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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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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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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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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도(魔道) 2

DUMMY

장정이 뇌옥 안에서 시체를 끌고 와 바깥 복도 쪽으로 던지자 양쪽에서 사람들이 나와 아무런 말도 없이 그가 던진 시체를 바깥으로 처리하기 위해 들고 갔다.


그가 던진 시체들은 혈마가 기른 수많은 고아들이었다. 제자는 아니었지만 그가 어릴 적부터 기르던 이들이니 소용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일부러 끌고 와 눈앞에서 죽인 것이었는데....


“크흐흐흐 이렇게 죽이고 고문하는데도 입 한번 열지 않는다니. 그래도 마도를 양분하던 이라 이건가?”


복도로 나온 장정이 웃으며 말했다. 그의 눈이 자신이 나온 곳에 걸려 져 있는 노인의 시체를 향하였다.


시체의 몰골은 도저히 정상적이라 볼 수 없었다. 더 이상 저것은 인간의 시체가 아닌 그저 조각난 고깃덩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장정을 잘 알고 있었다.


“것보다 우리 스승께서 화가 나셨으니 얼마나 죽을지 가늠이 안 잡히는군.”


장정의 정체는 혈마가 사대마군과 함께 떠올린 또 다른 괴물, 파천마제의 제자인 강윤이었다.


파천마제는 겉으로 보기엔 별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파천마제 북리강 역시 아직 감정이 남아있다. 그 대부분이 부정적인 것이라 그렇지...


마지막으로 나오는 그의 두 눈 속에 깊은 분노가 깃들어있었으니 적어도 십수명은 죽지 않을 까 싶었다. 하지만 사내는 파천마제의 다른 모습에 의문을 느꼈다.


‘의외로 가장 처음 들어간 여인은 죽이지 않으셨단 말이지.’


오히려 그녀를 치료하기 위하여 마의(魔醫)가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인질로 사용하시려는 건가. 아니면 혈마의 제자니깐 무엇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러시는 건가....”


혈마가 기른 고아들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의 제자라 칭해지는 이는 겨우 세 명에 불과했다.


오래전 사라진 삼제자를 제외하더라도 마교의 손에 잡힌 것은 이제자 단 한 명. 혈마의 후계자인 일제자는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철혈도군(鐵血刀君) 그 자도 참 맛있어 보였는데 말이야.”


철혈도군(鐵血刀君)이라고 불린 혈마의 일제자는 혈교의 다음 대 주인이 될 자격이 충분한 자였다.


적수공권(赤手空拳)으로 마교가 자랑하는 무력대 하나를 찢어발기고선 사대마군(四大魔君) 중 한명인 창마군과 동수를 이룬 그 실력은 도(刀)를 들었을 때의 그가 사대마군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걸 겨우 창마군(槍魔君)에게 넘길 수 밖에 없었다니 아쉽다. 아쉬워.’


혈마의 일제자를 생각하는 장정의 입가가 찢어질 듯 올라갔다. 광기가 넘치는 그 모습은 파천마제의 제자라는 칭호에 결코 부족함이 없어보였다.


“아니지. 살아서 도주 했으니 찾으면 내 먹잇감이 될 것 아닌가. 크흐흐흐”


혈교의 생존자들은 지금도 도주하고 있었다. 철혈도군을 위시한 살아남은 혈교의 무력대들은 그들을 이끌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들을 추적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것이 사대마군 중 두 명과 흑백쌍사였다.


‘쌍사 두 늙은이들은 몰라도 사대마군 놈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지. 이번 기회에 마군 놈들도 죽일까.’


같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죽이는 것을 생각하는 것에 한 치의 고민도 없는 그였다.


“분명 마군들의 맛도 각별할 거야. 크흐 이거 미치겠군.”


마기가 머릿속을 가득 채우며 살의가 차오르자 강윤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목에 상처를 내었다.


콱 으드득


목과 어깨사이의 살을 파고들며 구부러진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렀다. 그러자 강윤은 만족한 표정이 되며 입으로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후우우우 피 냄새를 맡으니 조금 났군. 그래, 혈교를 추적하는 데 나도 참전을 해야겠어.”


강윤 그의 스승은 그가 어떻게 나서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는 말을 잘 듣는 개로서 조용히 지낸다면 다른 이들처럼 죽지는 않을 것이었으니 북리강이 부를 때만 가만히 그의 명을 듣기만 하면 되었다.


