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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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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75
추천수 :
2,167
글자수 :
197,732

작성
21.09.2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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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1. 그가 포박된 이유

DUMMY

여전히 온몸이 포박당한 상태로, 또 입에는 재갈이 물려진 상태로 요화의 말 등 위에 짐짝처럼 실려 가는 유선. 그는 바로 얼마 전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속으로 울분을 삼켰다.


‘이런 씨발! 설마 나한테 이럴 줄이야! 완전히 계산 착오다!’


유선은 퉁두란 신물까지 써봤지만 결국 병력 차이를 극복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반장에게 잡히거나 죽을 상황이었다. 그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운이 짜잔 하고 나타난 것까지는 좋았다.


“조운 장군!”


유선은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반장을 쓰러뜨리자마자 조운을 불렀다. 그제야 조운도 유선을 알아보고 급히 달려왔다.


“전하! 신 조운입니다. 옥체는 무탈하시옵니까?”

“하하하! 조 장군께서 조금이라도 늦으셨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었겠지만, 보시다시피 아무 문제없습니다. 이 모든 것이 조 장군 덕택입니다.”

“하아! 천지신명이시여! 참으로 다행입니다. 참으로 다행이야...”


유선도 구원군을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설마 그 대장이 조운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운이 오다니! 이런 횡재가 있나!’


위기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큰 도움이 될 조운의 합류가 든든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원주인인 유선과 각별한 연이 있는 사이라 그런지 더 반가운 기분이었다.


‘헤헤! 참 어릴 때가 많이 생각나는군. 허! 나도 참 무슨 생각을....!’


그래서 준우로서의 원래 나이도 잊고, 조운에게 어리광이라고 부리고 싶을 정도였다.


마침 퉁두란의 지속시간도 끝났고,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온 탓에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더욱 그리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유선은 조운 옆에서 자신의 활약상을 뽐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침 퉁두란 신물의 지속시간이 끝나버렸다.


유선은 조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반장을 단칼에 베는 걸 혹시 보지 않았을까 기대하며 전투가 끝나길 기다렸다. 어차피 전장의 상황은 거의 끝났다. 촉군이 남은 동오군 패잔병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동오군을 모두 정리한 조운은 바로 다시 유선에게 다가왔다. 역시 유선이 걱정되었는지 괜찮다는 말을 듣고도 안심을 못하고, 군의까지 불러 진찰을 하게 했다.


“다행히 지치신 것 외에는 별 다른 이상한 점은 없습니다.”


군의의 진찰이 끝나고서야 조운은 그제야 완전히 안심을 할 수 있게 됐다.


“하하! 조 장군. 괜찮다는데 이리 호들갑을 떠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 어쨌든 잘 오셨습니다. 이제 전 관 숙부님을 뵈러 갈 건데 조 장군께서도 함께 가시지요.”


유선은 상황이 급박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삼국지의 영웅이자,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장수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하여 속사포로 떠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운은 신난 유선의 말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몹시 굳어진 얼굴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왕태자 전하. 이제 전쟁놀이는 그만하셔야 합니다.”

“조운... 장군? 전쟁놀이라니?”


조운은 유선의 말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청천벽력과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왕태자 전하를 묶어라.”


조운의 명령에 모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유선 역시 마찬가지였다.


“음?! 조 장군?!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군사들이 조운과 유선의 눈치를 번갈아보며 우물쭈물하자 조운은 주변이 울릴 정도로 큰 호통을 치며 다시 명을 내렸다.


“뭣들 하느냐?! 왕태자 전하를 묶으라는 내 명이 들리지 않느냐?!”


그제야 군사들은 더 이상 유선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둘러 포승줄을 챙겼다. 정말 포박이 되게 생긴 유선이 당황하며 조운에게 다시 물었다.


“장군?! 지금 갑자기 뭐하는 짓이오?”


조운은 유선에게 고개를 숙이며 답했다.


“잠시만 무례를 범하겠사옵니다. 전하. 전하께서 또 어디론가 도망가 버리시면 절대로 아니 되기에 이리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내가 대체 어디로 간다는 말입니까?”

