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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도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08.11.12 21:49
최근연재일 :
2008.11.12 21:49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56,528
추천수 :
107
글자수 :
63,034

작성
08.11.09 21:50
조회
17,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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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8쪽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五章 마(魔)가 뭔 줄 아느냐? (一)

DUMMY

도영은 어둠이 좋았다.

야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히히히! 맛있다. 쩝쩝쩝!”

양손에 고기를 든 채 걸신스럽게 먹어댄다. 장정의 배를 충분히 채울 양이었건만,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고도 부족한지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연방 코를 벌렁거리며 도영의 주위를 탐색하더니 더 이상 고기가 없음을 알고는 고개를 쳐들고 심호흡하듯 숨을 들이마신다.

하지만 연 노인이 바보가 아닌 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할 리가 없다.

야노는 입맛을 다시며 도영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헤헤헤! 없다.”

그렇게 말하고는 혹시나 싶은지 도영을 내려다본다.

도영은 고개를 저었다.

야노는 도영 옆에서 한참을 뒹굴었다. 그러다 심심함이 극에 달하자 언제나 그랬듯이 벌떡 일어나 훌쩍 사라졌다.

도영은 아쉬웠지만 말 상대조차 해줄 수 없었기에 서운해 할 수도 없었다.

모닥불이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다.

도영은 지독한 고요 속에 내던져진 것 같았다.

감정을 지배해야지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도영은 단호히 머릿속을 털어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일월무극신공의 구결을 암송하기 시작했다.

망아지경(忘我之境).

일체의 사념이 사라지고 오직 일월만이 존재했다.

시간은 고요 속에 흘러갔고, 일월은 도영의 하단전을 두드렸다.

도영은 집중하고 집중했다.

두드리고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메마른 대지의 중심에 미세한 구멍이 뚫리며 한 줄기 가느다란 숨을 토했다. 너무나 작은 변화였기에 당사자인 도영은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구멍 뚫린 제방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좀 더 두드리고 두드리면 도영이 느낄 정도로 상당한 변화가 있을 터였다. 하나 아쉽게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야노가 먼지를 흠뻑 뒤집어쓴 채 난입하듯 뛰어 들어와 도영을 번쩍 들쳐 업은 것이다. 그리고 망아지경이 깨진 도영을 업은 채 동혈 밖으로 뛰쳐나갔다.


* * *


만월 아래 음기가 최고조로 성한 밤이다.

마치 손가락을 세운 듯한 봉우리들 아래 깎아지른 벼랑과 벼랑 사이로 좁다랗게 파여진 음산한 계곡. 그 안쪽 깊숙한 곳에 지옥의 입구처럼 뻥 뚫려 있는 시커먼 동혈 입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끔찍한 공포와 직면한 무리가 있었다.

오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갈의 중년인과 이삼십 대의 사내들이었다. 그리고 바짝 긴장한 모습의 그들 뒤로 잔뜩 인상을 쓰고 있는 청의소녀의 모습도 보였다.

“온다!”

갈의 중년인이 크게 소리쳤다.

순간 동혈 안쪽에서 바람을 가르는 소성과 함께 새하얀 실이 튀어나왔다.

“그쪽이다!”

갈의 중년인이 우측으로 신형을 틀며 재차 소리친 순간 사내들 중의 하나가 기겁하여 비명을 질렀다. 동혈에서 튀어나온 백색 실이 그 사내를 휘감은 것이다.

사내는 다급히 비수를 휘둘렀다.

이전의 동료들처럼 끌려가지 않으려면 실을 끊어야했다. 하나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몇 가닥의 실이 계속 날아와 사내를 휘감았다. 사내는 발작하듯 비수를 휘둘렀다. 가까이에 있던 동료들이 달려들어 함께 비수를 휘둘렀다.

“제발! 잘려라!”

“우아악! 잘리란 말이다.”

분노로 화한 두려움이 쩌렁 울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은 끊어지지 않았다. 강한 접착력까지 있어 떼어낼 수도 없었다. 사내가 발버둥치는 사이에 연이어 날아온 실들이 사내를 꼬치처럼 휘감아 팔을 움직일 수조차 없도록 만들어 버렸다.

사내는 시커멓게 죽은 얼굴로 동료들을 돌아봤다.

동료들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절절했다.

순간 사내를 휘감은 실이 팽팽해지더니 순식간에 사내를 끌고 사라졌다.

“우아아악!”

두려움 가득한 비명이 야공을 울렸다.

또 다시 동료를 잃은 사내들은 갈의 중년인을 돌아봤다. 모두들 허락을 구하는 얼굴이었다.

그에 갈의 중년인, 고윤후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또 다시 희생자가 나왔고, 끝이 아님을 알지만 멋대로 명을 내릴 수는 없었다. 그는 결정을 바라는 시선으로 청의소녀, 당자경을 돌아봤다.

그에 당자경이 짜증 가득한 얼굴로 소리쳤다.

“화골산(化骨散)을 쓰면 되잖아!”

고윤후가 원하는 대답이 아니다.

그는 물러나고 싶었다. 아니 애초에 이곳으로 오고 싶지가 않았다. 당자경만 아니었으면 그가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당자경은 무공보다 독에 심취해 있었다.

