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 화 천방지축 헤스: 가브리엘
모렐박사의 기상 천외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4. 가브리엘
“뭐야? 예수가 내 초대를 거부했다고?”
“네. 헤스님! 자신은 지구인들과 이미 선약을 했기 때문에 그전에는 절대로 지구에 올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고얀! 도대체 뭐가 문제인데 그래? 신의 아들이라는 자가 한낱 인간들과의 약속에 얽매여서 마음대로 지구에도 내려올 수도 없다는 게 말이나 돼? 가만있어 보자! 혹시 나를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헤스는 몹시 분한 듯 말하자 갑자기 저택이 몹시 흔들렸다.
“그럴 리가요, 헤스님.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자가 대체 왜?”
헤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예수가 자신의 초대를 거절한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혹시 가브리엘이라며 그 이유를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브리엘이라고? 그 자라면 예전에 내가 자네 대신 집사로 선택하려고 한 자인데 그자가 예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마리아란 여인에게 예수의 탄생을 알렸다고 합니다.”
“음, 그래? 알았네. 지금 즉시 그를 데리고 오게!”
“네, 알겠습니다.”
헤스의 종 요셉은 지체없이 연기처럼 사라지더니 곧 다시 나타나서 말했다.
“헤스님! 지금 가브리엘이 오고 있습니다.”
거의 그 말과 동시에 대 저택의 철제 대문이 열리더니 무척 크고 장엄해 보이기까지 한 백마를 타고 장발의 한 노인이 하얀 수염을 휘날리며 들어오고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헤스님!”
“그래, 오랜만이네! 예전에 자네를 집사로 선택하지 못한 일은 유감이네!”
“괜찮습니다, 헤스님!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헤스님을 섬기지 못한 것을 어쩌겠습니까. 대신 저보다 더 유능한 요셉이 헤스님을 섬기고 있으니 오히려 더 잘된 일입니다.”
헤스는 가브리엘의 겸손한 말에 감탄하였다. 그리고 왜 자신이 가브리엘을 자신의 집사로 선택하지 않았나 약간의 아쉬움이 생기기도 하였다.
“가브리엘, 그렇게 생각해 주니 고맙네. 나는 지금 내 종 요셉과 12명의 돌하르방들을 데리고 차원 여행을 하고 있네. 만일 자네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 여행에 동참해도 좋네.”
“헤스님, 그런 영광스러운 말을 들어서 어찌할 줄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지금 예수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음, 그렇단 말이지. 아쉽네. 그런데 가브리엘, 얼마 전에 자네 주인 예수와 좀 안 좋은 일이 있었네.”
“네?”
가브리엘은 깜짝 놀라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헤스를 쳐다보았다. 왜냐하면 성삼위 일체 이론을 정립한 이 우주에서 가장 전능한 신 예수와 우주 밖의 차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드나드는 이 고대신과의 대립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눈에 불을 보듯 뻔하였기 때문이었다. 가브리엘의 머릿속이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가브리엘, 내가 이 우주를 그중에서도 이 조그만 행성인 지구를 얼마만에 방문했는지 자네는 아는가?”
“제 생각으로는 1억 년이 지난 것 같습니다.”
“1억 년이라고? 하하, 가브리엘 자네가 나이가 들더니 정신이 좀 희미해진 것 같네. 요셉, 우리가 지구에 방문한 지가 얼마나 됐지?”
“지금부터 47억 년 전 지구가 아직 아기별일 때 방문하였습니다.”
“들었나, 가브리엘? 자그마치 47억 년 전에 방문했었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그 예수라는 자는 반갑게 환영하기는 커녕 이렇게 나를 푸대접 하고 있네. 도대체 이게 어느 차원의 법인가? 나는 수많은 차원을 여행하였고, 그 차원을 다스리는 수많은 신들과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경우 없는 적은 한 번도 없었네. 생각 같아서는 내 지구를 다 날려버리고 싶다고.”
그 말에 가브리엘은 얼굴과 목이 시뻘게져서 아무 말도 못하고 경직된 자세로 서 있기만 할 뿐이었다.
“가브리엘, 내 자네를 보아서 참겠네. 그런데 정말 그 예수라는 자는 왜 나의 초대를 거부한 것 같은가?”
그 말에 가브리엘은 자신이 여기서 말을 잘못하면 자신의 처지가 끝장날 것 같아서 몹시 두려움에 떨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헤스님! 부디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저는 단지 예수님의 한낱 종일뿐입니다. 요셉이 헤스님의 마음을 알 수 없듯이, 저 역시 예수님의 모든 마음을 알기란 불가능합니다.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가브리엘의 간곡한 부탁에 헤스는 더 이상 그에게 예수에 대해서 묻지를 않았다.
“그래, 가브리엘. 자네가 무슨 잘못이겠는가. 네, 자네를 이해하기로 하지. 그런데 내가 이 난처한 상황을 누구와 상의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나?”
그때 가브리엘의 머릿속에는 번개가 번쩍 치듯이 빛이 나며 기막힌 술수가 생각났다. 그 술수란 자신의 정적 루시퍼를 이 기회에 완전히 제거해 버리는 것이었다.
“사실 예수님에 대해서 루시퍼보다 더 잘 아는 자는 없을 것입니다. 저는 예수님께 맹목적으로 충성하지만, 루시퍼는 그 반대니까요. 루시퍼라면 예수님에 대해서 속 시원하게 알려 줄 것입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좋아! 가브리엘. 내 한번 루시퍼를 만나보지.”
헤스는 루시퍼라면 어쩌면 자신의 의문을 속 시원하게 풀어줄 것 같아서 약간은 마음이 좋아졌다.
“그럼, 헤스님. 전 가 보아도 좋습니까?”
“예수에게로 가려고 그러나?”
“아닙니다. 예수님이 동쪽 천궁을 지키라고 해서 그곳으로 가야 합니다.”
“알겠네! 자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게. 그리고 나중에 자네 주인 예수를 만나면 내가 어떤 신인지 상세히 말해 주기를 부탁하겠네.”
“네, 네! 그러문입죠! 이 창조된 우주를 뛰어넘어 차원을 이동하는 헤스님의 위대함을 제가 예수님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가브리엘은 부리나케 대저택을 빠져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요셉! 가브리엘과 내가 하는 말을 들었겠지?”
“네, 물론입니다. 헤스님.”
“지금 즉시 루시퍼를 불러오게나!”
그 말에 요셉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머뭇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루시퍼는 지옥불 무척 뜨거운 곳에 있는데…….”
“이게 정말!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돌하르방과 함께 갔다 오면 될 것 아니야! 현무암이 마그마의 불로 단련되어진 돌인데 무슨 걱정이라고.”
헤스는 요셉을 한심하게 쳐다보며 혀를 차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헤스님! 지금 즉시 다녀오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정원에 서 있던 한 돌하르방에서 푸른 색 불이 번쩍 나더니 감겨져 있던 돌하르방의 눈이 형광등이 켜지듯 켜지며 눈부신 광채가 났다. 그리고 곧 땅이 갈라지고 돌하르방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하로 사라졌다.
“헤스님, 다녀왔습니다!”
“그래 어떻게 되었나?”
“루시퍼가 헤스님이 47억 년 만에 지구에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더니 얼굴이 낮빛으로 변해 지금 즉시 출발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 루시퍼는 적어도 이 헤스님이 누구인지 아는가 보지. 하하”
오랜만에 헤스는 즐거운 듯 웃음을 지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 작가의말
이 이야기는 그저 소설 일 뿐입니다. 소설은 소설로 봐주셔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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