“장비 장군에게도 성도로 간다고 해놓고 이곳까지 오셨지 않습니까? 전하께서 그 정도로 사리분별이 안 되시는 모습을 보이시니 신도 이리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새 군사들이 다가와서 유선의 몸을 꽁꽁 묶었다. 반장군과의 전투가 끝난 직후 퉁두란 신물의 효과도 끝난 터라 반항을 할 수도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여포 신물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유선은 조운이 자신에게 이러는 이유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조운은 유선을 그저 어린아이로만 보고 있고, 그 때문에 유선이 이 위험한 곳에서 천방지축 날뛰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이런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었다.


유선도 그걸 잘 알고 있지만, 조운이 하자는 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으윽! 이런 꼴로 창피해서 어떻게 다녀? 관우는 어떻게 봐?’


“이 무슨 무례입니까?! 장군. 내 장군을 그리 보지 않았거늘! 어서 풀어주십시오. 풀어주시지 않는다면 콱 혀를 깨물 것입니다.”


유선의 협박 아닌 협박에 조운이 다가왔다. 유선은 조운이 자신의 포박을 풀어주는 줄 알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후훗! 역시! 그래도 왕태자인 내가 이렇게 까지 하는데 어쩔 거야?’


그런 유선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조운은 유선의 포박을 푸는 대신 아예 입에 재갈까지 물려버렸다.


“으으으읍! 으그 므흐느 즈슴끄?!”


조운은 그런 유선을 요화에게 맡겨버렸다.


“요화 장군. 그대가 왕태자 전하를 잘 감시.... 아니. 잘 뫼시게.”

“헌데 장군.... 정말 왕태자 전하를 이리 모셔도 괜찮겠습니까?”

“모든 책임은 내가 질 테니 내 말대로 하게.”


생전 처음 보는, 상상할 수도 없는 광경에 요화는 긴가민가한 표정을 지었지만, 다른 이도 아니고 조운이 책임진다는데 믿을 수밖에 없다.


“정말 송구합니다. 전하. 허나 소신도 조운 장군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이 되오니,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원래 고귀한 신분인 왕태자에게 그 어떤 경우에도 이런 짓을 하는 게 허용될 리가 없다.


하지만 유비를 제외하고도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왕태자를 묶는 것은 물론 이보다 더한 짓을 해도 허용이 되는 사람이 4명 있다. 그리고 조운은 그 4명 중 하나였다. 그래서 군사들 역시 군말 없이 조운의 명을 따르는 중이다.


‘이런 염병할! 나쁜 뜻으로 날 이리 만든 게 아니란 건 아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 꼴로 어떻게 다니라고....!’


“원래의 목적은 왕태자 전하를 성도로 무사히 귀환시키는 것이었으나, 관우 장군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는데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 관 장군을 구한 후 성도로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그리하여 유선은 맥성에 도착할 때까지 꽁꽁 묶인 상태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관우는 설마 이 곳에 다시 올 줄은 몰랐다는 표정으로 얼마 전 수하들과 함께 결의를 다졌던 의자에 앉았다.


관우는 정말 궁금한 것이 많다는 듯, 조운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그래. 자룡. 이제는 좀 설명을 해보게. 아! 그 전에... 선이는 이제 좀 풀어줘도 되지 않겠는가? 자네와 내가 있는데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있겠는가?”

“알겠습니다.”


결국 조운은 유선의 포박을 풀었다. 그제야 살겠다는 듯 크게 한숨을 내쉬는 유선이다.


“푸하아! 답답해 죽는 줄 알았네! 오랜만에 뵙습니다. 숙부님.”

“그래. 참으로 오랜만이로구나. 선아.”


원래 유선의 기억으로 봐도 제법 오랜만에 재회를 하는 유선과 관우였다. 유선은 관우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또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해냈는지 상기시켰다.


‘해냈다. 관우가 멀쩡하게 내 앞에 살아있어. 내가 역사를 바꾼 것이다. 이제 위촉오 삼국지 역사를 내가 바꾼 거란 말이다!’


유선의 말대로 원래 지금쯤 동오군의 손에 죽었어야 할 관우가 멀쩡하게 살아있다. 한창 전투 중일 때는 그런 걸 생각할 정신이 없었지만, 지금은 나름 감상에 젖을 수 있었다.


관우와 유선이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이후 또 누군가가 관우에게 인사를 해왔다. 바로 조운의 곁에서 맹활약 하던 젊은 장수였다. 그 모습이 관우의 눈에도 상당히 익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백부님.”

