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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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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0.1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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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괴승(怪僧) 지백 2

DUMMY

무영은 광인의 머리채를 잡고 있는 노인을 보며 당황했다.


방금 전까지 떠올리고 있던 인물과 너무나도 가까운 사이의 인물이 지금 이 자리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초면인 상대였지만 상대가 누구인진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다.


소림사 특유의 강건하면서도 동시에 강직한 느낌 하지만 동시에 유유한 분위기를 내는 낡은 가사를 입은 특이한 존재는 전 무림에 단 한 명 밖에 없었다.


무신(武神)의 스승이자 쌍괴(雙怪) 중 일인이라 불리는 괴승(怪僧) 지백


문제는 그 노인이 지금 광인과 함께 서로의 머리채를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니...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요?”


“이게 무슨 일입니까! 사조님!?”


무영은 의문을 품은 눈으로 광인을 한번 쳐다보고선 주변의 혈검(血劍)과 철혈도군(鐵血刀君)을 쳐다보았다. 두 명 다 무영의 눈을 피하며 조용히 하늘을 쳐다보았다.


어쩐지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서글퍼 보여 차마 뭐라고 더 말하지 않았다.


“주인, 아니 이놈이 글쎄..!”


“사손아! 멀쩡하게 오니 다행이구나! 여하튼 이 써글 놈이 말이다.”


광인(狂人)과 괴승(怪僧), 둘 다 벽을 넘어 각 세력의 이름 난 고수라는 품위는 잊었는지 서로를 보는 눈이 마치 싸운 어린 아이들처럼 매서웠다. 그리고 하는 말까지도 말이다...


‘조금만 더하면 씨하고 소리도 낼 거 같구만’


무영은 얼굴을 가린 것을 잊고선 조용히 눈매를 쓰다듬었다. 그의 눈을 가리고 있던 붉은 광채가 사라지고 눈 주변 얼굴의 표면이 잠깐 드러났다.


‘음?!’


그 찰나를 본 혈검 고하중은 자신도 모르게 놀랐다.


보통 사람의 눈이란 그 사람을 기억하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특히 혈검 정도 되는 고수라면 그 안력이 특별했고 그는 한번 본 사람의 특징을 대부분 기억해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간 대사의 눈은 분명 기억 속 어딘가에 있는 것이었다.

‘분명 본 적이 있는 눈매였는데... 기억에는 있다. 하지만 누군지는 잘 모르겠군’


대사의 눈매는 분명 그의 기억 속에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찰나였기 때문에 혈검은 그가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 있는 것인지 확신을 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오분 후, 한껏 서로의 머리채를 잡던 두 노인은 무영과 진위청의 만류 끝에 드디어 멀찍이 떨어진 상태가 되었다.


“그래서 한쪽은 사손이 납치당했다고 착각해서 싸운 거고 한쪽은 저쪽이 내 욕을 해서 싸웠다?”


무영은 두 노인을 떨어뜨려 놓은 상태로 양쪽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둘의 머리 꼴은 심각했다.


고국한은 본래도 산발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아예 새집처럼 되어있었고 지백은 머리에 작은 구멍이 날정도로 머리카락이 빠졌다.


지백과 고국한은 마치 쌈닭이라도 된 것처럼 서로의 머리채를 잡은 채 니가 안 놓으면 나도 놓지 않겠다를 고수하다가 무영과 진위청의 만류로 겨우 떨어진 상태였다.


무영의 말은 상황을 설명하는 것 같았지만 분위기는 살벌했다.


“으음.... 그게 맞긴 합니다만...”


고국한은 죽립 밑에서 번뜩이는 무영의 붉은 눈빛이 무언가 달라졌음을 직감하고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지백은 방금 전의 일 따윈 잊었는지 그의 사손인 진위청을 부여잡곤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살펴보고 있었다.


“그래! 저기 저 놈을 따라가 무슨 일은 없었느냐!, 그리고 다친 데는?! 혹시나 해코지나 협박을 하지는 않았어?!”


“사조님.. 이제는 그만 좀...”


