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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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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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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숙에서 있었던 일

DUMMY

무영이 마을을 습격했던 이들을 죽이고 이틀 뒤,


습격을 받았는지 십수 개의 집들이 불탄 흔적이 남아 있었고, 몇 몇 부분엔 칼자국들이 길게 남아있었다. 마을은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지 크게 상한 모습 그대로 바뀐 것이 없었다.


그 자리에 수십명의 도사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등에 공동이라는 글자를 세겨 넣은 그들은 감숙을 사실상 지배하는 문파인 공동파의 도사들이었다.


“사숙! 이들의 흔적을 보십시오”


그들의 중심에서 한 나이든 도사가 젊은 도사의 인도를 받아 누군가가 남긴 자국들을 살펴보았다.


시체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도착한 늙은 도사는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상흔들을 보면서 미간을 좁혔다.


“으음.... 전부 일격에 죽었구나. 생존자들의 말에 따르면 저들을 죽인 무공은 이기어검술, 그렇다는 것은 적어도 장문인 급이란 소린데....”


늙은 도사는 죽은 시체들에게 나있는 흔적들에 긴장감을 느꼈다. 이곳에 있던 이들의 수준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생존자들은 하늘을 나는 검이 저기 있는 이들 대부분을 죽였다고 했다.


이기어검술(以氣馭劍術)이란 검술의 경지에 이른 이가 보여줄 수 있는 기예, 현재 천하에 이기어검술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고수는 벽을 넘은 이들 중에서도 손에 꼽는 정도였다.


‘이런 이들이 때마침 이곳을 지나갔다는 것인가.... 그리고 이곳에 죽은 이들 역시 일정 경지 이상의 무를 익히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이 흔적들은 모두 마을 사람들을 구해준 사람이 남긴 것이라고 했습니다”


“악적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이 정도 고수들이 흔하진 않는다. 망월”


젊은 도사의 이름은 망월, 그는 감숙성의 경계에서 회(會)에게 습격당한 이들을 공동파로 인도한 도사였다. 그는 자신의 친우인 복마검호 유상호를 돕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태였다.


“중요한 것은 이 시체들 뿐만이 아닙니다”


망월은 그리 말하며 사숙이라 불린 도사를 인도했다. 그는 마을의 외곽으로 늙은 도사를 데리고 가더니 이내 가장 큰 상처들이 남은 시체를 보여주었다.


늙은 도사는 혀를 차며 놀랐다. 마지막으로 죽은 이의 모습은 팔과 다리가 잘려나간 채였고 한쪽 주먹은 칼이 깊게 잘라낸 듯 깊은 상처가 남아있었다.


단련된 주먹을 보았을 때 이 자는 생전에 고명한 권사였을 가능성이 높았다.


“허... 손발이 다 잘려나갔구만”


“이 시체를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딱 두 명 시체의 모습이 다른 이들이 있습니다. 이자는 개중 가장 심합니다.”


“으흠...”


사숙이라 불린 도사, 공동파의 오장로이자 문파의 의약당을 맡고 있는 청호진인은 시체들에게 남겨진 흔적을 보며 고심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단 말이지.....”


“어떤 점이 말입니까 사숙?”


다른 시체들의 경우는 그다지 상처가 없었다. 나머지들은 일격, 한 사람은 이격, 그러나 마지작 시체의 경우는 상태가 심각했다.


게다가 부패해서 잘 못 알아볼 수준이라도 그 얼굴에 남아있는 공포감은....


‘상태가 조금 안 좋더라도 알아볼 정도로 얼굴에 깊게 공포감이 새겨져 있어. 죽기 직전에 무슨 두려운 것을 본 것이냐....’


청호진인 그 역시 강호경험이 많았다. 적어도 이 공동파에서 만큼은 손에 꼽힌다고 자신할 만큼 말이다. 그런 그 조차 이런 시체를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이도 이런 공포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적어도 그가 알기로는 말이다.


창백해진 얼굴에 새겨진 흔적보다도 놀라운 것은 몸조차 두려움을 못 이겨 스스로 혈맥이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도대체가 알 수없군. 두 주먹과 다리 한쪽이 잘려나가서 두려움을 느낀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가늠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말로 두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이 시체들은 그가 흔적을 발견해야 되는 것들, 문제는 하나같이 일격에 죽은 시체들에겐 별 다른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고 무언가에 소속되어있는 흔적들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것들에게 흔적이 남아있기 기도했는데 시체 속에는 다른 무언가가 있진 않았다.


“유일하게 알아 낸 것은 이들이 마에 소속되지는 않았다는 건가”


마에 소속된 이들은 모두 흔적이 남기 마련이었다. 물론 마도에 속해있는 이들 중 마에 관련된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최소한 여러 곳에서 마기에 관련된 흔적은 남기 마련이었다.


