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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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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28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7 18:35
조회
243
추천
7
글자
9쪽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5)

DUMMY

마을에서 떠난지 하루하고도 반나절.


‘.......응?’


로스는 다시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무슨 일이지......’


“왜 그래?”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


라드는 뭔가 미심쩍은 표정이었지만, 굳이 따지지는 않았다.


“이봐! 어디까지 가야 하는 거야?”


넬다의 물음에 로스는 급하게 정신을 차리며 대답했다.


“몇 시간 정도면 도착 할 거에요.”


확실히 용병들과 같이 움직이니 마물들이 쉽게 달려들지 못했고, 그들은 정상적인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다. 덕분에 이틀 안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다시 다가오고 있어...’


로스는 머리가 어지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바네인은 그냥 누군가의 착각인 것일까?”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는 흔적에 넬다가 물었고, 라드는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글쎄요... 하지만 바네인만큼 덩치가 큰 마물은 얼마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


용병들은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 각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털썩.


“응?”


라드는 갑자기 무릎을 꿇은 로스를 보고 달려갔다.


“......와요...”


“뭐?”


라드는 그녀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가 와......”


“뭐가 온다는 거야?”


부들부들...


로스는 계속해서 떨고 있었다.


“다, 단장님!”


한 용병의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들렸다.


“......!”


용병이 가리킨 곳을 본 넬다와 라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상에......”


그들의 뒤에는 거대한 마물이 서 있었다.


‘말도 안 돼...’


바네인이 움직인다면, 기본적으로 엄청난 소리가 나야 한다. 저 거대한 덩치가 움직이는데 소리가 나지 않는게 말이 안 되니까. 그러나... 지금 저 바네인은 달랐다. 저들은 모르겠지만, 이 바네인은 자신의 마력을 이용해서 소리를 죽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 잡았군-


쿵!


그 마물은 심지어 말도 할 수 있었다.


“아... 아아...”


로스는 그 마물이 단순한 마물 바네인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로스......”


“......”


“도망쳐!”


턱!


“?!”


라드는 로스의 손을 낚아채고 달리기 시작했다.


“멍청이들! 너희들도 빨리 도망쳐!”


“우아아악!”


넬다의 외침에 용병들은 비명을 지르며 급하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흐음.......-


바네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목표는 저 여자지만...’


“빨리 도망쳐!”


“으아아아!!”


하지만 지금처럼 마력이 자꾸 빠져나가는 상태에서 까딱 잘못하면 마력이 바닥나 마계로 강제 송환될지도 몰랐다. 이럴 때는 조금이라도 죽음이 필요했다.


‘일단 인간들을 잡아야겠군’


후웅!


바네인이 하늘로 뛰어 오르자, 몇몇 용병들은 급하게 도망가는 와중에도 그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쿠웅!


착지한 바네인의 발에 깔린 용병은 그대로 박살나고 말았다. 그 무게는 웬만한 집보다 더 나가는 것이다!


“으악!”


바네인의 바로 앞에 있던 용병은 발악적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바네인의 팔이 더 빨랐다.


퍼억!


“끄아악!”


팔에 맞은 용병은 하늘로 날려졌다. 허리가 뒤로 접혀있는 것을 보니 그가 살아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세상에......”


용병들의 비명을 들은 라드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고, 그 충격에 로스의 손을 잡은 채 멍하니 바네인을 보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저렇게 강한 마물이...”


그의 상식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바네인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저렇게 사람을 우습게 박살낼 정도는 아니다.


“아...!”


라드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대신하듯, 로스는 드디어 그를 만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히려 멀리 떨어졌을 때가 더 무섭지, 바로 앞에 있으니 생존본능에 의해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릴 수 있던 것이다.


“......빨리!”


이번에는 로스가 라드의 손을 이끌고 있었다.


“......로스...?”


그러나 라드는 바네인을 보고 몸이 굳었는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제가 그곳에 도착한다면......”


로스는 다급한 표정으로 그의 손을 당기고 있었다.


“저것을 막을 수 있어요.”


“......저것?”


“바네인의 안에 있는... 저것을...”


“......”


“......”


라드는 로스의 흔들림 없는 눈을 보더니, 다시 로스를 끌고 달리기 시작했다.


“아아악!”


그 순간에도 용병들은 바네인의 공격에 목숨을 잃고 있었다.


“주, 죽어라!!”


