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404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5 17:14
조회
250
추천
8
글자
9쪽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8)

DUMMY

슈발로이카에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협곡에서...


-꺄아아아아악!!-


사신은 울부짖고 있었다.


-꺄아아악! 꺄아아악! 꺄아아아!!!-


그 슬픔은 단순히 죽은 자라는 사실만으로는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크고 깊었다. 그렇기에...


-꺄아아!!!-


날카로운 비명이 계속해서 협곡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왜 제어를 듣지 않는 거지?-


페이스는 그녀의 모습에 짜증을 내고 있었다.


“......”


사신의 눈물선을 따라 그어진 검은 선. 그 위에 붉은 선이 그어지고 있었다...


“슈발로이카......”


-꺄아아아!!!-


누구라도 지금의 영혼의 비명을 듣는다면 죽어버릴 정도로, 너무도 지독한 슬픔의 소리가 협곡 안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제 네게 남은 인연은 없다! 이제 나에게 네 모든 것을 바쳐라!-


“......슈발로이카...!”


사신의 얼굴에서는 쉴 새 없이 붉은 액체가 떨어지고 있었다.


-왜 명령을 듣지 않나! 마지막 공정이 끝났는데!-


“꺄아아아악!!”


페이스의 외침에 사신은 머리를 감싸쥐고 주저앉았다.


-명령을 들어!-


“슈발로이카... 슈발로이카...”


-빌어먹을! 공정이 잘못 된 건가? 왜 더 말을 듣지 않지?-


“......”


투둑.


사신의 얼굴에서 흐르던 붉은 액체는 땅에 떨어지며 붉은 점을 만들었다.


투두둑.


그리고 그 점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


-빨리 내 말을 들어라! 마계로 이동해 마황자를 처리해!-


그러나 사신은 아무런 반응이 없이, 계속해서 땅에 새로운 붉은 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렇게 된다면 강제로 옮기는 수밖에!-


슈르르륵...


다시 어둠이 사신을 감쌌다. 강제로 마계로 옮길 생각인 것이다.


샤악!


사신은 어둠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용서하지 못하듯, 자신의 낫으로 어둠을 베었다. 그러자 그 어둠은 형태를 잃어가더니 곧 흩어졌다.


-아니?-


“그만... 제발 그만...”


그렇게 말하며 사신은 서서히 낫의 날을 잡았다.


꽈악.


사신의 낫을 잡은 손이 날에 베였지만, 사신은 이미 죽은 자. 낫에 베여도 죽지 않았기에 손을 움직였다.


푹.


그리고 사신의 목에 낫이 박혔다.


-......-


“......”


목이 갈라지기는 했지만 피가 흘러나오지는 않았다. 마치 몸의 피가 하나도 없는 인형처럼.


-당장 빼!-


화악!


사신은 페이스의 조정에 의해 낫을 빼버렸다.


땡그랑!


낫이 바닥에 떨어지며 금속음을 울렸다.


“......”


휘이이잉...


조용한 협곡사이로 바람이 불어왔다. 마치 사신의 슬픔을 알고있다는 듯... 그러나 그럴 리는 없었다. 사신은 이제 신력이 없으니까. 바람을 부를 수 없으니까.


-공정의 어느 부분이 잘못 된 것이지?-


페이스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제발... 나를......”


‘구해 줘...’



‘그때......’


세키에게 심장이 꿰뚫려 죽을 때와도 같이 차갑게 식어 가는 내 몸에... 그때와 같은 따듯한 햇살이 비춰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두근.


심장이...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다시 뛰고 있었다.


‘내가 없이도...’


두근. 두근.


그녀가 사라짐과 동시에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뛴다.


‘언제나 밝게 웃을 수 있도록...’


그리고.


쏴아아아-


“......”


나는 다시 깨어났다.


“어라......”


분명히 눈을 떴는데... 이상하게 어두웠다.


‘내가 눈을 감고 있는 건가?’


그러나 눈에 비를 맞는 느낌은 생생히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눈을 찡그릴 정도로.


‘그럼......’


상체를 일으켜 잠시 기다려보았다.


“......아. 그렇구나...”


나는 ‘빛’을 잃었구나... 또 다른 빛을...


“......”


쏴아아아...


가을비라 꽤 차갑지만... 이상하게 춥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후... 후후...”


살았다. 또 살아났다. 여신이 없는데도, 유일신관인 내가 살아있다. 내 전부를 잃고도......


“살아있다는 건가...... 쿡...”


우스운 일이었다. 그녀는 자기가 죽으면서도 남은 신력을 모두 건네줘서... 나를 살렸다. 유일신관과 여신은 생명을 공유한다. 한 쪽이 죽으면 같이 죽게 되어 있는데, 그녀는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기초적인 신력을 나에게 보내 나를 살린 것이다.


“크큭... 큭...”


지금 내 얼굴에 눈물이 흐르는지, 비가 흐르는지 알 수 없었다.


‘구해 줘......’


슬픈 바람을 타고 들리는 간절한 목소리... 난 그것이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네... 구해드릴게요.”


내가 정신을 집중하자...


샤아아악-


내 몸은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꺄아아아!!-


슬픈 비명이 협곡에서 울려 퍼질 때.


샤아아악...


사신의 근처에서 빛이 모였다.


“......”


얼마 뒤, 빛 안에서 ‘그’가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머리카락은 예전과 같이 다시 길어져 있었고, 작아졌던 키도 다시 커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표정이 바뀌었다. 평소의 표정이 아닌, 너무도 딱딱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그것이 슬픔을 참기 위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가슴이 비어있는 허무함 때문인지는 그를 제외한 아무도 몰랐다.


