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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기괴사신(奇怪邪神)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rorkon
작품등록일 :
2021.03.25 12:51
최근연재일 :
2022.01.03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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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5.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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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제압

DUMMY

무영은 곧바로 자신이 십일령(十一令)과 싸웠던 장소를 향하여 달렸다.


“아... 이 짓거리도 그만할까...”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지만 두 곳을 번갈아가면서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있으니 너무 귀찮은 일이었다.


‘망할 천주........’


무영이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그의 사형과 숨어있는 사부를 찾기 위해서, 이 경우는 그저 무영 자신의 과거와 사부가 한 짓이 과연 어떤 것들이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쪽은 안 드러내면 조금 편리한 정도이니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둘째, 천주인 패황(覇皇)이 정체를 드러내지 말라고 해서였다. 그에게 왜 정체를 드러내면 안 되냐고 물어보니 돌아온 대답은 이거였다.


-무영아? 네 정체를 온 천하에 까발리는 순간, 내가 너를 어떻게 조질지 몰라-


다분히 협박이 가득한 어투로 말하는 패황에게 무영은 대들었지만 돌아온 것은 힘이 잔뜩 실린 꿀밤 한 대였다.


‘그땐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지, 힘만 쌘 노친네 같으니... 이유가 있으면 말이라도 해주던가, 매번 화만 낸단 말이야.’


물론 무영에게도 짐작 가는 것은 있었다. 아마도 다른 삼존(三尊)들과 연관되어있을 가능성이 가장 클 것이다.


“아닌가.... 오늘 만난 것들을 생각하면 그 쪽도 생각해볼 수 있겠군. 천주는 날 처음 만날 때부터 안쪽에 있는 것을 알아봤으니깐....”


지금까지 깊게 생각하진 않았지만 패황은 그의 몸속에 있는 것을 바로 알아보았다. 단순히 패황이 아는 것이 많아서 일수도 있었지만 이미 그가 경험했기 때문일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일단 천주는 만나봐야지.’


무영은 그렇게 생각하며 속도를 올렸다. 무영의 신법은 이미 그가 초절정일 때부터 하나의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초절정에서 보여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하나있다면 그것은 그가 하늘에 떠 있는 시간이 좀 더 길다는 것이었다.


“저기 보이는 군.”


무영이 십일령을 죽인 바위산과 그 밑으로 초절정고수들을 가둔 절감흑무(切感黑霧)가 보였다. 검은 기운으로 가려진 숲은 보름달이 크게 떠있어 더욱 잘 보였다.


“어휴 매번 이렇게 정체 숨기느라고 일이 배가 된다니깐.”


무영은 바위산의 목갑에 무기들을 집어넣으며 툴툴거렸다. 그리고선 바위산 위쪽에서 어둠속에서 누군가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이 느껴졌다.


“응? 셋을 가뒀는데 둘만 움직이네, 한 놈은 어디있는거야?”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건가, 거기다가 무언가 하나 더 있군.’


두 명은 어둠속에서 어떻게든 움직이려는 듯 가려진 감각 때문에 나무나 돌들에 몇 번이고 부딪혔음에도 움직이고 있었다.


한 명은 어둠속에 있는 것은 확실한데 기척이 너무 약했다. 이 정도 기척이면 작은 소동물과 다를 바가 없어보였다.


초절정고수의 기파가 약할 리 없으니 무언가 하나가 더 있을 것이었다.


“다른 두 놈을 죽이면서 흑무(黑霧)를 풀면 어떻든 반응은 보여주겠지.”


무영은 곧바로 어둠속으로 들어가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초절정고수의 뒤로 월영암보(月影暗步)를 사용하며 숨어들어갔다.


무영의 절감흑무에 온갖 감각이 차단된 적은 정신을 놓기 직전인 듯싶었다.


‘일단 한 놈’


어둠속에서 무영의 오른손이 검을 옆에 세운 것처럼 날이 섰다.


살법(殺法) 일점수검(一點手劍)


날은 세운 손의 끝자락으로 상대의 사혈을 찌르는 암살수법이었다.


푸-욱


무영의 날카로운 손이 적의 목을 뚫고 빠르게 지나갔다. 이미 감각이 차단된 초절정고수에게 월영암보(月影暗步)까지 사용하여 기척을 죽인 채로 뒤로 간 무영의 일격은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커헉”


소리를 지르는 초절정고수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다른 이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상대 초절정고수 한명을 죽인 무영은 곧바로 다른 이의 옆으로 찾아가 똑같은 방식으로 적을 죽일 준비를 하였다.


