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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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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1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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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반가운 손님

DUMMY

파천마제(破天魔帝) 북리강은 산에서 내려가는 두 인영을 쳐다보고 있었다.


패황(覇皇)의 비검(秘劍)인 대사(大邪)와 그의 스승인 혈교의 수호자 고국한, 수하들의 보고로 그의 스승이 혈교의 뇌옥에서 나온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패황의 비검인 대사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북리강이었다.


대사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존재였다.


강윤을 만들어내면서 그는 꽤 많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실험에서 도달한 결론은 악신의 힘을 사용하면 인간은 미쳐버린다는 것이었다. 혹은 인간을 포기하게 되던가,


그런데 온전하게 그 힘을 사용하면서 인간의 형상을 띄는 존재가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었다.


“천자마(天子魔)의 조각이 들어있는 윤이를 죽였다라....크크크 그뿐만 아니라 그곳엔 흑백쌍사와 마군들도 있었지”


북리강은 지금 즐거웠다.


오랫동안 찾던 구주천가(九州天家)의 핏줄이 절로 제 눈앞에 나타났으니 즐겁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이 자신이 원하던 최상의 결과물과 비슷한 것이기에 더더욱 기뻤다.


또 하나 대사의 경이로운 무력, 지금까지 북리강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존재가 같은 삼존(三尊)을 제외하곤 알려지진 않은 회의 수장을 제외하곤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강호는 넓었다.


패황의 밑에서 그의 힘을 이어받은 대사는 아직 북리강 그보다 조금 약할지언정 충분히 같은 경지에 나란히 할 괴물이었다.


게다가 산발로 된 수염과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었지만 그는 젊은 사람이었다. 물론 그의 제자인 강윤보다는 나이가 많겠지만 최소한 마군들보다도 어린 것만은 확실했다.


그렇다는 것은 그가 그 이상의 경지로 나아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것이었다.


‘윤이는 조각이라도 천자마의 힘을 받은 그릇이었어. 그런 윤이를 상처하나 없이 이겼다라.....’


강윤은 몰랐겠지만 천자마의 힘을 받은 강윤이 폭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강윤은 조각을 받은 첫날 그는 폭주하여 그를 감시하던 마교의 원로 여섯이 그 자리에서 죽었다. 개중엔 벽을 넘은 이도 둘이나 있었다.


그런데 강윤은 그 어린 몸으로 그들을 모두 죽여 버린 것이었다.


폭주한 강윤의 몸에서 나온 기운은 벽을 넘은 강자들도 버틸 수 없는 것이어서 결국 북리강 그가 직접 제압을 하러 나설 정도로 강했다.


그때는 겨우 열 살을 헤아릴 어린나이였으니 지금은 더욱 성장한 상태였을 것은 확실했을 것이다.


그런데 저 밑에서 달려가는 자는 그런 폭주한 강윤과 흑백쌍사(黑白雙師) 그리고 마군(魔君)들을 상대하고도 그에게 강렬한 투지를 보냈다.


지금부터 만날 자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북리강 역시 참지 못하고 덤벼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악신(惡神)의 힘을 몸에 집어넣고도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며 자아를 지니고 있는 이전까지 세상에 없던 기이한 존재를 본 북리강은 조용히 말했다.


“패황의 비검이라..... 한번 알아봐야겠어.”


패황이 어떤 성격인지는 북리강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직접 그를 대면해 보기도 했고 사사천(四邪天)이 마교에 잠입시킨 첩자들만큼 마교 역시 사사천에 수많은 첩자들을 넣어놨고 그들에게 수시로 정보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패황과 같은 이가 저런 자를 만들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가 겪었던 패황은 이십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즉 그가 직접 비검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었다.


‘역시 회(會)인가?’


자신의 앞에 있던 무영을 만들어 낸 이들이 있을 것이라 어렴풋이 짐작한 북리강은 산 밑에서 먼 곳으로 떠나는 무영의 뒷모습을 보았다. 잠시 동안 생각하던 그는 이내 몸을 일으켜 어느 장소로 향했다.


