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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무술 님의 서재입니다.

삼국지 유선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무적무술
작품등록일 :
2019.10.22 17:18
최근연재일 :
2021.10.22 19: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96,876
추천수 :
2,167
글자수 :
197,732

작성
21.09.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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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0. 기사회생

DUMMY

사람이 감정이 너무 크면 그 감정에 대해서 오히려 자각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조운을 본 관우는 지금 어안이 벙벙했다. 기쁘기 보다는 오히려 당황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자룡. 그대가 어찌 여기에....? 설마 성도에서 여기까지 온 것인가? 성도에서 저 만한 대군을 끌고 오려면 시일이 제법 걸릴 터인데 어떻게....?”


조운은 관우의 질문에 막 대답하려다 옆에 있던 동오군 하나를 창으로 꿰뚫었다.


“으음! 지금 당장은 자세한 설명을 드리기가 힘들겠군요. 이 곳을 정리한 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그렇군. 일단 저 동오군을 완전히 쓸어버린 후 설명을 듣는 것이 낫겠군.”


관우는 지금 조운이 어떻게 3만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왔는지 너무도 궁금했지만, 궁금증을 잠시 억누르고 다시 청룡언월도를 휘둘렀다. 일전의 전투로 인해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관우를 막을 수 있는 동오군은 없었다.


그런 관우에게 지지 않겠다는 듯 조운 역시 창을 휘두르며 동오군을 향해 돌격했다.


관우와 조운이 앞장서서 동오군을 박살냈다. 관우야 조운과 구원군이 오기 전부터 그 명성에 걸맞은 무위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조운 역시 그 이름값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관우와 같은 반열의 장수라는 것이 무색하지 않게 그는 전장을 그야말로 휩쓸었다. 그런 조운과 관우의 활약에 순식간에 오의 군사는 궤멸 되고 있다. 물론 조운의 뒤를 따라왔던 구원군 역시 동오군을 궤멸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조운의 뒤를 따라온 젊은 장수 하나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중이었다. 그는 무언가 굉장히 울분이 찬 듯, 한 마리의 성난 야수처럼 오군을 학살 중이었다.


이제 처지가 아까 전과는 정반대가 되어버린 마충과 동오군이다.


“으으! 퇴, 퇴각하라!”


그들은 아까 전 관우가 그랬던 것처럼 어떻게든 이곳을 탈출하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런 마충의 노력에 하늘이 응답을 하기라도 하듯 동오군의 깃발을 내세운 한 무리의 군사들이 이곳으로 도착했다.


마충이 이끌던 동오군 군사들은 거의 궤멸 직전이었지만, 덕분에 마충 만은 목숨을 건진 채 그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동오군은 천라지망의 한 축인 주연의 군사들이었다. 주연은 이쪽의 변고를 알아채고 천라지망으로 펼쳤던 군사들을 모아서 이곳으로 왔다. 그 수는 대략 1만에 달하는 군사들이었다.


주연은 혼비백산한 표정으로 도망쳐온 마충을 다그쳤다.


“마충.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그, 그것이... 저희들은 관우의 마지막 병력을 순조롭게 포위하였습니다. 이제 그를 완전히 사로잡는 일만 남았었는데, 저기 보시는 것처럼 갑자기 적들의 구원군이 당도하였습니다. 분명 상용에서 구원군은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연은 홀로 도망친 마충을 탓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주연의 눈으로도 똑똑히 보였다. 무려 3만에 달하는 촉의 대군은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


“대체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모르겠군. 반장 장군은 어디 있는가?”

“반장 장군은... 들리는 말에 의하면 적장에 의해 참수되었다고 합니다.”

“뭣이?! 저기 저 조운에게 참수를 당한 것인가....? 아무튼 아주 곤란하게 됐군. 반장도 없다니....”


주연은 전장의 상황을 보면서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원래 그들의 목적은 관우의 생포였다. 하지만 눈앞에 관우가 있음에도 섣불리 공격 지시를 내릴 수가 없었다.


