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 처음으로 의뢰를 나가다
모험가 길드 옆 음식점.
“크, 크흠...”
“...”
“크흠, 크흠.”
“...”
“이 집은... 차가 맛있게 생겼네요. 아. 참 맛있겠다. 앗뜨거!”
너무 침묵이 어색해서 괜히 온도도 확인 안 하고 차를 마시다가 입을 데이고 말았다.
“풋...”
그제야 살짝 웃은 레위나.
“아무튼... 오해하지 마세요. 굶고 다니실 분 같지 않아서 솔직하게 말하는 거예요. 원래 백지급 모험가분들 중에는 굶고 다니시다가 들어오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모험가 길드에서 무조건 식사를 대접하게 되어 있어요. 보수의 선지급 개념으로요.”
그러니까 두 번이나 애매하게 식사를 권했던 것은 길드 내 백지급 대응 매뉴얼이었다는 소리였다.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닌데, 오해해 버린 거고.
다시금 생각하니 쪽팔리고, 레위나가 뚱해 있을 만했다.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저도 덕분에 직장 돈으로 공짜 식사하는 거니까 싫은 건 아니에요. 아무튼 기대되는 신인이시기도 하시니까...”
회삿돈 축내면서 먹는 밥이 맛있긴 하지.
그래도 화가 조금 풀렸는지 레위나의 굳은 표정도 조금씩 풀렸다.
“저는 안 먹어도 되니 드시고 싶은 걸로 2개 시켜서 드시면 됩니다.”
“제가 돼진 줄 아세요?”
이런, 아부를 잘못했나?
“이런 돼지가 있다니, 저는 나중에 돼지랑 결혼해야겠는데요?”
“어머? 흥... 풋!”
내가 말했지만,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
레위나는 피식거리며 눈을 한번 흘기더니, 손을 들어 가게 주인을 불러 음식을 주문했다.
서로 착각하진 않았다.
어차피 이건 비지니스 미팅이다.
근데, 내 의사를 안 묻고 2인분을 시키는 걸 보니 결국 거절 안 하고 혼자 2인분을 먹겠다는 건데 애초에 왜 돼지냐고 까칠하게 나온 건지?
전생에도 그랬지만, 현생에도 여자들의 언어는 해석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드세요. 어차피 저 혼자서 다 못 먹어요. 같이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한 것으로 시켰어요.”
식사가 나오자 레위나는 앞에 있는 음식들을 권했다.
“그럼 염치 불고하고 조금만 먹겠습니다.”
“아무튼, 아까도 보셨겠지만, 모험가 길드에서 일하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술집을 같이 하다 보니 사고도 잦고, 그렇다고 모험가 길드에 술이 없으면 모험가들이 하도 난리니까...”
혹시 몰라서 예의상 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많이 먹지는 않고 한 개씩 맛만 보면서 레위나의 불평에 귀를 기울였다.
“저런!”
“아이고! 그런 놈들이?”
“어휴, 저라도 정말 힘들었을 것 같아요.”
간간이 고개도 끄덕이고 맞장구도 쳐주는 사이, 식사로 배가 차고 어느 정도 만족스러워졌는지.
레위나는 슬슬 불평을 줄이고 평안을 찾아갔다.
“그래서. 원래 제가 해드렸어야 하는 말인데요.”
식사 시간 30분 만에 이제야 본론이었다.
“백지급의 의뢰는 모험가 길드에서 받을 수 없습니다. 이곳 말고 모험가지구 앞쪽에 있는 도시의 직업 알선소에 가셔서 백지급 의뢰를 따로 받으셔야 해요.”
“직업 알선소요?”
“주로 몸을 쓰는 막노동을 알선해 주는 곳이에요. 모험가가 되기 전에 다른 일들을 하게 주선해서, 모험가가 아니어도 다른 일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하는 거죠. 사람들이 궁해지면, 다른 방법을 잘 못 떠올리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방법이네요. 모험가가 아니어도 먹고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으니까요.”