“이제 다른 손님을 맞이하러 갈 때가 되었군.”


다른 손님을 만나기 위해 천천히 걸어가던 북리강은 그가 말했던 반가운 손님 중 하나였던 스승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난 이십 여년의 세월, 그가 서른쯤 만났던 마지막의 모습과는 달랐다.


“그렇게 주인, 주인 찾더니 결국에 찾긴 했군.”


스승은 전체적으로 초췌해보이긴 했지만 이전에 자신에게 패배할 때와 달리 상당히 생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뭐 삶의 목표가 찾아왔으니 그럴 수 밖에 없나”


고국한의 제자로 살았던 북리강은 혈교가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음지에서 살아가던 수호자들의 목표 역시도 말이다. 북리강이 생각하기에 수호자라는 직책은 그저 망령에 불과했다.


대를 이어서 온 수호자란 직책은 결국 사라져버린 그들의 신 혈신자가 남긴 것을 잊지 못해 스스로를 감추고 사는 망령이었다. 그의 스승인 고국한은 분명 천하에 그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고수였다.


하지만 그의 스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힘이 있어도 움직이지 않았다. 제자인 그를 위해서 움직여주지 않았다.


“차라리 뇌옥에서 남은 삶을 살았으면 앞으로의 일을 보지 않아도 됐을 텐데, 안타깝구려 스승”


스승에 대한 푸념일까 아니면 미련하게 다시 세상에 나온 스승에 대한 비웃음일까 알지 못할 말을 남긴 북리강은 그대로 속도를 냈다.


주변의 풍경이 한걸음마다 바뀌며 순식간에 그의 몸이 검은 잔영만 남기고 사라졌다.


한창 달려가던 북리강은 한 장소의 입구에서 몸을 세웠다. 그곳은 혈교도들이 숨어들어갔던 협곡의 입구였다. 북리강이 나타나자 누군가 그를 발견하고선 소리치며 무릎을 꿇었다.


“....태....태상(太上)께서 오셨다!!” “태상을 뵙습니다!!”


그곳에는 아직까지 정비하지 못한 마교도들이 있는 상태였다.


혈교도들과의 전쟁에서 상당수가 죽었기 때문에 본래 이곳에 있던 천이 넘는 이들 중 살아남은 이는 채 이백명이 안 되었다.


살아남은 이들은 부상의 여파가 심각해보였는데 그들은 그런 고통을 못 느끼는 듯 북리강이 나타나자 땅에 머리를 숙이며 무릎을 꿇었다.


“.........”


북리강은 그 모습에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그의 역안(逆眼)이 살아남은 마교도들을 한번 쓸어보았다.


어두운 눈길이 마교도들을 스쳐지나갈 때마다 마교도들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들은 보이지 않음에도 알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의 태상이 마음먹기에 따라 이곳에 있는 모두가 죽을 것이란 걸 말이다.


이곳에 있는 이들 태반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패한 자들, 흑백쌍사가 생각했듯이 마교도들에게 전투 중에 죽는 것은 명예였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적이 떠나갈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움직이는 것조차 못한 이들이었다. 명예를 지키지 못한 자신들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생각들이 마교도들의 머릿속을 지나쳐갔다.


북리강 역시 그런 마교도들의 생각정도는 짐작했다. 그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겨우 이런 자들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의 명으로 인해 일어난 전쟁이었지만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 패배자들, 죽은 자들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자들도 모두 북리강에겐 하등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질 뿐이었다.


만일 이곳으로 오기 전에 본 대사와 그의 스승이 아니었다면 이곳에 있는 이들은 모두 일수에 쓸려죽었을 것이었다.


그때 누군가가 마교도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그를 본 북리강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검마군(劍魔君) 자네는 살아있었군”


검마군 위백찬, 그는 이곳에 있던 마교의 강자들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상태였다.


