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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님의 서재입니다.

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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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연재수 :
334 회
조회수 :
177,533
추천수 :
2,538
글자수 :
6,185,526

작성
12.03.03 00:57
조회
307
추천
8
글자
10쪽

4th 11. 하늘로 흩어지는 빛(5)

DUMMY

쿠웅!


사신의 몸을 뚫은 줄 알았던 도끼는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한 듯 허무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사신은 단지 그 힘에 날려져 벽에 쳐 박혔던 것이다.


툭.


도끼가 떨어짐과 함께 벽에 걸려있던 사신도 바닥으로 내려왔다.


‘칫......’


카시드는 긴장하며 창을 고쳐 쥐었다.


부들부들...


사신의 떨림이 점점 진정되고 있었다.


-자, 그렇게 하는 거다... 그래...-


“왠지 사신보다 저 목소리가 재수 없군.”


세키의 말에 카시드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저놈이 그래.”


당당하게 신족회의의 수장인 페이스를 험담하는 카시드였다.


“......”


사신의 움직임이 멈췄다.


-가라... 가라... 가라!!-


“세키!”


“응!”


세키가 급하게 네리스를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사신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다.


저벅.


단지 아까 카시드의 마력의 구슬 공격으로 모조리 깨져버린 알현실의 돌바닥을 천천히 걸어 올 뿐이었다.


“카론. 날려.”


콰릉!


다시 검은 번개가 날아갔지만 사신은 낫으로 번개를 ‘갈라’버렸다.


“저런 말도 안 되는...”


-크워어어어!-


후우웅!


카론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자크가 오른손에 들린 망치를 던졌다.


“......”


샤악!


하지만 그것을 보며 사신은 간단하게 낫을 휘둘렀고, 자크의 망치는 그대로 갈라져 전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갔다.


쿠웅! 쿵!


-.......-


자크는 멍하니 자신의 손을 살펴보고 있을 뿐이었다.


‘칫. 귀찮게 됐군’


현재 마계공작들은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한 카시드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생전에도 마계공작과 맞먹는 힘을 가졌던 투신인데 사신이 되었으니 그들이 상대가 안 되는 것도 당연했다.


“세키.”


“응.”


“내가 저거에 맞아 죽으면 모두 네 책임이다.”


“뭐?!”


세키가 반문하기 전에 카시드는 이미 달려가고 있었다.


“......”


샤악-


“으아아아!”


후우웅!


사신이 묵묵히 휘두른 검은 낫과 카시드가 달려가면서 휘두른 은빛의 창은 허공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까앙!


두 무기가 부딪히자 묵직한 금속음이 알현실에 울려 퍼졌다.


“이 바보야!”


세키는 급하게 네리스의 가지를 늘려 카시드 주변에 퍼트렸다.


“......”


깡! 까앙!


카시드는 지금 사신의 옷을 뚫기 위해 공격을 가하고 있었고, 사신은 별 반응 없이 낫을 준비하고 있었다.


“거기 사자머리! 빨리 무기 주워서 카시드를 도와!”


끼잉!


사신의 낫은 세키의 방해로 준비가 늦어지고 있었고, 그 틈을 타 카시드는 다시 자신과 사신의 무기를 부딪혔다.


까아앙!


금속음이 다시 울려 퍼지며 사신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물론 카시드의 자세도 흐트러졌지만, 아무래도 사신보다 완력이 강한 만큼 사신보다는 빠르게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지금!”


카시드는 사신의 자세가 흐트러지며 드러난 얼굴에 창을 찔러 넣었다.


“......”


스윽-


사신의 몸이 갑자기 사라지고, 강하게 뻗은 카시드의 창은 애꿎은 바닥에 꽂혔다.


쩌저적!


“이런...!”


후두두둑...


사신의 공격에 대비해 카시드는 급하게 창을 들어올렸다. 덕분에 부서진 바닥의 조각이 창에 매달려 있을 정도였다.


“......”


사신은 어느새 뒤로 빠져 있었다.


“카론...?”


카시드가 카론을 부르자 카론은 당황하며 대답했다.


“이, 이번에는 신력으로 숨은 것이 아닙니다.”


확실히 아직 주변에서는 검은 번개가 세밀하게 퍼져 있었다.


“......그래?”


카시드는 카론의 말을 듣고 등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럼... 방금 그것이 그냥 빠르게 움직인 것이라는 말인가?’


-이제 끝내라!-


페이스의 호통과 함께, 사신이 카시드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카시드! 피해!”


-크어어어!!-


세키의 수십 갈래로 갈라진 네리스가 사신에게 날아들었고, 또 자크도 도끼를 다시 주워 던진 상태였다.


“......”


스윽.


그러나 사신의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며 그 공격은 모두 허위로 돌아갔다.


‘아니...!’


카시드가 몸을 빼려 했으나, 이미 늦은 상태였다.


퍼억!


“크억!”


순식간에 카시드의 복부에 사신의 발차기가 들어갔다.


‘마, 말도 안 돼...’


사신은 그리고 허리를 숙인 카시드의 가슴을 발로 걷어차 눕혔다.


풀썩.


“마황자님!”


콰릉!


샥!


카론의 번개는 사신이 빠르게 휘두른 낫에 갈라져 아무런 방해도 되지 못했다.


꽈악...


“크흑...”


