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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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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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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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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소패왕(小覇王) 적위신

DUMMY

무영은 대총관을 만나고 난 뒤, 내성의 길가를 거닐었다.


그의 머릿속은 자신의 집에서 지내는 이들의 일들로 꽉 차있었다.


명과 혁련연화 이 두명은 다른 것 없이 인생을 살던 무영에게 큰 고민거리를 던져주었다.


‘그 아이가 준 편지라.....’


무영이 그들을 그의 거처로 초대한 그날 밤 혁련연화는 무영의 처소로 찾아와 그녀의 아버지이자 그에게는 사형되는 천검(天劍) 혁련백산의 서신을 전달해주었다.


마치 무영이 그들을 자발적으로 보호하려는 것을 알았다는 듯, 서신을 보낸 혁련백산의 행동에 무영은 미간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아직 그것을 읽지는 않았지만, 어느 내용이 적혀 있을지 대략적으로 감을 잡고 있는 무영이었다.


‘아마 딸내미를 이용해 내게 무어라 할 생각이겠지.’


자신이 이곳에 있다는 것은 사형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가 알고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다만 무엇을 믿고 사형 자신의 딸을 자신이 거둘 것이라 생각했는지..


“이 멍청한 인간은 내가 안 나섰으면 딸을 어쩌려고 한 거야?”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담긴 목소리로 말하는 무영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주변을 걷던 내성의 사람들이 절로 몸을 피했다.


‘어이쿠 실수.’


무영의 성격은 이미 사사천(四邪天)내에서 유명했고 오늘 아침의 일 또한 이미 사사천 내에 소문이 잔뜩 퍼진 상태여서 무영에게 혹시라도 망신을 당할까 두려운 이들은 절로 몸을 피하고 있었다.


“이봐 적양대주 어디가!!”


뒤에서 큰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딱 듣자마자 그 목소리의 주인이 호걸이라는 것을 짐작할 만큼 호탕한 목소리였다.


‘귀찮은 게 왔구만.’


무영은 귀찮다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뒤를 돌아보며 말하였다.


“양가야 시끄럽다.”


“에헤이 왜 그러나! 같은 삼천대(三天隊) 대주끼리.”


양가라고 불린 사내, 그는 무영과 같은 삼천대(三天隊) 중 하나인 청풍대(靑風隊)의 대주인 백뢰창귀(白雷槍鬼) 양사혁이었다.


“쯧, 그래 뭔 일 때문에 불렀냐?”


“아니, 그냥 적양대주 자네가 보여서 불렀지.”


“네가 아무런 일도 없이 나를 부른다고?”


무영은 양사혁을 잘 알았다. 그는 완벽한 사도의 무인이었다. 그 말이 뭔 뜻이냐면 그는 양사혁은 사도 무인답게 약삭빨랐고 결코 이득이 되는 일이 아닌데 나서질 않는다는 뜻이었다.


“이것 참, 자네는 눈치가 너무 빨라.”


양사혁은 무영이 이미 자신이 무언가 그에게 원하는 것을 눈치 챘다는 것을 깨닫고 잠시 무영의 눈치를 보았다. 무영은 그런 양사혁이 우물쭈물 거리는 듯하자 한쪽 눈을 치켜세우며 말하였다.


“사족을 붙이지 말고 뭐 때문인지나 말해. 아니면 내가 어떤 일을 해줄지 잘 알지?”


“그래... 뭐 자네에게 뭘 숨기겠나. 잠시 조용한데로 갈 수 있겠나? 자네에게 손해가 갈만한 이야기는 아닐세. 아니 오히려 이득일 수도 있지.”


무영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자신에게 이득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일단 한번은 들어보기로 하였다.


‘근데 보통 이러면 ‘사’짠데 흠......’


물론 무영에게 사기를 칠만한 담력을 가진 인물은 거의 없었다. 기껏해야 대총관하고 천주 딱 두 명 정도?


그것도 무영이 알면서 속아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양사혁은 무영을 이끌고 자신의 처소로 향하였다. 금세 처소의 하인에게 다탁을 준비해 달라 말한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무영에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래, 적양대주. 내가 이번에 자네를 부른 것은 말일세. 소천주(小天主) 경합 때문에 그렇다네.”


“응? 우리대가 중립을 선언한 거 잊었냐?”


적양대(赤陽隊)는 이미 사사천의 새로운 소천주를 옹립하는데 있어서 중립을 선언하였다.


물론 적양대 쯤 되는 세력은 자신들의 손아귀에 넣으면 유리해지기 때문에 중립을 선언한 상태에서도 손을 뻗는 이들이 많았지만 모두 무영에게 정리되었다.


“자네가 남천교에게 태청단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많아. 그리고 내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누굴 지지하겠다는 것을 물어보려고 부른 게 아니라네.”


