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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도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08.11.12 21:49
최근연재일 :
2008.11.12 21:49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56,514
추천수 :
107
글자수 :
63,034

작성
08.11.03 21:42
조회
18,735
추천
7
글자
8쪽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三)

DUMMY

많은 시간이 지났다.

도영은 힘없이 덜렁거리는 손목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몸을 결박하고 있던 끈이 풀어졌지만 그는 어디에도 갈 수가 없었다.

발목의 힘줄이 끊어졌기에 걸을 수가 없었다.

그는 네 발로 기어야 했다. 짐승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게 싫어 한 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죽고 싶었다.

하지만 혀가 잘렸기에 깨물 수가 없었다. 손목의 힘줄이 끊어졌기에 스스로 목을 조를 수도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굶는 것 밖에 없었다.

그는 굶어죽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강제로 입을 벌리게 만들었고, 죽인지 뭔지 모를 것을 강제로 부어넣었다.

그는 그렇게 죽지도 못하게 되었다.

끼이익!

철문이 열렸다.

열려진 문틈으로 밝은 빛과 함께 코끝을 자극하는 살내음이 풍겨왔다.

‘그녀다.’

도영의 후각은 그 사이 많이 예민해져 있었다. 특히 그녀의 냄새에 민감했다. 그녀에 대한 두려움이 본능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

과연 그의 후각은 틀리지 않았다.

그녀가 눈앞에 나타났다.

도영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고, 부르르 떨었다.

“널 지켜볼 것이다. 짐승처럼 살아가는 널 보며 내 원한을 달래겠다.”

그녀는 독살스러운 눈으로 그를 훑었다.

“흥! 자살할 생각 따위는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다. 만약 그랬다가는 네놈이 보는 앞에서 네놈의 사지를 잘라 개의 먹이로 줄 것이다. 몸뚱어리만 남겨 살지도 죽지도 못하게 할 테다. 줄에 매달아 놓고 수많은 사람들의 구경감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선택은 네놈이 해라.”

너무나 악독하다.

어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가?

도영은 더 이상 떨지 않았다. 오히려 반발했다.

‘어디 날 죽이지 않는지 보겠다.’

그는 양팔과 무릎을 이용해 빠르게 움직였다.

바닥에 팔꿈치가 깨지고 무릎이 쓸렸지만, 개의치 않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눈앞에 설수연의 다리가 보인 순간 신형을 빙글 회전시켜 그녀의 다리를 걸었다.

“악!”

짧은 비명과 함께 설수연이 땅으로 크게 쓰러졌다,

도영은 이때다 싶어 재빨리 몸을 구른 다음 팔꿈치로 그녀의 가슴을 찍었다,

퍽!

급한 마음 때문인지 약했다.

무릎을 꿇고 상체를 일으켰다. 팔꿈치를 들어올렸다.

“우어아!”

괴성을 지르며 팔꿈치로 내리 찍었다.

그때 희끗한 그림자가 불쑥 뛰어 들어 도영을 강하게 걷어찼다.

“컥!”

도영은 답답한 신음과 함께 벽까지 날아가 처박혔다.

갈비뼈가 부서졌는지 가슴이 답답했지만, 그는 꾹 참으며 무릎으로 땅을 짚으며 쏜살처럼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저 몸부림일 뿐이다.

이번엔 얼굴을 차여 벌렁 나가떨어졌다.

“괜찮으십니까?”

“비켜라!”

설수연은 자신을 부축하려는 무인의 손을 뿌리치며 스스로 일어났다. 충격은 있었지만, 크게 부상을 입은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벌렁 누운 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도영을 무섭게 노려봤다.

그러다 갑자기 미친 듯이 웃었다.

“깔깔깔!”

그녀의 광소가 감옥 안을 가득 울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웃음을 뚝 그쳤다.

“흥! 네놈에게 허락된 게 너무 많구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코웃음을 친 그녀가 엉거주춤 서 있는 무인에게 차갑게 일갈했다.

“허리를 분질러 버려라.”

무인은 주저 없이 다가가 도영의 몸을 걷어찼다. 그리고 도영의 몸이 뒤집어지자 허리를 밟아 척추를 으스러뜨렸다.

우두둑!

도영의 눈이 뒤집어졌다.

“끄어어!”