진위청도 그 유달스러움을 견디기 힘든지 두 눈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지백과 고국한, 둘의 상태가 이제 좀 멀쩡해진 듯하자 무영은 주변을 한번 쓸어보면서 말했다.


“그래서 이 주변의 어린 아이들은 어쩌려고 이렇게까지 싸운 거요?”


“으으....” “으어어”


주변엔 싸움이 끝난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신룡대원들이 보였다. 사이사이 쇠된 신음이 들려오는 것이 제법 속들이 상한 듯 싶었다.


지백과 고국한도 그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는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무영의 파(波)로 인해 심(心)이 상했을 신룡대원들이었을 텐데, 광인에게 직접적으로 기절된 이들과 둘의 싸움의 여파로 인해 견디기 힘들었을 테니 모두가 기절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흥!! 그건 이 애들이 허약해서 그래! 허약해서!”


지백은 흥이라고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애당초 무학만 파오다가 벽을 넘은 그에게 그 밑의 경지에 있는 이들은 허약한 존재들이었다.


“호오... 주인, 확실히 저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예전에 어린놈들을 몇 명 정도 봐서 아는데 이 정도면 저놈들이 허약한 겁니다!”


그리고 고국한은 지백의 말을 그대로 이어받아 말했다. 그가 보기에도 주변의 아이들은 허약했다. 기껏 해봐야 살기도 섞지 않은 그냥 힘의 여파였다.


그런데 젊은 애들이 이것 하나 견디지 못하다니, 그건 저 아이들이 허약한 것이 아닌가!


“나이도 제법 찬 이들 아닙니까! 그런데 이 정도를 견디지 못한 것은 문제가 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신룡대원들이 허약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못해도 일류의 끝자락, 어느 정도 실력 있는 이들은 절정까지 섞여있는 상태였다.


“노인장, 여기 있는 애들 약한 애들 아니야.”


신룡대(新龍隊)의 경지를 알고 있는 무영은 그렇게 말했다. 이들은 경험이 없을 뿐 경지가 낮은 이들이 아니었다.


십대의 어린 애들이나 일류의 경지에 이른 것이지 이십대의 팔팔한 이들은 절정, 개중엔 초절정도 둘이나 섞여있는 꽤 그럴 듯한 정예부대였다.


‘보자... 저기는 삼협문(三俠門)의 언가와 개방 출신, 저기는 팽가인가? 그리고 구대문파 애들까지. 그래도 갈등을 겪고 있는 대문파 출신들은 없군’


살짝 둘러보기만 해도 정도무림에서 힘깨나 쓰는 가문들의 인물들이었다. 그런 곳에서 기른 이들이 약할 리 있나, 그저 이 두 노인들이 힘을 과하게 쓴 탓이었다.


본래 절대 고수 간의 싸움엔 영역이라는 것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영역 안에선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이가 아니면 멀쩡하기 힘들었다.


물론 이 둘의 여파에 신룡대원들이 쓰러진 건 파(波)로 그들의 공포심을 솟아오르게 하여 한 차례 제압한 무영의 탓도 있었지만 말이다.


“음?”


‘초절정에 이른 녀석들은.... 어디에 있나?’


초절정에 이른 이들이 어디 있는가 살펴보기 위해 둘러보던 무영은 그들이 상태가 심각한 것을 눈치 챘다.


무영은 그대로 시선을 돌려 광인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눈치챈 광인이 바닥에 박혀있는 두 신룡대원들을 보며 말했다.


“저 녀석들은 그 자기들 대주를 데리고 갔다고 덤벼 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주인, 제가 전에 혈교의 어린 제자들을 봐서 아는데 이놈들 진짜로 허약한 놈들입니다!”


‘아 저 녀석들이 노인장이 말을 안 듣는다고 주먹으로 한 대씩 때려서 쳐 박은 녀석들인가?’


기본적으로 고국한은 무영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상당히 박한 인물이었다. 그의 사질들에게 하는 것만 봐도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시늉만 할뿐 대부분은 그들을 무시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제자의 배신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그의 성격 자체가 꽤나 뒤틀려있는 것도 있었다.


