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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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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7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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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7,732

작성
21.09.2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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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2쪽

14. 이번에는 머리로

DUMMY

맥성의 성문이 열리고 대규모의 군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조운이 일기토를 통해 기선제압을 한 기세를 타서 그대로 동오군을 쓸어버리겠다는 관우의 의지였다.


“모두 적들을 향해 돌격하라! 앞으로는 우리와 동맹을 맺어놓고 뒤로는 배신을 했던 저 쥐새끼 같은 놈들은 내일 뜨는 해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와아아아아!! 동오군을 쓸어버리자!”


촉군이 파죽지세로 성문을 빠져나오니, 조운에게 1차적으로 당했던 동오군은 크게 당황했다. 자신들의 머릿수가 더 많다는 자각도 하지 못한 채 절로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 동오군을 이끄는 대장인 한당은 결코 만만한 장수가 아니다. 현재 동오군의 대도독인 여몽이 괜히 한당을 대장으로 삼아 4만이나 되는 대군을 이곳으로 보낸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한당은 크게 당황하며 절로 물러서고 있는 동오군을 향해 크게 외쳤다.


“당황하지 마라! 병력은 여전히 우리가 1만이나 더 많다! 저들은 더 적은 병력으로 수성의 이점을 버리고 스스로 불리한 싸움을 하려하고 있다. 저들의 허장성세에 속지마라! 지금 싸우면 우리가 여전히 유리하다.”


그의 외침은 조운의 기선제압으로 인해 떨어졌던 동오군의 사기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었다. 냉정하게 보면 분명 한당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3만 대 4만의 병력 차. 어찌 보면 큰 차이가 아니라고도 할 수 있지만, 1만의 병력 차는 분명 큰 차이였다.


한당의 외침에 동오군도 곧 정신을 차리고 맥성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촉군을 맞이했다. 양 군은 곧 서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정면으로 맞부딪혔다. 조운의 기선제압 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한당의 외침 역시 효과가 있는 모양이었다.


동오군은 초반만 해도 금방이라도 촉군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의해 쓸려 내려가는 나룻배 신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촉군의 초반 공세를 대등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촉군은 맥성을 나오자마자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그 중 중군은 관우가 이끌었고, 우군은 미리 나가있던 조운이 이끌었다. 마지막 좌군은 관우의 아들인 관평이 이끄는 중이었다.


관평이 이끄는 좌군에는 장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뒤를 유선도 따라오고 있었다. 물론 관우나 조운, 관평 등은 아직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장포만이 유선이 따라온다는 것을 알았는데, 만약 다른 장수들이 그걸 알았다면 기겁을 했으리라.


장포는 당연히 유선의 무력을 알기에, 아니. 정확하게는 착각하고 있었기에 유선이 따라오는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전장으로 나가면서 아무렇지 않게 유선과 대화를 나눴다.


“하하하! 전하. 백부님과 조 장군의 저 모습을 보십시오. 정말 용맹스럽지 않습니까? 확실히 오호대장군이라는 위명이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저런 분들과 같은 전장에서 싸울 기회가 이리 생기니 곧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전하.”

“쯧쯧! 내가 예전부터 이해가 안 가는 것이 삼국지에서.... 아니. 많은 무장들이 별 거도 아닌 일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말을 왜 그리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죽으면 설사 다시 태어난다고 쳐도 원래 살았던 생은 그대로 끝인 것을.... 형님께서는 제발 그런 어리석은 생각 좀 고치시길 바랍니다.”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 전하. 무인이 전장에서 죽는 것만큼 더 큰 영광이 어디 있습니까? 무인의 순수한 감정을 모욕하지 마십시오!”

“뇌까지 순수하니 문제지요.”

“예?! 그거 칭찬입니까?”

“하하하! 칭찬이라 생각하면 칭찬이죠.”

“그런데 왜 이리 기분이 나쁘지....”


장포와 유선이 티격태격 말다툼을 벌인다. 물론 둘 다 감정이 실린 대화라기보다는 전장의 긴장을 풀기 위해서 장난 식으로 나누는 말다툼에 불과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대화를 관평이 듣게 됐다.


“허억?! 와, 왕태자 전하?!”


