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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님의 서재입니다.

잊혀진 자의 이야기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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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9일생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4
최근연재일 :
2024.01.05 08: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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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15,958

작성
23.03.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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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17

DUMMY

레일라는 기억력이 평범한 편이었지만 사람 얼굴은 잘 기억한다. 먹고 살던 짓이 도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썰미가 좋아진 덕이다. 자신들의 방 앞에 용건이 있다며 찾아온 사람들은 처음 일행이 루노바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길을 막아섰던 농부들이었다. 레일라의 기억이 맞는다면 막아섰던 둘과 처음 보는 사내 둘이 더 있었다.


그들 역시 얼굴과 팔이 햇볕에 많이 타 있었고, 후줄근한 복장이었기에 네 사람 모두 농부들이라는 걸 쉽게 눈치챌 수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처럼 적의는 없어 보였지만 레일라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무슨 일이죠?”


“그, 그게······. 저희를 좀 도와주십시오.”


레일라는 황당했다. 다짜고짜 도와달라니. 발끝으로 살짝 열린 문을 조금 더 열어 여관 복도를 빠르게 살폈다. 등 뒤에 단검을 숨긴 채 태연하게 말이다. 복도를 훑어본 레일라는 함정이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네 사람의 농부는 절박한 표정으로 손까지 싹싹 빌며 굽신거렸다.


문틈으로 사정을 하는 농부들을 보자 한스가 살짝 경계심을 풀며 말했다.


“다짜고짜 도와달라는 건 무슨 말입니까?”


“제발,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


셋은 눈빛을 주고받았다. 셋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방문객 네 사람을 방 안으로 들였다. 4인실이었으니 넷이 더 들어와도 넉넉했다. 여전히 레일라는 단검을 등 뒤로 감추고 있었고, 한스와 파시비엔도 조금이라도 이상한 행동을 하면 공격하려 준비했다.


그들이 찾아온 목적을 레일라가 물었다.


“대체 뭐죠?”


처음 일행을 막아선 채 꼬치꼬치 캐물었던 농부가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


“저, 저희는 라톰프 신전에 피해를 본 사람들입니다. 풍족하진 않지만 소박하게 끼니 걱정은 하지 않고 보냈는데······. 신전에서 땅도 모두 빼앗고 거기서 생산하는 곡식들까지 다 뺏어갑니다.”


레일라가 모른 척 쌀쌀맞게 대답했다.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요?”


“다, 다 봤습니다. 여러분들이 요 며칠 마을에 머물면서 하시던걸요.”


“뭐야. 당신들 첩자라도 되는 거야?”


레일라가 등 뒤에서 단검을 앞으로 꺼내 들자 농부 넷은 동시에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처음엔 그냥 희망을 품고 말할 기회를 엿봤던 것뿐인데. 그랬는데 여러분들이 하시는 행동들이 이상해서 몰래 따라다닌 거 말고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맹세합니다.”


평범한 농부들에게 경험 많은 이들이 제대로 한 방 먹었다. 그동안 이들이 따라다니던 걸 새카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래된 도시다 보니 루노바는 도시 구획 정비 따윈 되어있지 않았다. 덕분에 길은 복잡하고 헷갈렸다. 이곳 주민들이야 능숙하게 골목골목 돌아다닐 수 있지만, 일행은 달랐다. 그런 복잡한 길을 이용해 뒤를 밟았으니 눈치채지 못할 법도 했다.


미행당한 게 짜증이 난 건지, 눈치 못 챈 게 짜증이 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레일라가 기분 나쁜 투로 대꾸했다.


“그래서?”


“라톰프 신전에 대해 알아보시던 걸 보고 저번에 왔던 모험가들처럼 그들을 처리할 방법을 생각하는 거라 여겼습니다. 그래서 도움을 받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무슨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지?”


“그, 그게······.”


