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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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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626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1 02:36
조회
227
추천
8
글자
9쪽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DUMMY

기왕 젖은 몸, 한번 목욕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대충 몸만 수건으로 닦고 나와야 했다.


“크윽... 아깝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체를 알 수 있었을 텐데.


“그래. 조금만 더 늦었다면 점심이 아니라 저녁이었겠지.”


“......”


아무래도 신아도 많이 화난 것 같았다.


“음... 라드?”


“응?”


“......난 아무래도.”


자르카는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말 해봐.”


설마 ‘사고쳐서 100만 데콘이 필요해’이런 말을 하면 바로 쫓아내리라.


“네가 내 조카라고 생각한다.”


“......뭐?”


이게 무슨 하늘에서 천족 500마리 떨어지는 소리야?


“갑자기 웬 조카?”


조카라 함은 형제의 자식 아닌가? 나로 따지자면 신아의 자식이 나에겐 조카지...


“그게 말이지.......”


자르카는 꽤나 말하기 곤란한 것 같았다. 손가락을 열심히 꼼지락거리는 것을 보니.


“지난번에 균형자 중 케이저가 라드가 네리스 나크델의 아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잠깐. 네리스 나크델이라면...


-그럼 안녕히......-


“......그걸 믿어?”


균형자의 말이라서 의심이 간다. 아니, 누구의 말이라도 의심이 간다.


“그게 말이지......”


자르카는 내 눈빛에 당황한 듯 제대로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음, 일단 바네인이 있었는데, 그 바네인이 네리스랑 친구야. 그래서...”


“잠깐, 여기서 바네인이 왜 나와?”


바네인이라면 내 예전 모습 아닌가. 세키의 부하였던.


“음, 그게 말이지... 혼족이 멸망할 때...”


도저히 못 듣겠다. 저렇게 말이 뚝뚝 끊겨서는......


“파리아?”


“바네인이 네리스를 구해준 적이 있답니다.”


좋아. 이렇게 딱 말해야지.


“그런데?”


“그래서 나중에 바네인이 죽었을 때...”


욱씬.


갑자기 심장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 진정하자’


그건 예전의 상처일 뿐...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으니...


“네리스가 자신의 창조의 혼돈을 전부 이용해 바네인의 몸을 재구성했고, 그것이...”


“......나?”


끄덕.


자르카가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어차피 난 태어날 때부터 고아였군. 참... 아예 부모님을 찾을 수도 없었던 건가.


“그런데?”


“그래서 네가 내 조카...”


듣고 보니 뭔가 말이 안 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조카가 아니잖아. 그냥 여동생의 친구지.”


그렇다 일단 둘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녀가 바네인을 새로 살려냈을 뿐이다. 그러니까... 생각해보면 난 네리스와 바네인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저 바네인이 되고, 그럼 그냥 여동생 친구다.


“......어... 그렇게 되나?”


자르카는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그래서 내가 성을 바꿀 생각까지 했는데...”


참 여러 가지 한다.


“뭘로?”


“자르카 슈발로이카 나크델...”


“......”


길다.


턱.


“그게 무슨 소리야.”


누군가 식탁에 놓여 있던 사과를 집어들었다. 하얗고 얇은 손이었다.


“이 녀석은 죽을 때까지 ‘슈발로이카’라고.”


아작.


아, 여신이었다.


“여신님은 점심 안 먹어요?”


세키가 나가면서 비어있는 자리에 여신이 앉아도 될 것 같은데 말이지.


‘그러고 보니 세키도 불쌍하군’


마황자가 페이로나를 데리고 다시 마계로 돌아갈 때, 세키도 같이 데리고 갔다. 지금 마계에 일손이 부족하다나?


‘그래? 피가 많다 이거지?’


‘정말이지!’


그렇게 꼬셔진 세키는 다음날 아침.


‘으아악! 그러고 보니 마족들의 피는 못 먹는 거잖아!’


라고 비명을 질렀다. 마계의 일방관문이 대부분 막혀서 이곳에서 인간을 잡아갈 수도 없고... 즉, 세키는 굶어야 한다는 거지.


‘살려 줘! 마족이 나를 잡아간다!’


세키의 비명소리가 수도 전체에 울려 퍼졌지만 누가 살려주겠나. 그냥 내버려두지 뭐.


‘하아... 열심히 고생해라’


어쨌거나 여신은 의자에 앉기 싫은 모양이었다.


“난 원래 과일밖에 안 먹어.”


아... 그랬던가? 뭐, 저걸 평범한 여성이 말한다면 내숭이지만... 신족이니까 진짜지 뭐.


“하아......”


자르카는 아무래도 내 서열을 자기보다 아래로 두고 싶은 모양인 것 같았다.


“아, 나도 할 말 있어.”


아무래도 아까 그 꿈에 대해 물어야 할 것 같았다.


“오늘 꿈을 꿨는데 말이지...”


내 얘기를 들은 일행들은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


‘그러고 보니 모두들 식사는 뒷전이네’


처음에는 자르카 때문에, 지금은 내 말 때문에...