유선이 전장에 말까지 타고 나왔다. 게다가 호위대장이라는 장포는 그 옆에서 태연하게 대화나 나누고 있었다. 관평으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수밖에 없었다.


“전하! 어찌 여기까지 나오셨습니까? 포야! 어찌 전하를 안전한 곳으로 모시지 않느냐?!”


경악한 관평의 질문에 장포는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하하하.... 이걸 어찌 설명해야 되나.... 형님. 일단 걱정 마십시오. 왕태자 전하께 큰 위험은 없을 겁니다.”

“그게 무슨....?!”


‘내가 그리도 단단히 일렀건만! 설사 장포가 꼬드긴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알아서 거절을 했어야 할 것 아닌가! 설마하니 유선도 어린 치기에 단순한 전쟁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관평은 자신이라도 얼른 유선을 안전한 곳으로 모시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동오군과 맞닥뜨리며 전투가 벌어졌다.


무시무시한 병장기가 사방에서 휘둘러지고 곳곳에서 피가 튀고 살이 튀는 전장이다. 관평은 이전 전투에서 이미 많은 경험을 했다. 군사들을 이끄는 지휘관으로서 한눈을 팔다가는 군사들이 떼죽음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을.


물론 그렇다고 해도 신하로서 군사들보다 왕태자의 목숨을 더 우선시해야했다. 고민하던 관평은 눈을 질끈 감고 유선에게서 시선을 돌려버렸다.


‘저런 머저리 왕태자 때문에 이 많은 군사들이 죽어나가야 하는가? 절대 그럴 수 없다.’


게다가 지금 유선 바로 곁에 장포와 함께 호위대 군사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머리가 있다면, 아니. 생존본능이란 게 있다면 알아서 후방에서 구경이나 하고 있을 테니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유선을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관평이다. 그 결정에는 유선에 대해 좋지 못한 감정도 포함되어 있다.


관평은 유선을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쨌거나 유선의 신분은 왕태자다. 아예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는지 그래도 군사들을 지휘하는 중간 중간 유선을 흘끔거렸다.


관평의 바람대로 유선은 후방에서 가만히 전투를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유선은 당장이라도 전투에 참여할 수도 있었다. 유선은 원래라면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물 중 하나인 황개를 쓰거나, 그것도 부족하면 여포까지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아직은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당장의 전황이 그리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운의 기선제압, 그리고 이후 선봉에서 맹활약하는 관우 덕분에 촉군은 더 적은 병력으로도 동오군을 압도했다. 한당이 적절히 수습을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절대 촉군이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그래서 일단은 후방에서 전황을 계속 지켜보기로 한 유선이다. 물론 이 기세가 계속 이어지지 않고, 촉군이 밀린다면 바로 신물을 쓸 준비도 하고 있다.


‘가능하면 신물을 쓰지 않는 것이 좋지. 어차피 내 능력을 제대로 드러내려면 이런 우세한 상황보다는 아군이 불리하거나 쉽지 않은 상황일 때가 더 좋지.’


한편 한당 역시 후방에서 매의 눈으로 전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동오군 군사들의 떨어진 사기를 급히 끌어올리며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이후 촉군의 중군과 우군의 기세가 너무 거셌다. 각 군의 선두를 맡은 관우와 조운을 막을 수 있는 인물이 동오에 없었기 때문이다.


한당은 그것을 느끼면서 옆에 있던 여범을 불렀다.


“자형. 아무래도 이대로는 아니 되겠네. 관우만 있다면 모를까, 조운까지 있으니 점점 밀리는군. 지금 우리 군에서는 저 둘을 막을 수가 없을 것 같네. 어찌 방법이 없겠는가?”


여범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지 전장을 보며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던 여범은 전장에서 뭔가를 발견했다는 듯 표정이 크게 밝아졌다.


“장군. 적들의 약점을 파악했습니다.”

“무엇인가?”

“적군들 중 관우와 조운이 이끄는 쪽은 파죽지세로 돌파를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들의 우측을 보십시오.”


여범의 말에 한당은 촉군의 우측을 가만히 살펴보았다. 한당이 있는 동오군이 보기에 촉군의 우측은 촉군 입장에서는 좌측인 관평이 맡은 곳이었다.


