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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66,948
추천수 :
2,201
글자수 :
711,710

작성
21.03.25 12:53
조회
5,509
추천
47
글자
7쪽

초장

DUMMY

비가 내리는 산길, 한 사내가 바위 위에서 비를 맞으며 가만히 앉아있었다.


삶의 목적을 잃은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허한 눈빛을 한 사내는 그저 비가 내리는 풍경 속에서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있었다.


사람을 죽이는 것 밖에 모르던 삶에서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사내는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사내는 20년이 안 되는 짧은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이제까지 그 무엇도 자신의 선택으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르고 있었다.


그는 사형의 그림자로서 살아가던 인물이었다. 그의 명으로 온갖 일들을 해온 그는 지금까지 그의 의지로 해본 일이 거의 없었다.


사부에게서 배운 살법(殺法)들과 사술(邪術)들, 그리고 수많은 고행을 걸치며, 옅어져 버린 감정과 명령만을 생각해온 머리는 그에게 살아갈 이유를 알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사부에게 잡혀 문파로 오기전, 그가 채 다섯이 되기 전 기억도 못 하는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즐겁고 자유롭던 것 같았는데, 지금의 그에겐 즐거움도 슬픔도 그런 벅차오르는 감정들은 무엇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아 너도 이제 자유롭게 살아야 되지 않겠냐.”

“..........”


“떠나거라, 이제부턴 내 앞에 나타나지 말아라, 네가 익힌 무공과 너의 존재는 내가 가는 길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사형이라 불렸지만, 실상은 자신의 주인이었던 자의 말이었다.


사부에 의해서 만들어지다시피한 그는 사형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여 왔다.

그 중에는 말로 못할 악행들을 자행한 악인들도 있었지만 옅은 감정을 지닌 그가 보기에도 다른 누가 봐도 빛나는 협객들도 존재하였다.


단 한 가지 사형의 앞길을 빛나게 만들기 위해서 그에 방해가 되는 이들을 치워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너무 많은 피를 손에 묻혀왔다. 어린 시절 사형은 사부의 폭거에서 자신을 지켜준 유일한 사람이었지만, 동시에 폭거를 당하게 만든 이유였다. 그런 사형의 존재에 대한 상반된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는 그것이 어떤 감정인지조차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후우우.... 아무것도 모르겠구나...”


“먼진 몰라도 이 늙은이가 알려주랴?”


이름 없는 산림 속 홀로 앉아있던 그의 옆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선풍호골이라는 말이 딱 맞는 커다란 덩치의 노인.


사내는 상당히 강력한 무공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옆에서 나타난 노인이 바로 옆에서 말하면서 나타날때까지 그 존재를 눈치채지조차 못하였다.


보기만 해도 느껴지는 강대한 패기와 그저 서있음에도 비가 스스로 튕겨나갈 정도의 경지는 그 자신이 이제껏 봐온 무림인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강자임이 확실했다.


“고놈 처량하게 비 맞고 있으면서 눈이 죽어 있는 게, 영 버림받은 개꼴이구나! ”


“버림받은 개라... 맞는 말입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 그게 저겠죠..”


그는 자신의 옆에선 노인을 살펴보았다.


자신이 기척을 느낄 세도 없이 나타난 노인 그럼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이 느껴지는 자 였다.


본래 그가 해온 일을 생각하면 갑자기 나타난 그를 보면서 긴장을 해야겠지만, 현재의 자신은 자유의 몸.


누군가를 죽일 일도, 눈앞의 노인과 싸워야 할 이유도 없는 상태였다.


“어르신 저에게 원한이 있으시다면 바로 저를 참하고 가십시오.”


죽은 눈, 노인이 그의 눈을 보고 한 말 그대로의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노인에게 말을 건내는 사내, 그런 사내를 보고 노인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하였다.


“허허.. 요놈 봐라 피 냄새가 상당히 나는 것을 보니 살겁 좀 쌓았나본데 이 늙은이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것이다. 헌대 죽고 싶은 마음이 그리 있지 않아 보이는데, 어찌 살 마음도 없어 보이누?”


살짝 고개를 들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를 맞으며 눈을 깜박이던 청년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하다가 이내 이렇게 답하였다.


“글쎄요...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말입니다.”


“그래 뭐를 모르겠느냐??”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요놈 봐라 처음 볼 때는 단순히 죽고 싶은 놈 인줄 알았는데... 조금 다른 놈이 로고..’


눈앞의 어린 청년은 노인이 평생을 주유하면서 만난 무림인들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만한 특이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강호에서 수위에 드는 무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하는 노인마저 잠시 멈칫하게 만들 정도의 흉흉한 기운.


그처럼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위험한 기운 때문에 멀리서 기운을 확인하러 직접 걸음을 하였다.


‘한 두 가지도 아니고 최소한 십 수개 전혀 다른 갈래의 사술(邪術)들을 한 대 엮었구만, 몸에 둘러져있는 특유의 기운과 저 손은 살법(殺法) 만을 익힌 살수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위험하군.’


눈 앞에 비맞고 있는 청년은 일반적인 무인이라면 당장이라도 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위험한 기운들을 잔뜩 몸에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그 위험한 것들을 모두 제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저것은.... 말 그대로 괴의(怪疑) 그 자체로구만 정말이지 흥미롭다! 이런 녀석을 은퇴하자마자 발견하다니! 역시 강호는 넓단 말이지 ’


청년은 전 무림을 통틀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노인의 식견으로도 확신하기 힘든 것조차 몸속 깊은 곳에 품고 있었다.


노인은 눈앞의 청년을 데리고 가고 싶은 욕심이 나기 시작하였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저 청년뿐만 아니라 저 청년을 길러낸 미친 자는 당장 전 무림의 공적으로 몰릴 수 있을 것이다.


청년이 품고 있는 그것은 그런 방식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었다.


하나 그런 이를 자유롭게 살아가라며 풀어주다니 이 얼마나 미친 인물인가 말인가 노인은 당장이라도 눈앞의 청년을 데리고 가고 싶어졌다.


“그러면 이 어르신이 알려 주마, 나를 따라 오거라, 너에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마.”


“......”


흐린 눈으로 자신의 손을 쳐다보는 대답이 없는 청년을 보며 흐 하고 웃음을 한번 흘린 노인은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나갔다.


노인의 신형이 사라지자마자 청년의 모습도 함께 사라졌다.


그 자리엔 청년이 앉아있던 아직 비를 맞지 않은 바위 위의 자리만이 청년과 노인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하였다.


그러나 따라간 청년을 몰랐다. 그것이 그의 지나온 생보다 긴 시간 동안 고생을 할 것이란 것을....


작가의말

처음으로 글써보네요. 습작이지만 잘부탁드립니다,. 적극적인 피드백 부탁드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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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독왕 당무백 21.12.27 281 7 12쪽
123 정도의 한풍(寒風) 21.12.25 275 10 15쪽
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120 정도의 분열 +1 21.10.19 556 10 13쪽
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7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7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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