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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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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399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8 19:05
조회
239
추천
6
글자
10쪽

4th 12. 시대를 이끄는 자(1)

DUMMY

“라드 언제 와?”


티엘의 물음에 자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겠어.”


자르카의 대답에 티엘은 이번엔 파리아의 옷을 잡았다.


“......모른다.”


“......”


이번에는 신아에게 달려가는 티엘이었다. 자르카는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어떻게 된거지?”


그가 사라진지 벌써 3일이 지났다. 그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그가 잠들어 있던 시간은 3일이나 되었던 것이다.


“파리아. 너도 몰라?”


“......”


그 물음에 파리아는 조용히 눈을 감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사실...”


파리아는 티엘이 마사에게 안겨 우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성갑이 소멸되었어.”


“응?”


자르카는 순간적으로 파리아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게 뭐? 싸우다가 성갑이 다 부서졌다는 얘기야?”


“그렇더라도 성갑은 시간이 지나면 재생해.”


“그럼?”


그 말에 자르카는 뭔가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성갑은... 그의 심장에 심었다.”


“......뭐?”


“......”


파리아는 괴로운 듯 눈을 감고 있었다.


“지금... 그럼...”


“아마도......”


그렇게 말한 파리아는 살짝 고개를 돌려 울고있는 티엘을 바라보았다.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


“......”


자르카의 인상이 구겨졌다.


“그까짓 성갑 따위로 어떻게 알아?!”


“그리고...!”


파리아는 어느새 이를 악물고 있었다.


“3일 전... 태양이 사라진 이유는...”


3일 전, 갑자기 태양이 일시적으로 사라졌었다. 마계의 재침략이다 뭐다 하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파리아와 자르카가 나서서 사람들을 진정시켜서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빛의 신족이 사라졌기 때문이겠지.”


“......”


자르카는 다시 말을 잃었다.


“말도 안 돼! 그럼 지금 떠 있는 태양은...”


자르카는 하늘을 가리켰다. 분명히 태양이 떠 있었다.


“신족이 없어도 세계는... 잘 돌아가게 되어있어. 그것이 세계의 율법이니까...”


“......”


파리아의 냉정한 판단에 자르카는 말없이 인상을 구겼다.


“아니. 살아있어요.”


“?!”


둘은 무언가 나쁜 짓을 하다 들킨 것처럼 놀랐다.


“시, 신아?”


자르카가 뜨끔한 표정으로 신아를 보았으나, 신아는 울고있는 티엘을 돌보며 입만 열었다.


“돌아온다고 했으니까.”


신아는 굳게 믿고있는 것처럼 보였다.


“......”


파리아와 자르카는 조용히 문을 바라보았다.


샤아아아-


“......?”


제일 먼저 그 기운을 느낀 존재는 티엘이었다.


“왔다!”


그리고 같이 울고있던 마사를 밀쳐내고 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파리아. 방금...”


“......”


파리아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고, 그런 파리아를 보며 자르카도 뛰어나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렀다.


끼이이...


티엘이 문 앞에서 문이 열리는 것을 기다리고, 마사도 옆에 서 있었다.


꿀꺽.


자르카는 긴장하며 침을 삼키고 있었다.


“다녀왔어.”


문으로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는 예전과 달라져있었다. 그리고...


“......어라?”


머리색도, 얼굴도, 키도... 다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동자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달라져 있었다.


“아......”


티엘이 무언가 말을 하려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우느라 제대로 입을 열지 못했다.


“아아.. 아아아...”


턱.


힘겹게 티엘은 그의 다리에 매달렸다.


도도도


턱.


마사도 티엘과 같이 다리에 매달렸다.


“윽... 티엘, 마사. 이러면 움직일 수가 없잖아.”


그는 당황한 것 같았다.


“......아빠...”


“......”


티엘에게서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그는 조심스럽게 애들을 떼어놓으려던 행동을 멈췄다.


“아빠... 아빠...”


“......아빠?”


마사도 이상한 눈으로 티엘을 보고 있었지만, 티엘은 계속해서 그를 부르고 있었다.


“그래... 그래...”


스윽. 스윽.


그는 조심스럽게 허리를 숙여 티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도대체 그 모습은 뭐야?”


“응? 뭐가 어때서 그래?”


“머리도 다시 길어지고 색도 이상하게 빠졌는데.”


“아... 그래?”


그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보며 대답했다.


“지금 정신이 없어서 말이지... 티엘. 잠깐 떨어져 줄래?”


티엘은 그에게서 약간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옷깃을 꽉 잡은 상태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자르카의 물음에 그는 조용한 웃음만 짓고 있었다.


“아무 일도... 아니야.”


아직도 가족들은 그의 이상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모두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고 있었지만...


“......”


아니, 단 한 명. 신아는 느꼈다. 그의 눈동자가 아무것도 비추지 않고 있다는 것을.


“그 눈...”


신아의 조심스러운 말에 자르카는 이상한 느낌이 뭔지 알 수 있었다.


“눈?”


그러나 본인은 그것을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라드. 나를 봐.”


“왜?”


그는 정확하게 자르카와 얼굴을 마주쳤다.


“......어라?”


자르카는 오히려 당황했다. 그의 표정이 너무 온화해서 이상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보이지... 않지?”


신아의 물음에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보이지 않으면 아까 쓰다듬는 건...”


“다른 감각이 있으니까.”


“......”


어쩐지 그는 불편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신아?”


“......왜.”