온갖 독물들을 잡아들여 새로운 독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그 와중에 독을 시험한답시고 몹쓸 짓도 많이 했다. 적을 상대하기 위해 개발한 독이다 보니 그 시험 대상이 사람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 힘없는 양민이거나 떠돌이 낭인 무사들이 주 대상이었다.

‘또 무슨 독을 만들려고··· 원해서 왔으면 짜증을 내지나 말든가.’

고윤후는 내심을 감추고는 하고 싶지 않은 명을 내렸다.

“화골산(化骨散)을 써라.”

고윤후의 명이 떨어지자 사내들은 품속에서 묵죽통(墨竹筒)을 꺼내들었다. 바쁜 손놀림으로 고정 쇠를 제거하여 봉합을 풀었다. 그리고는 일제히 전의를 불태웠다. 가만 두지 않겠다는 독기가 가득했다.

그들은 천천히 움직였다.

몇 개의 횃불 사이로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죽음 같은 정적이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정적을 깨트리는 소성이 들려왔다.

쉬-익!

고윤후가 소리쳤다.

“온다!”

실이 튀어나왔다. 또 다시 사내들 중의 한 명을 휘감았다.

사내는 침착했다.

팔을 움직여 자신을 휘감고 있는 희끗한 실을 향해 묵죽통을 겨냥했다. 그리고 또 다른 실이 날아들기 전에 묵죽통 안의 화골산을 분출시켰다.

화골산은 뼈조차 남기지 않고 녹여버리는 극독이다.

치이익!

실이 녹는 소리였다.

모두들 얼굴에 기쁜 빛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였다.

쉭! 쉬익!

백색 실이 연달아 튀어나왔다. 피할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세 명이 휘감겼다. 백색 실이 빠르기도 했지만, 모두들 채독당 소속이라 움직임이 민첩하지 못한 탓이 더 컸다.

모두들 침착하게 묵죽통의 화골산을 발사했다.

치이익! 치이이익!

역한 냄새와 함께 실들이 녹았다.

모두들 의기충천했다. 이제 놈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하지만 곧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쉭쉭쉭! 쉭쉭쉭!

셀 수조차 없는 숫자였다.

순식간에 다섯 명이 휘감겼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놈이 단단히 화가 났는지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이리저리 피해보지만 세 명이 추가로 걸려들었다.

급히 화골산을 이용해 빠져나왔다.

“물러나라!”

고윤후의 외침에 모두들 빠르게 물러났다. 그 와중에도 백색 실은 계속 날아들었고, 모두들 우왕좌왕하여 화골산을 발사하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화골산의 양에는 한계가 있었다.

“당황하지 말고, 화골산을 아껴 써라!”

고윤후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한 발 늦고 말았다.

당황하여 창졸간에 마구 쏘아댄 탓에 하나둘 바닥을 드러내고야만 것이다.

“헙!”

또 다시 걸려든 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에겐 더 이상 화골산이 남아 있지 않았다. 흠칫 놀란 그는 눈을 부릅뜬 채 동료들을 돌아봤다. 다행히 가까이에 있던 동료에게 화골산이 남아 있었다.

치이이익!

역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 순간 끊이지 않고 날아온 백색 실이 화골산을 뿌려준 사내를 휘감았다. 사내는 급히 묵죽통을 돌려 화골산을 발사했다.

“······!”

발사되는 화골산이 없었다. 떨어진 것이다.

사내는 다급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가까이에 있는 동료들이 두 눈을 크게 뜰 뿐 손을 쓰지 않았다. 그들 역시 떨어진 것이다.

그 사이 계속 날아든 백색 실이 사내를 꼬치처럼 휘감았다. 그리고 사내를 휘감은 백색 실이 팽팽해졌다. 사내의 얼굴이 시커멓게 물들었다.

“사, 살려줘!”

사내가 소리쳤다. 순간 백색 실이 사내를 순식간에 끌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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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추천해주신 분이 계십니다.

대보름님 감사합니다.

이 세상 모든 행운이 대보름님과 함께 하길 빕니다. *^^*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한 주 활기차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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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五章 마(魔)가 뭔 줄 아느냐? (三) +35 08.11.11 17,842 4 9쪽
15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五章 마(魔)가 뭔 줄 아느냐? (二) +41 08.11.10 17,584 9 9쪽
»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五章 마(魔)가 뭔 줄 아느냐? (一) +17 08.11.09 17,779 4 8쪽
13 전륜마도(轉輪魔道) 第四章 너는 왜 웃고 있냐? (三) +16 08.11.08 17,272 5 14쪽
12 전륜마도(轉輪魔道) 第四章 너는 왜 웃고 있냐? (二) +26 08.11.07 17,188 5 9쪽
11 전륜마도(轉輪魔道) 第四章 너는 왜 웃고 있냐? (一) +24 08.11.06 17,810 6 8쪽
10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三章 절대 약해지지 않아 (二) +36 08.11.05 17,65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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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二) +33 08.11.02 19,529 6 8쪽
6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一) +17 08.11.01 21,601 5 8쪽
5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四) +15 08.10.31 22,049 6 7쪽
4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三) +22 08.10.30 22,129 7 7쪽
3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二) +19 08.10.29 24,134 6 10쪽
2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一) +17 08.10.29 33,669 8 8쪽
1 전륜마도(轉輪魔道) 서장. +21 08.10.29 33,865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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