“그렇죠. 백지급이 없을 땐 막무가내로 모험가가 됐다가 상황이 너무 어려워 모험가패도 팔아먹고 비관해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어요.”
“저런.”
“거기다 그렇게 팔려나간 모험가패를 산 살인자들이 버젓이 모험가 행세를 하기도 했고요. 모든 모험가를 살인자 취급하냐고 항의를 너무 받아서, 모험가 길드에선 특별한 의뢰가 아니면 살인자 검사를 하지는 않거든요.”
“아...”
백지급 모험가가 왜 막노동을 해야 하는지 이유는 잘 알겠다.
모험가 길드의 시스템이 이곳 세계에 비춰봤을 때 생각보다 선진화되고 체계화된 곳이라는 것도 알겠고.
하지만 막노동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무슨 도움이 되나 싶었다.
“그냥 브론즈패 값을 내고 브론즈로 바로 가는 방법이 없나요?”
“아쉽게도 귀족, 자유민, 인간이 아닌 다른 이종족들을 제외한 모든 인간에게는 그런 방법이 없습니다. 귀족이나 자유민은 신분이 높아서 이런 막노동을 안 시키는 거고, 이종족들은 기본적으로 시작부터 브론즈급 이상의 활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이종족들이 다양하게 섞여 산다고 해도 인간이 가장 많은 세상에서 인간이 가장 역차별당한다는 것은 좀 아쉬웠지만.
신분이며 종족 같이 타고난 것을 어떻게 할 방법도 없으니, 적응하는 수밖에.
“일단 의뢰는 전부 1주일 단위에요. 대신 모든 의뢰가 숙식이 제공돼요. 심지어 식사는 하루 두 끼가 제공되고요. 물론 의뢰 첫 날 아침 식사는 오늘 이 식사로 대체되겠지만요.”
귀족들이야 아침, 점심, 저녁, 야식, 간식... 대여섯 끼 한다고 하지만, 시골이나 도시나 보통 사람들은 아침과 저녁, 두 끼가 기본이다.
성인이라고 해도 15살, 더 클 수 있을 것 같아 점심이 안 나오는 건 좀 아쉬웠지만.
끼니를 거르지 않고 공짜 밥을 챙겨준다니 거절할 필요가 있겠나?
거기다 일 끝나고 집에 가서 따로 밥을 더 챙겨 먹어도 되니까..
“아? 근데 숙식 제공이면 식사만 하고 숙박은 다른 데서 해도 되는 거죠?”
“아니요.”
“네?”
“같이 숙영하는 것은 강제 사항입니다.”
“숙영이면 건물에서 재워준다는 소리도 아니고 야영을 시킨다는 거 아니에요?”
“네. 맞습니다. 던전에 가면 숙영과 식사를 자신이 따로 챙겨야 하는데. 그것을 예행연습 하는 차원이죠. 거기다 돈도 주고 밥도 챙겨준다니까요?”
애써 밝은 척 웃으며, 달달 외워서 말하는 듯 어색하게 말하는 레위나.
뭐 그런 게 다 있어?
욕이 나오려는 걸 참았다.
어련히 알아서 할 텐데, 왜 그런 것까지 알려준다는 명목하에 강제로 하게 만드는 거지?
“사실 그럴싸한 핑계고요. 새로 등록하는 모험가들은 돈도 없고 가난하고 잘 먹지도 못했기 때문에 브론즈 등급까지 생존율을 늘리기 위해서 만든 제도인데. 윗분들이 융통성이 없어서 모두에게 강제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또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는 간다.
윗대가리가 다 그렇지 뭐.
거기다 나도 전생이 갑자기 기억나서 가구를 만들고 손재주가 좀 붙기 전까지만 해도.
