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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게 살자

이세계에서 전생 기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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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정주(丁柱)
작품등록일 :
2024.05.30 07:44
최근연재일 :
2024.06.28 23:32
연재수 :
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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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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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글자수 :
233,152

작성
24.06.19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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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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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글자
16쪽

025. 지옥은 멀리 있지 않다.

DUMMY

촌장 집 밖으로 사람들이 뛰쳐나왔다.


“어떤 자식이야?”


집 밖으로 뛰쳐나온 사람들이 밖에 서 있는 사람의 얼굴을 확인했다.


“저거 토마스 아니에요?”

“너 설마... 다 듣고 있었어?”


그들은 토마스를 보자마자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일부가 남아 슬금슬금 주위를 둘러싸고 몇몇이 안으로 들어갔다.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거다.


“쓰레기 새끼들이...”

‘순간 판단만 존나 빠르네.’

=주인이시어! 맡겨만 주신다면 저들을 모두 불태우겠습니다!

=주인, 나한테 맡겨줘! 저 쓰레기 새끼들 목 다 내가 날려버릴게! 다 죽여버리겠다고! 썰어! 썰라고 말해!

=제가 맡겨 주시죠. 이 권왕 물주먹, 저놈들 배에 풍권 한방씩 날려주겠습니다. 큰 구멍을 뚫어버리죠. 다시는 식사를 하지 못하게.


하급 정령들이 다가와 서로 그들을 처리하겠다고 앞장섰다.

토마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들을 사용하는 건 그야말로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

최하급 정령 한 명, 드론만 있어도 수압 커터로 싹 다 목을 날릴 수 있었다.

엘리나의 말에 따르면 토마스와 계약한 정령들의 힘은 최하급이 거의 일반적으로 계약한 중급에 맞먹고 하급 정령들은 상급 정령들보다 조금 못한 정도라고 했다.

자발적인 계약 관계로 서로의 정령력을 거의 최대치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엘리나와 대련을 할 때도 정령을 이용한 궁술과 정령 마법까진 이용하지만.

정령에게 직접 엘리나와 대신 싸우라고 하지는 않았다.

힘 조절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 사람 중 그 누구도 정령의 정체를 모르고 정령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로 옆에서 공격해도 정령이 자신을 공격한다는 것을 알아차릴 사람은 없을 거다.

하지만 토마스는 전생을 통해 죽음은 자비고 현실은 얼마든지 지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에씨비.”

=명령.

“지금부터...”


토마스가 흙의 최하급 정령인 에씨비를 불러, 작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근데 그때, 집에 들어갔던 사람들과 촌장이 함께 나오는 것이 보였다.


“음음... 그래 토마스... 혹시 뭐 들었나? 이거 아주 오해할 만한 상황인 것 같구나. 허허허.”


촌장은 뒷짐을 진 채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

그가 앞으로 천천히 다가옴과 동시에 다른 마을 사람들도 천천히 앞으로 거리를 좁혀왔다.


=주인! 이 자식 등 뒤에 무기를 숨겼어!

=안에서 나온 놈들 전부! 손에 무기를 들고 있어!


그들이 무기를 들고나왔다는 사실은 정령들이 말하지 않아도 당연히 짐작하고 있었다.

다만 조금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무기를 들면 나랑 할 만하다고 생각한 거야?’

“미친 새끼들...”

“들켰다! 쳐라!”


촌장이 칼로 토마스를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빠른 상황판단이다.

그들은 마치 자주 사람 한둘쯤, 이미 담가본 사람들처럼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다.

동시에 전방에 두 명이 다가왔고 칼이 허리와 머리를 노리며 날아들었다.


“멍청이들! 다리를 노려야지!”


그때 뒤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촌장의 아들이었다.

그 소리에 살짝 움찔하며 칼의 경로가 흔들렸고.

토마스는 흐트러진 경로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 가장 가까운 오른쪽 상대를 어깨로 강하게 밀어버렸다.


퍽!

=아자! 철산고!


물주먹이 환호했다.

정령권에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정령이다.

그 환호에 보답하듯 남은 한 명에겐.


“으와아!”


기합과 함께 주먹을 내뻗어 복부 중앙에 풍권을 먹여버렸다.


=크으! 역시 실전 권법!


두 남자가 튕겨 날아가며 손에서 칼을 떨어트리자, 토마스는 허리를 숙여 가까운 칼을 주워 들었다.

