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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디 님의 서재입니다.

모랠박사의 환상 괴담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랜디
작품등록일 :
2013.01.16 14:23
최근연재일 :
2013.03.07 00:04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4,217
추천수 :
160
글자수 :
192,548

작성
13.02.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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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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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36 화 황금 망치: 운명의 장난

모렐박사의 기상 천외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DUMMY

미카엘은 오랜만에 자유를 누렸다. 비록 몸은 모아 새였지만 하늘을 나는 것은 정말 신선한 느낌이었다. 마치 모든 세상이 새로워 보이는 것 같았다. 별들은 밤하늘을 수놓아 마치 해변에 깔린 형형 색깔의 조개 마냥 끊임없이 반짝이며, 하늘로 흐르는 오로라는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수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채 어디론가 계속 흘러가고 있었다. 또 가끔 무지개는 한 마리 오색빛깔 용처럼 구름을 뚫고 솟아올라 이내 수줍은 듯 다시 구름 밑으로 내려가곤 했다.

‘하늘을 나는 게 이렇게 자유로운 것이었구나. 모아 새로 살아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군! 샘은 비록 사악한 드워프지만, 그가 아니었으면 평생 이런 자유를 느껴보지 못했겠지?’

미카엘은 순간 드워프 샘을 용서하려는 자신의 한심한 마음에 몹시 당혹스러워 졌다.

‘내가 미쳤지! 지금 이렇게 감상적인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야. 어떡해서든지 잭 실버를 잡아서 반드시 사람이 돼야 하니까.’

미카엘은 마음을 가다듬고 비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얼마 후 해적선 한 척을 발견했는데, 그 배는 신기하게도 하늘에 둥둥 떠 있었다.

‘도대체 이 세계는 왜 이렇게 황당하지? 모아 새도 그렇고 드워프도 그렇고, 이제는 하늘을 나는 배까지! 정말 판타지 월드가 따로 없군! 그런데 저 사람이 잭 실버인가?’

배 위에는 영락없이 잭 실버로 보이는 한 남자가 한가로이 누워 럼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홉 개의 금화에 아홉 개의 머리.

보름달이 뜨면 보물들이 빛을 발하지.


보물이 어디에 숨겨졌냐고?

어림도 없지! 어림도 없어! 아무렴 어림도 없고말고.


모두들 잭 실버의 보물을 부러워하지만

결굴 무덤 안에서나 보물이 있는 곳을 알게 되지.


잭 실버의 보물은 절대로 찾을 수 없어. 암 찾을 수 없고말고.

잭 실버의 보물은 지옥 어딘가에 숨겨놨으니까.


노래라기보다는 괴성에 가까운 목소리였다.

‘음! 저 노래를 하는 자가 잭 실버가 틀림없군! 술에 취해서 정신이 없는 것 같은데 지금이 절호의 기회야.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지만,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몰라!’

미카엘은 호흡을 가다듬고 잭 실버를 향해 빠르게 하강하여 그의 머리채를 낚아채려고 하였다. 그리고 자신도 맨 처음 이 세계에 왔을 때 모아 새에게 그런 식으로 당하였기 때문에 쉽게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해적을 우습게 본 미카엘의 순진한 오산이었다. 미카엘은 어렸을 적 동화책을 너무 많이 읽었던 것이었다.

잭 실버는 모아 새의 푸드덕 날개 소리를 들었던지, 언제 럼주에 취해 있었냐는 듯 재빨리 일어나서 날아오는 미카엘의 목을 잡고 오히려 미카엘의 등 위로 올라탔다.

“모아! 모아!”

미카엘은 갑작스러운 잭 실버의 행동에 당황하여 소리를 치며 발버둥쳤지만, 불행히도 이미 그의 손아귀에 꽉 잡히어 있었다. 그리고 잭 실버는 미카엘을 머리를 정확히 다섯 대 주먹으로 때렸다. 이상하게도, (어쩌면 마법에 걸렸을까?) 정확히 다섯 대를 맞으니까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이건 모아 새잖아! 이게 웬 횡재야! 이렇게 자기 스스로 잡히러 오는 멍청한 새도 있었다니. 하하! 오늘은 모아 새 고기를 실컷 먹을 수 있겠는걸!”

잭 실버는 뜻밖의 횡재에 너무나 기분이 좋은 듯 럼주를 신 나게 마시며 웃었다. 그리고 미카엘의 날개를 꽁꽁 묶어 주방 창고에 가두어 놓았다.

‘아, 이렇게 어설프게 붙잡히다니! 이제 모든 게 끝이구나! 조금만 있으면 모아 새 고기가 되어서 잭 실버의 식탁에 올려지겠지.’

미카엘의 눈에서는 알 수 없는 눈물이 나왔다.

