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66,954
추천수 :
2,201
글자수 :
711,710

작성
21.09.29 15:02
조회
617
추천
14
글자
11쪽

대립

DUMMY

달려가는 무영은 저 먼 곳에서 스쳐지나가는 기운에 잠시 멈춰 섰다. 그의 옆을 따라오던 광인이 입을 헤 벌리고선 그곳을 쳐다보았다.


“허... 숨기지도 않는구만, 괴물이 하나 더 왔어”


“북리강 그 망할 놈에게 밀리지 않는 괴물입니다. 주인”


무신(武神)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짙은 서기(瑞氣)가 남아 주변을 흩트리며 깊게 흘러 넘쳤다.


도가와 불가의 이들이라면 이 기운에 활기를 되찾을 것이었고 일반적인 무인들이라면 상관없을 그런 기운, 하지만 마와 관련된 이들은 모두 큰 압박을 받았다.


무영과 광인의 앞을 지나가던 행렬들 중 몇몇이 무릎을 꿇으며 쓰러졌다.


개중엔 살아남은 적혈군(赤血軍)과 혈귀대(血鬼隊)의 일원들도 있을 정도였다. 혈검(血劍)과 철혈도군(鐵血刀君)이 놀란 표정으로 뒤따라오던 무영에게 다가왔다.


“대사(大邪). 이 기운은!”


“음.... 아마도 무신(武神)일 거요.”

무림 삼존(武林三尊) 중 하나인 무신이 언급되자 놀란 눈으로 무영을 쳐다보는 혈검, 그의 머릿속엔 정도의 정점이 이 자리엔 왜 나타난단 말인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혈검은 놀란 눈으로 무영을 쳐다보았지만 무영 역시 지금 이 자리를 지나간 것이 무신일 것이라 짐작 만 할 뿐 다른 설명을 해 줄수는 없었다.


다만 저 자가 어째서 숨김없이 자신이 이 자리에 왔다간 것을 자랑하는 지 그것만이 궁금할 뿐이었다.


“파천마제(破天魔帝)와 무슨 연이라도 있는 것인가”


철혈도군 고정천이 고개를 틀어 무신이 지나간 자리를 되돌아보았다. 무신이 지나간 방향을 쭉 간다면 분명 그들이 있었던 협곡이었다.


혈교의 마지막 유산이 있는 곳이었지만 그 대부분은 이미 그들과 함께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영이 적들 대부분을 쓰러트린 상태에서 철혈도군과 혈귀대, 적혈군들과 같은 정예들은 협곡에 남아있던 물자 대부분을 들고 온 상태였다.


이제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죽은 이들의 시체뿐이었다.


무신이 그런 이들과 관련이 있을 리 없으니 남은 것은 마지막에 그들의 주변으로 왔던 파천마제 뿐이리라 고정천은 그리 생각했다.


‘....저 자 역시 천주와 마찬가지로 파천마제가 부른 것인가? 약속이란 것이 무림 삼존 전부가 엮여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군.’


무영은 그리 생각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신이 지나간 자리를 한번 살핀 그는 이내 고개를 돌리며 자신의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외쳤다.


“더 이상 우리가 신경 쓸 것이 아니오. 적당히 쓰러진 이들이 정신을 차리면 이곳을 벗어나 중원으로 들어갑시다.”


그의 말에 혈검과 철혈도군이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

무신(武神) 천서군, 그를 칭하는 말은 많았다.


정도의 정점, 정도 최고문파인 소림(小林)과 무당(巫堂)이 함께 만든 최고의 걸작, 그리고 이 강호에서 유일하게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이루어 반로환동(返老還童)의 경지에 오른 이 등


그를 이루어 칭하는 말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의 제자인 소무신(少武神)이 나오기 전에는 가장 이른 나이에 벽을 넘은 자라 불렸고, 정도의 모든 고수들을 제압했을 때는 그를 일컬어 새로운 천하제일이 될 자라 불렀다.


본래 그를 두고서 사람들은 새로운 정도무림의 정점이 될 사내라 여겨 신무황(新武皇)이라 불렀다. 하지만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매 행보 하나 하나가 파격이었다.