“아니? 너는 장포가 아니더냐? 허허!”


관우는 장포를 보며 반가워하다가 갑자기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더니 크게 놀랐다.


“잠깐...! 포야. 그러고 보니, 네 얼굴이 왜 그런 상태인 것이냐? 아까 싸우다가 다친 것이냐?!”


관우가 놀랄 만큼 장포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눈 주변과 뺨이 퉁퉁 불어서 밤탱이가 되어있었고, 머리에는 혹도 나 있었다. 관우는 장포가 아까의 전투에서 상처를 입은 줄 알고 놀랐다가 의아함을 느꼈다. 아무리 봐도 장포의 얼굴에 난 상처는 전장에서 병장기에 의해 입은 상처는 아니었다. 장포의 얼굴이 만신창이긴 했지만, 병장기에 의한 자상이 아니라 주먹을 맞은 듯한 상처였다.


관우의 질문에 장포는 당황하며 얼버무렸다.


“그, 그것이 아니오라....”


관우의 질문에는 장포 대신 조운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왕태자께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을 뻔히 암에도, 말리지는 않고 오히려 부추겼습니다. 그것도 호위대장이라는 자가 말입니다! 그리하여 소장이 따끔히 벌을 내린 것입니다.”


역시 장포의 얼굴 상처는 전투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조운이 훈계(?)차 만들어준 상처다. 장포는 조운에게 얻어맞을 때의 기억이 떠오른 듯 몸을 떨다가 억울하다는 듯 항변했다.


“억울합니다. 조 장군님. 왕태자께서 내리신 판단 덕분에 결국 백부님께서 위기를 벗어나지 않았습니까?”

“닥쳐라! 결국 왕태자 전하를 전하께서 언제 눈먼 화살에 맞아 돌아가실지 모르는 이 위험한 곳에 모신 것이 가장 큰 실책이 아닌가?”

“그건 오해십니다. 전하께서는 절대 눈먼 화살 따위에 맞아 돌아가실 분이 아니십니다. 전하께서는 약한 어린아이가 아니십니다. 아까의 전투에서도 맹활약을 하셨습니다. 웬만한 장수보다는 훨씬 강한 무력을 가지고 계신단 말입니다! 전하! 어서 무위를 보여주셔서 소장의 억울함을....”


장포는 유선에게 열심히 눈짓을 하며 해명을 했다. 제발 자신의 억울함을 좀 풀어달라는 눈짓이다. 처음에는 어깨를 으쓱하며 장포의 해명을 듣던 유선도 표정이 굳었다. 왜냐하면 장포가 당장 무위를 선보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장포의 말대로 무위를 선보이려면 신물을 써야 하는데 여포 신물을 여기서 쓸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유선은 그런 장포에게 입모양으로 닥치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오! 저 등신이! 아는 척하지 말라고!’

‘뭐라고? 등신? 왕태자면 다냐?’


그렇게 열심히 서로에게 입 모양으로 신호를 보내던 중, 조운이 그걸 잘못 이해했는지 장포에게 호통을 치며 다그쳤다.


“그만하라! 그 무슨 해괴한 헛소리를 하고 있는가? 아직 혼이 덜 난 모양이구나.”

“히이익! 배, 백부님. 조 장군님 좀 말려주십시오.”


조운이 화를 내며 다가오니 장포는 기겁하며 얼른 관우 뒤로 숨었다.


“하하! 자룡. 어찌 됐던, 장포 덕분에 내가 살아날 수 있지 않았던가. 나를 봐서라도 이만 용서해주는 것이 어떠한가? 결국 선이도 무사하지 않은가. 이제 어찌 된 일인지 설명을 해보게.”

“관 숙부님. 그건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모두 주목하는 가운데 유선의 설명이 이어졌다. 유선의 설명이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모두의 눈이 점점 경악으로 물들었다. 모두 유선에게 질문을 하고 싶었지만, 무슨 질문을 해야 할지 모르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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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당양성 +8 21.09.29 2,587 59 11쪽
16 16. 죄는 공으로 씻으라 +5 21.09.28 2,664 55 13쪽
15 15. 계급이 깡패다 +6 21.09.27 2,641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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