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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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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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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76
추천수 :
2,167
글자수 :
197,732

작성
21.09.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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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4. 첫 경험

DUMMY

‘온 몸에서 용솟음치는 힘이 느껴진다!’


유선은 아기발도 신물을 사용하고 나서 생전처음 느껴보는 몸의 감각에 희열을 느꼈다. 어린 장수였던 아기발도를 소환해서 그런지 주체 못할 혈기왕성함과 자신감이 유선의 온 몸을 지배하고 있었다. 물론 아직 팔다리가 짧은 유선이기에 완벽하게 아기발도의 능력을 가졌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힘과 속도는 아기발도의 그것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현대인인 준우에게는 이 시대의 실제 창칼이 무섭게 느껴지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아기발도 신물을 쓰고 난 이후부터는 이 예리한 창칼이 무섭기는커녕 어릴 때부터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보다 더 친숙하게 느껴졌다.


힘과 자신감을 동시에 얻은 유선은 자신이 든 도를 마음껏 휘두르며 장포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장포는 처음에 유선이 자신과 비무를 하자고 할 때만 해도 매우 어이없어 했지만, 지금은 무척 진지한 표정이었다. 일단 같은 나이 또래 평범한 어린아이보다 신체능력이 더 떨어지는 유선이 거대한 도를 마음껏 휘두르고 있는 비상식적인 광경을 목도한 것이 충격이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유선이 휘두르는 도에서 느껴지는 힘과 속도가 비범했다.


‘저 무게의 도를 저리 쉽게 휘두른다고....? 나도 저 나이 때에 힘이 남달랐지만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잠시 충격을 받고 멍하니 유선을 바라보고 있던 장포도 유선이 본격적으로 치고 들어오자 얼른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 특유의 자존심이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분명 저 나이 때에 맞지 않는 힘을 가진 건 분명한 것 같지만, 그래봤자 이제 12살짜리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저리 아무렇게나 도를 휘두르는 걸 보면 싸움을 해본 경험도 없지 않은가. 성도에 있을 때 조운장군에게 한 수 배워왔나 보지? 그래봤자 넌 아두에 불과할 뿐이다!’


장포는 유선의 비정상적인 힘을 봤지만 자신이 질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강맹한 기운을 품고 들어오는 유선의 도를 정면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유선의 도를 받아내는 순간 자신의 생각이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포다.


채챙!


유선의 도와 장포의 창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유선이 말도 안 되는 완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쨌든 그 나이 또래에 비해서다. 장포 역시 힘이라면 자신이 있었기에 밀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장포의 창은 부딪히자마자 일방적으로 뒤로 밀려나갔다.


‘크으윽! 뭐야?! 무슨 힘이....?!’


장포의 팔이 저려왔다. 결국 장포는 창을 뒤로 흘려서 유선의 도를 피해냈다. 어쨌든 유선의 첫 번째 공격은 잘 막아낸 셈이지만, 힘 싸움에서는 명백히 밀린 셈이다.


장포는 어린아이인 유선에게 힘에서 밀렸다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끼며 얼굴이 벌게졌다. 하지만 그 이상 수치심을 느낄 시간도 없었다. 유선의 도가 목표를 잃자마자 다시 빙글 돌며 장포를 향해 날아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 장포는 일방적인 수세에 몰렸다. 유선의 공격은 통제되지 않은 한 마리의 야수를 연상케 했고, 장포는 겨우겨우 막아낼 뿐이었다.


이 비무를 지켜보던 호위대 군사들도 눈을 크게 치켜뜨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 내가 지금 헛것을 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꿈을 꾸고 있나?”

“믿을 수가 없네.... 이게 현실이라면.... 장포 장군이 지금 왕태자 전하를 봐주면서 하시는 것이겠지?”

“아, 아무래도 그렇겠지? 상대는 왕태자 전하시니까....”

“그런데 장포 장군의 표정이 왜 저러시지....? 도저히 봐주시는 거라고는.... 다른 장수들과 비무를 하실 때도 저런 표정을 지으신 적이 없으셨는데....”


호위대 군사들은 장포가 봐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단 유선이 거대한 도를 들고 보여주는 힘과 속도 자체가 차원이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유선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던 비무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서 끝이 났다. 유선의 강맹하고 빠른 공격을 버티지 못한 장포가 마침내 창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장포의 얼굴은 그야말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처음 보였던 자신감 넘치던 표정은 오간데 없고, 마치 귀신이라도 본 표정이다.


