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랜디 님의 서재입니다.

모랠박사의 환상 괴담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공포·미스테리

랜디
작품등록일 :
2013.01.16 14:23
최근연재일 :
2013.03.07 00:04
연재수 :
44 회
조회수 :
14,256
추천수 :
160
글자수 :
192,548

작성
13.01.16 14:43
조회
666
추천
3
글자
9쪽

제 1 화 로 또: 달밤의 체조

모렐박사의 기상 천외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DUMMY

『내 이름은 조 덕팔. 2013년 봄, 28세의 머리도 별로 좋지 않았고, 배운 것도 별로 없었던 나는 공사판에서 일하는 노무자로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의 유일한 기쁨이라고는 하루의 작업이 끝난 후 홀로 한강 변에 앉아서 소주 한 잔을 들이켜는 게 전부였다. 술을 한잔 들이킨 후 한강 변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누우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강은 춤을 추고 사람들은 요정이 되어서 날아다닌다. 또 별은 노래하며, 달은 빛나고 간혹 익살스러운 얼굴로 변해 나를 쳐다보기도 하였는데…….』


1. 달밤의 체조


그날도 휘영청 밝은 달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자꾸 뭘 그렇게 쳐다봐?”

“새삼스럽게, 내가 언제는 안쳐다보았냐, 항상 쳐다보았지!”

“뭘 볼게 있다고 그렇게 보는데?”

나는 퉁명스럽게 물었다.

“그건 너의 인생이 참으로 한심하기 때문이지. 하하!”

“뭐? 지금 누구 약 올리는 거야?”

나는 달을 향해 소리쳤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허공에 대고 알 수 없는 소리를 지껄이자 ‘쯧쯧, 젊은 나이인데 안됐어!’라며 혀를 끌끌 차며 지나갔다.

“사람들도 달도 다 나를 무시하는구나! 그래, 마음대로 무시해라! 이 망할 세상아!”

나는 누가 듣든지 말든지 상관하지 않고 하늘에 떠있는 달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술 먹었으면 빨리 집에 들어가 발이나 닦고 자라. 여기서 난동 부리지 말고.”

달은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내게 말했다.

“아! 도대체 난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달한테마저도 조롱당하는 걸까?”

“그건 말이지, 네가 좀 별종이고 살짝 맛이 갔기 때문이지. 사실 보통 사람은 나하고 대화조차 불가능하다고. 아, 맞다! 너 같은 미치광이가 또 한 명 있긴 있어. 끼리끼리 참 잘 어울리겠는걸! 그리고 어쩌면 너에게 큰 행운을 가져다줄지도 모를 일이지. 히히히!”

달은 무슨 큰 비밀이라도 간직한 듯 요사스럽게 웃어대며 말했다.

“그게 누군데?”

나는 누군가가 내게 행운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기에 그 사람이 누굴까 궁금해졌다. 왜냐하면 불행히도 내 인생에 있어서 행운이란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글쎄, 그게 누굴까?”

달은 대답은 안 해주고 능글맞게만 굴었다.

“이게 정말? 내가 정말 한심하고 딱하게 보인다면 그렇게 의뭉스럽게 굴지 말고 좀 가르쳐 줘!”

“한심한 건 사실이지만, 동정이 가지는 않는걸!”

“이런 인정머리 없기는! 그러지 말고 제발 가르쳐 달란 말이야!”

나는 끈질기게 달에게 졸랐다. 그제야 달은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참, 질긴 녀석이네! 알았다, 알았어! 그런데 세상에 공짜란 없는 거다. 네가 정말 알기를 원한다면, 나를 위해서 뭔가를 좀 해주어야겠는데, 괜찮겠어?”

달은 비열하게 눈웃음을 지으며 물어보았다.

“그게 뭔데?”

“사실은 말이야, 요즘 속상하게도 달밤에 체조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가거든. 그래서 말인데…….”

달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하였다.

“네가 좀 체조를 해줘야겠다!”

“체조? 달밤의 체조를 말하는 거냐?”

나는 황당해하며 물었다.

“하하! 그래! 그런데 보통 체조는 안 돼. 발가벗고 내 앞에서 춤을 좀 춰주어야겠어.”

“뭐라고? 너 미친 거 아니야?”

“싫으면 관둬! 네 이름 덕팔이지? 그러면 네 이름대로 떡이나 팔면 되겠네. 떡팔! 재밌네, 재밌어! 하하하! 로또는 아무나 만나는 게 아니니 더 이상 귀찮게 굴지 말아라!”

달은 실컷 웃으며 아쉬울 것 없다는 듯 말했다.

“이게 정말! 그런데 로또라고? 그가 누군데?”

“로또가 누구냐고? 참, 이런 한심한 인생아! 하긴 너 같은 공사판 잡일꾼이 어떻게 로또를 알겠냐? 됐다, 됐어! 그냥 없었던 일로 하자.”