그 역시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그는 지금 몸에 상당한 검상과 도상, 그리고 가슴팍에 큰 장법의 자국을 남긴 상태였다. 철혈도군과 혈검, 그리고 광인을 상대로 끝까지 싸웠기 때문에 생긴 상처들이었다.


그런 부상을 입었음에도 그 역시 다른 마교도들과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불경스럽게도 살아남고 말았습니다.”


“아니 자네의 상대가 좋지 않았을 뿐일세”


북리강으로선 보기 드문 언행이었다. 그가 이렇게 담담하게 말을 하는 이유는 이것이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이곳에 있던 대사는 위백찬 따위로는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북리강을 제외하고 마교에서 그를 상대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최소한 그와 맞상대를 하려면 위백찬 수준의 고수 여섯에서 일곱 그 정도는 있어야 할 것이었다.


그 정도의 상대가 이곳으로 왔는데 살아남은 이가 있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삼존과 동등한 경지에 오른 이. 그 존재의 위력은 한 세력전체의 판도를 바꿀만한 것이었다.


아무리 위백찬이 벽을 오른 이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강하다고 한들 그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 차이는 명백한 것이었다.


그것은 위백찬 그 스스로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패한 것은 진실이었으니 위백찬은 그의 목숨을 걸고 북리강의 앞에 나선 것이었다.


그 판단이 위백찬을 살렸다.


“자네의 죄는 없다네. 이곳에 있는 이들 모두를 챙겨서 교(敎)로 돌아가게나”


그리 말한 북리강은 위백찬의 말을 듣지도 그를 보지도 않고 협곡의 안으로 들어갔다. 협곡에는 수많은 격전의 흔적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흔적들을 덮어버리는 거대하고 날카로운 자국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 있었다. 넓은 협곡의 양 갈래를 갈라버리는 강력한 힘들의 향연이 그곳에서 펼쳐진 듯 보였다.


그 흔적들의 중심에는 머리가 꿰뚫렸던 강윤의 시체가 있었다.


“아직은 아니었나, 나를 부르기에 충분히 무르익었다 생각했는데”


제자의 시체를 보고 있음에도 북리강은 표정하나 변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히려 제자의 시체를 보며 감평을 할 정도로 그는 냉정한 상태였다.


“윤이를 너무 확실하게 죽여서 였군. 이미 한번 죽었다가 살아난 아이를 또 다시 죽여서 그런 것이었어”


그의 제자는 죽어도 다시 살아난다. 그 사실을 북리강은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확실하게 죽음을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아니 실제로 이미 강윤의 몸엔 혼백의 흔적 따윈 없었고 천자마의 조각 역시 부서진 상태였다.


“아쉽군.... 제 힘을 사용하는 윤이를 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그렇게 말한 북리강은 허공섭물로 강윤의 시체를 들어올렸다. 비록 죽었을 지언정 강윤의 시체는 마교에, 아니 그의 계획에 좋은 거름이 될 것이었다.


“잠시만 기다리거라 제자야. 너에게 다시 한번 살 기회를 주마”


그렇게 말한 북리강은 강윤의 시체와 함께 협곡의 위로 올라갔다. 협곡 위로 올라간 북리강의 시선이 먼 곳을 향했다.


한 곳에는 혈교의 세력과 함께 대사가 떠나가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선 그보다 더한 존재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존재감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북리강이 있는 곳으로 오고 있었다.


북리강 그의 마기가 만들어내고 있는 검은 풍경을 지우며 누군가가 그들이 있는 협곡의 위로 나타났다.


“정도의 신선이 오셨군”


파천마제 북리강 그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광과 함께 그의 마기를 지워버리는 이가 나타났다.


천하에서 유일하게 환골탈태를 이루어 한 차례 천하제일로 인정받았던 패황조차 못 받은 별호를 받은 존재.


“오랜만이군. 마제”


무림삼존 중 또 다른 한명, 무신(武神) 천서군이 북리강의 앞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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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정도의 한풍(寒風) 21.12.25 276 10 15쪽
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7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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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8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5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5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6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2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8 14 11쪽
» 반가운 손님 +2 21.09.21 679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2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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