰 기록을 모두 가져오라 하거라.”

“예 저하.”


향이 동궁전 밖으로 나왔다. 향을 수행하는 내관 나인들이 고개 숙여 예를 갖췄다.

향의 눈길이 나인들을 향했다.

박 내관이 알아채고 말했다.

“저하...홍단진은 후원에 있사옵니다.”

.....

향은 비현각이 아닌 후원 쪽으로 가고 있었다.

“저하...아무리 서양문자라고는 하나, 문자를 쓰지 않겠단 약조를 어겼기에 소신이 작은 벌을 내렸사옵니다. 낙엽을 쓸라 했사옵니다. 이번만큼은 소신이 단도리를 하게 허락해주시옵소서.”

향의 걸음이 빨랐기에 박 내관이 종종걸음으로 쫓았다.

슥슥슥

빗자루 소리가 가까워졌다.

향은 그 소리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전각을 돌아 후원으로 들어서니 단진의 다홍 댕기가 눈에 들어왔다. 단진이 싸리비를 들고 낙엽을 쓸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고개를 까닥까닥하는 터라 다홍 댕기가 요리조리 움직였다.

향이 멈춰서 단진을 보았다. 향의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머물러 있었다.

박 내관은 향의 근심을 잠재우는 저 애물단지를 보고 고마워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라서 그저 보고만 있었다.

향이 물었다.

“헌데 단진이가 지금 무얼 하는 것이냐?”

박 내관이 보니 단진은 낙엽을 쓸어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낙엽을 깔아놓고 있었다.

공두가 나무에 기대 앉아 단진에게 잔소리했다.

“야! 이불 깔아? 짜리몽땅이 낙엽을 쓸라 했지 깔라 했냐?”

단진은 정성스레 낙엽 길을 만들고 있었다.

“낙엽 밟는 소리가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하잖아. 이것도 명상의 하나야. 오늘 밤 저하께서 정무를 끝내시고 이 길을 걸으시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실 거야. 그리고 저 끝에 모닥불 피우는 곳도 만들어 놓을 거야.”

“불이라도 지르게?”

“장작이 타들어가는 소리를 들으면 심신의 안정이 오잖아. 우리 저하께서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셔서 모닥불 소리를 들으시며 안정을 취하셔야 해.”

단진은 향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첫 번째는 휴식이라 여겼다.

단진은 낙엽이 부족하다 싶어 공두를 보았다.

“원빈아. 아까 그거 한번만 더 해줘! 뱃놀이!”

“아! 짜증나! 닭, 근데 그 배에는 사람만 탄다!”

“당연하지!”

공두는 억지로 일어나 나무를 등으로 툭 쳤다. 툭툭 칠 때마다 낙엽이 후드득 떨어지자 갑자기 재밌는 놀이거리를 찾은 얼굴이 됐다.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나무를 흔들어댔다. 공두는 하다 보니 재미가 붙었고, 꽃 같은 기녀들과의 뱃놀이를 떠올리자 흥을 주체하지 못해 저도 모르게 미친 듯이 몸을 흔들어댔다.

박 내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감히 저하 앞에서 저리도 더러운 짓거리를 하다니.

박 내관은 뒷목을 잡고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당장이라도 말려야 했으나 향을 방해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향의 눈에 공두는 보이지 않는 듯했다.

향은 단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이랑 또 다르다...와아~예쁘다...”

노랗고 붉은 낙엽이 흩날리는 곳에서 단진이 뛰어다니고 있었다.

단진이 고개를 들었다. 맑은 하늘에서 색색의 낙엽비가 내리고 있는 듯했다.

“우리 저하도 저 하늘을 보시면 좋을 텐데...”

향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향은 다시 후원을 벗어났다. 박 내관이 단진에게 알리려 했으나 향이 그대로 두라고 했다. 단진이 웃고 있는 걸 보니 향은 좋았다. 허나 향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향이 멈춰섰다.

.....

향이 돌아보았다.


연못 앞에 단진이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 작은 어깨가 들썩였다.

‘....송구하옵니다...아버지 생각이 나서 그만...’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아버지가 기억이 났느냐?’

‘아버지께 다녀오겠느냐?’

‘다녀올 수 있는 길이 아니옵니다.’

‘멀어도 괜찮으니 다녀오도록 하거라.’

단진이 고개를 푹 숙였다.

‘저하...아버지 기억이 나질 않사옵니다. 그저 그리워서...저하...걱정하게 해드려 송구하옵니다...’

단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향은 단진이 소리죽여 우는 게 어제만이 아닐 거라 여겼다. 저렇게 웃고 있으나 저렇게 씩씩해 보이나 마음속에 슬픔이 자리 잡고 있는 걸 알았다. 속이 깊어 내색하진 않으나 혼자 이겨내느라 때때로 열병을 앓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 내관이 향을 보았다.

“저하...어찌 그러시옵니까?”

향이 박 내관을 보았다.

“박 내관.”

“예 저하.”

“단진이에 대해 알아보거라.”

박 내관이 놀라 보았다.

“알아보라 하시면...홍단진이 서양문자를 아는 것과 관련된 것을 알아보라 하시는 것이옵니까? 소신도 이상하다 여겨 장 내관을 추궁했으나 알아내지 못하였사옵니다.”

“그것이 아니다. 단진이가 궁에 들어오기 전에 누구와 살았는지, 고향은 어디인지, 가족은 있는지 찾으라는 것이다.”

“지난번에 알아본 바에 의하면 조실부모하고 혈혈단신이라 들었사옵니다.”

“아무리 그렇다한들 처음부터 혼자인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향은 잠시 있었다.

단진이 다녀올 수 있는 길이 아니라 했다는 건. 분명 어딘가에 있다는 걸 안다는 뜻이었다. 단진은 감추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향은 도와주고 싶었다.

단진의 품성으로 보아 부모 역시 반듯한 사람들일 것이다. 허면 안 좋은 일에 연루돼 뿔뿔이 흩어진 것이거나, 역모에 휘말렸거나. 어찌됐든 그 흠을 들춰내지 않고 단진에게 가족을 찾아주고 싶었다.

향이 말했다.

“은밀히 찾거라. 분명 어딘가에 단진이의 혈육이 있을 것이다.”

“예 저하!”

향이 가려는데 진양과 안평이 다급히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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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원 홍씨 88. 단진을 향한 이향의 마음 +2 21.03.18 1,286 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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