“가란 말은 안하셨지만, 가지 말란 말도 안하셨으니. 지금은 내 마음대로 움직여야지.”


어두운 뇌옥의 복도 끝에서 광기에 찬 짐승 하나가 살아남은 혈교도들을 사냥하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사사천(四邪天)의 내성(內城), 그 중심가에는 주인이 없는 집이 하나있었다. 정확히는 집의 주인이 단 하루도 거처로 찾아오지 않는 것이지만....


내성에서 손꼽히게 좋은 위치에 그 크기도 사사천 최고위 인물들이 지내는 곳과 비교해도 한 점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그럼. 잠시 안쪽에서 짐을 푸시면서 기다리시죠.”


그런 곳에 네 명의 여인이 안내를 받으며 들어서고 있었다. 그들을 안내해준 사람은 이곳을 관리하는 하인들에게 무어라 말을 하고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하인들은 그녀들에게 각 각의 방들을 안내해주며 집을 안내했다. 이층으로 되어있는 집은 일층에 있는 방의 개수만 해도 족히 열 개는 넘어보였다.


그리고 그 방들 각 각이 귀한 것들로 장식되어있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가 저희가 지낼 곳인가 보네요.”


‘가문의 처소보다 비싼 것들로 둘러 쌓여있네.’


제갈아연이 집을 둘러보면서 말하였다. 집은 깨끗했고 물건들도 고급이었으며 동시에 컸다.


오대세가 출신인 그녀가 느끼기에도 고급이라 생각되는 것들이 잔뜩 있었으니 겨우 인질이 되어 온 그들에게 주기에는 지나치게 호화로운 곳이었다.


“와아아아”


명이 주변을 둘러보며 탄성을 질렀다. 정신이 어린 그녀는 자신들이 지낼 곳이 좋은 곳이라는 데에 그저 감탄을 할뿐이었다.


혁련연화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녀의 옆에 입과 팔이 결박되어있는 한 어린 여인이 신경 쓰일 뿐이었다.


제갈아연은 혁련연화가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을 신경 쓴다는 것을 알고 혁련연화에게 말했다.


“사사천도 이상하네요. 저 사람은 적양대주가 제압해서 데려온 사람일 텐데, 왜 여기로 같이 보내는 걸까요?”


‘정확히는 이상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말이야.’


사사천은 제갈아연의 상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곳 같았다.


겨우 공녀를 맞이하는데 있어서 이인자 급인 대총관이 직접 나오질 않나, 이번에 제공받은 지낼 곳도 중요한 손님이 아닌 그들에게 제공하기엔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곳이었다.


게다가 생포한 적을 그들과 같이 데리고 오기까지 정말로 특이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러게요. 거기다가 저분은 이미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은데 치료도 안하고...”


무영에게 잡힌 적의 초절정 고수는 이미 혈도가 다 막힌 상태로 끌려오기만 하였다.


그녀는 무영에게 당한 부상 그대로 달고 있었으며 치료를 해줄 여지조차 주지 않는 듯 이제껏 끌고 다니기만 한 상태였다.


“공녀님, 저부분에 있어서는 우리가 신경 쓰면 안돼요. 그들의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가 거기에 무언가를 더 행하려고 하면 고스란히 우리에게 위험한 일이 될 수 있어요.”


제갈아연은 공녀에게 충고 겸 경고를 들려주었다. 만일 그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사사천에서 하는 일에 반(反)하는 일이 된다면 그것은 그들이 처우에 매우 안 좋은 일이 될 수 있었다.


혁련연화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요. 옆에 저 사람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저 사람은 적이에요.”


제갈아연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혁련연화가 저 사람을 신경 쓸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의원이라는 자들의 특성이었다.


적아(敵我)를 구분 없이 치료에 전념하는 이들, 특히 무림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었던 그녀는 더 할 것이었다.


“주인어른 오셨습니까!”


그들이 잡혀있는 여인을 보며 말을 나누던 그때 밖에서부터 이곳의 주인이 왔는지 하인들이 소리쳐 인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손님들은 어디 있지?”


“예, 각 각 지내실 곳들을 안내해드렸습니다. 불러드릴까요?”


“아니 됐다. 내가 직접 만나는 게 나을 것 같군.”


그들이 있는 처소의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하인과 함께 들어왔다. 명이 들어오는 사내를 보고선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


“너 싫어 나가!”