이곳에는 관우의 군사들뿐만 아니라 조운과 구원군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주연이 이끌고 온 1만 군사들 역시 만만치 않은 병력에 나름 정예군이었지만, 세 배에 가까운 현재 촉의 구원군과 싸울 엄두는 나지 않았다.


어쨌든 병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고, 기세에서도 완전히 밀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촉군의 선두에 있는 저 두 장수, 관우와 조운의 존재가 너무 어마어마했다. 설사 병력이나 기세가 비슷했더라도 저 두 존재에 의해 패배하는 그림만 머릿속에 그려지는 주연이다.


‘만인지적 관우와 상산의 조자룡이라... 지금 상황에서는 뭘 해도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일단 퇴각하자.’


“전군 퇴각한다! 강릉으로 가자!”


하지만 그런 주연의 움직임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관우였다.


관우는 그동안 주연의 천라지망으로 많은 군사들을 잃어야했다. 그 복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으니, 관우가 그걸 놓칠 리가 없었다.


“자룡. 내가 오천의 군사를 줄 수는 없겠나? 저놈들을 그냥 보낼 수 없을 것같군.”

“그러시지요. 장군.”


관우는 조운으로부터 군사 오천을 받고 바로 주연의 군대를 향해 나아갔다. 물론 주연군과의 거리는 제법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관우는 이 근방의 지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1만 군사들인 주연군이 퇴각할만한 길을 예상한 관우는 그보다 더 적은 오천 군사로 앞지를 수 있는 지름길을 알고 있었다.


주연으로서는 최대한 빨리 퇴각한다고 했지만, 결국 관우에게 따라잡힐 수밖에 없었다. 주연군의 앞길을 막은 관우는 오천군사를 이끌고 당당히 앞을 막아섰다.


“네놈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물론 주연의 군사들은 1만이니 당장 관우군을 상대로 전투를 벌이면 지지는 않을 터였다. 하지만 바로 뒤로 조운의 나머지 군사들이 따라오고 있다. 애초에 관우는 주연의 발목을 잡기 위해 별동대를 이끌고 온 것이었다.


주연도 그 사실을 깨닫고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탈출하기 위해 관우의 별동대에 달려들었다.


“최대한 빨리 포위망을 뚫어라!”


하지만 관우는 힘만 믿고 무작정 돌격하는 장수가 아니다. 그 힘 못지않게 풍부한 전투경험으로 조운의 본대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벌었다. 결국 나머지 이만 오천의 조운군이 당도했고, 주연의 처절한 몸부림도 끝이 났다.


주연은 허탈하게 탄식을 내뱉었다.


“하! 용을 잡는 날인줄 알았더니, 내가 잡히는 날이었구나.”


관우를 잡으려고 천라지망을 펼쳤던 주연이 역으로 관우에게 추격당해 잡히는 순간이다.


주연은 항복의 의미로 무기를 버리고 관우의 앞으로 나갔다. 관우가 자신을 얼마나 죽이고 싶어 할지 충분히 짐작한 주연은 이미 삶에 대한 희망도 버렸다.


“어서 내 목을 베시오.”


당장이라도 주연의 목을 벨 것 같았던 관우. 하지만 관우는 주연에게 예상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꺼냈다.


“너는 일전에 맥성을 넘을 수 있었음에도 넘지 않았지. 즉, 일부러 내 목숨을 살려두고 있었던 것이렷다?”

“그렇소... 허나 그것은 내 뜻이 아니라 주군의 뜻이었소. 그리고 설사 성을 넘었다 하더라도 장군을 죽일 수 있었을지도 미지수고... 더는 나를 욕보이지 말고 어서 죽이시오.”

“나는 받은 것은 잊지 않는다. 네 뜻이 어쨌든 나는 그날의 치욕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니 너를 보내주겠다. 훗날, 전장에서 다시 만난다면 그땐 내가 반드시 너를 죽일 것이다.”


관우는 결국 주연을 보내주기로 했다. 하지만 자비심으로 보내주는 것은 아니다. 관우의 말 그대로 주연은 관우를 일전에 죽일 수 있었음에도 손권의 명에 의해 죽이지 않았다. 그걸 치욕스럽게 생각한 관우는 주연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려고 이리 보내주는 것이다.