신아는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


“괜찮아.”


“......”


다시 침묵이 흘렀다.


“자, 자. 나 피곤해. 방에 들어갈래.”


자르카가 그의 어깨를 부축했다.


“괜찮다니까.”


“......”


그 사양에 자르카는 조용히 어깨를 풀었다. 그 이유는 그의 거절 때문이 아니었다.


턱.


“응?”


“같이 가.”


자르카를 대신해서 신아가 그의 손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정말 괜찮다니까...”


“닥쳐.”


“......”


그는 곤란한 웃음을 짓더니 신아를 따라 가기 시작했다.


스윽.


자르카가 허리를 숙여 그의 다리에 붙어있던 티엘을 떼어냈다.


“가만히 있어.”


“우으응~!”


티엘이 자르카의 손에서 발버둥쳤지만, 자르카는 놓아주지 않았다.


“파리아.”


“응?”


“죽었다며?”


“그때 확실히 심장은 멈췄지만...”


“그래도 살아 있잖아?”


“......”


파리아는 자르카의 비꼬는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저것도...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마치, 죽은 자가 움직이는 느낌. 파리아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이잉~”


티엘은 계속해서 바둥거리고 있었다.


“티엘. 남매끼리 있게 해 줘라.”


“......”


자르카의 말에 티엘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지만 행동을 멈췄다.


“마사. 티엘 데리고 나가서 놀아.”


마사는 자르카의 말에 손을 내밀었다.


“응?”


“돈을 줘야 나가서 놀지.”


“그냥 놀면 안 돼?”


“나가서 빵 사먹을 건데.”


“......”


자르카는 신아 몰래 챙겼던 동전을 마사에게 주었다.


“티엘! 가자!”


“히잉...”


티엘은 반강제적으로 마사에게 끌려서 밖으로 나갔고, 자르카는 천천히 걷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정말로 괜찮다니까...”


“시끄러워. 도대체 왜 매번 볼 때마다 모습이 바뀌는 거야?”


“그건.......”


그는 신아의 불평에 반박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지.”


“하여간 나중에 잘못하면 얼굴도 까먹겠어.”


“내 예전 얼굴 기억은 나니?”


그것은 다분히 장난스러운 물음이었다.


“그럼. 사악한 악마처럼 생겨서 검은 긴 머리에...”


신아도 장난스러운 물음에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지?”


“맨날 때리면서 좋게 기억해주기를 바랬어?”


“네가 맞을 짓 했잖아.”


“어릴 때는 다 그렇지 뭐.”


“......”


그는 조용히 손을 신아의 머리에 얹었다.


“이것도 버릇이야. 애들마다 머리에 손 얹고 쓰다 듬는거.”


“아, 그런가?”


그는 움찔하며 신아의 머리에서 손을 떼었다.


“......오늘은 허락해 줄게.”


“뭐?”


“쓰다듬는거 허락해준다고.”


“......”


그는 약간 당혹해하는 표정이었다.


“그거 영광이네.”


스윽. 스윽.


잠시 그들은 멈춰서 한 명은 쓰다듬고, 한 명은 그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키 많이 컸네.”


“17살이니까.”


“예전에는 내 허리까지밖에 안 왔는데.”


“......어릴 때 얘기하지 마.”


“그래도 재밌는 걸.”


“......”


신아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불편하지 않아?”


“글쎄...?”


그는 별로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아, 어깨...”


신아는 무언가 발견한 듯 했다.


“응?”


“어깨에 상처가 나 있어.”


“아, 이거...”


그는 조용히 상처를 가렸다.


“별거 아니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낫는다고.”


“그래도...”


“괜찮다니까.”


그의 포근한 웃음에 신아는 더 따지는 것을 관뒀다.


“이제 슬슬 들어갈까? 더 안내해 줄 거지?”


신아는 잠시 그의 손을 놓고 문을 열었다.


끼익...


“우리 지금 문 앞에서 얘기하고 있었어.”


“......진작 얘기하지.”


그가 방안으로 들어가고, 신아는 문 앞에서 잠시 침대에 눕는 그를 바라보더니 문을 닫았다.


덜컥.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그는 누운 채로 조심스럽게 어깨에 박힌 쇳조각을 빼냈다.


“......시간은...”


그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눈앞에 쇳조각을 가져갔다. 눈이 보일 때의 버릇이 나온 것이다. 그리고는 쇳조각을 침대 옆으로 던졌다.


땡그랑-


그가 집어던진 쇳조각은 연기로 변해 사라졌다.


“얼마 없는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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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외전 -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1) +1 12.03.06 239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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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2) +1 12.03.01 225 8 9쪽
291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1) +1 12.02.29 311 7 9쪽
290 4th 10. 균형자(15) +1 12.02.29 272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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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 4th 10. 균형자(12) +1 12.02.27 242 7 10쪽
286 4th 10. 균형자(11) +1 12.02.27 245 6 9쪽
285 4th 10. 균형자(10) +1 12.02.27 259 7 11쪽
284 4th 10. 균형자(9) +1 12.02.26 279 8 10쪽
283 4th 10. 균형자(8) +1 12.02.26 251 6 9쪽
282 4th 10. 균형자(7) +1 12.02.25 261 7 10쪽
281 4th 10. 균형자(6) +1 12.02.25 263 7 11쪽
280 4th 10. 균형자(5) +3 12.02.24 230 6 9쪽
279 4th 10. 균형자(4) +1 12.02.23 273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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