“라드의 미래 아닐까?”


자르카의 의견이었다.


“음... 그런가?”


“하지만 머리색이 다르다고 하잖아. 얘는 내가 있는 한 머리색이 절대로 안 변한다고.”


내 뒤에 서 있는 여신의 반박에 자르카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혹시......”


이번에는 파리아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라드의 아들이 아닐지...”


“아들?”


아들이라... 그렇게 된다면 묘하게 닮았으면서 다른 얼굴이 설명이 된다.


“그렇다고 쳐도, 그 능력은?”


“설마 신아가 조카한테 검기도 안 알려주겠어?”


듣고 보니 그렇다.


“그럼 신력이 없는 것은?”


자르카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신력이 유전되냐?”


“어... 그런가? 하지만 대부분 신관의 아들들은...”


“그거야 따로 신족과 계약을 맺은거지. 부모의 신력이 내려온 것은 아니야.”


“그럼 내 아들도 여신과 계약을...”


“......”


모두의 한심한 듯한 눈빛을 받으며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아, 여신은 더 이상 신관을 못 만들지...’


나밖에 없으니까.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아세니카르와 라드 사이에서 나온 혼혈이라는 건데...”


멈칫.


“......”


유일하게 대화에 신경쓰지 않고 식사를 하고 있던 아세아의 움직임이 멈췄다.


“어째서?”


“주술을 사용하는 것을 봐서는 몸에 용족의 피가 흐르는 것 같은데.”


“흐음.......”


그럴 듯 한 말이었다.


“결국 라드는 아세니카르에게 넘어가는가...”


놀리고 있다. 자르카는 지금 아세아를 놀리고 있는거다. 아세아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며 음흉하게 웃는 것을 보니 확실하다.


“글쎄?”


여신이 재밌다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


‘뭐지... 이 불안한 느낌은...’


“누가 허락해 준데?”


“......”


그렇지. 난 신관이었지... 허락이 없으면 결혼도 못하는...


“뭘 그렇게 신경쓰죠?”


“어?”


모두의 시선이 신아에게 향했다.


“어차피 꿈이잖아요.”


“......”


아아, 그랬지...


“시간낭비만 했군.”


“심심풀이용으로는 좋잖아.”


모두들 투덜거리며 식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꿈치고는 많이 이상해’


너무나도 진짜 같아서 말이다.


“아, 티엘. 식사 끝나고 심부름 좀 다녀올래?”


끄덕.


신아의 부탁에 티엘은 간단하게 허락했다.


“마사도!”


“그래. 같이 가.”


‘그런데 티엘이 무슨 심부름을... 하인들도 많은데 말이지’


뭐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신아가 가만히 있으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이번에 말해둘 것이 있는데.”


오늘따라 식사하기가 참... 힘들다. 밥 좀 먹읍시다......


‘이번엔 여신이냐...?’


“무슨 일인데요?”


“나도 떠나야 할 것 같아.”


요즘 따라 식구가 자꾸 줄어들고 있군. 균형자와 싸우기 전에 잔뜩 모였다가 균형자 사건이 해결되자 갑자기 왜 이렇게 헤어지는 걸까.


“왜요?”


아작.


여신은 사과를 한입 물면서 대답했다.


“데로스를 찾아서 인간계를 조금 둘러볼 생각이야.”


“인간계를요?”


“아직 안 돌아다닌 곳이 있으니까.”


“......”


이제는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알았어요.”


할 수 없지 않은가.


“그나저나 식사는 언제 끝낼거야?”


“어......?”


그러고 보니 나 혼자 안 먹고 있었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은 전부 바닥났잖아!


“치사하다!”


“시끄러.”


“아악! 먹을게 없잖아!”


결국 나는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에도 앉아서 먹어야 했다.


“......저기, 케이안. 새로 만들 바에는 그냥 안 먹는게...”


“가주님이 저택에서 굶는다는 것이 말이 안 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렇다고 새로 음식을 해올 것까지는...


“잘 먹어라~”


“그럼...”


“잘먹었습니다. 케이안.”


티엘과 마사는 일어나자 마자 옷을 갈아입으러 건물로 들어갔다.


“......”


현재 자리에 있는 사람은 얘기하느라 식사를 제대로 못 한 나와 자르카의 놀림 때문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던 아세아뿐...


‘이거 분위기 참...’


뭐라고 해야 할지, 아까 파리아의 말 때문에 서로 눈도 잘 못 마주치고 있었다.


“......”


“다녀올게!”


금방 옷을 갈아입은 티엘과 마사가 지나가면서 인사했다. 티엘의 손에 들려있는 주머니는... 아마도 돈주머니겠지?


‘불안한데...’


“이제 음식을 가져오겠습니다.”


“......”


케이안이 건물로 들어가자 나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티엘! 같이 가!”


역시 점심은 그냥 사먹는 간식으로 때워야겠어. 이 상황에서 아세아 얼굴보고 있을 용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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