물론 그냥 보낼 생각은 없었다.


“다만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는 놈은 네놈뿐이다.”


관우도 휘하 군사들은 대부분 궤멸 당했다. 정말 당한 그대로 갚는 관우다.


관우가 처음 내뱉은 말에 속으로 안도하던 마충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주연에게 살려달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도 어찌 해줄 도리가 없다.


관우를 조롱했던 마충은 결국 단칼에 목이 날아가며 허무한 최후를 맞이했다.


주연을 홀로 보낸 후, 촉군은 나머지 동오군을 포로로 잡고 전장을 정리했다.


관우는 그 사이 조운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게 됐다.


“자룡.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성도에서 어떻게 알고 이리 빨리 여기까지 왔는가?”

“하하! 이들은 성도의 군사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상용의 군사들입니다.”

“상용? 그렇다면 요화의 청을 유봉이 받아들인 것인가? 그렇다면 어찌 자네가 상용의 군사들을 이끌고 있단 말인가? 유봉은 어디가고?”

“아니 그래도 지금부터 그에 대해서 상세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요 장군. 앞으로 나오라.”


조운의 명에 의해 촉의 대군이 홍해 갈라지듯 갈라졌다.


그와 함께 요화가 뒤쪽에서 말을 타고 관우와 조운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관우는 간만에 보는 요화를 보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요화가 탄 말 뒤편에 있는 짐 같은 것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말 뒤편의 짐이라고 생각했던 그 무언가가 마구 요동치고 있었다.


관우는 그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대해 조운에게 질문하려고 했으나, 그보다 한 발 앞선 의문이 생겨서 그것에 대해 먼저 질문했다.


“아! 그런데 아까 전 전투에서 요화 장군은 왜 나서지 않았는가? 물론 그가 없다고 하더라도 쉽게 승리할 수 있었지만 말일세.”

“하하! 그건 곧 아실 겁니다.”


조운의 아리송한 답변에 관우는 다시 요화 쪽을 바라봤다. 점점 가까워지는 요화.


그리고 관우는 요화 뒤에 있던 정체불명의 무언가를 확실히 볼 수 있었다. 그건 짐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줄로 꽁꽁 묶여있는 것이었다. 거기다 그 사람의 입에는 재갈까지 물려져 있었다.


그는 재갈이 물려 있어서 제대로 나오지 않는 소리를 억지로 내며 마구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으으읍!! 으 뜨끄아! 으쓰 노뜨 모뜨! 이 그 그튼 뜨끄뜨리!”


관우가 다가가서 그 사람을 자세히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아무리 봐도 이 전장에 있을만한 존재는 아닌 것 같았다.


“요 장군. 이 아이는 대체 누구인가?”


요화는 대답 대신 매우 조심스러운 손길로 묶여있는 그 어린아이를 내렸다. 그제야 그 아이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된 관우. 그의 눈이 더욱 더 커졌다.


관우가 말을 잇지 못하는 가운데 옆에 있던 관평이 기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 설마....? 와, 왕태자 전하?”

“그르씀뜨! 흥늠! 즈 쫌 프르주스오!”


그렇다. 마치 포로처럼 포박당한 사람은 바로 유선이었다.


알아듣기 힘든 발음이었지만 용케도 자신을 풀어달라는 소리임을 관평은 알아들었다. 어정쩡한 자세로 일단은 유선의 포박을 풀려고 나선 관평. 하지만 그런 관평을 말리는 조운이었다.


“내가 전하를 잠시 이리 모신 것이다. 관평은 나서지 말라.”


조운의 말에 모두 놀라며 그의 얼굴을 돌아보았다. 관우와 관평, 주창, 조루 등은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일인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왜 여기에 왕태자인 유선이 있고, 또 왜 이리 묶여있는지 말이다.


다들 놀라서 말을 잇지 못하는 가운데 관우가 겨우 물었다.


“자룡.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관 장군. 일단 맥성으로 돌아가시지요. 거기서 전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결국 모두 얼빠진 표정으로 조운을 따라 맥성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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