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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검림(刀山劍林)

전륜마도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도검
작품등록일 :
2008.11.12 21:49
최근연재일 :
2008.11.12 21:49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56,512
추천수 :
107
글자수 :
63,034

작성
08.10.31 21:32
조회
22,048
추천
6
글자
7쪽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四)

DUMMY

설도진은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진청의 존재감이 그를 무겁게 짓누른 탓이다.

하진청은 그런 설도진을 뒤로하고 등을 돌려 도영에게로 다가갔다.

안당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름값을 하자면 등을 보인 사람을 공격할 수는 없었다. 하여 분노를 억지로 억눌렀다.

아는지 모르는지 도영에게 다가간 하진청은 허리춤의 도집에서 도를 뽑았다. 그리고 도영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그의 팔을 덥석 붙잡더니 대뜸 팔뚝을 그었다.

도영이 움찔 놀랐다.

주르륵!

붉은 피가 흘렀다.

하진청이 말했다.

“칼(刀)은 뜨겁다. 무인은 이 뜨거운 칼을 가슴에 품고 살아야 한다. 너는 지금부터 이것을 절대 잊지 말아라.”

알듯 말듯 모호한 부친의 말이었지만, 도영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힘 있게 끄덕였다.

그에 하진청이 단호한 음성으로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것을 똑바로 지켜 보거라. 칼의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마!”

그리고는 설도진을 향해 돌아섰다.

“너는 마지막 기회를 잃었다. 지금부터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하진청의 음성엔 기이한 힘이 있었다. 진실을 왜곡한 설도진과 표충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드는 기운이었다.

“광오하구나! 감히 내 앞에서 그 따위로 주절거린단 말이냐?”

안당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참고 참았던 노화를 터트린 것이다.

안당의 기운에 반응하여 대기가 요동을 쳤다.

바로 그때 하진청이 도를 치켜들며 한 걸음 내디뎠다.

동시에 안당의 검이 벼락처럼 움직였다.

번-쩍!

혈광이 번쩍였다.

공간이 붉게 갈라졌다. 갈라지는 공간의 끝에 하진청이 있었다. 사람들은 혈광이 하진청마저 갈라버리는 듯한 착각에 흠칫 떨었다.

그때 하진청의 도가 세차게 움직였다.

시퍼런 청광이 도첨에서 빛을 뿌렸다. 청광을 머금은 도가 공간을 헤집었다.

잔인하고 사나운 광풍의 기세.

잔혹한 광풍이 휘몰아쳤다.

꽈과광!

안당은 광풍이 자신의 혈광을 난도질해 버리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현실이었다.

안당은 정신없이 혈전(血電)을 뿌렸다. 그는 이렇게까지 혈전을 뿌려본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밀렸다.

광풍처럼 밀려드는 상대의 도기에 그의 혈전이 산산이 부서졌다.

“저··· 정말 가공하구나!”

경악성을 터트린 안당이 공력을 극성으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정신없이 검을 떨쳤다. 그러자 혈전이 수도 없이 공간에 작렬했다.

하나 하진청의 광풍은 너무나 강력했다.

청광을 머금은 도가 공간을 쉴 새 없이 유린할 때마다 막대한 압력이 일어나 굉장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다.

콰콰콰콰!

굉렬한 충격파가 장내를 뒤흔들었다.

공간을 통째로 집어삼킨 광풍이 혈전들을 남김없이 난도질했다.

“크윽!”

가슴을 쥐고 물러나는 안당.

하지만 한 번 시작된 광풍은 힘을 다할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는다.

하진청의 도기가 공간을 가닥가닥 갈라버리며 핏기 없는 얼굴로 정신없이 물러나는 안당을 덮쳤다. 그에 깜짝 놀란 표충을 비롯한 설가장의 무인들이 하진청의 뒤쪽에서 달려들었다.

용기는 좋았으나 불을 보고 달려드는 불나방일 뿐이었다.

콰콰콰콰!

모든 것이 난도질되었다.

검이 걸리면 검이 잘게 부수어졌고, 팔이 걸리면 팔이 조각조각으로 잘려졌다. 결국엔 사람마저 수 조각으로 난도질해버렸다.