‘이럴 바에는 조금 고생스럽고 모욕적이더라도 차라리 대왕 시궁쥐의 노예로 살아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

미카엘은 자신의 삶을 한탄하며 괴로워했다. 잠시 후 문 여는 소리가 들리고 잭 실버가 큰 식칼을 들고 나타났다.

“하하! 내 평생 이렇게 재미있고 우스운 새는 처음 보는구나! 날 실컷 재미있게 해주었으니 이제는 좀 내 뱃속에 들어가 줘야겠다. 하지만 날 원망하지는 마라! 하늘이 알고 땅이 알겠지만, 분명히 네가 스스로 와서 잡힌 것이니.”

미카엘은 모든 것을 체념했다. 고양이 왕국에 가는 것도, 인간이 되는 것도, 대왕 시궁쥐를 물리치는 것도. 이제 남겨진 것은 죽음의 순간, 그뿐이었다.

잭 실버는 요리 준비를 하면서 즐거운 듯 노래를 불렀다.

‘탁! 탁! 탁! 탁!’

도마 위에서 야채를 자르는 소리가 났는데 평상시 같았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소리였지만, 지금은 무척 신경이 거슬렸다. 미카엘은 그 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도마 위에서 목이 잘려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의 생각대로 곧 미카엘은 차가운 도마 위에 목이 올려졌다.

‘끝이구나!’

미카엘은 잭 실버의 칼이 자신의 목을 치기 위해서 머리 위로 높이 올려지는 것을 보았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보는 것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서슬 퍼런 칼이라니, 미카엘도 참 딱하긴 하다.

“모아! 모아!”

미카엘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울었다.

‘딱!’

도마판 위에 칼이 강하게 꼽히는 섬뜩한 소리가 들렸다.

‘아! 벌써 끝난 건가? 내 목은 이미 떨어졌겠지?’

미카엘은 머리가 잘려도 잠깐 동안 살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전혀 고통이 없잖아! 하긴 순식간에 목이 잘려졌으니 고통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 이제 나는 모아 새들의 천국으로 가게 되는 것일까?’

죽음의 순간까지도 온갖 잡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때 갑자기 잭 실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이럴 수가! 도대체 너 누구야? 바른대로 말해라!”

눈을 떠보니 잭 실버가 자신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모아! 모아!”

“어서 사실대로 말하라니까! 모아 새가 말을 할 줄 안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넌 누구냐?”

미카엘은 자신이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숨기려고 했지만, 노련한 잭 실버를 속일 수는 없었다.

“미카엘.”

“옳지! 이제야 말을 하는군! 이름이 미카엘인가 보지? 그 황금 동전은 도대체 어디서 난 것이냐?”

미카엘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잭 실버의 다그침에 곧 자신이 원숭이 왕 수리바에게서 황금 동전을 받았다는 걸 기억할 수 있었다.

“원숭이 왕 수리바에게 받은 거예요.”

“거짓말 마! 너 같은 멍청한 모아 새가 어떻게 수리바를 만났다는 것이냐?”

“사실은…….”

미카엘은 대왕 시궁쥐의 일이며 12성좌회의교의 밀라 사제, 드워프 샘에게 속은 일등 여태껏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말했다.

“음! 그런 일이 있었군. 어쨌든 수리바의 황금 동전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 운 좋은지 알아라! 그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으니까. 잠깐 갑판 위로 올라와라!”

왠지 모르게 잭 실버의 말투는 무척 부드러워 져 있었다. 아마도 이 동전 때문에 그러리라. 미카엘은 자신의 목숨을 건져 준 황금 동전을 한참을 바라보며 갑판 위로 올라갔다.

“아까 드워프 샘이 너를 여기로 보냈다 했지?”

“네.”

“사실 드워프 샘은 나의 오래된 친구지.”

“네? 어떻게 그런 일이……!”

“아마 샘이 다른 이유가 있어서 너를 나에게 보낸 것일 거야.”

미카엘은 머릿속이 몹시 혼동되었다. 그리고 혹시 ‘이 둘이 짜고 자신을 조롱하는 게 아닌가?’하고 생각이 들었다.

“샘이 왜 저를 당신에게 보냈을까요?”“답답하긴! 내가 수리바의 동전을 발견하면 결코 너를 죽일 수 없다는 걸 미리 알아서였겠지. 어쨌든 이제 살았으니까 더 이상 머리 아픈 생각 그만하고 럼주나 마시자! 주방에 먹을 게 있을 거다. 좀 챙겨와라!”

잭 실버는 호탕하게 웃더니 럼주를 벌컥벌컥 마시었다, 그리곤 기분이 좋아진 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아홉 개의 금화에 아홉 개의 머리

보름달이 피로 물들면


늑대가 울부짖지.

미친 늑대 넌 죽었어.


감히 잭 실버님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자는

모두들 혼날 줄 알아라.