공동파와 같은 도가들은 그런 것들을 찾아내는 데 도가 튼 이들이었다. 그런 그들이 못찾는 다는 것은 저들이 마와 연관되지 않은 이들이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마교인줄 알았는데, 아니면 이중 삼중으로 꼬인 일인 건가?”


이런 일을 자행하는 이들이라면 마교도일 가능성이 높았지만 남은 흔적들은 그것을 부정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들이 익힌 것은.....


‘정종 무공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


특히 목이 베어진 시체엔 도가 특유의 향기가 진하게 남아있었다. 문제는 어디 어느 문파인지를 종잡을 수가 없단 것이었다.


다른 시체들이 익힌 것도 모두 제 각기 달랐지만 정도에 속했을 가능성이 너무나도 높았다. 그가 상상해본 적도 없는 결론에 머리가 아파왔다.


오장로 청호진인은 잠깐 생각을 멈추고 자신의 옆에 있는 망월에게 말을 건넸다.


“그래, 상호는 좀 나아졌느냐?”


망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곳으로 왔던 유상호는 미쳐 날 뛸 뻔 했었다. 수습되지 않은 시신 중에 부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파 사람들은 그런 유상호를 말리며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냈다.


“스승님이 신룡대(新龍隊)가 오는 길목으로 보냈습니다. 앞으로 하루 정도면 그들과 만나고 올 것입니다.”


신룡대가 온다는 말에 청호진인은 눈을 한번 비볐다. 강호 경험이 없는 그들이 이곳으로 온다고 해도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정치적인 이득이 있다고 한들.... 제자의 부모가 죽은 일까지 이용하다니’


지금 이일은 주도하는 것은 사장로와 삼장로, 그리고 장문인이었다. 청호진인은 그 사실에 이내 입이 써졌다.


“하나도 밝히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래...”


“예? 사숙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푸념을 내뱉은 청호진인은 망월이 되묻자 아무 일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그가 생각한 것과 반대의 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일어났다.


겨우 보름, 공동파의 모든 인원들이 찾지 못한 무리의 꼬리를 찾은 시간이었다.


모든 것은 그의 눈앞에 있는 영걸덕분이었다.


마치 강호의 좋은 점은 한 대 모아놓은 것 같은 이가 그의 눈앞에 있었다. 매력적인 생김새, 공동파라는 거대 문파의 장문인보다도 강력한 무위, 그리고 통찰력까지


신룡대의 수장인 그는 소문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나는 사람이었다.


현 강호에서 가장 빠르게 벽을 넘은 사람, 구사 중 하나인 낭왕(狼王)을 이긴 사람 등 등 수 많은 칭호를 몰고 다니는 희대의 영걸 소무신(小武神) 진위청이 이곳으로 온 것이었다.


오 장로 청호진인이 그를 처음 본 순간 느낀 감정은 하나였다.


‘기묘하군’


소무신 진위청이란 존재는 너무나도 기묘했다. 마치 지나치게 좋은 것들만 모아놓은 듯한 기묘한 느낌, 사람이라면 무엇하나는 모난 곳이 있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 자는 그런 것이 없었다.....


마치 하나도 모난 것이 없는 바르다(正) 이것을 사람으로 만들면 바로 이런 자가 될 것 같았다.


소무신이 처음 이곳으로 올 때, 그는 사람에게서 광명이 난다는 것을 경험했다.


마치 여인과도 같은 흰 얼굴에 선은 굵은 미남의 얼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키에 단련된 몸은 숨길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 와중, 상시 준비된 기세는 그들의 자랑인 장문인보다도 한참 위로 느껴질 지경이었다. 청호진인은 소무신을 향해서 손을 뻗었다.


“어서오시게나”


“반갑습니다. 청호진인 위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 무위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거만해도 될 텐데 그는 오로지 바른 모습의 사람이었다.


“그런가? 고맙네”


“하하 빈말이 아닙니다. 칠광검의(七光劍醫)의 위명은 족히 들은 바입니다.”


소무신은 청호진인의 별호를 말하며 말했다. 칠광검의는 지금은 알려지지 않은 지 족히 십년은 넘은 그의 오래된 별호였다.


“이것 참 오래된 별호까지 기억해 주다니 고맙긴 하군. 하지만 여기서 지체할 시간은 없다네. 시신들의 부패가 시작 되었어”


“알겠습니다. 바로 가시죠”


청호진인의 예상대로 소무신도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전혀 다른 부분에서 흔적을 찾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찾은 것은 그가 예상한 것과 같이 이들이 익힌 무공이 정종의 것임을 알아낸 것이었다. 여기까진 청호진인 그도 예상한 바였다.