그때 촌장이 자신의 아들을 한번 째려봐 준 뒤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이 멍청이들아! 다리를 노리지 않아도 돼! 죽지만 않으면 회복초로 살려낼 수 있다고! 팔을 노리든 머리를 노리든, 일단은 죽인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어!”


잔인한 명령이었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 말이 맞았다.


“죽여!”

“들었지! 대가리부터 쳐!”

“하...”


그저 웃음이 나올 뿐인 토마스였다.

맨손으로도 상대가 안 되는 자들인데 자신에게 칼까지 있었다.


‘대체 날 뭘로 보고 이렇게 허술하게...’


토마스는 상대방의 활짝 열린 가슴팍을 향해 달려들었다.


푹!


망설임 없이 한 명의 배를 찌르고.


서걱!


칼을 빼 돌아서는 반동으로 한 명의 옆구리를 베었다.


챙그랑!


땅에 칼이 떨어지고.


“아아악!”

“끄아아악!”


두 사람은 곧 죽을 것처럼 엄살을 피우며 상처를 끌어안고 토마스 쪽으로 넘어졌다.

아프면 자기 상처를 잡아야지, 왜 남의 옷을 붙잡으려고 하는 건지.

주먹으로 쳐서 떼어내려고 하는데.

갑자기 허리춤에 차고 있던 술병을 입에 무는 촌장.

그가 입을 토마스 쪽으로 돌리더니.


후욱!


입에서 불을 뿜어냈다.

입을 벗어난 화염은 점점 커지며 토마스에게 엉기며 넘어지는 마을 사람들과 토마스를 한꺼번에 덮쳤다.

마법을 익힌 것도 아니고 정령술을 익힌 것도 아닌 촌장이 불씨도 없이 불을 뱉다니?

이것은 주염폭(酒炎爆)이라는 그의 고유스킬이었다.

술로 불을 만들어 폭파시키는.

이름도 모르고 처음 본 촌장의 고유스킬이었지만.


‘고유스킬? 플레임 마법하고 비슷하네.’


토마스는 당황하지 않았다.

일단 자신의 옷을 붙잡은 마을 사람들을 쳐내고.

그가 정령들에게 눈빛을 주는 것만으로도 에씨비, 드론이 그의 앞으로 날아와 아주 얇은 토벽과 얇은 물의 막 두 겹을 만들었다.

몇 번이고 엘리나의 마법에 지져진 후 약속된 플레이었다.


“피해!”


불꽃이 막 사람들을 덮칠 무렵에 촌장의 한참 늦은 경고가 들려왔다.

어떻게 피하라고.


‘하? 책임 안 지려고...’


그 짧은 사이 머리를 굴리는 촌장의 사악한 뇌에 토마스가 감탄하는 사이.

화염은 두 마을 사람을 덮치고 기세가 꺾이지 않으며 토마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펑!

화르르륵!

치이이이이...


폭발과 함께 불꽃이 하늘로 더 크게 피어올랐다가, 잠시 뒤 사라졌다.

폭발 때문인지 흙먼지가 피어올라 시야가 가려졌다.


“아악! 아악! 아아아악!”

“악뜨! 아아아악! 내 살! 살이!”


본의 아니게 토마스를 붙잡았다가 불에 구워진 두 마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땅을 굴렀다.

주염폭은 상당히 뜨거운 불꽃을 발사하는 스킬이었고 순식간에 마을 사람 두 사람의 몸이 구워져 버렸지만.

술은 휘발성 액체고 몸속엔 피와 물기가 있어서 피부가 한 번에 타버리지 않았다.

대신 머리나 옷가지에 붙은 불이 계속해서 그들의 몸을 태우고 있었다.


“어차피 나중에 회복초 쓰면 되니까 엄살 부리지들 말어. 뒹굴다 보면 꺼질 거야. 아 근데 뭐들 하고 있어? 남은 사람들 가서 불이라도 꺼.”


촌장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 듯 잔인하게 말하며, 마치 이제 상황이 끝났다는 듯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지시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토마스 쪽으로 다가가다 움찔하며 멈춰 섰다.

흙먼지가 사라지고 토마스가 멀쩡하게 서 있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 다시 보였던 것이다.


“뭐야? 그걸 버텨?”


촌장도 살짝 당황할 정도였다.

하지만 토마스는 몇 번이나 엘리나에게 불 마법으로 당한 적이 있었다.

