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166,951
추천수 :
2,201
글자수 :
711,710

작성
21.05.23 00:35
조회
1,188
추천
15
글자
12쪽

마도(魔道)

DUMMY

온 사방이 어둡게 비쳐진 공간 안에 한 노인이 양팔을 쇠사슬에 결박당해 매달려져 있었다.


이미 피칠갑이 되어있는 노인의 몸은 그가 숱한 고문을 받아온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온몸에 상처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들게 되어있었다.


특히 쇠사슬에 결박당한 양팔의 경우, 더 이상 팔이라고 칭하기엔 너무나도 심하게 뭉개져있었다. 양손의 손가락이란 것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고 쇠사슬을 타고 피가 얼마나 흘렀는지 쇠사슬이 붉게 물들어있었다.


그럼에도 매달려져 있는 노인의 두 눈만은 너무나도 형형한 분노로 타오르고 있었다.


‘파천마제....이놈...’


매달려 있는 노인의 이름은 고길제, 마도(魔道)를 양분하던 혈교(血敎)의 당대 교주이자 혈마(血魔)라고 칭해졌던 이가 바로 그였다.


파천마제(破天魔帝) 의하여 죽었다는 말과 달리 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아니 죽지 못했다.


-선배에겐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소. 죽기엔 이르지.-


마교(魔敎)의 침공을 버티지 못한 그는 사천왕(四天王)과 함께 최후의 결사를 하기로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사천왕이 죽음으로 벌어준 시간으로 파천마제에게 최후의 절초를 펼친 그였으나 양팔에 몇 가지 상처를 입혔을 뿐 결국 삼 초식 만에 패하게 되었다.


그리고 파천마제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이유로 마교도들에 의해 팔이 뭉개지는 보복을 당하게된 혈마였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를 아프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많이 죽은 혈교도들이었다.


‘늙은 목숨이 뭐라고...’


파천마제가 진정으로 바란 것은 혈마 그 자신 한 명뿐이었다. 그는 혈교를 향하여 통첩을 날렸었다.


-혈마를 내놔라. 그럼 혈교를 건드리지는 않아주지.-


그곳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전 세대의 마교를 생각하면 거절을 했을 혈마였으나 이번 세대의 마교는 지난 세대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힘을 쌓았다.


본래 마교에 벽을 넘은 자는 혈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혈교의 경우, 나가있는 혈검(血劍)과 지하에 봉인되어있는 한 남자를 제외하더라도 혈마(血魔) 그 자신과 사천왕(四天王), 그리고 그의 후계인 일 제자 까지 도합 여섯이 있었다.


마교는 교주를 보좌하는 흑백쌍사(黑白雙師)와 원로원주(元老院主) 그리고 호법원주(護法院主) 이 정도의 숫자에 불과했다. 개개인의 무력으로 따지면 마교가 조금 더 위였으나 그 균형을 쉽게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그것만 해도 단일 세력이 가졌다 칭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수였다.


게다가 지금 마교의 수장은 혈마와 동등한 수준의 강자였던 천마가 아닌 그보다 한참 위일 것이라 예상되는 파천마제였다.


질것이 뻔 한 혈전을 벌일 수는 없었던 혈마는 그 말도 안 되는 요청을 받아드리기로 결정했다. 제자들과 사천왕이 강경하게 말렸으나 혈마는 결정을 내리고 그들에게 연락을 취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마교는 그 어떤 일언반구도 없이 혈교를 습격했다. 그리고 단 열흘, 구대문파 두 세 개와 비슷하다 여겨지는 혈교가 단 열흘 만에 무너졌다.


‘파천마제 단 한명만 하더라도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였는데..... 사대마군(四大魔君)과 또 다른 한 놈.... 그런 괴물들까지 등장하다니.’


사대마군(四大魔君), 이번 전쟁에서 앞장서 싸운 마교의 새로운 벽을 넘은 고수들이었다.


파천마제가 손수 기른 것인지 아니면 본래부터 마교가 숨겨두었던 힘인지 모르겠지만 그들의 실력은 가히 범상치 않았다.


사대마군 한명이 그의 후계인 일제자와 동등한 무력을 선보였으니 그 힘은 능히 정도의 십무성(十武星)이나 사도의 구사(九邪)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과 비견될만한 강자들이었다.


‘제자 녀석들이 제발 도망쳐야 할 텐데....’


사도에 있는 혈검과 미리 대피시킨 일 제자가 제발 마교를 피하여 도망치기를 바라는 혈마였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할 무렵, 그가 갇혀있는 곳의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들어왔다.