양사혁은 그 이유 때문에 부른 게 아니라 말하긴 했지만, 이미 무영이 태청단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꺼낸 것부터 그는 이미 소천주 경합의 세력 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에 가까웠다.


무영은 양사혁이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생각해보았다.


‘청풍대는 같은 삼천대 대주인 소패왕(小霸王)을 지지하던가?’


소패왕(小霸王) 적위신


소무신(小武神)이라는 인물이 없었다면 천하제일 후기지수는 반드시 그였을 것이다. 괴의(怪醫) 곽부창이 인정한 정(情), 기(氣), 신(身) 모두 갖춘 진짜배기.


그의 무력은 벽을 앞에 둔 고수 중 가장 강하다고 할법한 서용환과 비교해도 강하다면 강했지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사대금강(四大金剛)인 원각이나 현무대 대주였던 수호검(守護劍) 차성홍도 그에 비하면 모자랄 정도였다.


‘도룡(刀龍)이나 검룡(劍龍) 같은 애송이들은 비교 선상에도 놓지 못하고 무림맹 원로수준의 강자를 데려다 놔야 비교될 정도니.’


“그래서? 소패왕을 지지해달라고 나를 부른 건 아니겠지?”


무영이 눈을 크게 뜨며 양사혁에게 말하였다. 무영이 눈을 크게 뜨자 그의 분위기가 변했다. 백뢰창귀는 그 분위기에 밀려 자신도 모르게 내기를 끌어올릴 정도였다.


‘음....백비팔검(白飛八劍)을 이겼다더니....!’


“너무 날 세우지 말게. 앞서 말했듯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구를 지지해달라는 것이 아닐세. 위신 대주도 자네 도움을 필요로 할 정도로 모자란 인물도 아니고 말일세.”


무영은 그저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양사혁을 쳐다볼 뿐이었다. 양사혁은 그런 무영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 그와 따로 싸울 이유는 없었고 손해가 될 일을 벌일 생각도 없었다.


“큼 큼 이번 소천주 경합 때 사사천의 중진들과 소천주 후보들을 겨루게 한다는 말이 있네.”


양사혁은 무영이 들어본 적 없는 일에 대해 말을 꺼냈다. 양사혁은 무영에게 자네가 임무 때문에 나가있을 때 있었던 일이라며 덧붙였다.


“그리고 그건 아마 확정일거야.”


“중진이라.... 자네가 이렇게 말한다는 건 우리가 포함됐다는 거구만.”


“바로 그걸세. 소문이긴하지만 구체적이더군. 소문 속에는 정확히는 우리만 포함 된 것이 아니라 부대주들 또한 포함되어있다네. 그리고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천주께서 무언가 더 말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


무영은 양사혁이 말하고자 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는 지금 무영과 거래를 하려고 한 것이었다. 무영이 모르는 정보를 전달해주고 그에게 천주의 의중을 물어보려고 하는 것이었다.


“내게 천주의 의중을 묻는 거였나?”


“역시 적양대주 자네야. 그렇다네. 솔직히 천주의 의중을 알 수 있는 사람 중 다른 이들이 그나마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자네 밖에 없네. 그래서 자네를 불러 따로 자리를 마련한 것일세.”


“하긴... 나를 제외하면 한명인 무봉(武鳳)은 소천주 후보이니 제외, 대총관은 애당초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군.”


“그렇지, 이 천에서 자네를 제외하고 그 누가 천주님과 대총관께 쉬이 말을 걸겠나?”


대총관은 사사천에서 반드시 기피해야할 인물 중 한 명, 언호철이 괜히 그와 무영이 마주치는 것에 긴장감을 느낀 것이 아니었다.


“...좋아, 한 가지 알려주었으니 나도 하나 알려주지. 천주의 의중을 파악하려고 하지말게. 알려들면 죽어.”


무영은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말을 꺼냈다. 양사혁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무영이 하는 말 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절로 침을 삼켰기 때문이었다.


“역시 자네라도 천주의 의중을 말하는 건 무리인가 보구만. 알겠네. 나도 자네에게 들을 수 있을 거라 생각지는 않았네. 이번에 내가 알려준 것은 그냥 자네 시간을 뺏은 값으로 생각하게나.”


양사혁은 이미 무영에게 들을 수 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는지 무영의 생각보단 담담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무영은 그의 반응과 그들이 있는 방 뒤쪽에 느껴지는 기운을 통하여 무언가 더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따로 더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래, 그럼 난 가본다.”


무영은 그 말을 남기고 몸을 일으켜 떠났다. 백뢰창귀는 손을 한번 드는 것으로 무영에게 잘 가라는 인사를 남겼다.


무영이 떠나고 난 직후. 양사혁은 벽 뒤의 공간에서 한 명의 사내와 마주 앉았다. 상당한 덩치를 지닌 그는 남자답게 잘 생겼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선이 굵고 진한 눈썹을 가진 사내였다.