집에서 쫓겨나듯 도시에 성인식을 하러 갔다가 도시에 남아 모험가로 일해서 먹고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집에 남은 큰형 말고 둘째 형과 셋째 형도 그런 식으로 도시에 간 다음에 소식이 끊기기도 했고.
“사실 도시 시민이신 토마스 님은 좀 불만이시겠지만, 그 부분은 저희도 어떻게 해드릴 수 없는 점이라.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근데 의뢰를 두 번 해야 브론즈로 올라간다고 했죠?”
“네.”
“그럼 2주일이라. 음...”
가구 공방에 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모두 끝났고 그 부분은 확인서까지 받았다.
그동안 출퇴근하던 것은 할 일이 없어서 심심해서이기도 하고.
나름의 장인 정신이 있어서, 사람들이 제대로 만들고 있나 관리감독하는 차원에서 간 거였으니 안 가도 된다 쳐도.
매달 공급해야 하는 매트리스 스프링이 있기 때문에 2주를 비우면...
근데 그 부분도 내가 일하는 게 아니긴 해서, 내일 당장 가도 상관없겠네.
“아시겠지만, 해당 의뢰는 무기나 방어구가 필요 없는 의뢰입니다.”
“막노동에 무기는 필요 없겠죠.”
“해서 무기나 방어구를 놔두고 가셔야 하는데... 마음 놓고 맡겨놓고 가실 곳이 없다면 모험가 길드에서 보관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저축도 되고요.”
“알고 있습니다. 특히 돈은 다른 도시의 모험가 길드에 가서도 쓸 수 있다고 하던데요?”
“잘 아시네요. 저희를 믿고 맡기신다면, 지금 입고 있는 장비들도 안전하게 보관해 드리겠습니다.”
확실히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장비들은 비싼 것들투성이다.
매직 아이템만 감각이 예민해지는 헬름 - 감예헬, 가시가 튀어나오는 견갑 - 가튀견, 미스릴처럼 단단하고 날카로움이 배가되는 롱소드 - 미날롱 총 세 개.
거기다 내가 가지고 있는 활은 흙의 정령왕 노아 토아르가 직접 만든 엘븐보우보다 좋다는 합금활 - 토아르 보우다.
토아르 보우는 역사적 값어치, 상징성 등 이런 거 저런 거 하나도 안 따지고 따로 마법이 안 걸려 있다 해도.
깡 성능으로 아티팩트 급이다.
“맡기는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요?”
“일단... 감정을 해본 다음 그 가격에 따라...”
“그냥 제가 알아서 따로 보관할게요.”
당할뻔했다.
이거, 영업이었네.
거기다 감정을 한다면, 무기의 효능과 효과나 이력 같은 것들을 전부 모험가 길드에서 알게 된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니면 따로 개인 금고를 빌리셔도 되는데, 한 천 골드 정도면 감정 없이도 위탁 업무를 맡아주고 1년 동안 유효하며, 다른 길드에 가셔도 1년 내에는...”
천 골드가 뉘 집 개 이름인 줄 아십니까? 라고 소리 지를 뻔했다.
레위나도 직원이라 어쩔 수 없이 권유하는, 스킵이 안 되는 뉴튜브 광고 같은 거라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다.
차라리 그럴 바에 정령에게 시켜서 땅을 파고 묻게 만들지.
어?
그냥 진짜 그렇게 하면 되겠는데?
* * *
레위나와 헤어지고 나서 작업실로 온 나는 에씨비를 불러 작업장 아래로 아주 깊숙한 곳까지 수직으로 땅굴을 파게 했다.
잠시 뒤 에씨비가 땅 위로 올라왔다.
=마그마랑 지하수가 나오지 않는 선까지 파고 왔어!
“잘했어. 거기에 이 아이템들을 보관해도 괜찮을까?”
=음... 온도는 적당하니까, 벽을 조금 보강해서 습기만 잡으면 괜찮을 것 같아! 하고 올까?
“그래. 끝나면 누가 이것 좀 밑에다 내려놓고.”
=주인 나!