그 역시 마찬가지인 듯 빠르게 움직이긴 했지만 감각이 사라진 여파로 정신을 놓기 직전이었다. 무영의 손이 빠르게 찔러 들어갔다.


‘자 이제 반응을 보여주렴.’


그리고 그때에 맞춰 흑무(黑霧)를 풀었다.


“케엑”


이번에도 무영의 손이 적의 목을 꿰뚫었다. 그 역시 단말마 하나만을 남기고 죽었다. 그때 무영의 뒤로 무언가가 솟구쳤다.


“땅속에 숨어있었나!”


땅을 뚫고 작은 인영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작은 인영의 목에는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무영은 상대가 튀어 오르는 그 잠깐 사이 적이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적의 목에는 빛나는 옥석이 달린 반지가 줄에 묶여져 있었다.


‘사술을 견디고 숨어있을 수 있던 게 저것 덕분인가?’


무영은 적의 목에 있는 무언가를 보며 눈을 빛냈다. 만일 저것이 무영의 사술을 견딜 정도의 물건이라면 저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알려졌을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사술(邪術)이나 마기(魔氣)를 이겨내는 기물은 중원 내부에 많지 않았다. 하물며 무영의 사술은 천하에서 손꼽히는 수준!


그걸 견뎠다는 것은 최소한 이름 있는 기물(奇物)일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그런 것을 들고 있다는 것은 저 자가 그에게 쓸 만한 인물일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일단 재워야겠군.’


무영의 뒤로 나타난 적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적이 내지른 검은 다섯 방위에서 반짝이는 빛무리를 뿜으며 무영에게 날아왔다.


“빛 무리를 뿜어내는 검기?”


저런 특징이 있는 검법은 강호에 거의 없었다. 아니 현재는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독특하군.’


무영은 크게 몸을 젖혀 검들을 피했다. 그리고 양손으로 경조수(硬鳥手)의 자세를 취하였다.


“이봐 그냥 잡혀주면 아프게 하진 않을게.”


뒤로 한걸음 물러난 무영은 적에게 말하였다. 이번에는 십령(十令)에게 보여준 것처럼 급한 모습 따윈 없었다.


한쪽 입고리를 올리고 비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무영은 적의 분노를 채워주기엔 충분했다.


“네놈 적양대주였구나!! 기습으로 둘을 죽여 놓으니 우세한 줄 착각하나본데 네놈은 나 한명 정도면 충분하다”


적이 화난 목소리로 말하였다. 들려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보아 눈앞의 작은 인영은 여인인 것 같았다.


‘여인이었나, 뭐 어찌됐든 상관없지.’


“이봐 네놈들 수장들 다 죽었어, 곱게 잡혀라 그냥.”


“흥! 그곳에 있던 이들 수준으로 영(令)들을 죽인다고 헛소리마라!”


확실히 부가적인 설명 없이 수장이 죽었다고 하면 그라도 믿지 않을 것 같긴 했다. 그래서 무영은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어, 대사(大邪)라고 들어봤지? 그 괴물이 저기 바위산에서 십일령 인가를 꿰뚫어서 죽였고 저기 밑에서 현무대랑 우리 대원들이랑 싸우던 다른 두 령들도 각각 반으로 잘라 죽였어.”


“.......”


적은 당황을 했는지 말이 없었다. 적인 그녀 역시 대사의 소문 정도는 들어봤는지 잠시 주춤거리더니 이내 검을 다시 무영에게 휘둘렀다.


“헛소리! 령들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 없어!”


적의 검에서 또다시 빛무리가 일어나며 검들이 유려하게 휘둘러졌다. 무영은 적의 검법을 보면서 무언가 생각이 날 듯 말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서 들은 것 같긴 한데... 아 몰라 지금 안 떠오르니 일단 제압하고 물어보면 되겠지..’


무영이 검을 숙이면서 피했다. 그리고선 크게 몸을 낮춰 적의 다리를 향하여 경조수를 휘둘렀다.


무영의 움직임에 놀란 적이 크게 몸을 빼려고 하였다. 하지만 무영의 손이 더 빨랐다.


“큭!”


무영이 휘두른 경조수가 적의 발목을 스쳐지나갔다. 가볍게 스친 듯한 모양세였음에도 적의 발목의 살이 움푹 파여 나갔다.


발목을 다치자 적의 움직임이 제한되기 시작했다. 크게 난 상처에는 피가 나는 것을 넘어 뼈가 희미하게 들어났다.


