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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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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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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적들

DUMMY

“거 며칠째 뒤에서 관심가진 개처럼 쫄랑쫄랑 따라오기는!”


혈교도들의 최전방에서 무영의 바로 뒤에 서 있는 광인이 행렬의 끝보다 상당히 떨어진 거리를 보면서 화를 냈다. 무영은 그런 광인을 보면서 고개를 저었다.


광인은 지금 며칠째 그들의 뒤에 따라붙고 있는 한 인영을 생각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노인장, 신경 끄는 게 좋아. 그다지 위해를 가하지도 않고 가만히 따라오기만 하지 않소.”


“아니... 그래도 주인어른, 저기 저 괴팍한 녀석이 내뿜는 기운자체가 신경을 건드는 지라.. 한데만 때리고 오면 안 되겠습니까?”


다른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무영은 자신들을 따라오는 저 인영을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무영의 그런 마음이 담긴 말에 광인은 뒤를 한 번 더 돌아보며 말했다. 혈검(血劍) 고하중과 철혈도군(鐵血刀君) 고정천 역시 뒤에서 따라오는 기운을 느끼고 있는지 한번 씩 무영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들 역시 시선을 주는 이유 역시 똑같은 것을 느낀 무영은 ‘어쩔 수 없겠네’ 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느끼듯이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사람은 무시하기에는 존재감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전부가 마도에 속해있던 사람이니 도가나 불교에서 내보이는 항마의 기운은 그다지 좋은 느낌은 아닐 테지’


정종무공에서 나오는 서기와 마기가 미치는 영향에 관한 사실은 무영 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의 몸의 절반을 차지한 흉(凶)과 그가 익히고 있는 사술들을 생각하면 당연한 사실이었다.


‘괜히 대불(大佛) 그 인간이 까다로운 게 아니지’


대불(大佛) 원승,


지금은 죽은 원각이 속해있는 사대금강의 수장이자 괴승과 함께 소림을 대표하는 벽을 넘은 고수, 그리고 항마멸사(降魔滅邪)라는 부분만 본다면 불가나 도가를 넘어서 전 무림 그 누구보다도 뛰어난 것이 바로 원승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뒤에 있는 인간도 쉽게 볼 건 아니고 말이지, 그런데 왜 따라오는 거지?’


그리고 그들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기운의 주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무영과 혈교무리를 따라오고 있는 이는 바로 얼마전 마주쳤던 괴승(怪僧) 지백이었다.


비록 괴라는 별칭이 붙긴 했지만 소림사 무공에 그 누구보다 통달한 소림의 가장 큰 어른인 지백 역시 쉽게 볼 인물은 아니었다.


지백이 어째서 따라오는가라는 생각이 든 무영은 그가 따라올 만한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들이 사사천으로 직행하는 가에 대한 확인 정도인가?’


그 이상의 이유는 무영의 머릿속에 생각나지 않았다. 일단 위해를 가할 생각은 없는지 지백은 거리를 두고 그들을 쫒아오기만 할 뿐 여타 다른 행동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대충 생각해봐도 죽이는 것은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했다. 그의 제자가 무신(武神)인걸 감안한다면 더더욱 말이다. 머릿속으로 딱히 결론이 나지 않은 무영은 주변에 있는 세 인물들에게 물어보았다.


“그래서 다들 어쨌으면 좋겠소?”


“제가 가서 저놈을 벌하겠습니다!”


무영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광인이 손을 들며 외쳤다. 지난 번 싸움에서 한 수 아래인 지백과 결착을 내지 못한 채로 개싸움에 돌입 했던 고국한은 지백과 결착을 내고 싶었다.


“그건 기각!”


그러나 무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미간에 손을 얹으며 곧장 기각을 했다. 그 다음은 혈검 고하중이 조용히 말했다.