처음엔 물로만 막았다가 불로 일어나는 폭발로 인해 뜨거운 물이 몸에 닿으면 어차피 똑같이 화상을 입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좀 더 확실하게 불의 마법을 막기 위해 전생의 기억을 떠올렸다가.

쇳물을 손으로 끊는 이슈 영상을 떠올렸다.

액체가 끓는 점보다 높은 고체에 접하면 순간적으로 증발해 고체와 액체 사이에 수증기 막이 형성되는 현상, 라이덴프로스트 효과였다.

덕분에 두 겹의 수막 중 한 겹이 증발하게 되지만, 토벽만 녹고 부피가 증가한 수증기가 녹은 쇳물을 밀어내면서 열기를 차단해 주는 완벽한 불 마법 대비책을 갖게 된 토마스였다.


‘실전이 아니라 여기서 쓰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네...’

“하하하하! 하하...”


토마스가 어이없다는 듯 웃는 사이.

멀리 있던 촌장의 아들이 토마스를 향해 손을 쭉 뻗었다.


뚜두둑!


그의 옷소매가 터져나가며 피부와 뼈가 자라나 빠르게 뻗어 나와 길어지고 끝으로 갈수록 넓어졌다.

고무 인간처럼 그냥 쭉 늘어나는 게 아니라, 불에 녹은 피부가 증식하는 것같이 징그러운 색감과 질감이었다.

이것은 촌장 아들이 가진 육첩수(肉疊手)란 이름의 고유스킬이었다.

징그럽지만 멀리 뻗은 상대를 공격할 수 있고 살과 뼈가 늘어난 만큼 커다란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

팔을 다시 회수하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옷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리고 그만 공격한 게 아니었다.

촌장의 사위, 조금 전 안에서 가축 얘기를 하는 것 같이 하프 엘프를 새끼 치면 노예로 팔자던 차기 촌장.

그가 조용히 있다가 육첩수가 펼쳐지는 걸 보며, 바닥에서 포크같이 생긴 쇠스랑을 주워 토마스를 향해 던졌다.

창투척(槍投擲)이라는 이름의 고유스킬로 흔하다면 흔하겠지만, 명중률과 힘의 보정이 창을 화살처럼 날아가게 하는 스킬이다.

그것은 시야를 가리면서 은밀하게 던져졌다.

두 공격은 충분히 위험한 공격이었다.

그것이 토마스를 노린 것이 아니었다면.


‘이건 인간이야 몬스터야?’


충분히 오해할 만한 거대한 살덩어리를 보며, 토마스는 마법을 외웠다.


-거친 힘과 끊임없는 기운이여 내 몸에 깃들어 강해져라. 스트렝스!


양손으로 칼을 쥔 토마스는 위로 점프하며 그대로 자신의 전신을 향해 뻗어오는 촌장 아들의 거대한 주먹을 맞받아쳤다.


푹!


칼이 꽂혔다.


“아얏!”


모습은 변해도 신경은 이어지는지 촌장의 아들이 여자 같은 비명을 질렀다.

칼을 손등에 박아 넣었지만, 박히는 순간 칼을 놔버린 덕에 토마스가 위로 붕 떠올랐다.

고릴라 같은 힘을 가진 엘리나와 진검을 섞다 보니, 자연스럽게 힘을 흘릴 수 있는 방법에 익숙해진 덕이다.

그를 노렸던 쇠스랑이 텅 빈 허공을 스치며 뒤로 날아갔다.

하지만 쇠스랑은 하나만 날아오는 게 아니었다.

바로 뒤이어 날아오는 쇠스랑.

공중에 떴다가 착지하려는 토마스를 노리고 있었다.


“격추!”

=키싯! 내가 하지!


바람의 하급 정령 질로트가 뒤로 날아간 쇠스랑에 빠르게 빙의했다.

날아가던 쇠스랑이 회전하며 돌아왔고.

그대로 날아오는 쇠스랑을 격추했다.


콰직!


모든 공격을 다 방어해 낸 토마스는 스트렝스로 강해진 발로 땅을 굴렀다.

순식간에 촌장을 향해 거리가 좁혀졌다.

스킬을 쓰기 위해 다급히 술을 마시는 촌장.

그의 입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퍽!

뿌드득!


입술이 터지고 피와 술이 섞여서 뿜어져 나오고 하얀 알갱이들도 쏟아졌다.


