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욱일승천기
우리 한민족의 조상은 과연 아프리카 초원에 살던 흑인 일까요?
101. 욱일 승천기
일본 도쿄 중심부 이치가야, 일본 방위성(국방부) 청사 A동 8층 해상막료부.
하얀 제복에 대장 계급장을 단 `다케이 도모히사` 제32대 일본 해상자위대 막료장이 부하 장성급 장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지금 미군과 한국군이 대대적인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줄은 잘 알고 있지요?”
올해 59살의 나이에 비해 젊고 온화해 보이는 그는, 지원 모병제도로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된 일본자위대 전체 23만여명 중 4만6천여명에 달하는 해상자위대의 수장(해군참모총장격)으로, 22살에 임관되어 해상자위대 막료장에 부임한지 2년이 된 인물이다.
“어제 10월 10일이 북한 노동당 창건 71주년 기념일입니다. 해서, 미국이 북한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하기 위해서 한국 서해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0년 이후 6년만에 대대적인 연합훈련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장 계급장을 단 `무라카와 유타카` 해상막료부장(해군참모차장격)이 다른 장성들을 대표해서 입을 열었다. 뻔히 잘 알고 있으면서 뭣 하러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불만스런 속내를 감추느라 애를 쓴다.
“이번 훈련에 대해서 미국에서는 우리한테 간단한 통보만 있었고 자세한 설명이나 아무런 협조요청도 없었소. 장비부장이 알고 있는 내용을 한번 설명해 보시오.”
“하이, 이번 훈련에 한국 해군에서는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 등 함정 40여척이 동원되고, 미군에서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이지스 순양함 등 함정 7척이 참가한다고 합니다. 또 P-3/8 해상초계기와 F/A-18 슈퍼호넷 전폭기 등 양국 해군의 항공기와 한국 공군의 전술기,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등도 참여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장 계급장의 해상자위대 서열 5위인 장비부장이 또렷한 목소리로 보고했다.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은 배수량 10만2000톤, 길이 333m로 축구장 3개 규모인 1800제곱미터 넓이의 갑판에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은 한국 해군의 첫 이지스함으로, SPY-1D 레이더를 장착하고 국산 함대지미사일 `천룡`, 대잠미사일 `홍상어`, 대함미사일 `해성` 등을 운용한다.
이 외에도 한국형 구축함과 214급(1800톤급) 잠수함에는 함대지 미사일 등이 탑재됐으며, 미국 이지스 구축함과 이지스 순양함에는 SM-2/3 대공미사일, BGM-109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이 탑재되어있다.
“이번 훈련이 어느 해역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방위부장이 말해보시오.”
“하이, 해역별로는 서남해에서는 로널드 레이건함 등이 참여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이 진행되고, 일본해(동해)와 서해에서는 후방침투를 노리는 북한군 특수부대 격멸을 목표로 대 특수전부대 작전훈련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아마 해상무력억제, 대잠전, 대공전, 대지 정밀타격, 항모 호송작전을 통해서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제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해자대 서열 4위인 소장계급장의 방위부장이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을 조리 있게 보고했다.
그는 수장인 `다케이` 막료장이 왜 뻔한 내용을 묻는지 그의 속 마음을 읽고 있는 듯한 눈치다.
“그래요. 이번 미국과 한국의 연합훈련이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건지, 아직 북한에서 이렇다 할 도발의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어요.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는 우리로서는 한반도의 안정이 곧 우리 일본열도의 안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허나···”
`다케이` 막료장이 말을 하다가 정면 벽에 붙어있는 일본열도 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다본다.
회의에 참석한 모든 장성들의 시선도 함께 움직여 지도 위의 일본열도 서쪽, `일본해`라고 쓰여진 동해의 조그만 섬, 독도를 향했다.
“저 작은 섬 다케시마(죽도)는 명백히 우리 일본의 영토입니다. 저 섬으로부터 12해리(22Km)는 우리의 영해에요. 지금 저들이 연합훈련을 벌이고 있는 일본해 바다는 바로 우리 대일본제국의 영해인 것입니다!”
온순해 보이던 `다케이`의 얼굴이 경직되면서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듣고 있던 10여명 장성들의 눈에서도 마찬가지로 결연한 의지가 보이면서 순간, 무엇인가 한 마음이 되어 뭉치는 기색이 역력히 나타났다.
“저 지도 옆의 그림을 한번 더 보십시오.”
`다케이` 막료장이 눈으로 가리키는 지도 좌우에는 액자 속에 든 흑백사진 한 장과 유화 한 점이 걸려있다.
흑백 초상화사진 속의 인물은 구 일본해군의 `도고 헤이하치로` 제독으로 일본인들이 군신으로 추앙하는 인물이다. 그는 `동양의 넬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큰 활약을 펼쳤다.
특히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는 발틱 함대를 보유한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일본조차도 러시아 해군을 이길 수 있을지 의심할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도고` 제독은 이러한 예상을 깨고 발틱 함대에 대승을 거두어 세계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던 인물이다.
`도고` 사진과 함께 걸려있는 유화는 역시 러일전쟁 당시 `도고` 제독이 이끌던 전함 `미카사`의 활약을 그린 그림이다. 1903년 `미카사`는 `도고` 제독의 지휘 하에 연합함대의 기함이 되었고, 청일전쟁을 마치고 우리나라 진해에 도착했다. 진해를 거점으로 훈련을 하게 된 전함 `미카사`는 1905년 5월 27일 대한해협에서 러시아 발틱 함대와 교전하게 된다.