유선은 그런 장포를 보고 도를 거두며 가볍게 웃었다.


“하하! 손속에 사정을 두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님. 그럼 이제 약조를 지키셔야죠? 아무리 봐주셨다고는 하나 승부는 승부, 설마 대장부 중의 대장부인 형님이 약속을 어기시지는 않겠죠?”

“아아.... 예... 전하....”


유선의 말에 장포는 여전히 넋 나간 상태로 얼떨결에 대답했다. 지금 유선의 요구대로 상용으로 간다는 건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얘기였지만, 지금 그런 것을 따질 정신이 없는 장포다.


호위대장인 장포가 그 모양인데 다른 호위대 장수들과 군사들은 감히 유선의 결정에 반박할 수가 없다.


유선은 상용 쪽으로 길을 떠나기 전에 품속에서 서신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호위대 한 명에게 전달했다.


“너는 이 서신을 즉시 성도의 한중왕 전하께 전해드려라.”

“예... 옛! 전하!”


그간 유선의 호위대조차 그를 떠받들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아둔한 아두라며 무시했었다. 그렇지만 오늘의 비무로 인해 호위대 모두 유선을 무시하던 마음이 쏙 사라졌다.


유선의 단순한 명령에도 군기가 바짝 든, 어찌 보면 두려워하기까지 하며 명을 받드는 호위대 군사다.


한편 유선은 겉으로는 담담한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꽤나 놀라고 있었다.


‘와아! 정말 죽이는데? 쓴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온 몸에서 넘치는 힘이 느껴지네. 그걸 기반으로 자신감도 완전히 넘치고... 이것이 과거 명성을 날리던 장수들이 스스로 느끼던 감정이란 말인가. 그걸 보면 관우가 그렇게 오만한 성정을 가졌던 것도 이해가 되는군. 아무튼 아기발도와 같은 지금 시대와는 다른 인물들끼리의 비교도 가능하니 나름 재미도 있고... 정말 이 능력이 좋긴 좋군.’


신물의 효과를 확실히 보고나니 앞으로 더 기대가 되는 유선이다. 그와 함께 유선은 본신의 능력도 얼른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확실히 신체 능력이 이리 좋아지니 단순히 힘을 떠나 자신감이 넘치네. 그걸 위해서라도 얼른 본신의 능력을 끌어올려야겠어. 물론 신물을 쓰면 된다지만 어쨌든 이건 6시간짜리 시한부니까.’


생각을 마친 유선은 얼른 상용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자! 이제 다들 상용으로 가자!”

“옛! 전하!”


호위대 군사들은 군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우렁찬 대답을 했다. 장포가 직접 명을 내릴 때보다 더 긴장한 모습이다.


반면 장포는 유선에게 패배했던 그 자리에서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다. 아직까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모습이었다.


유선은 그런 장포를 보며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형님? 형님? 뭐 하십니까? 어서 가시죠. 음? 아니 가시면 먼저 갑니다.”


그러고는 호위대장인 장포를 놔두고 먼저 움직였다.


평소라면 호위대장인 장포를 두고 움직일 일이 없는 호위대들도 장포를 무시하고 유선을 따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장포는 그제야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저, 전하?! 어디 가십니까? 저도 갑니다! 그나저나 방금 전에 대체 어떻게 하신 겁니까? 아! 같이 가자니까!”


허둥대며 유선을 따라가는 장포. 왠지 초반에 보였던 나이에 비해 위엄 넘치는 모습은 많이 사라져 있다.


**


원래 익주의 자사 치소였다가 이제는 촉한의 왕도가 된 성도.


성도의 궁에는 유비를 포함한 한나라의 중신들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모인 이들의 표정이 대부분 밝은 것이 아무래도 좋은 일이 있는 듯하다.


“형주에서 운장이 승승장구를 하고 있다고....?”

“예. 그렇사옵니다. 전하. 관우 장군께서 홍수를 이용하시는 신묘한 전략으로 적군을 괴멸시켰다고 합니다. 게다가 백마장군이라 불리는 방덕까지 참하였다고 하니 이보다 더 큰 승리는 없을 것이옵니다.”

“허허허! 역시 내 아우로다.”


전령에게 형주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을 듣고 난 후 유비는 아주 기분이 좋은 듯 호탕하게 웃었다. 그 옆에서 다른 신하들 역시 관우에 대한 칭찬을 거들었다.


