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영국을 접수하자
우리 한민족의 조상은 과연 아프리카 초원에 살던 흑인 일까요?
56. 영국을 접수하자
“예, 런던 지부에서 좋은 소식이 왔습니다.”
`알 팔리` 석유장관이 넓은 국방장관실 출입문을 힐끔 쳐다보면서 목소리를 더 낮추고 `살만` 국방장관에게 보고한다.
“아, 그래요? 좋은 소식이 뭡니까?”
`살만` 국방장관 겸 부왕세자가 반기며 묻는다.
“내일 `칸` 런던시장이 런던 `로햄턴`에서 `브렉시트` 반대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일 거랍니다.”
`브렉시트` (Brexit) 는 Britain과 Exit의 합성어로 유럽연합(EU)에서 영국이 탈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 집권보수당의 차기 총리자리를 노리는 전 런던시장 `보리스 존슨`은 자국민실업률 개선방안으로 영국에 거주하는 외국이민자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미는 “탈퇴에 투표를 (Vote Leave)” 이라는 단체가 주동이 되어 정계와 재계 및 일반 국민들을 선동한 결과, 영국의 EU탈퇴 여부를 오는 6월23일에 국민투표에 붙이기로 결정되었다.
현 영국총리인 `데이비드 캐머린`은 EU탈퇴를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자기 보수당 의원들의 다수가 EU탈퇴 즉, `브렉시트`를 지지하므로 어쩔 수 없이 국민투표결과에 따라서 현재 영국에 거주하는 순 이민자 33만 명에 대한 이주민정책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그리 되면 이민을 희망하는 외국인은 영어구사능력, 이전 경력과 교육수준 등을 바탕으로 일정시험을 통과한 경우에만 이민비자발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영국 내 외국이민자들은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 그래요? `칸`이 런던시장에 취임하더니 우리 지시를 제대로 따르는군요. 하하.”
현재 영국 런던시장은 이슬람교 신자인 무슬림출신의 `사디크 칸`이다.
45세인 `칸`은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부모 사이에 태어나 런던 공공주택에서 살면서 공립학교를 나온 전형적인 흙수저 정치인이다.
그는 이번 런던시장 선거에 노동당후보로 출마했고, 지난 5월7일에 44%의 득표로 35%인 보수당후보 `잭 골드시미스`를 누르고 런던시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우리가 보내준 선거자금이 얼만데, 우리 요구를 안 따를 수 있겠습니까?”
`알 팔리` 장관이 안경을 쓸어 올리며 계면쩍게 웃는다.
“하긴! 그 동안 대충 한.. 2억달러는 들어갔지요?”
“예. 총합계 2억2천만달러 전달됐습니다. 처음 부왕세자님 지시 받고 송금할 때만 해도 탱크 40대나 살 수 있는 돈이라서, 런던시장 만드는 자금으로는 너무 많다 싶었는데, 막상 당선이 되고 보니까 역시 부왕세자님 용단이 옳았다고 생각됩니다. 음, 흠.”
한 때 송금액이 너무 많다고 떨떠름해 했던 `알 팔리`가 자신의 오판에 대한 무안함을 `살만`에 대한 칭송으로 카무풀라주 한다.
“그렇지요! 이제 `칸`은 차기 영국총리자리를 내다볼 수도 있지 않습니까? 만약, 우리 하수인 `칸`이 총리가 되면 영국정부는 우리 손 안에 들어오는데, 2억2천만달러면 초기투자비로는 아주 싸게 먹힌 셈이지요. 하하.”
“예, 그럼요! 맞습니다. 음, 흠. 아, 참! 그 `로헴턴`의 `브렉시트` 반대캠페인에 `캐머린` 총리도 참석한답니다.”
`알 팔리`가 좋은 소식이 하나 더 있다며 화색을 띠고 보고한다.
“아니, 뭐요? EU를 탈퇴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집권보수당의 `캐머린` 총리가 탈퇴반대캠페인에 참석한다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같은 장소에서 맞대응으로 탈퇴찬성캠페인이라도 벌이겠다는 건가요?”
“아닙니다. `캐머린`총리는 보수당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EU탈퇴를 반대하면서 어떻게든 EU에 잔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번에 `칸`이 주최하는 `브렉시트` 반대캠페인에 참석해서 외국인 이민자세력의 반감을 조금이라도 다독거리려는 계산이지요.”
“음.. 양심적인 `캐머린`만 불쌍하게 됐네요. 그런 중요한 국민투표를 두고 보수당 내부에서 각자 따로 논다는 말씀이지요? 하하, 영국도 이제 한 물 갔구먼 그래요!”
“예, 부왕세자님! 영국을 우리 손아귀에 넣는 날도 얼마 안 남은 것 같습니다. 헤헤.”