“이봐, 정말 그러는 것 아니다! 내가 너한테 맨 날 조롱거리를 제공해 주고 즐겁게 해주었잖아. 사실 나 아니면 누가 너를 알아봐 주며, 또 너를 그렇게 즐겁게 해줬겠냐?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도와줘!”

나는 끈질기게 달에게 부탁하였다.

“하긴, 너 같은 한심한 인간을 지켜보는 재미가 없었으면 내 인생도 따분해 졌겠지. 비밀을 한 가지 가르쳐 주지! 넌 너 자신이 누구인지 아냐?”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너의 핏속에는 태어날 때부터 어둡고 암울한 문자가 가득하지. 그 저주스러운 문자들이 너의 온몸을 돌고 있다고.”

“체! 사주팔자를 말하는 거야? 나도 내 사주팔자가 나쁘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 그만해라!”

난 은근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훗! 그런 단순한 여덟 개의 문자를 말하는 게 아니야. 정말 느낄 수 없냐? 너의 핏속을 흐르며 너의 운명을 마음껏 농락하는 살아 꿈틀대는 문자들을. 넌 너가 아니야!”

“도대체 무슨 말이야? 내가, 내가 아니라면 도대체 난 누구란 말이야?”

“넌……!”

달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고 노래지고 하얗게 되었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

“시간이 다 돼가고 있어! 조금만 지나면 영원히 내 입이 다물어질지도 몰라. 어서 춤춰! 어서 춤추라고! 그리고 저기 보이는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서 그 피를 온몸에 뿌려. 빨리, 빨리! 시간이 없어. 어서 온몸에 닭 피를 뿌리고 내 앞에서 춤을 추란 말이야!”

달은 마치 신들린 무당처럼 말하였다.

“하지만 닭이 어디 있다고?”

주위를 살펴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마침 닭이 한강 변에 혼자 꼬꼬댁거리며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시퍼렇게 날이 선 커다란 부엌칼이 놓여 있었다.

“그래, 닭은 있다 치자!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고 있는데 어떻게……!”

“지금 로또가 보이려고 해! 어서, 어서! 로또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야!”

갑자기 달은 입에서 빨간 숫자를 하나를 뽑아내었다. 32번이었다. 그 숫자는 신기하게도 갑자기 사람의 다리로 변했다. 나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말문이 막혀 버렸다.

“어서 옷을 벗고 춤을 추란 말이야! 지금 고작 로또의 다리 밖에는 소환되지 않았어. 지금 즉시 발가벗고 춤을 추지 않으면 로또는 영원히 사라질지도 몰라! 닭의 피를 뿌려! 어서!”

달은 마지막 기회라는 듯 절박하게 외쳤다.

“에라, 모르겠다! 그래, 나 미쳤다! 나 미친놈이다!”

나는 그렇게 소리를 친 후 닭의 목을 부엌칼로 내리쳤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든 말든 옷을 벗고 닭 피를 뿌린 후 관광버스 안에서나 어울릴 듯한 막춤을 추기 시작했다. 달은 그 모습을 보고 마치 신들린 듯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또다시 숫자를 뱉어냈다. 그 숫자는 17번이었는데 곧 몸통으로 변해서 아까 만들어진 다리 위에 붙여졌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내가 달밤에 나체로 체조하자 신기한 듯 주위로 몰려들었다. 여자 중학생들도 있었는데 “어머 흉측해!” 라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서도, 손가락 사이로는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몹시 수치스러웠지만, 도대체 로또가 누구일까 너무나 궁금하기도 하고,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도저히 춤을 멈출 수가 없었다. 달은 내 춤을 보자 만족한 듯 계속해서 숫자를 토해내고 마침내 여섯 개의 숫자를 다 토해냈다. 여섯 개의 숫자는 곧 조그만 꼬마 신사로 변하였는데, 어깨에는 검은 망토가 둘려져 있었고 손에는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는 링컨 대통령이 썼던 모자와 같은 큰 모자가 쓰여 있었는데 몹시 괴상한 모습이었다. 그 꼬마 신사는 나에게 다가오더니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듯 알쏭달쏭한 표정으로 나를 뻔히 쳐다보았다. 그리곤 갑자기 “나, 로또야!”라고 말하며 지팡이로 내 머리를 세계 내리쳤다.

‘딱!’

엄청난 굉음과 함께 내 머리는 마치 바위 부서지듯 부서져 버렸다.

“악!”

난 머리에 지끈거리는 고통을 느끼며 그제야 악몽에서 깨어날 수 있었다.

“뭐야? 꿈이었잖아! 이런 개꿈을 꾸다니!”

나는 금방 꾼 꿈이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욕이 다 나올 지경이었다.