“그럼 이대로 놔두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당장 위협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일전에 보인 모습이라면 그는 자신의 실책이 신경 쓰여 이러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영이 한 생각과 결합되는 것이 많은 혈검에 의견에 무영이 자세를 달리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드려지고 있다고 생각한 혈검은 그대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실수지만 본인이 속해있는 세력의 정보를 누설했습니다. 그런 사실을 감안하고 우리가 어느 세력에 속해있는 지 알게 되었다면 충분히 보일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확실히... 당장 짐작 가능한 수준에선 저 말이 제일 일리 있어’


“혈검의 말대로일 가능성이 크겠군. 그럼 일단 지켜보는 걸로 하지”


무영은 혈검의 의견을 받아드리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광인은 혈검이 말을 할 때는 맘에 안든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으나 무영이 이를 받아드리자 금방 신색을 바꾸며 그 역시 알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저놈들은 뭘 생각하고 있어서 저러고 고개들을 끄덕거리고 있는 거야?’


그런 그들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보고 있는 지백은 혈교의 삼인방과 무영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에잉... 말 실수만 아니었으면 이리 고생하지 않아도 될 것을....”


혈검의 말대로 지백은 자신의 실수로 인하여 위험한 놈들에게 위험한 정보가 들어갔음을 깨닫고 그들의 뒤에 따라붙었다. 자신의 실책으로 인하여 정도의 세력들이 크게 위기를 겪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방향이라면 패왕성이 있는 산서로 직행이 틀림없어. 그나마 다행이구만’


저들은 잘 때는 제외하곤 거의 멈추는 일이 없다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심각한 부상자들은 청해에서 대부분 치료를 진행한 그들은 서로 부상자들과 일반인들을 각자 번갈아가며 업고 보필하며 그들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속도로 감숙을 돌파하고 있었다.


강력한 적들이 별다른 이상행동을 하지 않고 오로지 산서에 있는 사사천(四邪天)의 본단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실수를 저지른 지백에겐 그나마 다행인 소식이었다.


이미 광인 고국한과 손속을 나눠본 지백은 그가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하고 있는 혈검과 철혈도군 둘의 실력 역시 강할 것은 자명한 바, 그 셋만 해도 강할 텐데 그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 위험할 대사(大邪)까지 함께하고 있었다니, 그의 인생에서 최고 실책이라고 해도 될 대사건이었다.


“에휴 사서 고생이지... 손주 놈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자신이 떠나는 그때까지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던 소무신(小武神) 진위청의 얼굴을 생각한 지백이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창백이놈 없이 홀로 손주를 독차지 할 수 있었거늘! 제 발에 걸려서 그 기회를 날리다니’


지백은 자신의 친우이자 무신의 공동스승인 괴선(怪仙) 주창백이 없는 틈에 손주를 홀로 독차지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린 것이 너무나도 억울했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제 잘못이오, 자신이 직접 해결해야할 문제였다.


“그래도... 방향만 안 튼다면 며칠 안에 돌아가도 괜찮을지도”


그나마 다행이 혈교와 대사는 그 방향이 다른 곳으로 향하지 않고 감숙을 넘어 산서를 향해 일직선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저들은 이미 상당한 량의 식량도 챙기고 있는지 도시조차 들리지 않으며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었다.


“아이고 저 놈들 또 움직인다!”


지백은 또 다시 움직이는 무영과 혈교도들을 보며 엉덩이를 급히 털고 또 다시 따라가기 시작했다.


***


그로부터 저녁이 되었을 무렵, 무영과 혈교도들은 드디어 쉬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의 대부분이 혈교의 정예일지언정, 부상자와 일반인이 섞여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전진은 무리였다.


정예병인 적혈군(赤血軍)과 혈귀대(血鬼隊)의 대원들이 가장 밖으로 자리를 잡고, 혈교의 주인인 철혈도군을 중심으로 한 군영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무영은 그들이 있는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나무 위에서 그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음... 이 짓도 며칠 째야’


무영은 나무의 꼭대기에서 오랜만에 죽립 밑에 얼굴을 가리고 있던 흑무(黑霧)를 푼 채로 서있었다.


바람에 불며 무영의 산발과 길게 기른 수염이 흩날렸지만 그는 그런 것을 일절 신경쓰지 않은 채로 그저 피곤함을 느끼며 서있을 뿐이었다.


수천년을 이어져온 악신(惡神)인 흉(凶)을 반신으로 삼았기 때문에 내공량만 따진다면 사실상 전 무림에서 비할 자가 없다고 단언해도 될 무영이었지만 계속해서 사술(邪術)을 사용하는데 따르는 미세한 피로감은 어쩔 수 없었다.