확실히 그곳은 촉군의 중군, 우군과는 달리 기세가 지지부진한 모양이었다. 관평도 나름 능력이 크게 쳐지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관우와 조운과 비할 바는 아니다. 게다가 여범은 모르지만 관평은 골칫거리 하나를 등에 업고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확실히 동오군이 공략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었다. 한당은 한 가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로 여범에게 물었다.


“음. 그런데 우리가 관평에게 가는 것을 관우가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인데....?”

“그래서 미끼가 필요합니다. 장군. 외람되오나 그 역할을 장군께서 맡아주실 수 없겠습니까?”


어찌 보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여범의 부탁이다. 하지만 한당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얼마든지 할 준비가 된 한당이다.


“알겠네. 서성 장군!”

“옛! 장군.”

“그대에게 1만 군사들의 지휘권을 주겠다. 그대는 지금 당장 우측 군사 1만을 이끌어 촉군의 우측을 공략하라.”

“예! 명 받들겠습니다.”


서성이 움직이고, 한당도 바로 말을 몰아 움직였다. 관우의 시선을 끌기 위해.


동오군 후방에 있던 한당이 전방으로 나아갔다. 그 모습은 곧 관우의 시야에도 들어왔다.


관우는 그런 한당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분명 지금 나쁘지 않은 전황이었지만, 생각보다 동오군의 저항이 거셌다. 하지만 지금 바로 적의 대장인 한당을 잡는다면, 지금의 균형도 바로 무너질 터였다. 즉, 이 전투를 보다 더 쉽게 승리로 끝낼 수 있다는 뜻이었다.


후방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선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흠... 이상한데....?’


한당은 그 위용이 대단하다고는 하나, 관우에 비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관우에게 저리 다가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설마 관우를 직접 막으려고 하는 것인가? 한당도 분명 알 텐데...? 자신이 결코 관우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고 앞뒤 생각 없이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할 만큼 한당이 무모한 인물도 아니고.... 총지휘관으로서 관우와 직접 대결하는 것보다는 후방에서 지휘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걸 모를 인물이 아닌데....’


유선은 한당이 갑자기 왜 저러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젠장 할! 삼국지 게임에서 하던 것과는 너무 다른데...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고도 무슨 의도인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유선은 21세기에서 전략시뮬레이션을 해본 적은 많지만, 이 시대의 전법이나 군사 배치에 대해서는 약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을 하던 유선은 품속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그 품속에 고이 모셔놓은 신물들을 만지작거렸다.


‘잠깐! 이런 상황에서는 무장보다는 차라리....’


유선은 품속에서 신물 두 개를 꺼냈다. 황개와 여포? 둘 다 아니었다. 유선이 꺼낸 두 개의 신물은 양홍과 정욱이다.


‘지금 상황은 무력보다는 지력이 필요하다.’


결국 무장보다는 모사 신물을 쓰려는 유선. 양홍과 정욱을 번갈아봤다.


‘지금 내 상대가 육손 같은 천재라면 당연히 정욱을 써야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원술의 모사였던 양홍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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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남보다 못 한 조카 +3 21.10.13 2,353 56 12쪽
27 27. 손권의 수난 +4 21.10.12 2,335 6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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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 왕태자가 미친 게 틀림없다 +6 21.10.10 2,422 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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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도독의 눈물 +6 21.10.04 2,567 64 11쪽
20 20. 아끼다 똥 된다 +3 21.10.02 2,613 58 12쪽
19 19. 가자! 강릉으로 +5 21.10.01 2,543 57 11쪽
18 18. 병법은 모르지만 +4 21.09.30 2,560 53 12쪽
17 17. 당양성 +8 21.09.29 2,583 59 11쪽
16 16. 죄는 공으로 씻으라 +5 21.09.28 2,659 55 13쪽
15 15. 계급이 깡패다 +6 21.09.27 2,636 60 12쪽
» 14. 이번에는 머리로 +2 21.09.25 2,729 58 12쪽
13 13. 기선제압 +3 21.09.24 2,763 52 11쪽
12 12. 좋아. 계획대로야 +6 21.09.23 2,871 62 13쪽
11 11. 그가 포박된 이유 +5 21.09.22 2,868 62 12쪽
10 10. 기사회생 +5 21.09.21 2,889 74 11쪽
9 9. 오호대장군 +9 21.09.20 2,877 7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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