대표로 말을 하던 농부가 눈치를 보며 뜸을 들였다. 무턱대고 찾아오긴 했지만,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곁에 있던 다른 농부가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땅을 뺏긴 농부들부터 납치되듯 딸까지 빼앗아간 사람들까지 많습니다. 피해받은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면서 아실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은 저희와 함께 신전으로 쳐들어가자는······. 우리가 돕겠습니다.”


농부의 말을 듣고 있던 셋은 어이가 없었다. 다짜고짜 신전을 치자는 말이 놀랍기도 했지만 무모할 정도로 대책 없다 느껴질 뿐이었다.


“저기 아저씨, 미쳤어요? 거긴 100명도 넘는 사병들이 지키고 있다고요. 그런데 거길 쳐들어가자?”


레일라는 겁이라도 주려는 듯 인상을 팍 쓰면서 말하긴 했지만, 농부는 다시 말을 꺼냈다.


“우, 우리도! 싸울 줄 압니다. 밭일이나 하는 사람이라고 무시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숫자는 신전의 사병들보다야 적겠지만 이미 뜻을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희와 여러분들 같은 모험가가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모은 숫자가 얼마나 되는데요?”


“사십 명쯤 됩니다. 비록 무기는 없지만, 곡괭이도 있고 삽도 있고 얼마든지 무기로 쓸 만한 것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태산이다. 신전의 사병들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숫자에다 제대로 된 무기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쳐들어간다면 몰살당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한스는 차분하게 그들에게 말했다.


“어떤 심정이신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이런 방법은 아닙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결할 테니 집으로 돌아가세요.”


“그쪽은 마법사 아닙니까? 우리가 그 정도도 알아보지 않고 왔을 거로 생각합니까? 우리가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흐윽.”


농부는 울 듯이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면 다 죽습니다. 제가 마법사인 건 사실이지만 신전 근처에선 마법을 쓸 수조차 없습니다. 따로 우리 계획이 있으니 일단 여러분들은 돌아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살아도 산 게 아니고, 죽어도 죽은 게 아니란 말입니다. 우리는 전부 죽을 각오로 여길 왔습니다! 어차피 그들에게 핍박받아 죽든, 쳐들어가서 죽든 둘 중 하나입니다.”


“형님! 이럴 바엔 그냥 우리끼리 갑시다! 고작 몇 명의 도움을 받는다고 달라질 건 없수다!”


다른 농부가 버럭 소리쳤다. 아무리 도움을 요청해도 거절만 하는 일행이 원망스러웠다. 이들은 절벽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었다. 삶의 터전도, 가족들도 빼앗긴 절망적인 상황.

세 사람도 사실 돕고 싶었다. 그래도 아무런 계획 없이 무턱대고 간다는 건 말 그대로 자살행위였다. 아직 신전에 숨어들어 간 둘의 소식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했다.


“어차피 사람들 설득도 다 했으니 우리끼리라도 갑시다!”


“그래! 우리도 할 수 있다고!”


“형님! 일어나슈. 루노바 사람답게 우리 손으로 해결합시다!”


왜 하필 여기서 루노바 사람들의 본성이 나오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농부 셋은 씩씩거리며 방을 나가버렸다. 그들의 대표로 대화를 나누던 농부는 못내 아쉬웠는지 쉽사리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정말 도와줄 수 없는 겁니까? 저렇게 나가긴 했어도 검 한 번, 창 한 번 휘둘러 본 적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오.”


딱하고 절박한 사정을 왜 모르겠는가. 파시비엔은 속상한 마음에 농부에게 말했다.


“저는 아그나달린 신전 소속이었던 성직자입니다. 저도 당장 여러분들을 돕고 싶습니다. 하지만 여기 계신 마법사분과 저는 신전 근처에서 마법조차 쓸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다른 동료분들의 안전까지 생각해야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해드릴 수 없지만 저희가 해결하겠습니다. 그러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괜찮습니다. 우리 루노바 일이니 루노바 사람들이 해결해야 하는 게 맞을 겁니다. 내가 어리석었소. 미안합니다.”


