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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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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398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9 01:20
조회
266
추천
7
글자
11쪽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2)

DUMMY

‘......’


그는 다시 꿈을 꾸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을 헤매는 꿈...


-너는 이제 곧 죽는다-


‘......’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것은 꿈이 아니라 페이스가 그의 의식으로 침투한 것이었다.


-사신의 무기에 베인 몸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지?-


‘......’


그는 페이스에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자, 죽는 것보다야 사신으로 사는게 낫지 않은가?-


페이스는 그를 새로운 사신으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


‘그래서 주변 인물을 다 죽이고 말이지?’


그의 날카로운 말에 페이스는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라. 내 마지막 공정은 하지 않으마-


‘내가 미쳤나? 네 말을 믿게’


-......이놈! 감히 인간 주제에 신의 말을 거역하다니!-


페이스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힘을 그에게 쏟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버티지 못하고 죽었겠지만, 그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


-사신이 되어라! 그렇지 않는다면...-


‘않는다면?’


-네 주변인물을 전부...-


으득.


그의 이가 꽉 물렸다.


‘전부?’


페이스는 그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없애겠다! 네가 없더라도 여동생이 괜찮은 재능을 가진 것 같으니 어둠의 투신의 유일신관으로 만들면 꽤 쓸만하겠지-


화아아아악!


순식간에 어둠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이, 이게 무슨...-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페이스는 의식이 뒤로 밀려나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감히 인간 주제에...! 거부한다면 네 주변인물을 모두...-


화악!


결국 그에게서 뿜어지던 빛이 어둠을 모두 몰아냈다.


“......”


스륵.


그는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 조용히 숨을 쉬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숨을 쉬고있지 않았던 것이다. 남들이 보는 앞에서는 숨을 쉰다. 이제는 더 이상 그것이 의미가 없음에도, 그러지 않으면 다들 걱정하니까.


“......자르카가 말했던 것이 이거였군.”


턱.


그는 머리를 짚으며 몸을 추스렸다. 입술도 파랗게 죽어 있었고, 안색도 지나치게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이런 녀석들이 신아를 노린다는 것인가...’


그는 침대 옆에 걸려있는 옷을 챙겨 입었다.


“......잠시 다녀와야 할지도.”


끼익...


기름칠이 안 된 문이 열리며 그는 정원으로 나갔다.


“여어. 너도 같이 마시려고?”


“응?”


그는 갑작스러운 물음에 놀랐다.


“세키?”


“맞아.”


세키는 정원에 놓여있는 탁자에 앉았다.


“어떻게 온 거야?”


“사신이 처음으로 노렸던 상대가 카시드였지.”


쪼르르...


그렇게 말하며 세키는 싸구려 와인을 잔에 따랐다.


“그런 싸구려를 마셔?”


“싸구려일수록 약간... 피비린내와 비슷하니까.”


“호오... 그래?”


“그래.”


세키는 자신의 체온으로 와인을 데운 뒤 마셨다.


“......그 다음으로 노리는 상대도 알아냈었지.”


찰랑.


“......그랬어?”


‘나보다 낫군’


씁쓸한 웃음을 짓는 그였다. 그는 여신이 당하고 나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저들은 미리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정확하게 여신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서...”


“그래?”


“......”


세키는 조용히 그를 주시했다.


“미안하다.”


“아니, 미안할 것은 없어.”


“카시드 녀석도 남아서 사과하려고 했지만... 사신에게 당한 마족들이 많아서 일단 돌아가야 한다더군.”


“......”


그는 조용히 세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한잔 줘.”


“......”


쪼르르...


세키는 준비해온 두 번째 잔에 와인을 따랐다.


“어디 가려는 거지?”


“......”


역시 관찰자의 눈 때문일까. 세키는 속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누구... 경고해줄 대상이 있어서 말이지.”


“호오...... 그래?”


그는 와인을 삼키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싸구려였기에 매우 떫고 비린내가 났기 때문이었다.


“이런거 구하기도 힘들텐데.”


“하인들 먹는거 몰래 챙겨왔지.”


“......”