그 이후의 행보는 그의 시각과는 다른 흔적들이었다.


소무신이 집중한 것은 죽은 이들에게 남은 어검술의 상흔이었다. 소무신은 그 흔적을 보자마자 무언가 긴장이라도 한 듯 땀을 흘리며 얼굴을 굳혔다.


“대단한 강자였군요....”


그가 짐작하지 못한 강자가 이곳에 있음을 확신하고 있던 청호진인은 소무신을 보며 말했다.


“자네가 보기에 이들을 죽인 자의 무위가 어느 정도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소무신은 청호진인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믿지 못할 말을 꺼냈다.


“적어도 무제님이상... 어쩌면 스승님에게 비견될 지도 모를 자인 것 같습니다.”


“뭣이?! 무신께 비견된단 말인가?”


알려진 바로는 그런 이들은 강호에 단 셋, 짐작 가는 이가 하나 더 있긴 했지만 패황의 곁에 있을 자가 이곳에 있었다고 생각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이곳에 있던 자들 중 한명은 최소한 저 이상 가는 강자, 다른 한명도 만만치 않은 자인 것 같습니다.”


“어찌 그리 생각하는가?”


“일격에 담긴 힘과 마을 생존자들의 증언, 그리고 마을에 남은 흔적들을 유추했을 뿐입니다.”


청호진인은 소무신의 그런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벽을 넘지 못해서 그러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인가 머릿속에 여러 생각이 들 무렵, 소무신이 말했다.


“아무래도 이들이 간 지점들을 확인해야겠군요. 검은 무복과 죽립, 그리고 검은 검을 쓰는 자와 붉은 기운을 쓰는 자”


소무신은 남은 흔적과 마을 사람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곳에 있던 자들을 찾아보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이들이 얼마나 있을 줄 알고 그러나”


“장로님, 이곳에 있던 자들의 무위를 생각해보십시오. 그런 특징을 가진 자 중에 십무성이나 구사와 동격인 자.”


그러자 청호진인은 바로 생각나는 인물이 몇 있었다.


“으음....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면 인물들이 확 좁혀지긴 한다만.... 그들은 이곳에서 사람들을 구한 이들이 아닌가 굳이 찾아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저희가 찾는 것은 그 사람들을 찾는 또 다른 사람들입니다.”


“허...?”


“다른 사람들은 마을 사람들을 습격해서 죽었다면 단 한 사람 저기 두려움에 질린 시체는 다릅니다.”


다르다라는 말에 청호진인은 자신이 생각했던 바를 물어보았다.


“그럼 이곳에 왔던 자들이 이 자와 연관이 있다?”


“적어도 무언가를 확인하려 한 것만큼은 맞을 겁니다. 검호님”


소무신은 청호진인의 말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과 함께 온 복마검호 유상호를 불렀다. 유상호는 퀭한 눈으로 그들에게 다가왔다.


하지만 소무신을 보면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었는지 눈빛만은 깊게 침착 보였다.


“마을 사람들을 불러주시겠습니까?”


“예... 알겠습니다.”


“그럼 힘 드시겠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유상호는 소무신의 말을 듣고는 조용히 자신과 친했던 오중아재를 데려왔다. 그는 이미 몇 번이고 말했는 사실을 또 다시 이야기했다.


“그... 검이 날아가고 사람들이 날벌레처럼 떨어졌습니다. 붉은 검을 쓰는 사람이 남은 한 사람을 상대했는데 바로 죽이지는 않고...”


이곳에서 혈검과 무영이 회의 무인들을 상대했던 사실을 이야기 듣던 소무신이 오중에게 고맙다며 고개 숙이고선 그를 돌려보냈다.


“역시, 마지막 사람을 일부러 죽이지 않은 것입니다. 분명 목이 잘린 시체와 권사의 시체에는 숨길 수 없는 분노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붉은 기운에 정종 무공을 사용하는 자에게 원한이 있는 자. 저는 단 한명만 생각나는 군요”


“혈검(血劍) 고하중!”


소무신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혈검의 행방을 알아보죠. 미리 경고하는 것이지만 절대 적대하는 태도를 보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곳에 있던 이들과 연관 된 이들을 찾는 것이지 그들과 싸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주변의 이들에게 알리겠네”


청호진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룡대와 공동의 도사들에게 알리러 떠났다. 그가 떠나고 소무신은 죽은 이들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역시 스승님이 찾는 이들이구나, 강호에 숨어있는 벌레 놈들 같으니”


남들 앞에 보여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냉정한 목소리가 소무신의 입에서 나왔다. 마치 시체들이 아직 죽지 못했다면 반드시 죽였을 것 같은 무서운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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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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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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