사신은 카시드의 가슴을 밟고 낫을 들어올렸다.


“카시드!”


-마황자님!-


자크는 아직 도끼를 회수하지 못했고, 세키는 이제 네리스의 가지를 뻗는 도중이었다.


‘이렇게... 죽는... 건가?’


그 순간.


“......”


카시드와 사신의 눈이 마주쳤다.


“......”


싸늘한 검은 눈동자, 카시드는 사신의 눈을 보고 몸이 굳는 것을 느꼈다.


“카시드!”


-마황자님!!-


“싫...어...”


부들부들...


다시 사신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죽이기... 싫...어...”


“......”


카시드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동안, 세키가 네리스의 가지를 다시 뽑았다.


“세키! 그만 둬!”


“뭐? 하지만...”


“자크도!”


-.......-


그 외침에 세키와 자크는 사신에게로 발사하려던 공격을 멈췄다.


-베어라!-


“싫어... 싫어......”


사신의 몸에서 하얗고 흐릿한 인간형태의 무언가가 빠져 나오더니, 허리를 뒤로 꺾으며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악!!-


“으아아악!”


“으아아!!”


그 날카로운 비명에 모두가 귀를 막으며 쓰러졌다. 하지만 그 비명소리는 그들이 귀를 막아도 계속 들리고 있었다.


“여, 영혼의 비명...!”


페이로나는 주저앉아서 머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녀도 이 정도로 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끄으으...”


세키도, 카시드도, 카론도, 자크도... 모두가 머리를 붙잡고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으아아!! 으아아악!!”


그 고통에 세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지만, 그 소리는 영혼의 비명에 묻혀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에게도.


-꺄아아아아아아!!-


푸스스슥...


건물에 금이 갈 정도로 엄청난 소리에 아무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건물은 그저 고음에 의한 붕괴였지만, 그들은 영혼 자체에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하아... 하아아...”


원래 일반적인 상식대라로면 가장 가까이에서 소리를 들은 카시드가 제일 심한 타격을 받아야 했으나, 영혼의 외침은 귀로 들리는 것이 아니라 영혼 자체에 들리기에 거리와는 상관이 없었다. 즉, 모든 일행이 동등한 타격을 입은 것이다.


스르르륵...


하얀 형체는 다시 사신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반항할 셈이냐!-


“......”


사신의 몸을 덮고 있던 검은 천이 검은 안개로 변하며 사신의 몸을 감쌌다.


팟.


“......”


카시드를 필두로 넘어져있던 모두가 몸을 일으켰다.


“......갔...나?”


그의 물음에 페이로나가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그런 것 같아요. 훌쩍.”


카론과 자크는 타격이 컸는지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 반응을 보인 거지?”


“아직 공정이 끝나지 않은 모양이에요.”


“공정?”


카시드의 물음에 페이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마지막 공정.”


“그게 뭐지?”


“죽은 자가 생전의 모든 고리를 끊는 것을 말하죠.”


“......복수자처럼?”


과거 신영이라는 복수자를 생각한 세키의 물음에 페이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죽음의 힘을 사용한다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공정이에요.”


“......그렇다면... 방금 그 비명은...”


카시드는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사신의 특수능력, 영혼의 비명.”


페이로나도 아직 진정되지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숨을 진정시키는 중이었다.


“영혼의 비명?”


“극한의 슬픔으로 지르는... 죽은 자의 단발마.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쓰러지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더라도 사신의 슬픔이 영혼에 닿아...”


“......닿아?”


“엄청난 타격을 입히죠.”


부르르...


페이로나는 상상하기도 싫은 듯 몸을 떨었다.


“왜 처음부터 쓰지 않았지?”


“쓰면 사신 자신도 고통스러우니까요. 괜히 비명이 아니에요.”


“......그런가?”


카시드가 고개를 끄덕여 긍정했다. 그녀도 비명을 지르면서, 비록 죽은 표정은 많이 변하지 않았지만 그 비명에서 처절한 고통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아 귀 아파.”


사실 그렇게 말하는 세키는 귀보다는 머리가 더 아팠지만, 애써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엄살을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망설이고 페이스의 명령을 거부한 이유가...”


“아직 마지막 공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그 공정이 끝나면?”


페이로나의 표정이 굳었다.


“죽은 자가... 모든 생전의 인연을 끊으면 더 이상 막힐 것이 없죠. 그저 시키는 대로 움직일 뿐...”


“......”


그 말을 들은 카시드는 심각한 표정이었다.


“잠깐. 바람의 투신 데로스의 인연이라면...”


카시드의 물음에 페이로나가 손가락을 꼽으며 말했다.


“일단 양친... 그리고 같은 투신인 발쿤과 유온이 있지만... 그다지 친한 사이는 아니니까 제외하고...”


“친해야 하나?”


“네. 운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친한 존재만 제거 대상이 돼요. 예를 들어 신영이 복수자로 깨어났을 때 부인과 신아, 라드만 없애려 했잖아요? 다른 용병들은 없애지 않...”


거기까지 말하던 페이로나가 말을 멈췄다.


󰡒그 공정... 가장 친한 상대를 먼저 없애나?󰡓


󰡒네... 일단 굵은 인연을 먼저 끊는데...󰡓


페이로나의 말에 세키와 카시드의 얼굴은 새파랗게 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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