-꺄아아악!!-


서로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


“......”


지금, 둘의 얼굴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오랜만이군요. 데로스님.”


둘 다 흐릿한 검은 눈동자에, 눈물선을 따라 새겨진 붉은 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 모습은... 단 한 존재로 인한 모습이었기에, 둘이 닮은 이유는 그 존재의 영향일지도 모른다.


뿌드득. 뿌득.


그의 인사에 사신은 힘겹게 반쯤 갈라진 목을 돌렸다. 물론 낫에 의해 갈라진 목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상처가 더 크게 벌어졌지만, 사신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듯 고개만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누...구...?”


사신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찌릿.


“!!”


이윽고 그를 생각해내기 위해 정신을 집중하자, 그녀는 머리에서 진득한 고통이 느껴끼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누구......?”


찌릿.


사신은 고통에 머리를 감싸면서도 그를 보았다.


‘기억해야... 돼...’


그러는 동안 사신의 눈물선에서는 여전히 붉은 선이 새로 그려지고 있었다.


“모르신다면 억지로 기억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의 제안에 사신은 머리에서 손을 뗐다. 이상하게,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냥......”


“......”


지금에서야 사신은 느낄 수 있었다.


‘슈발로이카...?’


그에게서는 슈발로이카의 느낌이 풍겨오고 있었다.


“그대의 슬픔을...”


그가 허공으로 손을 뻗자, 빛이 모이기 시작하며 한 형태를 갖추었다.


쿠르르릉...!


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동에 그의 긴 머리카락은 쉴 새 없이 하늘로 휘날리고 있었다.


“와라. 에페레오스.”


샤아아악!


빛은 하얀색으로 타오르며 검의 모양으로 변했다. 그는 그 빛을 잡았고, 빛이 흩어지며 그의 에페레오스의 모습이 나타났다.


“......당신은...”


사신은 그의 검을 보며 그가 누군지를 기억해낸 것 같았다. 아무리 외모가 변해도, 자신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변해도. 알 수 있었다.


“슬프죠?”


“......”


“고통스럽죠?”


“......”


그의 물음에 사신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이제... 괜찮아요.”


부우웅...


검에서 백색의 결이 솟아났다.


“제가......”


그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고통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사신! 빨리 저 녀석을 베라!-


불안감을 느낀 페이스의 다급한 외침이 사신의 귀에 들려왔다.


-움직여... 저 녀석을 베어라!-


부르르...


사신은 한번 떨더니 자신의 낫을 주워들었다.


“......”


투둑.


여전히 사신은 대지에 붉은 액체를 떨어트리고 있었다.


“당신의...... 가슴아픈...”


그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자 눈물선을 따라 새겨졌던 붉은 선이 ‘증발’했다.


“운명을.......”


“......”


마지막 공정이 끝났기에 사신은 명령을 더 이상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사신은 페이스의 명령에 의해 죽음의 기운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끝내겠습니다.”


그는 검을 양손으로 잡고 가슴께로 들어올렸다.


-죽여버려!-


“......!”


사신의 몸은 어느새 그를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그것이......”


그러나 그는 아직도 눈을 감은 채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그녀를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마지막 소원이었으니...!


샤아악!


까앙!


그의 머리 위에서 검은 낫과 하얀 검이 교차했다.


“제가...!”


부우우우웅!


그의 검에 씌워진 빛이 더욱 강해졌다.


“구해드릴게요!”


차앙-!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빛의 균형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07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2) +1 12.03.09 267 7 11쪽
306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 +3 12.03.08 240 6 10쪽
305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6) +3 12.03.08 236 8 10쪽
304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5) +2 12.03.07 240 7 9쪽
303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4) +1 12.03.07 235 7 17쪽
302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3) +1 12.03.07 220 9 12쪽
301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2) +1 12.03.06 213 10 12쪽
300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1) +1 12.03.06 240 9 14쪽
299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9) +3 12.03.05 225 9 10쪽
»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8) +2 12.03.05 251 8 9쪽
297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7) +3 12.03.05 224 7 9쪽
296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6) +2 12.03.04 234 7 9쪽
295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5) +1 12.03.03 305 8 10쪽
294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4) +2 12.03.02 254 6 12쪽
293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3) +1 12.03.01 245 8 13쪽
292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1 12.03.01 225 8 9쪽
291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1) +1 12.02.29 311 7 9쪽
290 4th 10. 균형자(15) +1 12.02.29 272 10 9쪽
289 4th 10. 균형자(14) 12.02.28 267 8 12쪽
288 4th 10. 균형자(13) +2 12.02.28 249 6 15쪽
287 4th 10. 균형자(12) +1 12.02.27 242 7 10쪽
286 4th 10. 균형자(11) +1 12.02.27 245 6 9쪽
285 4th 10. 균형자(10) +1 12.02.27 259 7 11쪽
284 4th 10. 균형자(9) +1 12.02.26 279 8 10쪽
283 4th 10. 균형자(8) +1 12.02.26 251 6 9쪽
282 4th 10. 균형자(7) +1 12.02.25 261 7 10쪽
281 4th 10. 균형자(6) +1 12.02.25 263 7 11쪽
280 4th 10. 균형자(5) +3 12.02.24 230 6 9쪽
279 4th 10. 균형자(4) +1 12.02.23 274 8 9쪽
278 4th 10. 균형자(3) +2 12.02.22 325 1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