명이 소리치는 목소리에도 집주인은 불쾌한 기색 없이 웃으며 대답할 뿐이었다.


“크크크 넌 집주인이 들어오자마자 나가라 하냐. 꼬맹아?”


“집주인?”


“그래, 내가 이집 주인이다. 너 나갈래?”


나갈거냐 는 사내의 말에 명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 뿐이었다.


“그럼 소리 지르지마. 가만히 있어. 안 그럼 이놈하면서 쫒아낼 거야.”


“알았어 안 해.”


집주인 적양대주 무영은 그 모습을 보며 낄낄거리며 웃었다. 자신들이 지내는 집의 주인이 적양대주임을 알게 된 제갈아연과 혁련연화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적양대주인 무영과 별로 연이 없는 제갈아연은 아무 말하지 않았고 혁련연화가 무영을 쳐다보며 먼저 입을 열었다.


“이곳이 적양대주님의 집이었어요?”


“그래, 내가 대총관께 부탁해서 너희들의 거처를 여기로 해달라고 했다.”


무영은 가벼운 어투로 그녀에게 자신이 그들의 거처를 이곳으로 해달라고 하였다고 말하였다.


“어째서....?”


무영의 가벼운 대답에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른 혁련연화는 그저 어째서냐고 물을 뿐이었다. 그는 혁련연화와 명을 보며 대답했다.


지객당은 잠시 지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사도의 땅이었다.


아름다운 여인들이 수많은 무인들이 오가는 지객당에서 오래지내면 필연적으로 문제가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너희 둘의 어머니들, 약선녀들과 인연이 있다. 그녀들의 딸인 너희들을 안 좋은 곳에 지내게 할 수는 없었거든.”


그 말을 듣자 혁련연화의 눈이 커졌다. 이곳으로 오기 전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하나의 서찰을 주며 말한 것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사천으로 가면 네 어머니에게 은혜를 입은 자가 너희들을 보살피려 들 것이다. 그에게 이 서찰을 전달해 주거라, 그러면 사사천 내에서 너와 명은 항시 안전할 것이다.-


‘그 사람이 적양대주님이었어?....’


그녀의 아버지가 말한 사람이 적무영임을 전혀 몰랐던 그녀는 잠시 멈칫거리더니 이내 무영에게 무어라 말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무영이 말을 꺼내려는 그녀를 제지하였다.


“잠깐, 말할 것 있으면 나중에 하거라.”


말을 하려던 혁련연화의 귓가에 무영의 전음이 들려왔다.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말을 꺼내거라. 이곳은 너에겐 적진이나 다름없어.-


혁련연화는 전음을 듣고선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무영은 그 단순한 행동에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 손을 얹었다.


‘쟤 무림 경험 없었지.’


그래도 무영 자신의 처소에 온 이상 큰일은 없을 것이었다.

“자, 각자 지내고 싶은 방을 정해.”


혁련연화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무영에게 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옆에 있는 여인이 신경쓰이는 상태였다.


“저기..... 이 분은 어떻게 하실건가요?”


그 말을 들은 그는 잠시 턱에 손을 얹고 고민을 하더니 이내 한마디 뱉었다.


“쟤도 당분간 여기 있을 거야.”


그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단순했다. 단 한 가지 그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포로로 잡아온 저 여자는 분명히 무엇인가가 있었다. 패황의 말을 통하여 대략적인 추측을 한 무영이었지만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고문도 좋은 방법이긴 하지만 무영이 저 여자의 머리통을 확인해본 결과, 그 속 깊은 곳엔 역시나 적에게 정보가 넘어갈 것을 대비한 제재가 걸려 있었다.


고문이 통할지도 미지수인데, 확실하게 죽이는 방법을 택하기엔 아까운 마음이든 무영은 그녀를 자신의 처소로 대려와 사술로 여러 실험을 해볼 계획을 세웠다.


‘귀하신 포로님이신데 그냥 죽일 수는 없지.’


“괜한 걱정하지 말고, 저 녀석도 치료는 해줄 거다. 방들 결정하고 저녁에나 보자구.”


무영은 그 말을 끝으로 그녀들이 있는 방에서 나갔다. 제갈아연은 무영이 방을 나서는 그때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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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사사천의 훈풍2 21.12.25 266 7 19쪽
121 사사천의 훈풍 21.12.25 287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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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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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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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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