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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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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22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1.09.25 21:22
조회
7,442
추천
35
글자
5쪽

00. 빛의 시작

DUMMY

차갑게 바람이 불어오는 들판. 내 몸을 까끌까끌하게 훑고 지나가는 잡초들의 사이에서, 나는 멍하니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머나, 이런 곳에 어린아이가...?”


얼마나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을까? 어느새 내 옆에는 중년의 부인이 자신이 걸치고 있던 숄을 벗어 나에게 덮어주고 있었다.


“혼자니?”


혼자...... 나는 혼자였나?


“아가야?”


“당신은 누구?”


내 물음에 그녀는 말없이 웃어보이며 내 얼굴을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묻어나오는 물기를 보며, 나는 내가 울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거니?”


“무슨 일...?”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무언가 굉장히 슬픈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왜 나는 이곳에 있었을까?


“모르겠어......”


“나랑 같이 갈래?”


부드러운 그 손을 보며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그 손을 잡았다.


“울지 마렴.”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느새 그와 눈싸움을 한지 30분이 지났다. 그는 필사적으로 내 시선을 피했지만, 결국 더 이상 시간을 끄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꺼냈다.


"......죄송합니다. 당신은 신관이 되실 수 없습니다."


“......”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충격적인 말이었다. 뭐, 나는 이럴 때마다 항상 하는 행동을 해야했다.


"어째서?"


"그거야 신관은 어릴적부터 신전에서 교리를 배우며 신과의 소통을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고, 당신은 지금 신심으로 신관이 되려는 것도 아니고 단지 신력을 얻기 위해서 신관이 되려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그럴듯한 말이었다.


“......그래도 적지 않은 나이로 신관이 된 사람도 있던데? 솔직히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아. 시커먼 속을 가지고 신관이 되었을 수도 있고.”


실제로 내 친구들을 생각해보면 아무리 봐도 신과 소통하는 녀석을 볼 수가 없다. 내 말이 맞다는 듯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순순히 인정하는 걸?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가장 큰 이유?"


"검은 머리카락을 가진 자는 신관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아아, 역시나.


"잘 보면, 약간 붉은색도 돌아."


"그래도 검은색에 가깝잖습니까."


"머리카락색으로 사람 차별하지 마!"


“아니, 그건 제가 그러는게 아니라...”


“그까짓 머리색으로 사람을 차별하다니... 정말 너무하는군. 검은머리한테 해꼬지 당한적이라도 있어?”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제가 하는게 아니라구요! 그건 교리에도 나와 있는 대목입니다!"


거 참. 신관이라는 사람이 다혈질이군.


"못 믿겠는걸."


"직접 찾아보시죠!"


그는 짜증난 목소리로 외치고는 나에게 두꺼운 교리책을 던졌다.


“내가 왜?”


“......”


그는 이를 으드득 갈고는 책장을 열심히 넘겨가며 그 대목을 찾았다.


"어디... 여기가 아니라... 찾았다!"


한참동안 책을 뒤져보던 그는 당당한 표정으로 나에게 책을 들이밀었다.


"아아, 진짜 있는가 보지? 알겠어."


"......"


힘겹게 페이지를 찾아낸 그는 울상을 지었다.


“하아... 어째서 왜 검은머리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인데?"


방금 전에 내가 한 장난 때문에 삐지기라도 한 건지(신관이 말이야)그는 뚱한 표정이었다.


"그거야 잘 모르지만, 예전에 검은머리카락의 신관이 엄청난 사건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겨우 그런 이유로?"


"그게... 그 사건이 워낙 대단한 사건이라. 만의 재발하면 큰일나니까요."


그는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뜻인 듯 하군.


"......후우."


결국...나오는 건 한숨뿐이다.


“어쩔 수 없지.”


몸을 일으켰다. 제길, 잔뜩 일만하고 가게 되는군. 아, 그러고 보니...


"처음에 만났던 그... 상급신관님은?"


"지금 중요한 일을 수행중이십니다."


"......"


만나주지도 않겠다 이건가. 하긴, 자기도 인간이라면 나를 직접 만나기가 미안하겠지.


"멈추지 않는 바람의 자유를."


그는 약간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인사를 받았다.


"그대의 땀을 식혀줄 한줄기 바람이 깃들길."


그들은 미안한지 나에게 몇 가지 물품을 선물했지만, 이따위 잡것들을 받으려고 했던 일이 아닌 만큼 실망은 컸다.


‘그래도 팔아먹으면 돈은 좀 되려나......’


성물을 팔아먹는다는 것을 알면 펄쩍 뛰겠지만, 내가 알게 뭐야.


"라드님."


"예?"


신전에서 나가려는 나를 그가 조심스럽게 불러세웠다. 뭐야 저 웃음은?


"나가면 좋은 일이 생기실 겁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뽀롤롤
    작성일
    11.09.25 21:25
    No. 1

    음 뭔가 재밌을것같네요 ㅎㅎ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2 두억새
    작성일
    11.09.28 00:20
    No. 2

    문피아로 오셨군요
    뭔가 리메이크된 기분, 조아라에서 독자였어요
    응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창조적변화
    작성일
    11.10.04 20:25
    No. 3

    잘읽고갑니다. 건필하시고 힘내세요. 홧팅~~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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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Extra Stage(end) +7 12.03.18 633 7 13쪽
333 Extra Stage 17 +3 12.03.18 474 10 10쪽
332 Extra Stage 16 +3 12.03.18 447 9 8쪽
331 Extra Stage 15 +2 12.03.17 388 5 10쪽
330 Extra Stage 14 +1 12.03.17 431 13 9쪽
329 Extra Stage 13 +3 12.03.16 444 7 14쪽
328 Extra Stage 12 +1 12.03.16 347 6 12쪽
327 Extra Stage 11 +2 12.03.16 471 15 9쪽
326 Extra Stage 10 +4 12.03.15 463 11 9쪽
325 Extra Stage 9 +2 12.03.15 449 11 9쪽
324 Extra Stage 8 +3 12.03.14 457 13 9쪽
323 Extra Stage 7 +3 12.03.14 433 12 9쪽
322 Extra Stage 6 +2 12.03.14 482 11 10쪽
321 Extra Stage 5 +2 12.03.14 513 12 8쪽
320 Extra Stage 4 +3 12.03.13 529 11 11쪽
319 Extra Stage 3 +3 12.03.13 470 10 10쪽
318 Extra Stage 2 +1 12.03.12 485 9 10쪽
317 Extra Stage 1 +2 12.03.12 393 5 12쪽
316 Epilogue +7 12.03.11 545 8 6쪽
315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0) +3 12.03.11 531 12 9쪽
314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9) +2 12.03.11 624 10 11쪽
313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8) +4 12.03.10 373 9 15쪽
312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7) +2 12.03.10 459 11 13쪽
311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6) +3 12.03.10 438 12 14쪽
310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5) +2 12.03.10 492 10 11쪽
309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4) +1 12.03.09 487 8 12쪽
308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3) +2 12.03.09 384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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