혈마의 두 눈이 분노가 차오르며 커졌다.


황금색의 용이 수놓아져있는 온통 칠흑 같은 검은 옷을 입은 그는 단순히 느껴지는 기운자체가 일반인과 달랐다.


마치 세상의 죄악을 모두 한데 모아둔 듯이 보는 것만으로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그는 동시에 몸에서 나오는 기운만으로 세상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 것처럼 보였다.


무를 쌓은 인간조차 그를 자신의 상위 포식자라 인식하게 할 위협감이 그에게선 느껴졌다. 심지어 두 눈마저 일반인과 달리 흰자와 검은자가 역으로 바뀐 역안(逆眼)으로 되어있었다.


길게 자란 머리가 끊임없이 요동치는 모습이 공간 자체를 어둠으로 물들이는 것 같은 그를 보고 세상 사람들은 하늘마저 부술 마의 제왕, 파천마제(破天魔帝)라고 칭했다.


혈마가 이를 갈며 그에게 소리쳤다.


“어째서 북리강 네놈이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게야!!”


북리강, 그것은 파천마제의 이름이었다. 파천마제는 혈마의 외침에도 아무런 감흥 없이 그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이해할 수 없군. 빼앗고 잡아먹고 부순다. 이것이 마(魔)의 본질이거늘. 당연한 이치를 행한 나에게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이유를 모르겠구려. 선배.”


“뭐...뭣?”


“나는 지금의 마도(魔道)가 잊은 마의 본질을 행할 뿐이오. 그리고 선배처럼 마도를 타락시키던 이를 심판했지.”


혈마는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말에 그만 할 말을 잃고 파천마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파천마제의 얼굴엔 단 한 점의 인간적인 감정도 없어보였다.


깊숙한 곳 안쪽엔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보이긴 했으나 혈마는 그것이 무엇인지 읽어낼 수 없었다.


혈마는 파천마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였다.


“마도의 이치? 헛소리 하지 마라. 마도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다. 그런 비인외도(非人外道)의 길은 마도가 아니다!”


파천마제는 고개를 저으며 말하였다.


“겁쟁이였던 교주만이 문제인줄 알았거늘.. 그대가 배는 더 역하구려. 비인외도? 사람이 사는 곳? 틀렸소. 마는 마요. 그 어느 것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만이 진리인 곳이지. 그리고 그곳의 절대자는 나요.”


절대자는 나다. 그 말에 혈마의 눈이 떨렸다.


그의 말 그대로 마도는 힘이 진리이자, 동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곳. 그렇기 때문에 혈마와 천마는 강제로 그 힘에 종속되어 마도 무림 자체를 잃어버릴 뻔 하지 않았는가!


파천마제가 말하는 것도 그것과 같은 것이었다.


마도의 진리대로라면 이제 파천마제의 뜻을 거스를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마도의 진정한 통일이자 동시에 지옥이 나올 것이라는 뜻과 같았다.


“눈치 챘나 보군. 이제 마도는 나의 것이오. 선배. 그리고 나는 온정 따윈 바라지 않지.”


“지옥도가 펼쳐질 거다.”


혈마의 눈이 진지하게 바뀌며 파천마제에게 경고하듯 말하였다.


“아니지, 세상은 원래 지옥이었소. 나는 겉을 감싸고 있는 위선을 벗겨내고 세상이 어째서 지옥인가 모두에게 알려주려고 하오.”


파천마제는 단언하듯 말하였다. 그리고 혈마를 보며 역안을 더욱 어둡게 하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그럼 두 가지만 물어보도록 하지. 첫째, 그대가 숨기고 있는 그들, 회(會)라고 불리는 이들은 어디 있소. 혈마(血魔) 아니 오령(五令)”


‘회(會)에 대해서까지 알아낸 것인가...’


파천마제가 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아마도 전대 천마를 죽이면서 알아낸 것일 터, 전대 천마는 네 번째 령(令)의 직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아는 것은 없었다.


다만 파천마제에게 무어라 말하긴 했을 테지만 그것은 회의 존재와 혈마 그 자신에 대한 것일 가능성이 컸다.


‘회주와 저 괴물을 비교하면.....’


회주(會主), 자신과 천마를 제압시킨 무림의 뒤편에 도사린 또 다른 괴물이었다.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다만 천하에 그의 손길이 안 닿는 세력이 없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래전부터 회라는 단체가 있었지 않았을 까 의심하는 이였다.


‘저놈이라면 반드시 회의 근거지를 찾아 낼 터...... 말하는 것이 나을 것인가...’