왕실을 대표하는 56살의 후견인 `알 팔리` 석유장관이 31살의 새파란 국방장관 겸 부왕세자에게 아부를 떤다.
“정치권만 잡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영국은 정치권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건재한, 왕실을 확실하게 잡아야 됩니다!”
“아, 예. 물론입니다. `야마니` 런던지부장이 영국왕실에는 뻔질나게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들이 말하는 `아메드 야마니` 런던지부장은 영국에 오래 전부터 거주하고 있는 사우디왕족 출신 무슬림이다.
그는 일찍이 다른 왕족출신 자제들처럼 런던대학에 유학을 가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사교성이 뛰어나 런던의 상류사회에 쉽게 안주할 수 있었다.
금년에 45살인 그는 작년 초에 등극한 `압둘 아지즈` 왕의 부름을 받고 사우디로 귀국해서, `살만` 부왕세자로부터 특별한 지령을 받고 돌아갔다.
첫째는 정계와 재계의 주요인사들과 교류하며 사우디 우호세력을 확장하면서 영국왕실의 귀족들과 특별한 친분을 쌓으라는 것이었다. 거기에 따르는 비용은 사우디왕실에서 무제한으로 지원하겠고 했다.
그리고 둘째는 런던시내를 흐르는 템스강 런던브리지 북쪽에 있는 조그만 카페를 지정해주면서, 향후 특별한 임무가 주어질 거니까, 비용에 상관없이 무조건 구입해서 운영하며 아지트로 삼으라는 것이었다.
“영국왕실 지원금 관련해서 `야마니`가 요청한 금액이 얼마나 됩니까?”
“예, 금년 내로 나가야 할 금액만 10억달러나 됩니다.”
`알 팔리`가 큼직한 매부리코를 움찔거린다.
“다른 사업관련 요청금액은요?”
“예,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 위원 몇 명 포섭하는 비용으로 5억달러를 요청해왔습니다. 그 외에도 영란은행총재 섭외에 대비한 비상금 5억달러는 별도로 준비해 두라고 합니다.”
영란은행은 Bank of England (BOE)로서 우리나라의 한국은행과 같은 영국의 중앙은행이다.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통화정책위원회는 은행의 금리를 결정하며 현 영란은행의 총재는 `마크 카니`이다.
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나 인하결정은 유럽국가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영국 금융그룹인 HSBC 은행지점이 들어와 있다.
“영란은행 총재를 포섭하려면 5억달러로는 부족할 겁니다. 다른 회유책이나 공작비용도 고려해 두도록 하십시오.”
지금까지 읊은 것만해도 20억달러인데 더 준비하라고 한다. `알 팔리`의 안경을 받친 콧잔등에 주름이 지려고 한다.
“저··· 부왕세자님, `아람코` 증권시장 상장 로비비용으로 홍콩 HSBC로 나가야 할 금액만 20억달러입니다. 지금 저희 외환보유액이 1,550억 달러밖에 안됩니다. 음, 흠.”
“많이 남아 있네요! 50억달러쯤 써도 1,500억달러나 남는데 뭘 염려하십니까? 하하.”
주머니에 1,550만원 있으면 50만원어치 술 사먹어도 되겠지 뭐. 맞다!
사우디의 2014년 외환보유액은 6,000억 달러였다. 작년, 2015년 1월에 집권한 현 `압둘 아지즈`국왕의 정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부왕을 대신해서 부왕세자인 `살만`이 직접 집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작년의 농사실적은 무역수지 적자가 무려 980억달러나 되어서 1년만에 곳간의 돈이 4분의1 수준인 1,550억달러로 확 줄어버렸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돈을 마구 펑펑 써대자고 하니, 재정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알 파리`는 곳간관리부실의 죄명으로 `살만`이 위원장으로 있는 왕실 경제개발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억울하게 참수형을 당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저.. 노스-코리아에 미사일 무기 수입대금으로 당장 10억달러 보내야 되고, 추가분 대금 20억달러도 곧바로 준비해야 되는데요! 그 외에도 터키에서 들여올 전차나 헬리콥터 구입대금도 수십억 달러가 넘습니다.”
두터운 입술이 말라가는 `알 팔리`가 움츠린 목을 좌우로 비튼다.
“허허, 참. 원유를 하루에 1,000만배럴씩 퍼내서 배럴당 50달러만 받아도 5억달러 아닙니까? 한 달만 퍼내면 150억달러나 되는데 뭘 그리 죽는 소리를 하세요? 하하.”
`원유 퍼내서 수출하면, 그게 다 순 수익이냐? 원가는 생각 안 하냐? 이 또라이 같은 젊은 놈아! 괜히 사우디 발전계획이랍시고 되지도 않을 `비전 2030`은 발표해가지고, 왕실소유 `아람코`를 증시상장 하면서 종친들한테 밉보여서 애꿎은 나만 중간에서 고생하게 만들고!`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알 파리`는 자세를 더 낮추고 한심한 왕위계승 영순위인 부왕세자를 위해 충정 어린 대책을 제시한다.