핏물이 허공을 채우고 조각조각 잘려진 혈편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하진청이 도를 멈췄다.

후두두둑!

치솟았던 핏물과 혈편들이 쏟아져 내렸다.

너무나 소름끼치는 광경이었다.

사람들은 마치 주박에라도 걸린 것처럼 넋 나간 얼굴로 지켜봐야 했다.

투둑! 툭!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소리. 지독한 피비린내가 화악 풍겨왔다. 사람들은 가슴이 진탕되었다. 고개를 돌리고 구역질을 시작했다.

“우욱!”

“우웩!”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무수한 혈편들.

뒤늦게 장내에 도착한 방가정을 비롯한 산동표국의 표사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혈지옥도. 그 한가운데에 누군가가 우뚝 서 있었다.

그들은 그 사내가 자신들이 알고 있는 하진청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지옥의 혈귀처럼 핏물을 흠뻑 뒤집어쓴 몰골로 너무나 강력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욱! 후욱!”

그는 거칠게 호흡하고 있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대기가 요동쳤다. 가슴을 섬뜩하게 만드는 사이한 기운이 장내를 잠식하고 있었다.

일그러진 얼굴이 분명 괴로워하고 있었다.

예기치 않은 상황이다. 간만에 보는 피가 그의 광기를 순식간에 폭발시켜 버렸다.

“대, 대주님!”

풍기가 안타까운 얼굴을 했다.

하지만 괴로움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대신 피의 광기가 소용돌이 쳤다.

“크크크!”

괴소를 흘린 그가 핏발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고 있는 설만부 부자가 있었다.

피에 절은 하진청이 다가갔다.

하지만 설만부 부자는 움직일 줄을 몰랐다. 지독한 공포에 짓눌린 것이다.

“이, 이보게······.”

방가정이 신음하듯 불러보지만, 하진청의 걸음을 멈춰 세우지는 못했다.

이윽고 하진청이 걸음을 멈췄다.

“크크큭!”

그의 웃음에도 피의 광기가 가득했다.

설만부 부자의 눈이 함지박 만하게 커졌다. 감출 수 없는 공포가 가득했다.

순간 피를 잔뜩 머금은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

쉬악!

핏빛 광채.

“······.”

쉴 새 없이 떨리던 설만부의 동공이 그림처럼 딱 멈추었다. 그의 고개가 천천히 숙여졌다.

순간 그의 이마가 둘로 갈라졌다. 입이 갈라지고, 턱이 갈라졌다. 피분수가 뿜어지더니 몸통이 완전히 분리되었다.

털썩! 털썩!

두 개로 분리된 몸통이 쓰러지고 안의 내용물들이 쏟아졌다. 열기와 함께 지독한 비린내가 풍겨왔다.

“으으으으!”

끔직한 광경에 설도진의 이가 딱딱 부딪쳤다.

하진청이 설도진을 향해 돌아섰다. 기겁한 설도진이 한없이 느린 동작으로 돌아섰다.

그는 공포로부터 도망쳤다.

말을 듣지 않으려는 몸을 억지로 이끌었다.

쉬-악!

핏빛 광채가 설도진을 스쳐갔다.

“······.”

설도진의 몸이 흠칫 굳었다. 그리고 무언가가 허공으로 떠올라 호선을 그리며 날았다.

툭! 데구르르!

도영의 발치에서 멈췄다.

도영은 부릅뜬 눈으로 자신의 발치를 내려다봤다. 잔뜩 겁에 질려있는 얼굴이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도영은 도망치듯 물러났다. 그리고 하진청을 쳐다봤다. 그는 피에 젖은 악귀처럼 보이는 사람이 자신의 부친인지 자신할 수가 없었다.

‘아부지!’

그는 입 밖으로 소리를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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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二章 잡을 수 있나요? (一) +17 08.11.01 21,600 5 8쪽
»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四) +15 08.10.31 22,049 6 7쪽
4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三) +22 08.10.30 22,128 7 7쪽
3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二) +19 08.10.29 24,133 6 10쪽
2 전륜마도(轉輪魔道) 第一章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一) +17 08.10.29 33,668 8 8쪽
1 전륜마도(轉輪魔道) 서장. +21 08.10.29 33,863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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