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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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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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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독왕 당무백

DUMMY

사천...


성도를 비롯하여 중원에서 보기 드문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은 중원의 변두리인 동시에 그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 대 세력들이 즐비한 땅이었다.


여인들의 문파라지만 그 위세만큼은 천하에 이름 높은 아미, 검으로는 무당에도 뒤처지지 않는 검의 명문 청성


그리고 그런 문파들이 있는 곳의 자타공인의 맹주인 당가는 사천 성도의 한가운데 그 장엄함을 자랑하며 자리 잡고 있었다.


퍼-억!!


그곳의 가주 전에서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평생을 무를 익힌 것이 확실한 두터운 손바닥이 여인의 얼굴을 때렸다. 뺨을 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는 주먹을 친 것 마냥 묵직했다.


그 손에 맞은 여인의 몸이 그 힘을 견디지 못하고 넘어지며 쓰러졌다. 쓰러진 여인의 입에서 피가 세어 나왔지만 그 모습을 보는 이의 눈은 경멸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으드득


“멍청한 년.... 너 같은 것도 딸이라고 이지를 남겨둔 것이 잘못이었다.”


“아....아버지”


여인의 얼굴을 때린 사내이자 그녀의 아버지인 당가의 독왕 당무백은 자신의 앞에 널브러진 딸을 보며 이를 갈았다.


바닥에 쓰러진 여인은 지난 날 무영의 사술로 인하여 독인이라는 것을 들킨 당소민이었다.


“닥쳐라. 내 평생을 바친 대업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당무백은 자신의 대업이 겨우 딸 하나 때문에 발목 잡힌 상황에 크게 분노하고 있었다.


남궁의 도움으로 당가에 크나큰 피해가 오는 것을 막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내주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당무백이 벽을 넘기 전까지 당가라는 이름은 오대세가의 일좌를 차지하고 있었더라도 사실상 몰락하고 있는 가문과도 같았다.


오만하고 독선적인 가문이라는 평과 함께, 삼천의 시대 이후 벽을 넘은 고수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 쳐하며 근 백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당가의 세력은 전성기의 삼분의 일로 줄어들고 말았다.


이전까지만 해도 오대세가의 정점을 노리던 가문이 이제는 오대세가의 이름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가문으로 전락한 것이었다.


그러한 사실 속에 당가의 핏줄들은 점차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벽을 넘은 절대고수들의 부재와 점차 벌어지는 다른 가문들과의 격차


오대세가와 구대문파, 정도를 구성하는 대 세력들 중 말석이라는 불명예, 중견문파마저 자리를 노렸던 당가의 상황은 그 자존심이 높기로 유명한 당가인들에겐 피에 사무치는 일이었다.


당무백은 그런 가문의 열등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태어났다.


가문을 뒤바꾸는 백년기재의 탄생에 당가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고, 당무백은 그에 힘입어 벽을 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당가의 가세는 다시금 살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당무백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다시금 당가를 사천의 맹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그저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현재 사천 무림은 예전과 같은 세를 가지고 있지 못했다. 청성과 아미엔 이름난 강자들이 거의 없었고 초절정을 넘은 고수의 수도 이전의 반절 정도에 불과했다.


사천무림에서 벽을 넘은 고수는 당무백 한 명뿐이었다. 지금 사천 무림 전체의 힘이 구대문파 중 이름난 무당파나 소림사 하나를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는 뜻이었다.


“내가 원한 게 뭔지 아느냐? 이딴 변방의 맹주 따위로 알려지는 것이 아닌 천하에 당가라는 위대한 이름을 날리는 것이었다.”


당무백은 그 자신이라면 가능하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 생각은 사사천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난 다음 확실하게 깨져버렸다.


벽을 넘어 그 중에서 특별하다는 십무성에 이름을 올렸지만 당무백의 실력은 냉정하게 십무성에서 최하위권이었다.