“이빨도 회복초로 고쳐보시지?”


회복초도 한계는 있다.

뼈는 붙이지 못한다는 거다.

촌장의 입을 털어버린 토마스는 단숨에 촌장의 사위에게 거리를 좁혀갔다.

창을 던지는 솜씨는 일품이지만, 쇠스랑으로 어색하게 찔러오는 폼은 초보자가 따로 없었다.

토마스가 앞차기로 쇠스랑을 걷어차 내고 그대로 무릎을 꺾으면서 몸을 비틀어 촌장 사위의 목을 내리쳤다.


퍽!

뚜둑!


뼈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목이 아니라 어깨, 빗장뼈를 부러트린 거라 즉사는 하지 않았다.


“아아악!”


촌장 사위가 비명을 지르는 사이에 토마스는 촌장 아들에게 접근했다.

늘어나 있던 그의 팔은 아직도 회수되는 중이었고 주먹에는 아직도 칼이 매달려 있었다.

살짝 각을 본 토마스는 촌장 아들의 다리를 걸어서 그를 바닥에 넘어트렸다.

그가 일어나려고 바둥거리다가.

어느새 회수된 그의 손등에 달린 칼이.


푹!


손바닥을 뚫고 있는 채로 배까지 꿰뚫어 버렸다.


“꺄아아아아아악!”


촌장 아들의 처절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제법 싸울 줄 아는 사람들 모두가 제압되어 버린 상황.

사람마다 고유 스킬은 다 달랐고 남은 이들 중에 전투에 도움이 될 만한 스킬을 가진 사람들은 없었다.

마을의 남자들은 그대로 굳어있었고 여자들은 오들오들 떨며 두려움을 표했다.

특히 지난번 입을 잘못 놀렸다가 입을 다쳤던 잭스는 고개까지 돌리며 토마스의 시선을 피했다.

웃기지도 않았다.


“이 새끼들 어디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어? 우리 가족 몰살시키고 노예로 팔고, 나랑 내 스승은 팔다리 잘라서 노예로 만든다며? 들어와? 해봐 새끼들아!”


한 명도 움직이지 않았다.

기회를 보는 자도 없었다.

토마스의 실력을 눈으로 봤기 때문이다.


“토, 토마스... 우리는... 촌장님 때문에...”

“마, 맞아. 이게 다 촌장님 때문이야.”

“네 실력은 잘 알겠어. 이제 누가 너한테 뭐라고 할 수 있겠어? 다, 다음 촌장은 너야. 네가 촌장을 하면 되겠다.”

“맞아. 너라면 저 사람보다 우리 마을을 더 훌륭하게 이끌 수 있어.”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눈치를 보다가 상처를 입고 뒹굴고 있는 촌장 탓을 하며 용서를 구해왔다.


“그래? 여기서 다 끝내줄까?”


끝내준다.

그것은 여기서 그들의 삶을 끝내준다는 얘기다.


“그래. 여기서 끝내자.”

“우리가 보상할게.”

“마, 말이 필요하다고 했었나? 두 마리 빌려줄게. 아니 한 마리는 너네 집에 줄게.”

“나, 나도. 우리는 소!”

“그래. 여기서 끝내자. 우, 우리가 보상할게.”


사람들은 토마스의 말뜻을 오해하고.

좋다고.

여기서 끝내달라 말하며 협상을 치려고 했다.

하지만 토마스는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

살인미수에 납치계획을 세우고 가족 모두를 인신매매하겠다는 것에 모두가 동조하는 것을 두 귀로 똑똑하게 들었다.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들의 고통을 그렇게 쉽게 끝내주는 대신, 그들에게 현실이란 이름의 지옥을 선사하고 싶었다.


“준비 다 됐어?”

=준비 끝. 축을 무너트리면.

“실행해.”


땅의 최하급 정령 에씨비가 고개를 끄덕이며 땅속으로 사라졌다.


우릉!


그 순간 바닥이 흔들렸다.

무릎을 굽힌 토마스가 스트렝스로 강화된 각력을 이용해 한 방에 발을 쭉 펴며 위로 뛰어올랐다.

자기 몸의 몇십 배만큼 높고 멀리 날아가는 개구리보다 토마스의 점프가 더 높고 멀리 날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구구구구구구구...

“어어어어 엇?”

“사, 살려줘! 땅이!”

“지진이다!”