상당히 각진 얼굴이었지만 그것은 그의 외모를 돋보여줄 뿐 결코 줄이지는 못하였다. 검은 장포를 어깨에 걸치고 앉아있는 그는 지배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듯, 묵직한 기운과 함께 절로 몸을 숙여야할 것 같은 위엄을 가지고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패왕의 뒤를 이을 작은 패왕, 패황호위대의 대주이자 패황의 손자인 소패왕 적위신이 그곳에 있었다.


그는 양사혁이 벽 뒤의 공간으로 들어오자 조용히 말을 꺼내었다.


“내가 이곳에 있는 것을 눈치 채다니. 꼴에 할아버님에게 ‘적(赤)’이라는 성씨를 받을 정도는 되었나.”


양사혁은 적양대주가 이곳에 적위신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챘다는 말에 놀랐다.


“허....적양대주가 당신을 눈치 챘단 말입니까?”


“그래. 이곳에 있는 것이 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더군. 그의 날선 기운이 이쪽으로도 향했어.”


무영이 날린 기운은 단순히 주변 전체를 향하도록 날린 것이 아니라 벽 뒤에 있던 그에게 정확하게 날아온 것이었다.


“단순히 엿듣는 쥐새끼였다면 심장이 멎었을 수도 있겠더군.”


양사혁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역시 일순간 적양대주가 날린 기운에 마른침을 삼키지 않았던가, 초절정 끝자락의 그도 그런 반응인데, 일류 이하의 무인이 저런 기운을 그대로 맞았다면 충분히 심장이 멎을 만했다.


“그 자가 그 정도까지 일 줄은 몰랐습니다.”


“최소한 할아버님의 번견이 될 자격은 있는 것이겠지.”


소패왕 적위신은 무영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할아버지인 패황이 가족도 아닌 자에게 보이는 관심에 대한 질투이며 동시에 그에게서 묘한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날선 기운을 받았을 뿐이었는데 그의 몸은 만전(滿戰)의 태세를 스스로 갖추었다. 그 자신이 의도한 바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단순히 천주의 의중이 어떤 것인지 아는가 모르는가에 대해 알아보려고 기다려본 것인데.... 적무영 네 녀석도 숨기는 게 많은가.’


적위신은 무영이 뿌린 기운에 반응하는 자신을 보고 그렇게 생각하였다.


“자네가 보기에 적양대주는 어떤 것 같지?”


“뭐 쓸 만한 사람입니다. 괴팍하지만 동시에 확실한 패죠. 성격이 문제지만 그것을 제외하고 단순히 결과만 따지고 봤을 때 그만한 패는 거의 없습니다.”


확실히 양사혁의 말처럼 무영은 미친 짓을 많이 하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그를 곁에 두는 것은 구사(九邪)를 곁에 두는 것을 제외한 나머지 중 최고였다.


제외한 나머지에 칠성검군(七星劍君) 같은 벽을 넘은 고수도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영이 보여준 활약상은 그만큼 대단했다.


“그가 숨기는 것이 있다면?”


“숨기는 것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한때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몇 번 만나보고 다른 이들의 의견도 들어본 결과 딱히 있을 거란 생각은 안 들더군요.”


적위신은 무영에 대한 양사혁의 설명에 자신의 기우인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단순한 기우인가?.... 아니! 기우라고 생각하지 말고 숨기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


무림은 삼할을 숨기는 곳, 최소한 그의 할아버님을 따라다니는 무영은 볼품이 없어선 안됐다. 그것은 패황을 존경하는 적위신에겐 모욕과도 같았다.


적위신은 그의 생각을 양사혁에게 말하지 않았다. 당장 확실한 것도 아닐뿐더러 양사혁 그는 무영이 숨기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니 딱히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적위신은 양사혁에게 한마디 말을 남기고 몸을 일으켰다.


“소천주 경합까지 앞으로 나흘, 적양대주를 잘 살펴봐주게나. 그는 이번 경합에서 중립을 선언한 이들 중 두 번째 가는 패야. 남천교에서 그에게 눈독 들이는 것 같으니 잘 확인해주길 바라네”


“알겠습니다. 주군(主君)”


‘주군’ 삼천대 중 하나 천주를 주인으로 받드는 청풍대의 대주가 소패왕 적위신을 주군이라고 부른 것이었다. 소패왕은 이미 청풍대를 손에 넣었다. 이것은 그의 할아버지인 패황의 권력을 빼앗은 것이고, 그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적위신은 알았다. 아니 그를 포함하여 패황을 아는자들이라면 모두들 아는 사실이 있었다. 패황은 소패왕이 청풍대를 손에 넣었다고 하면 오히려 대소를 터트리며 잘했다고 할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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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7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8 4 13쪽
120 정도의 분열 +1 21.10.19 557 10 13쪽
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8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5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5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1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6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2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8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9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2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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