농부는 어깨가 축 처져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렇게 갑작스레 들이닥쳤던 농부들이 모두 떠나자 셋은 혼란스러웠다.


“미치겠네. 무작정 찾아와서 어쩌자는 거야?”


레일라가 심통을 부렸다. 그러나 그녀의 말뜻은 저들의 방문이 귀찮거나 짜증이 나서가 아니었다. 예전의 레일라였다면 무시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의 그녀는 딱한 사정의 그들을 돕고 싶었다. 타이밍이 맞아떨어지지 않았을 뿐.


“답답하네. 저 사람들 오늘 당장이라도 신전으로 갈 거 같은데. 어쩌지?”


“위대하고 자비로운 아그나달린님의 권능으로 지켜달라고 기도해야겠습니다.”


파시비엔은 바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기도가 통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파시비엔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아! 어쩌면 방법이 있을 거 같아!”


한스의 표정이 밝아졌다. 신전에 가 있는 친구를 닮았는지 번뜩 한스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


#

- 탓!


아리엘은 신전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다. 그녀의 눈에 들어온 신전은 조용했다. 쉬지 않고 빠르게 달려온 탓에 잠시 숨을 고른 후 바람의 정령 실프를 불렀다.


“있잖아. 어제 내가 돌아간 후에 혹시 무슨 소란스러운 일 있었어? 아, 그랬구나. 아니. 친구들이 걱정돼서 그래. 정말이지?”


아리엘은 재차 확인했다. 그리고 실프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신전은 잠잠했다는 말뿐이었다.


“그럼 혹시 안에 사정은 모를 테니까 내 친구들 둘이 밖으로 도망치거나 그런 것도 없었지? 응. 다행이다.”


아리엘은 미소를 지었다. 어제 새벽부터 오늘 저녁까지 어떤 일도 없었으니 말이다. 신전으로 오는 내내 아리엘은 둘이 너무 걱정되었다. 당연히 두 사람을 믿지만 적진 한복판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니까. 무엇보다 가장 찜찜하고 위험한 변수로 생각되는 게 대사제라는 인물과 디스펠 매직 주문이었다.


아리엘은 문득 실프에게 묻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는지 다시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혹시 말이야. 신전에 그 이상하고 불쾌하다는 기운 있잖아. 응! 그거에 관해 이야기해줄 수 있어?”


반투명한 실프는 인상을 살짝 쓰더니 아리엘만 들을 수 있는 말을 해주었다. 실프의 설명은 이질적인 느낌이 강한 기운이고, 특히 신전을 중심으로 불쾌한 기운이 상당히 밀집되어 있다는 말이었다.


“이질적이라고? 대체 신전 안에 뭐가 있는 거야. 응? 너한테 묻는 거 아니야. 억지로 들어가서 확인 안 해도 괜찮아. 그럼 혹시 예전에도 이런 기운 느낀 적 있어? 응. 처음이야?”


궁금했다. 안에 있는 자는 분명 성직자가 분명했지만, 그와 연관된 이질적이고 불쾌한 기운이란 걸 유추해 낼 수가 없었다.


이미 신전 안에서는 콜리나에게 들어 아티펙트에 대한 사실을 알았지만, 아리엘은 도무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아리엘은 아티펙트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거의 숲에서만 살았고 이 정도로 큰 사건에 휘말린 경험도 적었으니까.


정령들만 느꼈던 이상한 기운이란 건 아티펙트 때문이 분명했다.


“보고 싶네. 빨리 둘이 나왔으면 좋겠다.”


아리엘은 웅크리고 앉아 신전 쪽에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아무래도 한동안 지켜봐야 할 것만 같았다. 만약 여관을 공격하기 위해 병사들이 움직이면 적어도 정찰의 효과 정도는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녀의 시선이 머무는 신전 내부에선 서지터와 카데스가 경비 근무를 서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어제와는 다르게 저녁에서 자정 즈음까지 근무 시간이 바뀌었다. 창을 하나씩 받고 무기고에서 나오려던 찰나, 두 사람은 길던과 마주쳤다.