소름끼치도록 지독한 고통이 그의 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지금부터 넌 짐승이 아니라 벌레다. 벌레처럼 살아라.”

그녀는 독설을 내뱉고는 돌아섰다.

이윽고 철문이 닫히자 지독한 어둠이 꿈틀거리는 도영을 감싸 안았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 그는 꿈틀거렸다.

자신이 왜 이렇게까지 당해야하는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차라리 목을 댕겅 잘랐다면 단 한 점의 원한도 없을 터였다.

어둠속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리게 되자 가슴 밑바닥에서 끝을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들을 저주하기 시작했다.

어찌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분노는 머릿속을 잠식하고 있었다.

이성을 짓누른 분노가 복수심을 만들었다.

저들의 피로 몸을 씻고, 저들의 살을 질겅 씹어야만 멈출 수 있는 잔혹한 복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그들을 떠올리며 이를 가는 것밖에는 말이다.


* * *


“끌어내라!”

허리의 통증이 잦아들 때쯤 그들이 도영을 밖으로 끌어냈다.

도영이 기억하기로 갇힌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밖으로 질질 끌려 나와 보니 모두 모여 있었다.

그녀뿐만 아니라 한 명씩 찾아와 그의 몸을 잔인하게 유린하던 자들이 모두 도영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죽음의 계곡을 거니는 원혼처럼 차가웠고, 냉혹해 보였다.

향을 태우고 있는 커다란 단상이 보였다. 그 앞에 커다란 비석도 보였다. 진혼제를 올리는 것 같았다.

한데 누구하나 말이 없었다.

그들은 소리 없이 의식을 치렀다.

일어설 수 없는 도영을 단상에 올려놓았다. 날이 시퍼런 비수로 그의 머리털을 밀었다. 배려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냥 밀어댈 뿐이다. 당연하게도 머리가죽이 숭덩숭덩 베어져 나갔다.

붉은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고통스러웠지만, 도영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두려움이 샘솟듯 했지만, 어금니를 깨물며 억눌렀다.

저들이 소리 없는 진혼제를 올리는 동안 그는 소리 없는 복수를 꿈꿨다. 얼굴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그 어느 곳에서 만나더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새기고 또 새겼다.

저들이 냉혹하면 자신은 더욱 냉혹해 지리라.

저들이 팔다리를 앗아가면 자신은 저들의 심장을 도려내리라.

치이익!

살이 타들어갔다.

도영은 눈을 부릅뜰 뿐 일체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

벌겋게 달구어진 쇠가 도영의 이마에 마(魔)라는 글자를 찍었다.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다.

어디엘 가든 도영은 마인의 자식임이 알려질 것이고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들의 침묵과 도영의 침묵 속에 의식은 끝났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왔다.

두 눈에 푸른 기운을 담고 있는 준수한 외모의 청년.

청안백소 한혁이었다.

“독기가 올랐군.”

그는 하얀 이를 드러내 웃었다.

“하나면 족할 거야.”

그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그러더니 갑자기 도영의 눈에 손가락을 푹 찔러 넣은 다음 눈알을 뽑아냈다.

“크윽!”

도영은 짧은 신음과 함께 부르르 떨었다.

고통에 익숙해졌다고 여겼었는데, 아닌 모양이다. 그나마 비명을 지르지 않아 다행이었다. 더 이상 저들 앞에서 비명을 지르고 싶지 않았다.

저들에게 지지 않을 것이다. 저들의 살을 씹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도영은 하나 남은 눈으로 한혁을 사납게 쳐다봤다. 씹어 먹을 듯한 독기만이 가득했다.

한혁은 히죽 웃더니 들고 있던 눈알을 땅으로 툭 던졌다. 그리고 도영이 보는 앞에서 발로 밟아 으깼다.

도영은 이를 악물었다.

하나 남은 눈동자가 부르르 떨었다.

한혁은 피식 웃더니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갖다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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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三) +32 08.11.03 18,736 7 8쪽
7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二) +33 08.11.02 19,528 6 8쪽
6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一) +17 08.11.01 21,600 5 8쪽
5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四) +15 08.10.31 22,049 6 7쪽
4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三) +22 08.10.30 22,128 7 7쪽
3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二) +19 08.10.29 24,133 6 10쪽
2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一) +17 08.10.29 33,668 8 8쪽
1 전륜마도(轉輪魔道) 서장. +21 08.10.29 33,864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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