당장 그 다음으로 꼽히는 공동의 현천검군이나 언가의 철권군만 하더라도 순수한 1대1이라면 그에게 그다지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십무성에 이름을 올릴 수 있던 것은 독이라는 가문의 특징 덕이었다.


“가문은 약하고 또 약했다. 무시했던 산적이나 수적마저도 당가를 넘볼 수 있을 정도였지.”


사사천의 세력과의 전쟁에서 녹림마저 당가를 압살시킬 수 있을 것이라 느낀 당무백은 가문의 약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세력을 키우기 위해 남궁의 여인과 혼인을 해도 가문의 비고를 털어 수많은 독들을 준비를 해도 다른 대 세력이나 가문들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실험이 끝나고... 천년오공을 얻었을 때 난 확신했다. 앞으로 채 십년이 지나기 전에 그 남궁이나 소림을 도모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희망은 그의 핏줄 때문에 깨지고 말았다.


퍼억!!


“컥!...”


또다시 분노가 차오른 당무백은 쓰러져있는 당소민을 발로 걷어찼다. 그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당무백의 눈에는 당소민은 혈육이 아닌 죄인으로 보이고 있었다.


“당가의 역사에 손꼽히는 죄인들은 하나같이 무의 재능이 있는 여인들이었지. 그래서 가문의 여식들에게 무를 익히게 하지 않았는데.... 네 년은 다를 줄 알았는데”


한때는 당가가 천하제일을 도모했을 때도 있었다.


단순히 오대세가의 정점이나 정도의 정점이 아닌 말 그대로 천하제일, 하지만 그런 당가의 꿈은 그 당시 소가주였던 여인에 의해 부정되고 꺾이고 말았다. 그 동안 당가는 백년이 넘는 암흑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 삼천의 시대에도 당시 소가주였던 여인에 의해 당가는 또 다시 크게 세가 상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번에 당소민 역시 가문의 세가 크게 꺾이게 하고 말았다.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고 음영살이라는 패가 들어났기 때문에 당무백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수많은 대가를 지불 할 수 밖에 없었다.


가문에 일에 회를 끌어들일 수 없던 그는 순수하게 가문의 힘만으로 이 상황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고 그 대가에 사용된 재화와 권리는 가문의 미래가 족히 십년은 퇴보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우드득


“아악....!”


“널 어떻게 해야할까...? 이 머저리 같은 년아”


“거기까지 하시죠. 구령(九令)”


당무백의 발이 당소민의 머리를 밟았다. 아비가 딸에게 한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잔혹스러운 행동이었다. 그때 당무백의 뒤에서 누군가 그를 말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귀백(鬼魄)”


당무백은 그를 잘 알고 있는 듯, 그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돌렸다. 그 자리에는 얼굴만을 검은 천으로 가린 곱추 한명이 서 있었다.


“독인을 만들고 있어야 할 네가 왜 이곳으로 찾아온 거지?”


“나름대로 첫 작품에는 애정이 있어서 말입니다.”


귀백은 당가를 위해서 회에서 보낸 인력이었다.


당무백은 귀백의 도움으로 온전한 독인을 만들 수 있었다. 회에서 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당가 내에서도 범접 불가의 절대적인 권력을 자랑하는 당무백이었지만 독인을 만드는 데 지대한 공로를 세운 귀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 년은 더 이상 독인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건 귀백 자네도 잘 알텐데?”


당무백이 당소민에게 가혹하게 대하는데 이 이유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귓속에서 천년오공의 새끼들이 빠져나오고, 괴의 곽부창의 시술을 받은 그녀는 더 이상 제대로 된 독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가치는 있습니다. 괴의(怪醫)라고 했던가요? 그의 의술이 약선(藥仙)의 바로 밑이라고 하더니 대단하긴 하더군요.”


“뭔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소민아씨는 독인이 되면서 잃었던 대부분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독인으로서의 가치는 없지만, 당가의 직계 여인으로서의 가치는 있게 된 거죠.”


“......”