“어? 근무 나가냐?”


“네! 형님.”


“그래, 고생들 해.”


길던은 손을 흔들어주며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 경계했을 때와는 달리 제법 가까워지자 무척 잘 챙겨주는 그였다.


속이고 있는 게 미안했는지 서지터는 계속 고개를 돌려 길던의 등을 바라보았다.


“괜히 마음이 그러네.”


카데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또 누군가 들을까 봐 서지터는 카데스 귀를 바짝 당겨 나지막이 말했다.


“오늘 근무도 딱 알맞은 거 같다. 자정에 근무 끝나면 슬쩍 올라가자.”


카데스도 같은 생각이었다. 어제처럼 늦은 시간부터 근무를 서게 된다면 콜리나와 약속한 시각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근무를 서기 위해 오다 딴 길로 새는 것보다야 근무가 끝나고 딴 길로 새는 편이 훨씬 좋았다.


둘은 교대를 한 뒤에 슬쩍 콜리나의 방 문고리를 돌려보았다. 콜리나는 이미 4층으로 올라갔는지 문은 단단히 잠겨있었다. 가만히 근무만 서는 게 지루했는지 서지터가 중얼거렸다.


“일단 아티펙트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고, 처리 방법을 좀 고민해본 뒤, 콜리나 데리고 바로 튀든지, 아니면 바로 대사제를 치든지 하자.”


“응.”


“그것만 없으면 애들이 와도 싸우는 건 무리가 없을 거야. 오늘로써 체이스의 역할은 끝이 나겠구나. 지루하고 재미없고. 고생했다. 나 녀석.”


서지터는 팔을 감싸 스스로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이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나도 느긋한 서지터의 모습과는 다르게 바깥의 상황은 급박하게 흘러가는 중이었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피드백과 충고, 오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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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3화 우연의 법칙 - 23 23.04.25 49 2 16쪽
73 3화 우연의 법칙 - 22 23.04.24 40 2 14쪽
72 3화 우연의 법칙 - 21 23.04.21 41 2 12쪽
71 3화 우연의 법칙 - 20 23.04.20 46 2 14쪽
70 3화 우연의 법칙 - 19 23.04.19 45 2 13쪽
69 3화 우연의 법칙 - 18 23.04.18 42 2 13쪽
68 3화 우연의 법칙 - 17 23.04.17 48 2 12쪽
67 3화 우연의 법칙 - 16 23.04.14 38 2 12쪽
66 3화 우연의 법칙 - 15 23.04.13 43 2 13쪽
65 3화 우연의 법칙 - 14 23.04.12 39 2 15쪽
64 3화 우연의 법칙 - 13 23.04.11 47 2 12쪽
63 3화 우연의 법칙 - 12 23.04.10 40 2 15쪽
62 3화 우연의 법칙 - 11 23.04.07 40 2 14쪽
61 3화 우연의 법칙 - 10 23.04.06 48 2 12쪽
60 3화 우연의 법칙 - 9 23.04.05 41 2 12쪽
59 3화 우연의 법칙 - 8 23.04.04 39 2 14쪽
58 3화 우연의 법칙 - 7 23.04.03 44 3 12쪽
57 3화 우연의 법칙 - 6 23.03.31 63 3 17쪽
56 3화 우연의 법칙 - 5 23.03.30 49 3 12쪽
55 3화 우연의 법칙 - 4 23.03.29 45 3 13쪽
54 3화 우연의 법칙 - 3 23.03.28 46 3 12쪽
53 3화 우연의 법칙 - 2 23.03.27 50 3 13쪽
52 3화 우연의 법칙 - 1 23.03.24 55 3 13쪽
51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5 23.03.23 51 3 12쪽
50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4 23.03.22 47 3 14쪽
49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3 23.03.21 42 3 15쪽
48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2 23.03.20 49 3 13쪽
47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1 23.03.17 48 3 13쪽
46 2화 보이지 않는 위험 - 20 23.03.16 4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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