마을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고 촌장의 집과 그들이 서 있던 대지가 흔들리며 땅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도망치려고 했지만, 토마스 같은 점프력을 가진 자는 아무도 없었다.

구덩이는 한 번에 15미터 정도를 내려갔다.

상당히 깊었지만, 흙바닥이라 충격이 흡수됐고.

여기 있는 사람들 수와 촌장 집에 있는 농기구 그리고 그들이 농부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겨울이라 땅이 좀 딱딱하겠지만, 한두 시간 정도면 쉽게 빠져나올 수 있을 정도의 깊이였다.

땅에 가볍게 착지한 토마스가 구덩이를 향해 돌아왔다.


“미리 경고할게. 이곳엔 재앙이 찾아올 거야. 죽고 싶지 않다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이곳을 떠나는 걸 추천할게. 죽고 싶다면 여기 있어.”

“어? 재앙?”

“갑자기 무슨 소리야?”

“이런 지진이... 계속해서 난다는 소리가 아닐까?”

“지... 지진이?”


사람들은 땅이 무너졌기 때문에 지진이 날것이라고 쉽게 믿었다.

하지만 이곳에 무슨 재앙이 내릴지는 토마스도 모른다.

스스로도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어배틀. 지금 상황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지?”

=넵! 주인님! 명령을!

“지금 즉시 정령계로 돌아가. 그리고 네 아래로 위로 모든 정령한테 앞으로 나와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당장 한 명도 빠짐없이 이곳으로 와 달라고 부탁한다고 해. 가급적 모든 정령한테... 그들이 정령왕이라 할지라도.”


정령 총집합령이 떨어졌다.

몇 명의 정령이 이곳으로 올지 그리고 그 효과가 어떻게 될지는 토마스도 알지 못했다.

토마스의 표정이 굳어있는 가운데.


=넵! 주인님!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파이어배틀은 기괴한 미소를 지으며 정령계로 돌아갔다.

정령들도 감정이 있는 생명체다.

그 또한 단단히 화가 나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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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033. 시민 토마스 +4 24.06.26 1,191 5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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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기술제휴 계약을 맺다. +3 24.06.26 1,299 40 15쪽
30 030. 우리 토마스 이 시대 최고의 가구 장인 아닙니다. +5 24.06.24 1,344 42 16쪽
29 029. 입구부터 보인다. +1 24.06.23 1,331 38 13쪽
28 028. 도시, 수틀리면 돈주머니 베어가는 곳. +5 24.06.22 1,442 39 20쪽
27 027. 도시로 +10 24.06.22 1,494 40 14쪽
26 026. 엑소더스 +12 24.06.20 1,586 46 20쪽
» 025. 지옥은 멀리 있지 않다. +4 24.06.19 1,645 46 16쪽
24 024. 우리 가족만 모르는 마을회의 +7 24.06.18 1,684 45 17쪽
23 023. 1등도 잘한 거야! 24.06.17 1,635 42 17쪽
22 022. 너 환생했지? +5 24.06.16 1,756 52 17쪽
21 021. 천재의 스승이 되었습니다만? (2) +1 24.06.15 1,736 45 15쪽
20 020. 천재의 스승이 되었습니다만? (1) +5 24.06.14 1,798 42 13쪽
19 019. 청출어람? 하프엘프 제자가 엘프보다 잘하드라 +4 24.06.13 1,840 48 19쪽
18 018. 오늘도 난 숙명을 불사른다. +2 24.06.12 1,821 48 15쪽
17 017. 불청객 +2 24.06.12 1,940 43 17쪽
16 016. 결승전 국룰 +9 24.06.11 1,955 48 15쪽
15 015. 바람에 흔들리는 다리같이. +3 24.06.10 2,008 49 16쪽
14 014. Spring goes where?(용수철은 어디로 가는가?) +4 24.06.09 2,059 50 12쪽
13 013. 령 압축 +5 24.06.09 2,114 62 8쪽
12 012. 정령들의 장래희망 1순위, 정령왕이 아니었다? +3 24.06.08 2,235 60 12쪽
11 011. 지금부터 서로 의심해라 +5 24.06.07 2,324 61 14쪽
10 010. 고딩 정령 참교육 +5 24.06.06 2,477 63 16쪽
9 009. 사제역전, 정령의 올바른 사용법. 24.06.05 2,626 69 15쪽
8 008.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1 24.06.05 2,904 7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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