“에이, 짜증 나! 이런 개꿈이나 꾸고. 오늘 저녁에 일 끝나고 용삼이랑 소주나 먹으러 한강에나 가야겠다.”

나는 대충 씻고 곧바로 공사장으로 나갔다.


계속 이어 집니다.^^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 주세요!^^


작가의말

조 덕팔의 운명은?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모랠박사의 환상 괴담 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제 43 화 황금 망치 : 그리운 집으로 +2 13.03.07 222 4 6쪽
43 제 42 화 황금 망치: 이젠 안녕 그리고 첫 사랑 13.03.05 195 3 11쪽
42 제 41 화 황금 망치: 망치의 정령 13.03.03 194 2 8쪽
41 제 40 화 황금 망치: 최후의 결전 +1 13.03.01 241 2 9쪽
40 제 39 화 황금 망치: 기울어진 달 떠오르는 해 그리고 별들은 떨어지고..... +2 13.02.28 202 2 13쪽
39 제 38 화 황금 망치: 다시 시작된 전쟁 +2 13.02.25 242 2 15쪽
38 제 37 화 황금 망치: 켄지의 초대 +2 13.02.22 280 3 11쪽
37 제 36 화 황금 망치: 운명의 장난 +2 13.02.20 235 3 9쪽
36 제 35 화 새로운 삶 그리고 위험한 제안 +2 13.02.18 247 3 10쪽
35 제 34 화 황금 망치: 마물 게임 +2 13.02.15 283 3 11쪽
34 제 33 화 황금 망치: 새로운 친구 +6 13.02.13 238 4 9쪽
33 제 32 화 황금 망치: 모아새와의 조우 +2 13.02.10 268 3 11쪽
32 제 31 화 황금 망치: 네로와 수리바 그리고 뜻밖의 선물 +4 13.02.08 295 4 12쪽
31 제 30 화 황금 망치: 미카엘의 회상 +4 13.02.05 315 4 10쪽
30 제 29 화 황금 망치: 사악한 대왕 시궁쥐 +2 13.02.04 253 4 10쪽
29 제 28 화 천방지축 헤스: 심판의 날 +4 13.02.02 241 2 11쪽
28 제 27 화 천방지축 헤스: 루시퍼 +2 13.02.01 246 4 7쪽
27 제 26 화 천방지축 헤스: 가브리엘 +4 13.01.29 349 4 7쪽
26 제 25 화 천방지축 헤스: 대 저택 +4 13.01.28 310 4 15쪽
25 제 24 화 천방지축 헤스: 미지의 방문 +2 13.01.27 273 3 9쪽
24 제 23 화 천방지축 헤스: 공터의 괴식물 +3 13.01.26 275 4 8쪽
23 제 2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4 +2 13.01.25 296 5 14쪽
22 제 2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3 +4 13.01.24 275 4 8쪽
21 제 20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2 +1 13.01.23 272 3 12쪽
20 제 19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붉은 장미 기사의 이야기- 구름의 신 클라우드의 사랑 1 +4 13.01.22 275 4 9쪽
19 제 18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하 +2 13.01.21 307 3 12쪽
18 제 17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중 +2 13.01.20 321 3 6쪽
17 제 16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청 장미 기사의 이야기- 봉제인형 샘과 앤지의 사랑 이야기. 상 13.01.19 283 4 8쪽
16 제 15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백 장미 기사의 이야기– 거인 빅풋과 님프의 사랑 이야기 13.01.18 255 4 14쪽
15 제 14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흑장미 기사의 이야기-나이트(Night) 왕자와 데이(Day) 공주 +1 13.01.17 388 4 12쪽
14 제 13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파멸의 12단조 +1 13.01.17 288 5 10쪽
13 제 12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붉은 여왕의 결심 13.01.17 279 5 7쪽
12 제 11 화 붉은 왕국 사랑 시 이야기: 바람의 노래 +2 13.01.17 399 5 9쪽
11 제 10 화 나 비: 운명 13.01.17 328 4 10쪽
10 제 9 화 나 비: 질주 13.01.17 328 4 8쪽
9 제 8 화 나 비: 악몽 +3 13.01.17 360 4 9쪽
8 제 7 화 나 비: 카터 아저씨 13.01.17 414 4 13쪽
7 제 6 화 로 또: 마지막 방문 +1 13.01.17 436 5 12쪽
6 제 5화 로 또: 영어 수업 13.01.16 404 3 5쪽
5 제 4화 로 또: 두번째 방문 +1 13.01.16 450 3 9쪽
4 제 3화 로 또: 첫 번째 방문 +2 13.01.16 492 3 10쪽
3 제 2 화 로 또: 무척 큰 박! +2 13.01.16 488 3 8쪽
» 제 1 화 로 또: 달밤의 체조 +2 13.01.16 667 3 9쪽
1 프롤로그 +3 13.01.16 849 8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