“걱정 마. 너 먹으라고 준비 해둔거 대신 놓아뒀으니까.”


피식.


그는 세키의 말을 듣고 웃었다.


“어차피 먹지도 않으니까 괜찮지?”


“아아. 괜찮아.”


케이안이 특별히 그를 생각하면서 사는 와인들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먹지는 않지만.


“자, 그럼 가볼까.”


“세키?”


“나 혼자서는 못 날아가잖아.”


“......안 돼. 위험해.”


“하나도 안 위험해.”


“내가 가려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


“그럼!”


세키는 당당하게 말했다.


“남쪽에 있는 송씨가문의 저택 아니야?”


“......뭐?”


그는 순간적으로 잔을 떨어트릴 뻔했다.


“거기는 왜?”


“송씨가문 가주의 동생이 너를 암살하기 위한 암살대를 보낸다고 하던데.”


“......”


전혀 모르고 있던 그였다.


“......하아...”


그는 하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거 이거...’


화악!


그가 손을 휘두르자, 밤하늘에 빛의 궤적이 새겨졌다.


‘이 정도면 되겠지’


“호오... 굉장한데?”


세키는 그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잡아. 같이 가자고.”


“아아.”


그의 허락에 세키가 네리스로 그의 허리와 자신의 허리를 묶자, 그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어라?”


세키는 또 놀란 것 같았다.


“소리가 안 나네? 날개도 없고...”


“더 좋지?”


“......”


웃고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세키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렇군.”


그가 날아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세키는 문득 이상한 것을 느꼈다.


‘땅이 조금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


세키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아래를 바라보았다.


“히, 히이익?!”


아래쪽의 땅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엄청난 속도로 비행하고 있었다.


“자, 잠깐!”


“응?”


세키의 외침에 그가 비행을 멈췄고, 세키는 다시 아래를 바라보았다.


“......잠깐. 내가 지난번에 파리아에게 매달려 있을 때 말이지...”


“아, 균형자랑 싸우러 갈 때?”


“응.”


말을 계속해나가는 세키는 왠지 질린 표정이었다.


“그때 파리아가 날아가는 속도는 정말 속이 뒤집힐 정도로 빨랐거든?”


“아아. 익숙하지 않으면 원래 속이 뒤집혀.”


“......그런데 지금 네가 나는 것은 속이 괜찮은데...”


“날개가 없으니까 흔들림이 없어서 그래.”


“......”


세키의 눈빛을 느낀 그가 물었다.


“말 돌리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죽음의 사막 맞아?”


“......잠깐만.”


그는 잠시 아래쪽을 살펴보는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


“아마도 맞는 것 같은데.”


“히이이익?!”


세키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마, 말도 안 돼! 여기까지 날아오려면 적어도...”


“3일은 걸린다고?”


“그래!”


“날개가 없으니까 더 빠른가봐.”


“게다가 그렇게 빨리 날았는데 흔들리지도 않고...”


“그것도 날개가 없으니까 그런가 봐.”


“......”


아무래도 세키는 굉장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그거 알아?”


“뭘?”


“갑자기 네가 엄청난 괴물로 느껴져.”


“하하... 괴물이라니.”


그는 웃음으로 세키의 말을 넘겼다.


“빠르면 좋잖아.”


“......그렇긴 하지만...”


“그럼 가자.”


그는 다시 날기 시작했다.


“......”


세키는 아래쪽으로 지나가는 지형들을 애써 외면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빠른데...?’


그렇게 생각하는 세키의 안색은 왠지 파랗게 변해 있었다.


‘......빨라’


사실, 날고있는 그도 놀라고 있었다.


‘그리고... 세키에게는 없다고 했지만...’


움찔.


그가 등을 움직이자 날아가던 방향이 변경되었다.


“우아악!”


이런 속도에서의 급격한 회전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 물론 그야 익숙하지만, 세키는 죽을 지경이었다.


“아, 미안.”


“......”


다행인지 불행인지 세키는 새파랗게 질려서 따질 기력도 없어 보였다.


‘무언가가 있어...’