그런 이가 어린 애들이라고 힘조절을 했을까? 


전혀 아닐 것이었다. 그는 단순하게 주먹질을 한 것일 뿐이겠지만 고국한의 수준은 결코 범상치 않았으며 그런 이가 한 대 친 것도 결코 쉽게 볼 것이 아니었다.


물론 고국한도 저들이 초절정에 이른 것을 알기 때문에 한 대씩 친 것이겠지만 말이다.


“노인장... 당신 기준으로 보면 허약하지 않은 애를 보기가 힘들어! 적당히 하시오!”


고국한의 기준은 아마도 혈마의 제자였던 철혈도군과 혈검, 이 둘의 어린 시절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 일터였다. 애당초 저 둘은 벽을 넘어서 한 세력을 대표할 정도의 무력을 쌓은 이들이었다.


즉 그만큼 보기 힘든 재능을 지닌 자들이었단 말이다.


“그렇게 말하시면 제가 잘못한 것 같긴 하군요. 크...크흠”


그러한 사실을 고국한도 눈치 챘는지 무영의 면박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하고 헛기침만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쪽 노인장도 그렇소. 정도의 큰 어른이면 어린 동량들을 돌봐야할 것이지. 상대들이 어떤 인줄 알고 그렇게 무턱대고 덤비시오?”


“맞습니다! 사조님!”


고국한에게 잔소리를 한 무영은 그대로 목표물을 바꾸어 지백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에 따라 멍하니 있던 진위청도 동조했다.


“이...잉? 나? 아니 나는 뭐 위청이 네가 위험한 줄 알고...”


‘위청이가 그저 조용히 따라갔다고 하길래 어떤 녀석인가 싶었는데... 저 미치광이 노인이 주인으로 모신다고 말할 만 한 녀석이야...’


붉게 타오르는 눈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본 지백은 한 눈에 무영이 감당 못 할 고수임을 깨닫고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다.


당장 발끈하기에는 그의 옆에 있는 손주의 눈도 심상치 않았다.


자신의 동료들이 쓰러져있어서 일까 진위청의 눈과 목소리엔 오랜만에 만나는 것임에도 한톨의 반가움도 담겨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대로 가다간 자신의 편이 없는 상태로 욕만 먹을 것 같던 지백은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그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위청아, 네 스승 녀석이 이 주변을 지나간 것을 알고 있느냐?”


“예, 마도로 향하신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이미 들었습니다.”


“엥? 이미 들었다고?”


지백은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진위청 때문에 놀랐다. 본래라면 그의 스승이 어디로 갔는지 말하면서 한번 찾아가 보자고 하려고 한 지백이었다.


하지만 지금 진위청의 표정은 상당히 울적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이크 오해가 있나보군’


지백은 일단 사손에게 무슨 오해가 있을지 몰라 그가 아는 사정들을 설명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사손아? 네 스승이 마도(魔道)로 향한게 말이다. 사실은 위험한 놈을 만나러 간 것이거든?”


“스승님이 파천마제(波天魔帝)와 조우하신 것도 알고 있습니다.”


‘어...어라? 이게 아닌데? 다 알고 있으면 어...’


지백은 말문이 막히기 시작했다.


무언가 더 말을 해야 하는데 사손의 불쌍한 표정을 보니 뭐라 더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때 한 가지가 번뜩이며 그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그래! 내게 해줄 말이 더 있었지! 위청아 남궁을 비롯한 사천과 안휘쪽의 대문파들이 연합한 곳에서 무림맹을 상대로 사단을 냈다!”


‘호오? 이건 또 재밌는 소리가 들려오는 데?’


들려오는 말은 무영에게도 관심이 될 만한 말이었다.


그가 던진 독인(毒人)이라는 패로 인해 생겨난 연합, 그것도 작은 수준이 아닌 오대세가 중 제일이라는 남궁을 필두로 한 대문파들의 연합이었다.


무영이 마도로 향하고 난 뒤 지금까지 걸린 시간은 40여일 남짓, 그 사이에 변한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있는 그에게는 꽤 흥미로운 소식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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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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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8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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