왜냐고?

잭 실버님은 위대하니까.


요번에는 잭 실버님의 맛을 좀 보여 줄 차례.

맛이 좀 뜨거울 거야!


모두들 닥치고 가만있어.

이번엔 잭 실버님이 뭔가를 보여 줄 차례니까.


잭 실버는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마음대로 노래를 지껄였다. 그렇게 한 참을 부르더니 피곤해 졌던지 이내 곯아떨어졌다. 미카엘은 오로라가 처연히 흐르는 하늘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아까 도마 위에서 목이 잘려 죽을 뻔한 일을 생각하면 이대로 그냥 날아가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평생을 모아 새로 살아가기는 싫었다. 그리고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샘을 만나야 했다.

‘도대체 샘의 속셈이 뭐지? 왜 나를 잭에게 보낸 것일까? 도대체 알 수가 없는 드워프네! 그리고 이 잭이라는 자도 알면 알수록 정말 수상하단 말이야! 도대체 수리바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런저런 생각에 밤은 깊어갔지만, 별들은 더욱 반짝였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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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제 39 화 황금 망치: 기울어진 달 떠오르는 해 그리고 별들은 떨어지고..... +2 13.02.28 201 2 13쪽
39 제 38 화 황금 망치: 다시 시작된 전쟁 +2 13.02.25 241 2 15쪽
38 제 37 화 황금 망치: 켄지의 초대 +2 13.02.22 277 3 11쪽
» 제 36 화 황금 망치: 운명의 장난 +2 13.02.20 234 3 9쪽
36 제 35 화 새로운 삶 그리고 위험한 제안 +2 13.02.18 246 3 10쪽
35 제 34 화 황금 망치: 마물 게임 +2 13.02.15 282 3 11쪽
34 제 33 화 황금 망치: 새로운 친구 +6 13.02.13 237 4 9쪽
33 제 32 화 황금 망치: 모아새와의 조우 +2 13.02.10 267 3 11쪽
32 제 31 화 황금 망치: 네로와 수리바 그리고 뜻밖의 선물 +4 13.02.08 293 4 12쪽
31 제 30 화 황금 망치: 미카엘의 회상 +4 13.02.05 314 4 10쪽
30 제 29 화 황금 망치: 사악한 대왕 시궁쥐 +2 13.02.04 251 4 10쪽
29 제 28 화 천방지축 헤스: 심판의 날 +4 13.02.02 241 2 11쪽
28 제 27 화 천방지축 헤스: 루시퍼 +2 13.02.01 245 4 7쪽
27 제 26 화 천방지축 헤스: 가브리엘 +4 13.01.29 349 4 7쪽
26 제 25 화 천방지축 헤스: 대 저택 +4 13.01.28 310 4 15쪽
25 제 24 화 천방지축 헤스: 미지의 방문 +2 13.01.27 273 3 9쪽
24 제 23 화 천방지축 헤스: 공터의 괴식물 +3 13.01.26 275 4 8쪽
23 제 2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4 +2 13.01.25 296 5 14쪽
22 제 2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3 +4 13.01.24 274 4 8쪽
21 제 20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2 +1 13.01.23 271 3 12쪽
20 제 19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1 +4 13.01.22 275 4 9쪽
19 제 18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하 +2 13.01.21 307 3 12쪽
18 제 17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중 +2 13.01.20 321 3 6쪽
17 제 16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상 13.01.19 281 4 8쪽
16 제 15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백 장미 기사의 이야기– 거인 빅풋과 님프의 사랑 이야기 13.01.18 255 4 14쪽
15 제 14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흑장미 기사의 이야기-나이트(Night) 왕자와 데이(Day) 공주 +1 13.01.17 388 4 12쪽
14 제 13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파멸의 12단조 +1 13.01.17 288 5 10쪽
13 제 1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붉은 여왕의 결심 13.01.17 279 5 7쪽
12 제 1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바람의 노래 +2 13.01.17 398 5 9쪽
11 제 10 화 나 비: 운명 13.01.17 326 4 10쪽
10 제 9 화 나 비: 질주 13.01.17 328 4 8쪽
9 제 8 화 나 비: 악몽 +3 13.01.17 358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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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 6 화 로 또: 마지막 방문 +1 13.01.17 435 5 12쪽
6 제 5화 로 또: 영어 수업 13.01.16 404 3 5쪽
5 제 4화 로 또: 두번째 방문 +1 13.01.16 449 3 9쪽
4 제 3화 로 또: 첫 번째 방문 +2 13.01.16 490 3 10쪽
3 제 2 화 로 또: 무척 큰 박! +2 13.01.16 488 3 8쪽
2 제 1 화 로 또: 달밤의 체조 +2 13.01.16 664 3 9쪽
1 프롤로그 +3 13.01.16 845 8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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