“저.. 부왕세자님, 이렇게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원유를 한 달간 퍼내서 150억달러를 마련하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우선 국채를 150억달러 발행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알 팔리`는 왕실종친이라는 이유만으로 `살만`의 후견인 겸 오른팔이 된 사람이 아니다.
그는 19살에 `아람코`에 입사해서 22살에 미국 텍사스 A&M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32살에 컨설팅서비스부 부장이 되었다.
그 후 정유공장 정비부장, 사업분석부장 등을 거쳐 39살에 필리핀석유공사와 합작법인인 페트론사 사장을 역임했다.
2000년초 천연가스개발사업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 주요 석유회사들과 협상을 하면서 국제 에너지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었고, 그 공로로 44살에 `아람코` 이사가 되었다.
또 영국 쉘, 프랑스 토탈과 `아람코`와의 합작법인에서 회장을 역임했고, 2009년부터 지금까지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 총재직을 맡아오고 있는 유능한 인물이다.
“아, 그래요? 그런 방법이 있었습니까? 역시 우리 석유장관님이 사우디왕국 내에서는 제일 최곱니다! 하하. 그럼 당장 내일이라도 국채 150억달러를 발행하십시오! 진작 말씀해 주시지. 하하.”
천방지축인줄 알았더니 젊은 후계자가 그래도 노인네 다룰 줄은 아는 모양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이거지? 그런데 국채를 찍어서 시장에 내다팔면 금방 돈이 되는 줄 아냐?
“예, 부왕세자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도쿄미쓰비시은행과 JP모건은행은 들러리로 접촉해놓고, 홍콩 HSBC은행과 구체적인 국채발행협상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런 괜찮은 인재가 있는 걸 보니 `알라`신이 무심하지는 않으신 것 같다.
*** ***
한편, 이란 테헤란 동북쪽 400Km지점 국경근처 `고르간`시 외곽.
고문도의 훈제칠면조 가공공장 `창원터키` 공장 정문경비실.
-타앙!~ 타다당!~
“야, 빨리 뛰어와!~ 괴한 침입이야!~”
깨진 유리창 문틈으로 공장 도살장건물을 향해, 자동소총 단발과 연발로 위협사격을 가한 경비조장이 벽에 몸을 엄폐하고 대원들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무전을 치고 있다.
-우웨앵!~ 우웽, 우웽, 우웨앵~
철조망울타리에 망루초소의 서치라이트가 환하게 비친 채, 경보사이렌이 연속적으로 울려 퍼진다.
“남쪽 도살장건물에 침입했어! 그 쪽으로 달려와. 빨리!~”
무전을 친 경비조장이 다시 창문 틈으로 M-16을 겨누고 도살장건물을 살펴본다.
-빵빵!~ 삐뽀, 삐뽀. –빵빵빠방!~ 삐뽀, 삐뽀.
조금 전에 멀리서 저 자동차 클랙슨과 경보음이 들려와서 황급히 내다보았던 것이다.
경비실 남쪽 100여미터 길가에 전조등을 켠 SUV차량이 경보등을 점멸하면서 서있었고, 경보음과 함께 누군가가 일부러 급하게 누르는 클랙슨 소리도 들려왔었다.
이란에 와서 6개월간 받은 전투훈련 중에 이와 아주 흡사한 과정이 있었다.
경비조장은 즉각 전 경비초소의 스위치를 올려 서치라이트와 비상사이렌을 켜고, 총구로 유리창을 깨트려 남쪽초소 울타리 주변을 살펴보았었다.
방금 전에 도살장건물 뒤쪽에 어른대는 두 명의 검은 그림자를 발견하고, 우선 공중으로 위협사격을 몇 발 때리고 나서 서쪽 초소에 있는 대원들에게 무전을 쳤던 것이다.
이 소설은 판타지가 아닙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닥쳐 올 사실을 미리 알려드리는 겁니다. 여러분의 가까운 미래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작가의말
< 대한민국 금융위원회 >
금융위원회는 중앙행정기관으로,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은행금리 등 금융관련 주요사항을 심의 및 의결함.
위원중 1인은 위원장을 겸하고 다른 1인은 부위원장을 겸한다.
그 외 7인 중 2인은 위원장이 추천하는 금융전문가로 보하며, 상임위원이다.
나머지 5인은 비상임위원으로 구성한다.
1.위원장 (임종룡) 2.부위원장 (정은보) 3. 상임위원 4. 상임위원
5.기획재정부 제1차관 6.금융감독원장 7.예금보험공사 사장
8.한국은행 부총재 9.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추천하는 경제대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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