“으윽”


적은 고통을 참는 건지 작은 신음을 내며 다시 검을 휘둘렀다. 밤이라 그런지 그녀의 검에서 뿜어지는 빛들이 더욱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아! 그래 어디서 봤나 했더니. 전에 비슷한 걸 본적이 있었군!”


무영은 그때야 적이 쓰는 검법이 무엇인지 알았다.


‘지금 강호문파의 검법이 아니었군. 멸문한 문파의 검법이었어.’


적이 사용하는 검법의 이름은 은하칠성검법(銀河七星劍法), 칠성검군(七星劍君) 기목희가 사용하는 칠성검법의 원류로서 지금은 멸문했지만 한때 오대세가의 자리를 위협했던 공손세가의 검법이었다.


무영이 적의 검을 본 듯한 기시감은 그녀가 사용하는 검법이 칠성검군(七星劍君)의 검법과 유사했기 때문이었다.



‘흠..... 기목희라 남천교가 수상하긴 했다만 연관이 있으려나? 일단 끌고 가면 알 수 있겠지’


무영은 확실하게 적을 제압하기로 마음먹었다. 적의 공격을 피하던 무영의 움직임이 급변했다.


무영의 몸이 어둠처럼 흐릿해지며 적의 앞으로 돌진하는 것처럼 보였다. 적은 그 모습을 보고 자신의 몸 바로 앞으로 검을 짧게 휘둘렀다.


하지만 무영은 그곳에 없었다. 무영이 사용한 것은 그가 사용하는 독자적인 사술 귀보(鬼步), 바로 적이 무영이라고 착각하게 기운을 날리는 기술이었다.


‘이런...착각했다!’


검을 휘두른 적은 곧바로 그것이 무영이 아님을 알아차리며 검을 다시 들어 올리려 하였다. 하지만 그 반응은 늦고 말았다.


검을 휘두른 오른손의 사각(死角)에서 무영이 튀어나왔다. 그의 손이 적이 검을 들고 있는 오른 손을 스쳐갔다. 날카로운 매의 발톱처럼 무영의 손가락이 적의 손의 힘줄을 끊고 지나갔다.


챙강


손의 힘줄이 끊기자 적이 검을 놓쳤다. 자신이 검을 놓친 것을 본 적이 곧바로 턱에 힘을 주는 모습이 보였다.


잡힐 위기에 쳐한 살수가 자주 보이는 행동으로 바로 이안에 독을 물려고 하는 것이었다.


“자결은 안 돼지”


무영이 적의 턱을 한손으로 잡아챘다. 그리고 양손가락 끝을 이용하여 적의 턱을 빼버렸다.


한손의 힘줄이 끊기고 턱의 힘이 빠졌지만 적은 기운을 잃지 않았는지 왼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것조차 무영의 손에 잡히고 부러져버렸다.


“참나 그냥 잡히라니깐 굳이 양팔을 크게 다치는 사고를 일으켜?”


무영은 그리 말하며 손을 놀려 적의 마혈과 아혈을 제압하였다. 그리고선 적의 가면을 벗겼다.


벗겨진 가면 뒤로 보이는 얼굴은 상당히 예뻐보였지만 어렸다. 패왕성의 공녀인 적소빈이나 명보다도 어리게 보였다.


“젊네? 아니 젊은 게 아니라 어린데?”


작은 체형을 보고 여인이라 생각한 무영이었으나 적이 이렇게 어릴 줄을 그도 몰랐다. 겉보기로 판단이 힘든 것이 무림이라지만 초절정에 이른 자가 겉보기에 십대 중반정도 밖에 안 되어보이다니?


“보기랑 같은 거면 대단한 재능이구만,”


십대중반에 초절정에 달할 정도의 재능이라니 그 정도 수준이면 무림에서 손꼽히는 재능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적, 고문을 가해야할 수도 있고 혹은 정보를 캐내기 위해 더 심한 일을 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런 사실을 아는무영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고 적을 들춰 업고는 대원들이 오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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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괴승(怪僧) 지백 +1 21.10.17 434 10 13쪽
117 소무신과 무영 3 +1 21.10.17 464 11 12쪽
116 소무신과 무영 2 +1 21.10.09 500 12 12쪽
115 소무신과 무영 +2 21.10.04 535 13 12쪽
114 감숙에서 있었던 일 +1 21.10.04 531 11 14쪽
113 대립 +1 21.09.29 617 14 11쪽
112 반가운 손님 +2 21.09.21 678 13 12쪽
111 북리강의 과거 +2 21.09.06 691 1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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