푹!


한 용병이 바네인의 팔에 창을 찔러 넣었지만, 날의 끝 부분만 들어가고 막혀버리고 말았다.


-.......약해-


파악!


“끄아아아!”


그의 단발마는 역시 처절한 비명이었다.


‘여, 역시...’


넬다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아무리 상급 용병인 그녀라도, 저런 괴물은...


쿠웅!


“끄아아!!”


“아악!”


바네인은 말 그대로 전신으로 용병들을 죽이고 있었다.


“넬다! 빨리 따라와요!”


“?!”


라드의 외침에 넬다는 죽어 가는 자신의 부하들과 도망가는 라드를 바라보았다.


“모, 모두 이리로!”


넬다는 급하게 명령을 내리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끄악!”


그러나... 이미 그녀의 명령을 들을 수 있는 부하는 없었다.


“끄흑... 끄흐흑...”


마지막 남은 부하도 이미 반쯤 미쳐서 명령을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


“제길!”


넬다는 결국 혼자 라드의 뒤를 따라 달리게 되었다.


-.......-


쿵. 쿵.


바네인은 마지막 남은 부하에게 다가갔다.


“끄흑...... 사, 살려...”


퍼억!


“커헉... 꺼... 꺼억...”


툭.


바네인의 손톱에 관통당한 부하는 몇 번 떨더니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음?-


바네인은 마지막 부하를 없앤 이후에야 로스가 도망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런, 이런...-


쿵. 쿵. 쿵. 쿵쿵! 쿵쿵쿵!


그리고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그의 최대 속력이 아닌, 인간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좋아, 즐겨보자고-


‘......제길!’


라드는 속으로 로스를 엄청나게 원망하고 있었다.


‘절벽이잖아!’


그녀가 안내한 곳은 절벽이었던 것이다.


‘칫... 아까 전까지만 해도 절벽은 보이지 않았는데...’


먼지가 심하게 날아다니는 황무지라지만, 저렇게 커다란 절벽이 보이지 않는 다는게 이상했지만 별 수 없었다. 로스를 원망할 틈도 없었다.


쿵! 쿵쿵쿵!


-거기 서라!-


뒤에서 바네인이 따라오고 있었으니까!


“야! 꼬마!”


넬다의 원망스러운 외침에도 로스는 계속 달리고 있었다.


“저기!”


“뭐?”


-크아아악!-


이제 그들은 바네인에게 따라잡히기 직전이었다.


“부탁이에요! 조금만 버텨줘요!”


“?”


라드가 그녀의 물을 묻기도 전에, 이미 일은 벌어졌다.


스윽!


갑자기 라드의 손에서 감각이 사라졌다.


‘어라?’


라드는 손이 허전하자 자신의 왼손을 확인했고, 곧 로스의 모습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꼬마는 어디로 사라진 거야?!”


넬다의 신경질적인 외침과 함께, 바네인이 그들의 앞에 섰다.


쿵!


-......크릉...-


바네인의 충혈된 눈을 본 둘은 몸이 굳는 것을 느꼈다.


‘제길......’


-비켜라-


“으아아!!......뭐?”


이판사판으로 바네인에게 달려들려던 넬다는 갑자기 들려온 말에 행동을 멈췄다.


-비켜라. 그럼 살려주마-


“......”


예상치도 못했던 말이었기에, 넬다는 조용히 라드를 바라보았다.


“정말인가?”


확인하듯 되묻는 라드의 물음에 바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


라드는 약간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라, 라드. 그럼 우리 비켜주...”


넬다는 몸은 부들부들 떨면서도 애써 얼굴은 딱딱하게 웃고 있었다. 바네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말이다.


“넬다.”


“응?”


“지금까지 죽은 부하들의 원수인데, 그렇게 쉽게 용서할 수 있어요?”


“......”


라드의 말에 넬다는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나를 막을 것인가?-


“후아......”


바네인의 물음에 라드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피식.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바네인이 우스운 표정을 짓더니 그들을 무시하고 걸어갔다.


쿵. 쿵.


“죽일 거다.”


촤악!


라드가 기습적으로 휘두른 검에, 바네인의 굵은 다리에 혈선이 그어졌다.


-호오.......-


바네인은 흥미롭다는 표정이었다.


“라드... 이 바보 자식...”


넬다는 거의 우는 얼굴이었지만, 역시 검을 빼든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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