귀백의 말은 간단했다. 독인이 되면서 여인으로서 가치를 잃었던 당소민이 다시 여인이라는 가치를 얻었다. 비록 천한 하녀의 태생이었지만 적어도 반절은 그의 피를 이은 만큼 직계로서의 값어치만은 확실하다는 것이었다.


“재밌는 이야기야.”


당무백은 진정으로 재밌는 듯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선 아직도 그의 발에 밟혀있는 딸을 보며 소름 돋는 미소를 지었다.


“다시 쓸모가 있어졌구나. 딸아”


“이제 소민아씨는 치우고 회의 일에 대해 말을 나눠야겠습니다.”


“그러도록 하지. 꺼져라”


당소민을 향해서 축객령을 내린 당무백은 부상을 입은 당소민이 제대로 걷지 못함에도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도리어 그녀가 재빨리 안 나감에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나름대로 혈육 아닙니까. 그런데 저런 식으로 사용하다니 구령께선 정말 무서운 사람입니다.”


귀백은 당소민의 기척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자 당무백을 향해서 말을 꺼냈다.


“하... 회에 속한 자네가 그런 말을 하는가?”


구령이라는 직위에서 전반적으로 회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당무백은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귀백을 쳐다보았다. 그가 독인을 만들기 위해 죽인 사람의 수만 하더라도 능히 일천에 가까울 정도였다.


“저는 적어도 타인에게만 그런답니다. 악독갈(惡毒蝎)”


귀백은 가벼운 어조로 당무백에게 말하며 그의 옛별호를 언급했다.


사악한 독전갈 누가 붙였는지는 몰라도 그 별호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귀백이었다.


당무백은 귀백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짐작했으나 그에게 그 따위 일은 하등상관 없는 일이었다. 지금 그에게는 회에서의 일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헛소리를... 쓸 만하다 싶으면 가족도 해체할 인간이 자네임을 내 모르지 않다네. 그래서 회에서 내려온 말이라도 있는가?”


“예, 회주의 령은 아니지만 이령께서 전달하라는 사항이 있었습니다.”


“이령이?”


이령이 전달하라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없던 당무백은 미간을 좁혔다. 회의 령들은 각각 맡고 있는 영역이 달랐다.


구령인 당무백 그와 황보가의 후예인 팔령과 삼령은 정도(正道)를,


칠령은 사도(邪道)를,


지금은 죽은 사,오령과 육령은 마도(魔道)를 담당하고 있는 상태였고 일령은 회주의 보필을, 공식적으로 회의 전반적인 대소사를 주관하는 이령은 회주가 직접 나서는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사항을 담당했다.


사실상 총관이나 군사라고 봐도 되는 이령은 가끔 이렇게 다른 령들에게 전달사항을 보냈다.


“무엇이냐?”


“독인들의 생산량을 늘리라는 명이었습니다. 뭐 지금까지 확보해온 물량의 배 이상을 준비하라고 하더군요.”


“배 이상?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완성법을 만들었다고 한들 독의 량은 정해져있다.”


“그래서 저희를 지원해줄 세력을 움직여 준다고 합니다. 재료정도야 당장 확보해주겠다고 합니다.”


독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 중 필수적인 것들은 하나 같이 값비싼 독들이었다. 당장에 들어가는 종류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생물에서 얻을 수 있는 독들과는 차원이 다른 종류들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 곳은 천하에 몇 곳이 채 되지 않을 텐데.... 어디라고 하던가?”


당무백이 알기론 그 정도의 세력은 많지 않았다.


이미 독인을 만든 전적이 있고, 그만한 지식과 밑 재료들이 있는 당가에서도 지금까지 확보한 독인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 것을 단번에 해결할 세력은 천하에 몇 곳 되지 않았다.


“섬서단가. 강북제일의 대상가(大商家)가 움직여준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당무백의 눈이 번뜩였다. 섬서단가, 강북 전체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미치는 대상가, 동시에 무림맹주인 혁련백산의 처가이기도 한 곳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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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왕 당무백 21.12.27 28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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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7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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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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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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