=내가 할게!
=제게 하겠습니다!
=제게 맡겨주십시오!
드론 그리고 나서는 걸 좋아하는 프루브나 충성도 높은 피온, 파이어배틀까지 심부름 경쟁에 끼어들었지만.
아무래도 피온이나 파이어배틀은 불의 정령이라 물리력 행사 측면에서는 물의 정령이나 바람의 정령보다는 불안했다.
“물건은 프루브가 옮기고, 드론은 지하로 내려가면서 습기 관리를 좀 해줘. 2주가 지나도 새것처럼 유지되게.”
=알았어! 주인!
=아싸! 내가 들고 내려가야지.
아이템을 묻는 작업이 끝나고, 경비 계획도 세웠다.
그러다 보니 경비병에게 가서 돈을 뜯어오는 일은 중단되었는데,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슬슬 중단할 때긴 했다.
그리고 무기와 방어구를 다 두고 가니까 슬슬 스펙업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그럼 슬슬... 하급에서 마지막 하나 남은 속성의 정령과 계약을 해야겠는데?”
=저요! 저요!
=나나나나나!
=지원합니다!
=토마스 님! 평소 흠모하고 있었사옵니다! 저를 뽑아주신다면!
=비록 제가 흙의 정령은 아니지만, 마음속으론 흙을 동경한 지 어언 2만 년!
새로운 정령을 뽑는다고 하자 정령들이 난리가 났다.
흙의 정령만 난리가 난 게 아니라, 다른 정령들, 계급이 맞지 않는 정령들까지 나와 일하려고 난리였다.
“다른 속성은 좀 빠지고. 흙의 정령들은 다들 에씨비가 어떻게 해서 나랑 계약한지 알지?”
흙의 정령들 중 에씨비의 계약 시험을 모르는 이들은 없었다.
평소에도 자신들의 정령력을 이용해서 작은 스프링을 제조하는 연습을 하는 흙의 정령이 상당히 많았다.
바람 속성 정령들이나 물의 속성 정령들은 합심해서 그걸로 방방을 만들면서, 혹시 모를 기출 변형을 기대하며 취직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 시험 그대로 볼 건데, 이번엔 하급이니까... 같은 시간 안에 누가 매트리스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가장 좋은 품질의 스프링을 많이 만드느냐로 시험을 볼 거야.”
=아싸! 오늘을 위해 엄청 준비했다!
=그건 내 전문이지!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흙의 정령들은 아는 시험이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시험을 치를 준비를 했다.
“그럼 이 모래시계가 다 갈 때까지, 딱 1분 줄게. 준비... 시작!”
1분 동안, 그 누구 하나 말하는 정령이 없는 치열한 시험이 시작되었다.
가장 좋으면서 가장 많은 스프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품질도 물량도 모두 챙겨야 한다는 소리였다.
어느새 모래가 모두 떨어지고...
“그만.”
=아아! 망했어!
=세 개! 품질은 완벽해!
=난 네 개!
=다섯 개다!!
흙의 하급 정령들은 저마다 자신의 결과물을 자랑하며 물건들을 앞에 내놓았다.
심사는 다른 등급의 정령들이 봤다.
최하급 심사에서 탈락한 정령이나, 중급 이상이라 아직 시험도 못 본 정령들은 부러워서 그런지 깐깐하게 품질을 검사했고.
스프링의 품질이 낮은 정령들은 자동으로 걸러지고 최종적으로 일정 퀄리티 이상으로 5개 이상 만든 정령들만 남았다.
그들의 숫자는 셋이었다.
“음...”
살짝 고민했다.
한 명은 에씨비와 비슷하게 노안을 한 남성형 정령이었고 다른 한 명은 젊고 조각품처럼 생긴 남성형 정령, 다른 정령은 근육질인 엘리나와 비슷한 미형의 여성형 정령이었다.
일단 에씨비와 컨셉이 겹치는 정령은 탈락.
