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04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2.22 05:25
조회
255
추천
7
글자
10쪽

4th 10. 균형자(2)

DUMMY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누구나 이런 얘기에는 마계를 떠올린다. 태양이 비추지 못하는 대지 안에 있는 마계가 어두울 것이라고.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마계에는 대지에서 솟아오르는 불꽃 때문에 밝은 곳은 밝다. 물론 인간계나 천계보다야 훨씬 어둡지만... 그래도 이곳보다는 월등히 밝다.


“갔나?


“그렇습니다.”


이곳은 어둠의 신족의 구역. 세상의 모든 어둠이 모인 곳이다.


“바보 같은 것... 인간 따위에게 넘어가 인간계로 내려가다니.”


지금 누군가를 비웃고 있는 이 신족의 얼굴은 굵은 주름이 몇 개 그려져 있어 엄청나게 오래된 고신(古神)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신족이 늙으려면 최소 1만년은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그래도 덕분에 일을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옆에 있는 신족은 중년의 남성 모습을 하고 있었다. 덥수룩한 수염과 헝클어진 머리카락. 꽤나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신족인 것 같았다.


“슈발로이카는 언제쯤 돌아오나?”


“글쎄요... 적어도 일주일은 더 있을 것 같습니다.”


둘은 대화를 나누며 더욱 짙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어둠이라고는 하지만 그들에게는 환한 곳보다 훨씬 잘 보이는 곳이니 상관없었다.


“음. 잠시 기다려야겠군.”


아무리 그들이라도 가장 짙은 어둠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는 없었다. 덕분에 둘은 허락이 떨어지기 전에 잠시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가장 짙은 어둠의 허락을 기다리는 동안, 중년의 신족이 늙은 신족에게 말을 걸었다.


“무슨 일인가?”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습니까?”


“......”


노년의 신족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그럼... 자네는 마족 녀석이 최강인 상태로 내버려둬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그건......”


“마족 녀석들은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그러니 우리가 미리 싹을 제거하는 수밖에.”


중년의 신족은 대답하지 못했다.


“아무리 자네가 투신이라고는 하지만... 만약의 경우 자네는 마계공작 하나에게 발이 묶이고 마황자라는 이상한 마족이 천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도 있겠지.”


“.......”


노인의 말에 따르면 중년의 신족은 가장 짙은 어둠의 투신, 페리아론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쉬이익-


가장 어두운 어둠이 그들이 들어서는 것을 허락하자 페리아론의 대화는 끊어졌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장 어두운 어둠 안에서는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것은 소리조차도 잡아먹는 어둠이었기에, 그들은 모든 대화를 사념으로 나눠야 했던 것이다.


-일은 잘 되고 있나?-


안에서 일을 처리하고 있던 여성 신족에게 물어보는 노인 신족이었다.


-그게... 예상외로 쉽지 않습니다-


-하긴. 그러니까 나를 불렀겠지-


-네.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님-


여성 신족이 ‘그것’에서 물러나자 페이스라고 불린 노인 신족은 천천히 신력을 강화하며 중앙에 있는 제단에 다가갔다.


-흐음......-


페이스는 예상외로 강한 힘에 인상을 찌푸렸다. 비록 노화됐다고는 하지만 신력의 총량은 전 신족을 통 털어서 따라올 자가 없는 그인데, 지금 이 힘에 약간 밀린 것이다.


-과연 쉽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건가?-


사실, 지금 이 일은 도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대로 성공할지 알 수 없는. 그러나 페이스는 무슨 일인지 이 일을 계속해서 강행하고 있었다.


-.......페이스님. 역시...-


-시끄럽네. 한번만 그런 발언을 하면 자네라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야-


-......-


페리아론은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다.


‘내가 왜... 차라리 그때 가지 않았더라면...’


화악!


페이스가 진정한 힘을 사용하자 가장 깊은 어둠의 중앙에 있던 그것의 모습이 드러났다.


-흐음....... 괜찮은 모습이군-


그것은 몸의 군데군데가 검게 타 있는 상태지만, 무언가 만족한 듯 입은 웃고 있었다.


-정말 괜찮아... 아마 이렇게 되지만 않았더라면 내 열 일곱 번째 부인으로 맞을 수도 있었을 것을-


어차피 바람의 신족들 따위, 수도 적고 힘도 없으니 그가 달라고 한다면 주고 말 것이다.


-페이스님......-


페리아론의 재촉에 페이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것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가장 깊은 어둠이여......-


스스스스...


페이스의 손에 가장 깊은 어둠의 일부가 깃들기 시작했다.