“하하하! 역시 관우 장군이십니다. 형주는 이제 걱정할 것이 없겠사옵니다.”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위에서 내로라하는 장수들이 관우 장군 앞에 쩔쩔매고 있습니다. 방덕은 이미 잡았고, 그 대단하다던 조인 역시 꼼짝도 못하지 않습니까? 듣자하니 백성들 사이에서는 관 장군을 신으로 추앙한다는 얘기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유비는 신료들이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미소를 지울 수가 없다. 일반적인 왕과 신하의 관계로 보자면 왕 앞에서 대놓고 신하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는다면, 왕 입장에서는 못마땅하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유비는 신하에 대한 칭찬에 그리 반응할 속 좁은 위인이 아니고, 무엇보다 관우는 친형제 이상으로 생각하는 존재였다. 유비에게 관우에 대한 칭찬은 곧 자신에 대한 칭찬이나 마찬가지다.


관우를 칭찬하던 신하들 한 명 한 명을 흐뭇하게 보던 유비. 그런데 그들 중 유일하게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 한 신하를 발견했다. 바로 제갈량이었다.


“공명.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시오?”

“전하. 관 장군의 승전보는 기쁘지만, 또 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손권이 동맹을 깨버리면 관우 장군은 앞뒤로 적을 맞이하여 고립이 돼버립니다. 아무래도....”


당연하게도 제갈량의 관우의 공적에 대해 질투 따위를 하느라 표정이 좋지 않은 게 아니다. 제갈량은 지금처럼 좋은 상황에서도 만에 하나를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유비는 가볍게 웃으며 제갈량의 걱정을 일축했다.


“허허! 공명. 너무 걱정이 많구려. 거기에 대한 대비도 이미 있지 않소? 미방이 지키는 한 손권은 강릉을 넘보지 못할 것이오. 게다가 만약을 대비해 상용에 유봉도 있지 않소?”


유비의 말대로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제갈량은 그럼에도 불안한 모양이다.


“하오나 전하....”


제갈량이 쉽게 수긍하지 않자 신료들까지 나서서 제갈량을 안심시켰다.


“전하의 말씀대로 그리 우려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갈 군사. 듣자하니 육구의 대장이었던 여몽이 물러나고 육 뭐라더라? 아무튼 웬 애송이 하나가 잘 부탁한다고 관 장군에게 인사를 전했다고 합니다. 그거야 말로 오는 우리와 싸울 뜻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거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게다가 손권도 조조를 적으로 여기고 있는데, 어찌 조조를 돕는 일을 스스로 한다는 말입니까?”


여러 신하들이 이구동성으로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유비가 쐐기를 박듯 결론을 내렸다.


“자자! 관우가 누구요? 다들 누구인지 알지 않소. 그러니 관우를 믿읍시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응원군을 보내고 싶지만, 그럴 사정이 안 되지 않소?”


유비의 말대로 이제 갓 익주를 점령했단 점과, 조조가 한중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단 걸 생각하면 여력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제갈량의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다만 유비를 비롯하여 모두가 같은 의견이니 조용히 따를 뿐이다.


“알겠사옵니다... 전하.”


‘후우! 왜 이리도 불안하단 말인가... 방통이 너무 그립구나. 그만 살아 있었더라면....’


제갈량도 형주에 어느 정도 방비가 되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이유는 현재 형주 관우를 보좌해줄 만한 지장이 없다는 사실이다. 마량이 있다지만 그는 군사들을 통솔하는 것보다는 전형적인 문사유형의 인물이었다.


그래서 제갈량은 일전에 자신이 형주에게 가겠다고 유비에게 청을 해봤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유비가 펄쩍 뛰며 말렸다. 아무래도 유비는 자신의 곁에 제갈량이 없다는 사실을 상상도 하기 싫은 듯했다. 그렇다고 한중을 맡은 법정을 보낼 수도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방통이 지독하게 그리운 제갈량이다.


결국 이번 회의에도 형주에 대한 논의는 유야무야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회의가 거의 끝날 무렵.


“전하! 왕태자 전하께서 서신을 보내오셨습니다.”

“왕태자가 서신 보냈다고? 잠깐! 왜 직접 오지 않았지?”


화들짝 놀라는 유비는 즉시 유선이 보낸 서신을 펼쳐서 읽어 내려갔다. 유선의 서신을 잡은 유비의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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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죄는 공으로 씻으라 +5 21.09.28 2,673 55 13쪽
15 15. 계급이 깡패다 +6 21.09.27 2,648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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