나머지는 조각 같은 남성형이냐, 근육질에 미형인 여성형 정령이냐였는데...
=흙의 정령 성비 균형도 맞출 겸, 여성형 정령은 어때?
“오케이. 탈락. 네가 최종 합격했어.”
여성형 정령이 바로 탈락했다.
여성형이라 차별을 둔 건 아니었다.
실력이 아닌 요행을 바랐기 때문에 남성형 정령이 합격한 거다.
내가 살던 시절은 차별이다 역차별이다, 가치 판단을 떠나서 그런 문제로 커뮤가 항상 시끄러웠다.
성별 문제는 이제 떠올리기도 싫었다.
그 말만 안 했어도 나도 남자라 오히려 여성형인 정령에게 마음이 갔을 텐데.
언급해서 그것들을 떠올리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즉시 탈락시킬 만큼 큰 감점 요인이었다.
“계약하자. 축하해. 앞으로 네 이름은... 팩토리야.”
팩토리(factory), 공장이라는 뜻의 이름이었다.
=그 계약을 받아들이겠습니다. 정말 좋은 이름인 것 같군요. 감사. 감사... 감자! 으하하!
엇, 아재 개그?
이 자식 잘못 뽑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머릿속으로 하급 흙의 정령 마법에 대한 기억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거 겹치더라도 에씨비와 컨셉이 거의 똑같은 노인형 정령을 뽑았어야 하는 건데!
=푸핫! 푸하하핫! 감사! 감사! 감자래! 푸하하하하핫!
하지만 저 아재 개그에 혼자 웃어주는 정령이 있었으니.
내가 뽑지 않아서 후회한 노인형 흙의 하급 정령이었다.
여기도 지뢰 저기도 지뢰, 전부 지뢰였구나.
이게 설마 흙의 정령 평균인가?
아무튼 실력은 확실하니, 앞으론 공장처럼 잘 부려 먹어 줄 생각이었다.
“뭐 원하는 거라도 있어?”
=가끔... 창작욕구가 솟을 때가 있는데, 제 정령력만으로 만들면 다 못 만들 수 있으니, 가끔 정령력을 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두어 달에 한 번 정도?
“그 정도야...”
왠지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소원이라서 그래도 조금 안심이 되었다.
계약이 끝나고 이후 스프링 제작으로 팩토리의 본격적인 성능을 테스트해 봤다.
같은 정령력을 공급해도 에씨비보다 무려 3배나 더 빠르게 스프링을 제작하는 팩토리.
심지어 더 많은 정령력을 공급하면 에씨비가 풀로 정령력을 가져다 쓸 때보다 5배나 더 빠르게 스프링을 제조했다.
자신의 이름 그대로 걸어 다니는 공장 수준이었다.
* * *
새벽에 직업 알선소에 가서 백지급을 증명하는 종이를 보여주니.
“네. 지금 나가서 바로 마차 타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마차에 나를 실어 보냈다.
이거 혹시, 백지급을 따로 납치하거나 이상한 곳으로 보내는 건 아니겠지?
“주변 잘 경계해...”
정령들에게 명령을 내려놓고 마차에 타 다른 사람들이 가득 찰 때까지 기다렸더니.
잠시 뒤 마차가 출발해서 몇 번 가본 적 있는, 익숙한 공간을 향해갔다.
그곳은 상업지구에 있는 가구거리였다.
“워워!”
푸르륵...
마차가 섰다.
근데 하필이면 마차가 선 곳은 나와 별로 좋지 않은 방식으로 안면을 튼 곳이었다.
“내리세요. 문 쪽으로 들어가시면 포슈토 포프 상회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줄겁니다.”
- 작가의말
작가의 말에 있던 팩토리의 아재개그 커트 됐습니다.
19회차 수정 관련 공지/작가의 말 모두 내렸습니다.
수정을 되돌린 건 아닙니다. 다들 보신 것 같아서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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