-위대한 이 몸에게 힘을 다오-


츠즈즈즈...


그의 손에 어둠의 힘이 모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만.....’


페리아론은 차마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가장 깊은 어둠이여! 죽음의 기운으로...!


어둠...... 안식...... 죽음...... 그것은 하나다.


-이 투신을 죽음의 지배자로......!-


츠즈즈즈즈!!!


페이스의 온몸에 힘줄이 돋았다. 역시 그로서도 쉽지 않은 일인 것이다.


-부활시켜라!!-


쩌저적!!


그리고 페이스의 손에 모인 깊은 어둠이 깨지며, 아래쪽에 있는 그것에게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일부는 그것의 위에서 무언가의 형태를 만들고 있었다.


벌떡!


그런데 갑자기 그것의 상체가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무언가의 형태는 완벽한 실체를 가진 거대한 낫으로 변해 그것의 무릎으로 떨어졌다.


“꺄아아아아아!!!!”


-?!-


-!!!-


갑자기 터져 나오는 마지막 단발마와도 같은 비명에 이곳에 있던 세 신족이 모두 귀를 막고 물러났다.


“꺄아아!!! 꺄아아아아아!!!!”


-크윽! 이 소리는 뭐냐!-


페이스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지만 가장 깊은 어둠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는 너무 강했다.


“......”


주르륵...


그것의 눈에서 무언가가 흐르기 시작했다.


‘피?’


그리고 그 무언가는 그대로 내려가...


주르르륵...


툭.


그 무언가가 낫에 떨어지고,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던 그것의 표정이 급속하게 굳어,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죽어’갔다.


-오오... 완성이군...-


페이스는 감격스러운 듯 완성된 그것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사신(死神). 이제부터 너는 사신이다-



“......”


나도 모르게 울다보니 잠들어버린 것 같았다.


.......


조용한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한밤중이었다. 게다가 주변도 어둡고.


‘누가 이곳으로 옮겨놓은 거지?’


아마도 케이안이라고 생각되지만......


“잡아라!”


“저쪽으로 갔다! 쫓아!”


그나저나 내가 깨자마자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냐.


“잡아! 잡아!”


“으악!”


“왜 그래?”


“갑자기 모래를 뿌렸어!”


그런 상황을 괜히 나에게까지 들리게 소리쳐 주지 않았으면 하는데...


“하아......”


뭘 바라겠나. 혈기 왕성한 어린 병사들에게.


끼이...


이 문, 지난번에 기름칠해 달라고 못했군. 아직도 소리가 나네.


“앗! 사라졌다!”


그렇게 소리쳐놓고 결국 놓쳤냐!


“어효......”


한심한 병사들이군.


사락.


정원에 자라있는 풀들은 맨발로 밟아도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도 기분이 묘한데...’


발바닥이 간질간질하다.


“쳇... 놓치다니.”


“도둑일지도 모르는데.”


잠깐, 지금 도둑이라고 확신된 사람도 아닌 걸 잡으려고 이 난리를?!


“......”


정말... 황제한테 가서 얘기 좀 해야겠다.


콕.


“이봐.”


“히이익?!”


갑자기 누군가가 날카로운 것으로 내 등을 찔렀다.


“사, 살려주세요...”


거, 검일까? 창일까? 아니면... 송곳? 어쨌거나 심장 바로 뒤를 찌르고 있는...


“......안 죽일 테니 뒤를 돌아봐라.”


어라... 이 목소리는...


“마황자?”


“그래.”


마황자가 흉기를 떼고 나서야 나는 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오랜만이군.”


“......”


‘별로 오랜만은 아니지만...’


다시 만난 마황자는 별로 변한 것이 없었다. 여전히 커다란 덩치에 진홍색의 머리카락... 아, 시오가 없구나. 그러나 시오가 없어도 마황자의 기세는 전혀 죽은 것 같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서 구했는지 옷은 낡은 망토를 입고 있는게...


‘왠지 멋있네’


이래서 미남들이 싫다니까.


“방금 그 흉기는?”


“흉기?”


내 물음에 마황자는 자신의 오른쪽 검지를 들어 보였다. 날카로운 붉은 손톱이 솟아 있었다.


칭!


“......”


좀 깎지. 난 칼인 줄 알았잖아!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야.”


최대한 차갑게 대하고는 싶은데... 세이드의 기억이 왠지 걸려서 차갑게 못하고 있었다.


“아, 그건 말이지...”


마황자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뭐지?’


설마... 위험한 폭발형...


휙-


“어?”


나도 모르게 마황자가 던지는 것을 받았다.


턱.