그는 자신의 어깨에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이 엄청난 속도의 비행을 가능하게 해 주고 있다는 것도.


“세키. 도착했어.”


“......그러냐...?”


세키는 아래쪽을 내려다보기 싫은 모양인지, 계속해서 하늘만 주시하고 있었다.


“그럼 내려갈게.”


“......”


그 말에 세키는 말없이 자신의 손에 씌워진 네리스를 꽉 잡았다.


후웅-


“응?”


그리고 둘은 빠른 속도로 하강, 아니 추락하기 시작했다.


“잠깐! 이게 무슨...”


세키는 파리아처럼 천천히 하강하는 것을 바랬건만, 그는 단순하고 빠른 추락을 선택했다.


“착지 잘 해!”


“으아아아악!”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느 것을 보며, 세키는 머리부터 떨어지려는 몸을 겨우 움직여 다리를 땅으로 내릴 수 있었다.


쿠웅!


세키는 가벼운 몸무게에도 불구하고 꽤 큰 소리를 내며 건물 위에 떨어졌다.


탁.


그에 비해서 그는 정말 가벼운 소리와 함께 착지했다.


“우욱... 다리 아파.”


“아, 미안. 그 상태로 하강하는 건 힘들 것 같아서.”


“......”


세키의 날카로운 눈이 그를 째려봤지만, 곧 세키는 눈빛을 거두었다. 그는 그 눈빛을 볼 수 없었기에 쓸데없이 눈만 아프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여기는...”


쏴아아...


“......”


주변을 둘러본 세키는 할 말을 잃었다.


“저, 정말로 제네온이네...”


정말로 그들은 게론의 남쪽으로 날아 죽음의 사막을 건너 온 것이었다. 그것도 몇 번 대화를 나누는 동안!


“이거, 케이저의 공간이동이 부럽지 않을 정도인데!”


세키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지만 당연히 그는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송씨가문의 집이 어딘지 알아?”


“그럼. 신예가 다 알려줬어.”


그의 허리에서 네리스를 거두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지형을 확인하는 세키였다.


“잠시 다녀오지.”


“따라가지 않아도 돼?”


“방해만 돼. 암살은 내 특기니까.”


“......”


그는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세키. 죽이지는 않는게...”


“알았어.”


휙.


다른 말을 하기도 전에 세키는 네리스를 이용해 건물 밑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


그는 할 수 없이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건물 위에서 기다렸다.


‘나온 김에...’


그의 손에서 빛이 모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두 동강 난 에페레오스가 들려 있었다.


‘아무래도 모린에게 돌려줘야 할 것 같아.’


에페레오스는 부러진 후 광채를 잃고 평범한 철검과 같은 색을 띄고 있었다.


“아니......”


순간적으로 그의 행동이 멈췄다.


“모린은... 죽었나...?”


그의 눈동자는 혼란으로 떨리고 있었다.


‘어째서... 내가 그런 일을 알고있는 거지?’


단지 모린이 어떤지 생각만 했을 뿐인데, 그가 어떻게, 언제 죽었는지가 생생하게 머리에 떠 올랐다.


‘어째서...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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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1 12.03.01 225 8 9쪽
291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1) +1 12.02.29 311 7 9쪽
290 4th 10. 균형자(15) +1 12.02.29 272 10 9쪽
289 4th 10. 균형자(14) 12.02.28 267 8 12쪽
288 4th 10. 균형자(13) +2 12.02.28 249 6 15쪽
287 4th 10. 균형자(12) +1 12.02.27 242 7 10쪽
286 4th 10. 균형자(11) +1 12.02.27 245 6 9쪽
285 4th 10. 균형자(10) +1 12.02.27 259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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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4th 10. 균형자(8) +1 12.02.26 251 6 9쪽
282 4th 10. 균형자(7) +1 12.02.25 261 7 10쪽
281 4th 10. 균형자(6) +1 12.02.25 263 7 11쪽
280 4th 10. 균형자(5) +3 12.02.24 230 6 9쪽
279 4th 10. 균형자(4) +1 12.02.23 27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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