정도의 모든 고수들을 제압한 것은 물론 그 행보의 다음은 당대 천하제일이라 불렸던 패황(覇皇)과의 정면 대결이었다.


모두들 새로운 무황(武皇)과 천하제일로 여겨지는 자의 대결에 촉각을 세웠다.


결과는 불미에 붙여졌지만 아무런 상처 없이 돌아온 그의 모습에 정도 사람들은 그가 적어도 패황과 동수를 이뤘을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로환동이라는 이전까지 없었던 기사를 보여준 그를 두고 세상은 무신이라 불렀다.


그런 이가 그와는 대척점에 서 있다고 평가 받는 파천마제 북리강을 보러 지금 혈교와 무영이 있던 협곡으로 온 것이었다.


“오랜만이군. 마제”


“반로환동을 이뤘다더니, 오래전의 모습과 다를 게 없구려”


백색의 서기가 흑색의 마기를 걷어내고 또 다시 흑색의 마기가 백색의 서기가 만든 곳을 점차 집어삼키고 있었다.


단 두 명의 사람만 서 있을 뿐인데 주변의 풍경이 점차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무신이 오른손으로 턱을 쓰다듬으며 북리강에게 말을 걸었다.


“꽤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었나. 나까지 초대를 하고 말이야”


“당신도 오면서 느꼈을 텐데? 이곳에서 무엇이 왔다갔는지 말이야”


천서군의 말에 전혀 다른 대답을 내놓는 북리강, 북리강은 그저 천서군이 이곳에 있었던 일들을 직접 알아내는 것이 아닌 이상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천서군의 감평하는 듯한 낮은 눈동자가 북리강의 무심한 역안과 서로 마주보았다.


북리강은 지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네놈이 직접 알아내던가-


천서군은 충분히 이곳에 있던 일들을 알아낼 수 있는 능력자였지만 구태여 그것을 미리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북리강이 흔적만으로 이 협곡에서 있었던 일들을 짐작했듯이 천서군 역시 북리강과 마찬가지로 이 협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적으로 짐작하고 있었다.


물론 무영의 존재나 강윤의 몸에 들어있던 천자마(天子魔)의 조각등 자세한 것은 모를 것이었지만 최소한 그와 동등한 고수가 이곳에서 강대한 존재와 싸웠다 이런 것쯤은 충분히 짐작하고 있을 터였다.


계속해서 마주보고 있던 상태에서 먼저 발을 뺀 것은 천서군이었다. 그는 가볍게 비웃음을 한번 지으며 말했다.


“훗, 이곳에 있던 일 정도는 알아서 밝혀내주지. 뭐 어차피 짐작은 충분히 가네만”


“마음대로”


“그래, 나를 부른 이유는 여전히 약조 때문인가?”


패황이 그런 것처럼 천서군 역시 북리강과 무언가 약조가 되어있는 듯 했다.


“그렇지. 드디어 때가 다 되었다 무신”


“나를 부른다라.... 괴물노인과 마주 할 때가 되었나”


북리강이 패황과 약속이 되어있는 것처럼 무신 역시 패황과 정해놓은 밀약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그를 찾아냈을 때 곧장 보내면 되었다.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무신은 북리강이 무언가 더 말할 것이 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단순히 그것만 알려주려고 나를 불렀나?”


“회(會)에 대해선 알아냈겠지?”


회, 강호의 뒤에 있는 그들을 언급하는 북리강, 무신은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했다.


“몸통 정도까지는 이미 확인이 끝났지. 오대세가에 맹까지 상당히 수완이 좋은 이들이야.”


무신(武神) 천서군이 천검(天劍)을 찾아간 것은 이유가 있었다. 그는 회를 찾아 돌아다닌 것이었다.


“호오.... 마도와 비슷했나. 생각보다 벌레들의 뿌리가 깊었군”


전대천마와 혈마, 마도의 두 거물을 그들의 휘하로 넣을 정도의 이들이었다.


정파라고 다르진 않았을 터, 아니 오히려 힘의 논리 통하지 않은 정파에 그 정도로 깊숙하게 엮여있다면 그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랜 세월동안 음지에서 그 뿌리를 내리고 있었을 것이었다.