그때, `무라카와` 막료부장 맞은 편에 앉아있던 서열 3위 소장계급장의 인사교육부장이 손을 들고 발언권을 신청했다. `다케이` 막료장이 눈짓으로 허락을 하자, 그는 좌중을 둘러보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일장 연설을 읊어나갔다.
“여러분, 우리는 위대한 `도고` 제독님의 후예임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저 한반도와 중국대륙도 한때는 우리 대일본제국의 영토였습니다. 그 배경에는 육상군에 앞서서 우리 해상군이 천하무적이라던 러시아를 상대로 혁혁한 전공을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었다는 사실이 깔려 있는 것입니다. 한국해군과 훈련중인 미군도 6일간의 훈련이 끝나면 모두 철수해서 자기들 기지로 돌아 갈 것입니다. 저 우리의 영해와 영토를 저들 미국과 한국의 손에 맡기고 구경만 하고 있을 것입니까? 대 북한 방위훈련을 한다면 우리 EEZ(배타적경제수역)에 북한 미사일이 떨어진 게 엊그제인데, 미국도 일본해에서 만큼은 당연히 동맹국인 우리 해상자위대와 함께 훈련했어야 마땅한 것 아닙니까?”
흥분을 했다 싶었던지 잠시 숨을 고르며 연설을 멈췄다. 다른 장성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한 말씀이라는 표정들을 지었다.
“아니할 말로 지금 우리 방위상이 여성대신이다 보니까 이런 사태에 까지 몰려있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신이야 언제든 바뀌는 거지만, 우리 해상자위대만은 영원히 존속하여 대일본제국의 영광을 다시 찾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기술이 없어서 핵무기를 못 만듭니까? 이제 곧 헌법만 바뀌면 저 딴 북한쯤이야 우리가 단독으로 공격해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부장! 우리 구축함에서 SM-3 미사일 발사하면 북한 미사일 정도는 쉽게 격추시킬 수 있지요?”
입에 거품을 물고 연설하던 소장계급의 인사교육부장이 뒤쪽에 앉아있는 준장계급장의 기술부장을 바라봤다.
“하이, 우리 일본해를 방위하는 `마이즈루` 지방대 해군기지에 배치되어있는 이지스 구축함 DDG-177 아타고함에 SM-3가 적재되어 있습니다. 고고도 경계감시기인 우리 공중조기경보기 E-767로 24시간 감시하므로, 유사시 공격지침만 내려져 있으면 북한 어느 지점에서 발사하는 미사일도 백 빠센트 격추시킬 수 있스무니다!”
기술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부동자세를 취하고 숨 쉴 틈도 없이 보고를 했다.
일본해상자위대는 해역을 크게 다섯 개로 나누어 지방대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북쪽 홋카이도 지역이 `오미나토`, 동쪽 도쿄지역이 `요코스카`, 남쪽 히로시마지역이 `구레`, 서쪽 나가사키지역이 `사세보`이고 동해안쪽 교토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대가 `마이즈루` 지방대이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보유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요격용 미사일인 SM-3는 블록2A 모델로, 요격고도 범위가 70~500Km나 되어 요격범위 40~150Km인 사드(THAAD)보다 성능이 월등히 우수하다.
“그렇지! 바로 그겁니다! 우리 해상자위대 힘만으로 북한 미사일 공격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어요. 미군의 하워드 로렌첸 미사일 추적함이나 해상배치 X밴드 레이더의 도움 없이도 우리 정찰(정보수집)위성과 E-767 공중조기경보기 지원만 받으면 우리 통합전투체계 `베이스라인 9`를 장착한 아타고급 이지스 구축함 2척에서 AN/SPY-1D(V)레이더와 SM-3 함대공 탄도탄 요격미사일로 북한 노동미사일 정도는 100Km 상공인 대기권 재진입 전에 격추시킬 수 있어요.”
`다케이` 막료장이 자신감 넘치는 보충설명을 하고는 입을 꾹 다물며 전의에 가득 찬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 서서 벽면에 붙어있는 해상자위대 기를 우러러 본다.
“제군들, 대일본제국의 부활을 위하여 욱일기에 대해 경례!”
모두들 자리에서 기립하여 차려 자세로 서서 막료장의 구령에 따라 `욱일기`라 불리는 일본 해상자위대 기에 대고 거수경례를 부친다.
가로로 놓인 직사각형의 해상자위대 기는 좌중간 붉은 태양에서 굵은 16가닥의 붉은 햇살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형상으로 마치 2차대전때 대일본제국군 기로 사용되던 `욱일승천기`를 고스란히 빼 닮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일본이 패배 후에 새롭게 공포한 헌법 제9조의 별칭이 `일본 평화헌법`이다. 간단히 요약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제1항 일본은 무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제2항 일본은 군사력을 갖지 않는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가의 책임을 지고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일으킬 수 없도록 헌법으로 못박아버린 것이다.
일본자위대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육상전력은 강하지 않지만 해상전력과 공군전력은 뛰어나다.
현 `아베` 정권은 이러한 해군과 공군을 해외파병이 가능하도록 바꾸는 개헌을 추진하고 있으며 조만간 실현될 것이다.
만약 일본 평화헌법이 개정되어 일본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가 인접국인 한국의 지원을 명분으로 한반도에 무력진출이 가능해 진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 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까운 미래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Commen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