혈마는 파천마제를 보면서 고민하였다. 과연 회주와 그가 만나게 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그러나 머릿속에 그 어떤 모습도 그려지지 않았다.


“고민하나보군. 그 고민이 해결되게 도와주지.”


파천마제는 혈마의 표정을 보고 그가 자신에게 말하는 것을 고민하는 듯하자 손을 튕겼다.




소리가 들림과 함께 피투성이가 된 여인 한명이 머리채가 잡힌 채로 장정한명에게 끌려 들어왔다. 혈마는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쳐 여인의 이름을 불렀다.


“수연아!!”


“피로 얼룩진 몰골인데도 바로 알아보는군. 역시 스승이라 이건가?”


“이놈!! 우리 둘째에게 이게 무슨 짓이냐!!”


뭉개진 양손을 묶은 쇠사슬이 끊어질 듯 요동쳤다.


양팔을 타고 다시 상처가 터졌는지 피가 흘러내렸음에도 혈마는 고통을 못 느끼는 듯 터질 듯 한 혈안으로 파천마제를 쳐다볼 뿐이었다.


파천마제는 그런 혈마를 보면서도 무미건조했다.


“선배. 당신 같은 사람은 자신의 고통엔 무감하지. 그럼 제자들의 고통엔 어떨까?”


그 말을 끝으로 혈마의 이제자를 끌고 온 장정이 한손에 검을 뽑고 그녀의 팔목을 향하여 검 끝을 향하였다. 검 끝이 조금씩 여인의 팔목에 박혀 들어갔다.


여인은 이미 정신을 잃었는지 검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몸을 잘게 떨뿐 아무것도 하지 못하였다.


혈마는 그 모습에 곧장 파천마제를 향하여 소리쳤다.


“말하겠다! 네놈이 원하는 것을 모두 말해줄 테니. 멈추거라.”


말이 들리자 파천마제가 손을 들었다. 그러자 장정이 멈췄다.


“이렇게 쉬울 줄은 몰랐군. 내 질문에 곧장 대답해주면 저 여인의 목숨은 살려주도록 하지.”


혈마는 곧장 그에게 말하였다.


“알겠다.... 회의 존재는 알고 있는 듯하니.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말해주지.”


“그럼 말하시오.”


혈마가 아는 것은 생각보다 제한 적인 것이었다.


령이라고 불린 자들의 수가 열두 명인 것, 각 세력에 이미 회에 소속된 이들이 있는 것, 그리고 그들이 한차례 마도를 점령했다가 패황을 피해 숨어버린 것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회주의 위치에 대해서는 혈마도 제대로 몰랐다. 다만 다음번에 모일 곳을 칠주야 전에 공지해준다는 것만 알았다.


그 모든 것을 들은 파천마제는 무표정한 얼굴로 혈마에게 말하였다.


“생각보다 적군. 그럼 회에 관한 것은 여기까지 물어 보도록 하지. 그럼 두 번째 것을 물어보도록 하지.”


혈마는 파천마제가 하는 질문을 듣고 눈을 크게 치떴다. 그가 물어보는 것은 그가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선배. 마교의 진혈(眞穴). 처음부터 이어져온 진짜 천마(天魔)의 핏줄, 무극천마(無極天魔)를 끝으로 사라진 구주천가(九州天家)의 핏줄은 어디 있소?”


“네놈이 그것을 어떻게.......”


“진짜 지옥을 알려주려면 그들이 필요하거든.”


“.......”


혈마는 파천마제의 말에 그가 하려는 짓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그가 속해진 회에서도 하는 일,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부르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놈이 부르려는 것은...... 미안하다. 수연아.’


혈마는 슬픈 눈으로 이 제자를 쳐다보았다. 아무래도 그의 제자와의 인연은 여기까지 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자신의 삶도 여기까지였다.


“흐.......미안하구나 제자들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기괴사신(奇怪邪神)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당분간 연재가 늦어집니다.... 21.09.14 175 0 -
공지 소제목 변경 공지 21.07.19 177 0 -
공지 소개글 변경되었습니다. 21.05.03 300 0 -
공지 소소한 수정들 있었습니다. 21.04.15 1,513 0 -
126 찾아오는 적들 22.01.03 319 8 12쪽
125 독왕 당무백2 22.01.03 189 6 10쪽
124 독왕 당무백 21.12.27 281 7 12쪽
123 정도의 한풍(寒風) 21.12.25 275 10 15쪽
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120 정도의 분열 +1 21.10.19 556 10 13쪽
119 괴승(怪僧) 지백 2 +2 21.10.17 477 12 11쪽
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7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