“알아내면서 이쪽도 제법 머리 아팠지. 갑자기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면 끝까지 알아낼 수 없었을 거야”


그들이 회의 존재를 인식한 것은 매우 오래전 그들이 각 세력의 정점에 도달했을 때였다.


북리강은 전대천마와 그 일가를 전부 죽이면서 알아내게 되었고 무신은 죽은 칠좌들의 이상 행동에 대해 알아내다 그 꼬리를 잡은 것이었다.


그 후로 완전히 사라졌던 이들이 얼마 전부터 급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 말고 누군가가 그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재밌는 존재가 따로 있던가 아니면 그 괴물 노인 때문이겠지”


“역시 행보는 그러한가, 그래서 당신이 보기에 그들은 제거해야할 이들이오, 아니면....”


무신은 그 존재가 패황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요즘 패황의 행보는 심상치 않았다.


그의 세력인 사사천은 상시로 전쟁을 대비하는 것처럼 움직이고 있었고 이곳으로 오는 동안 스쳐지나간 이들 중엔 그의 후계로 추정되는 이도 있었다.


무신은 북리강이 회의 존재에 대해 어찌 할 것인가 대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숨었던 이들이야. 그때도 패황의 시선을 피해 숨었지, 하지만 이번엔 숨기지도 않는 것 같더군”


“난 그대의 선택을 묻는 것이오”


“내 의견? 나는 회, 그들과 자네가 같다고 생각한다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요?”


북리강은 무표정한 채로 무신에게 물었다. 회의 존재와 그들에 대한 적대를 물었는데 되돌아 오는 답은 기이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것은 그에게 무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일 터, 하지만 북리강에겐 무신이 말한 이런 말들은 단순한 헛수작 정도로 생각되지 않았다.


“그저 회라 불리는 그들과 자네에게 한 마디 말을 남기려고 할 뿐일세?”


“나와 그들에게 한 말이라...”


“그래”


회 뿐만 아니라 북리강 자신에게도 남길 말이 있다는 것에 북리강의 두 역안에 힘이 담겼다.


“나와 그들에게 공통점이 있나, 천서군?”


반쯤 존대를 하던 북리강의 태도가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고 있다면 이제는 적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쓸데없는 것들에 목을 매는 것 똑같더군”


“역시 그것들에 대한 짐작쯤은 천서군 그대도 하고 있었나”


천서군의 시선 역시 북리강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백색의 서기가 뿜어져 나오는 두 눈은 한 없이 신성한 무언가를 담고 있었으나 그 의도까지 신성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눈은 적에 대한 살의가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


“무신이라 불리더니 진정으로 자신이 그런 줄 아나.”


“네놈 정도는 충분히 눌러놓을 수 있다. 북리강”


마제의 역안과 무신의 서기가 담긴 눈이 마주치는 찰나 서로의 힘을 담은 손들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쿠르르릉


단 한 수의 손짓에 하늘이 깨지는 천둥소리처럼 협곡이 비명을 지르며 갈라졌다. 그리고 크게 밀려난 둘, 살의를 담은 눈과 손짓을 주고 받았음에도 멀어진 둘은 움직이지 않았다.


“거기까지 하는 게 좋을 거다. 북리강”


“선을 넘은 것은 네놈도 마찬가지지 않나 천서군”


“내 말을 명심해라”


서로를 부르며 다시 한번 마주한 그들의 대치는 천서군이 사라지는 것으로 끝이 났다. 천서군이 사라지고 난 자리를 본 북리강은 웃었다.


“크하하하하하하 결국 네놈도 같은 놈이었구나 천서군!”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괴사신(奇怪邪神)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 연재가 늦어집니다.... 21.09.14 175 0 -
공지 소제목 변경 공지 21.07.19 177 0 -
공지 소개글 변경되었습니다. 21.05.03 300 0 -
공지 소소한 수정들 있었습니다. 21.04.15 1,513 0 -
126 찾아오는 적들 22.01.03 319 8 12쪽
125 독왕 당무백2 22.01.03 189 6 10쪽
124 독왕 당무백 21.12.27 281 7 12쪽
123 정도의 한풍(寒風) 21.12.25 275 10 15쪽
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120 정도의 분열 +1 21.10.19 556 10 13쪽
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7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 대립 +1 21.09.29 618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