받고 보니 의외로 무겁고 딱딱한 물체였다.


“이건......”


일방관문을 강화시키는 붉은 보석...


“이걸 왜?”


“누군가 그것을 마계에 뿌리고 있다.”


마계에... 이것을?


“아니, 이거는 마계연구소에서...”


마황자는 고개를 저어 내 말을 부정했다.


“제일 핵심적인 카론이 죽었는데 이렇게 쉽게 만들 수 없지.”


카론... 죽었나?


“그리고... 무엇보다.”


마황자는 허리춤에 묶어두었던 주머니를 풀었다.


쿠웅!


주머니가 땅에 떨어지자 묵직한 진동이 나에게까지 느껴졌다.


‘뭐야 이 무게는? 저런걸 허리에 묶고 왔다고?’


그리고 그 주머니의 사이에는 붉은 보석이 보였다.


“이렇게 많은 수를 만들 수 없지. 물론 우리가 제작한 것보다 힘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아니, 잠깐만.”


잠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누군가가 이것을 마계에 뿌린다고?”


“일방관문마다 박아놓았고, 관문 주변에 잔뜩 널려있더군. 그러니까 관문 주변에서 보석 몇 개만 주워들고 나가면 다른 세계로 바로 통하는 거지.”


천계에서 봤던 마물들도... 그냥 우연히 발견해서 들어온 것인가?


“그러면 마계에는 좋은거 아니야?”


내 물음에 마황자는 피식 웃었다.


“아무리 마계라도 연달아서 전쟁을 수행할 힘은 없다. 하급 마족들이야 넘치지만, 상급 마족들의 수도 많이 줄었고 마계공작의 자리 하나가 공석이니...”


“하나?”


“새로운 마사레온느를 뽑았으니까.”


음... 앞으로 마사는 자기 소개할 때 그냥 마족이라고 해야겠군.


“물론 저기에서 자고 있는 마사레온느가 훨씬 강하지만...... 별로 마계로 돌아올 생각도 없는 것 같고.”


그거야 그렇겠지.


“그래서 제안을 하나 하지.”


제안?


작가의말

음.

그러고 보니 마황자 카시드는 초 간지 캐릭으로 해놓고

왜 악운의 현자에 나오는 데몬 나이트 카시드는 열혈바보로 했을까.



이건 질문의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구상 순서상으로

빛균 에피소드 - 빛균 프롤로그(현재작)이고

빛균 에피소드 캐릭터를 현실로 가져온게 악운의 현자.


근데 악운의 현자 쓸 때 이미 마황자 카시드 완결 내고 썼자나?






.......

간지남보다 열혈 바보가 재밌자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의 균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7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2) +1 12.03.09 269 7 11쪽
306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 +3 12.03.08 242 6 10쪽
305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6) +3 12.03.08 239 8 10쪽
304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5) +2 12.03.07 243 7 9쪽
303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4) +1 12.03.07 239 7 17쪽
302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3) +1 12.03.07 222 9 12쪽
301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2) +1 12.03.06 214 10 12쪽
300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1) +1 12.03.06 242 9 14쪽
299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9) +3 12.03.05 228 9 10쪽
298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8) +2 12.03.05 254 8 9쪽
297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7) +3 12.03.05 226 7 9쪽
296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6) +2 12.03.04 236 7 9쪽
295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5) +1 12.03.03 308 8 10쪽
294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4) +2 12.03.02 257 6 12쪽
293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3) +1 12.03.01 247 8 13쪽
292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1 12.03.01 227 8 9쪽
291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1) +1 12.02.29 313 7 9쪽
290 4th 10. 균형자(15) +1 12.02.29 276 10 9쪽
289 4th 10. 균형자(14) 12.02.28 269 8 12쪽
288 4th 10. 균형자(13) +2 12.02.28 253 6 15쪽
287 4th 10. 균형자(12) +1 12.02.27 244 7 10쪽
286 4th 10. 균형자(11) +1 12.02.27 248 6 9쪽
285 4th 10. 균형자(10) +1 12.02.27 261 7 11쪽
284 4th 10. 균형자(9) +1 12.02.26 281 8 10쪽
283 4th 10. 균형자(8) +1 12.02.26 253 6 9쪽
282 4th 10. 균형자(7) +1 12.02.25 263 7 10쪽
281 4th 10. 균형자(6) +1 12.02.25 266 7 11쪽
280 4th 10. 균형자(5) +3 12.02.24 232 6 9쪽
279 4th 10. 균형자(4) +1 12.02.23 277 8 9쪽
278 4th 10. 균형자(3) +2 12.02.22 329 1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