‘정신적으로도 피곤하고 말이야’


스치듯 지나간 무신(武神)은 제외하더라도 마도의 주인인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과 직접 대면한 무영은 그의 강함을 절실히 느꼈다. 비록 넘지 못할 벽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보다 강한 강자를 대면한 그 순간은 무영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겨졌다.


무영의 정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자신이었다.


패황(覇皇)이라는 또 다른 벽에게는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호승심이 그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든 것이었다.


“이걸 풀 곳도 없고, 얼른 천주라도 만나서 한판 해야지”


무영은 혈교와 함께 이동하는 와중에도 심상으로 그린 파천마제에게 몇 번이고 덤벼드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전력을 보지 못한 채 그리는 그림의 결과는 언제나 무영의 승리, 그렇지만 실제 붙는다면 열에 여섯, 일곱은 무영의 패배일 것이었다.


“증말... 길다 길어. 아!!”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산서서부터 청해를 넘어 신강까지 향하는 강행군에 이어 또 다시 반대로 돌아가는 이 길이 무영에게는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지금 무영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사사천에 있을 사람들이었다. 장난기 넘치는 패황과 잔소리 많은 언호철, 그리고... 이제야 알게 된 그의 딸 명까지


“이렇게 생각하니 옛날하고는 많이 다르네. 흐흐”


사사천에 오기 이전에는 그가 어디 어떤 곳에 가더라도 기다리는 사람 따윈 없었다. 명의 어머니인 서문청명이 있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것 역시 길지 않았다.


그녀와 가까워진 직후, 거역할 수 없는 사형의 명에 따라 그녀와 멀어지며 스스로에 대한 길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자신에 대한 마음이 정리되고 무영은 서문청명을 찾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들려온 소식은 ‘알 수 없다’라는 사실 뿐이었다. 마지막 행보를 서문가로 삼은 그녀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그 누구도 몰랐다.


서문가의 의원들도, 서문가의 주변인들도 모르는 듯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을 사람은 단 한명, 그녀의 아버지인 약선(藥仙)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무영은 더 이상 그녀를 찾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째서 사라졌는지 알게 되었지. 후.... 모른 척 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으니 한번은 확인해야겠어.”


딸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자신 스스로도 변화한 이상 이제는 그녀를 찾아야했다. 적어도 소재 정도는 확인하는 게 맞았다.


명과 함께하고 있는 그의 조각은 가면을 쓴 괴노인과 약선이 만난 직후, 그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약선은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을 터였다. 무영은 사사천으로 돌아간다면 그에 대해 확인을 해보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무영의 기감을 건드리는 것들이 속속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지금 이곳으로부터 꽤 떨어진 거리로부터 위험한 냄새가 풍겨오고 있었다.


“이거... 전에 느낀 기운이구만? 그래. 중원으로 들어왔으면 니들이 움직여야지”


아직 혈교의 삼인방의 거리에는 닿지 않았는지 그들은 눈치 채지 못한 듯 했지만 여러모로 쓰고 독한 냄새가 섞여있는 것이 쉽지 않을 듯했다. 그리고 이미 한번 느껴본 적 있는 흉측한 기운들에 무영은 그들의 정체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회(會),


낙양에서, 감숙에서, 동정호에서 악연으로 엮인 그들이 또 다시 찾아오고 있는 것이었다.


무영은 그런 달갑지 않은 기운들에 짜증을 내며 손으로 얼굴 주변을 한번 휘저으며 흑무(黑霧)를 얼굴에 펼쳤다. 어둡게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붉은 귀화가 터질 듯이 솟구쳤다.


“아이씨... 한참 좋은 생각들이 나고 있었는데...”


숲의 끝을 따라 적들이 올 것이었다. 무영은 검집을 잡고 밑을 보며 외쳤다.


“모두 준비해라! 적들이 오고 있다!”


작가의말

새해에 일찍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깜박잊고 업로드를 까먹었네요 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드리며, 22년 새해에는 좋은일만 있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잘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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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독왕 당무백 21.12.27 281 7 12쪽
123 정도의 한풍(寒風) 21.12.25 275 10 15쪽
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120 정도의 분열 +1 21.10.19 556 10 13쪽
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7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8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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